제천 (심봉순 소설집)

제천 (심봉순 소설집)

$15.00
Description
강원여성문학상, 현진건문학상 우수상 받은 단편소설 수록된 소설집 『제천』
2006년 계간 『문학시대』에 단편 「피타고라스 삼각형」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2017년 단편 「제천」으로 현진건문학상 우수상, 2020년 장편 『탄(炭)』으로 한국문협 작가상, 2023년 『화전』으로 강원문화예술상, 2025년 「비얌」(외 2편)으로 강원여성문학상을 받았던 심봉순 작가가 소설집 『제천』을 출간했다.
심봉순 작가의 소설집 『제천』에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 중 표제작 「제천」은 제9회 현진건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이승우 소설가는 “한 불우한 어린 소년의 성장담처럼 시작했다가 도살을 하며 사는 사람의 운명을 건 격렬한 싸움으로, 나중에는 폭력적 성행위 장면을 주술적 제의처럼 느끼도록 서술하여 인간과 삶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강렬함은 압도적이었다. 후반부의 폭력적 성행위 장면이 많이 불편했지만, 그러나 그것이 하늘과의 운명을 건 인간의 싸움을 담아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읽을 만한 점이었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제22회 강원여성문학상을 수상한 또다른 문제작 「비얌」(외 2편)은 “심봉순 소설가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력과 인물 설정으로 소설의 작품성이 뛰어났다. 문학의 역사적, 창조적인 배경과 한국여성문학의 근간을 정립하는 창작품이다”라는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 「여름의 끝에서, 연지」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타려던 한 인물의 좌절을 그렸다. 세상이 내민 사다리는 그럴듯하지만 끝내 누구를 태워줄 생각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이다. 「협곡」은 치매를 앓는 시아버지를 모시며 감당하기 힘든 수발과 모멸감 속에 갇힌, ‘부양’이라는 이름 아래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 「어떤 싸움」은 거대한 시스템과 무책임한 위로 속에 고군분투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염막」은 남편에게 구타당하고 소금창고에서 더러운 성적 행위를 강요당하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심봉순 소설가는 “이야기는 늘 구멍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 같았다. 말하지 못한 감정, 덮어둔 기억,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결핍 같은 것들이다. 어떤 것은 지나치게 조용했고 어떤 것은 너무 시끄러웠다. 일상에서 무너지거나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그 틈에서 피어나는 허망함과 집착, 생존의 몸짓. 어떤 이야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슬프고, 어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해서 옆에 있다면 머리통이라도 한 방 쥐어박고 싶었다. 또 어떤 이야기는 끝나고 나서 슬픔이 시작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늘 무너지고 속고 후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이 책이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그리고 독자 여러분의 어딘가를 건드릴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각자의 마음에도 작은 구멍 하나쯤 있다면 이 이야기들이 그 너머를 잠시 들여다보는 창이 되어주기를 욕심내본다. 이해받지 못한 감정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작가의 말」을 남겼다.
저자

심봉순

저자:심봉순
태백방터골에서태어나카톨릭관동대학교국어교육학과를졸업했다.초등학교5학년때원고지70장짜리첫단편소설을써친구에게읽어주었다.대학에서만난남자와의결혼식전날에평창에가서뭐하고살지라는의문이들었다.‘그래,글이나쓰면서살자’고했지만그게쉽지않았다.아이들숙제봐주면서늘말하긴했다.‘마흔살이되기전에소설가로등단할거야.’말이씨가되길바랐기때문이다.
지근거리에있는이효석문학축제에아이의사생대회를따라갔다가대충쓴산문이입선에들자목구멍이간질거렸다.김유정전국문예공모(2002년)에서대상을받자단편소설을써서신춘문예에응모했다.그게최종심에들어가얼떨떨하면서자신감이생겼다.『문학시대』(2006년)에단편소설「피타고라스삼각형」이당선되었고2년반동안연재후에나온소설이첫장편소설『방터골아라레이』이다.
등단하고10년을등단에취해살았다.문득정신을차리고소설집『소매각시』와『라스베가스로간다』를펴냈지만존재감은없었다.단편소설「제천」으로현진건문학상우수상(2017년)을받았다.이수상을계기로조금길이보인듯했지만금방다시깜깜해졌다.「메밀꽃필무렵」이어쓰기인『메밀꽃질무렵』을평소좋아하는작가들과함께소설집을만들어기뻤다.장편소설『탄(炭)』으로한국문인협회작가상(2020년)을받았고세종교양문학도서에선정되었다.장편소설『화전』으로강원문화예술상(2023년)을받았다.

