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던 시간들

아팠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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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20세기 우즈벡 근대문학의 대표자이자 소설 문학의 창시자인 압둘라 코디리가 1926년 쓴 O'tkan kunlar의 한국어 번역판이다. 우즈벡 근대문학에서 ‘소설’ 장르에 해당하는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지만, 소련의 체제가 붕괴되고 1991년 우즈베키스탄이 독립을 되찾으면서 이 소설은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민족의 정체성과 모국어의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갈급하던 그들에게 이 작품은 희망의 불씨가 되었다. 꽃피는 미래를 위해서는 ‘아팠던 과거’에 대한 기억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우즈