목차


염막·7
제천·31
여름의끝에서,연지·63
비얌·87
어떤싸움·111
협곡·137
목소리,눈내리는날·161
구멍하나·193

작가의말|이해받지못한감정에위로가되기를·217

출판사 서평

소설줄거리

「염막」
염전주인남편의폭력과학대속에서살아가는여자의이야기이다.주인공은남편에게구타당하고소금창고에서더러운성적행위를강요당하며정신적,육체적으로고통받는다.그녀는과거수백번도망치려했으나섬이라는환경때문에매번실패했다.그녀는과거농촌봉사활동을왔던대학생K를잊지못하고있으며,그에게느린우체통을통해편지를썼다.새로운일꾼이염전에도착하면서소설이시작되며,과거의인연과의연결을통해자신의억압된삶을돌아보게된다.

「제천」
도살장환경과인간의도덕성이얽히면서한인물이타락해가는과정을그렸다.어린주인공은계모의요구로정육점을차린아버지밑에서학교를그만두고소와돼지를잡는일을맡게된다.아버지가도축에실패하자주인공이대신도끼질을하는등잔인한일에숙련된다.주인공은짝사랑했던소희와결혼하지만,계모의계략으로소희를잃고이후계모가데려온여자와함께도살장의피바닥위에서짐승같은성행위를벌이는등타락하는모습을드러낸다.이는인간의존엄성이상실되고폭력이일상화된삶을보여준다.

「여름의끝에서,연지」
신분상승의사다리를타려던주인공의좌절을그렸다.아연광산에서일하는아버지덕분에장학금을받고대학에다니는연지는뛰어난외모와학력을통해신분상승을꿈꾼다.연지는아버지회사에서주최한대학생간담회에참석하는데,그곳에서대학서열에따라자신과같은광부자녀인윤이가장끝자리에배치된것을보고세상의견고한계층구조를깨닫는다.결국세상이내민사다리가누군가를태워줄생각이없다는것을인지하는과정을그린다.

「비얌」
사람사이에놓인욕망과그이면의쓸쓸함을은유적으로다룬다.여자는신령스러운돌산자락에펼쳐진돌밭인메밀밭을탐내며,눈먼노인과그의아들에게자신의몸을주고땅을얻는거래를한다.아들이사라진후노인은여자에게뱀을잡아오라고강요하고학대한다.여자는노인의억압에서벗어나영양탕집을차려성공하고,자신을찾아온젊은남자에게땅대신뱀잡는일을맡기며그를자신의욕망아래묶어둔다.

「어떤싸움」
거대한시스템과무책임한위로속에서고군분투하는이야기이다.환갑을앞둔농부정자는무더위속에고장난냉장고를인터넷쇼핑으로새냉장고를주문하지만,판매사가부도나면서물건을받지못한채할부금액을지불해야하는상황에놓인다.정자는신용카드사,PG사,그리고여러판매사를오가며결제취소와환급을받기위해홀로긴싸움을벌인다.이싸움은그녀가농사일을하는것만큼이나힘들고벅찬,거대한시스템과의비대칭적인투쟁임을보여준다.

「협곡」
‘부양’이라는이름아래무너져가는감정을다룬이야기이다.지숙은치매를앓는시아버지를모시며감당하기힘든수발과모멸감속에갇혀있다.그녀는시아버지의방해로친정어머니의임종과장례식에참석하지못했다.그녀의고통은시아버지의국그릇에서가래침을발견하거나욕실에서알몸인채노인과마주치며극대화된다.결국지숙은깊은산속협곡에서자살을시도한다.

「목소리,눈내리는날」
눈내리는날,가게주인인동숙부부가군부대를사칭한보이스피싱사기에휘말리는과정을그렸다.백소위라는군관계자의긴급한팀조끼주문을받은동숙은,그에게전투식량을대리구매해달라는부탁을받는다.김호중이라는업자로부터5천만원이넘는전투식량을대량주문하며부부는큰이익을기대한다.그러나사기범들은백소위와김호중역할을번갈아가며치밀하게카톡과전화를이용해동숙부부에게혼란을겪게하고부부는결국5천만원이넘는돈을잃게된다.동숙은일부금액을환불받기위해타임머신을꿈꾸지만그건애당초불가능한일,이경험은그녀에게큰충격과불면의밤을선사한다.

「구멍하나」
주인공이과거의덮어둔기억과결핍을돌아보는이야기이다.주인공은대학시절인연이었던정우식의갑작스러운연락을받고과거를떠올린다.대학자취시절정우식은서미자에게깊은호감을보이며헌신적으로구애하지만그녀는쉽게마음을열지않고복잡한감정을품는다.주인공은공과의사랑과갈등,서미자의우정사이에서혼란과상처를겪는다.세월이흘러정우식과그의가족을만나게되면서가슴한쪽에남아있는,말하지못한감정들로인한‘구멍하나’에대해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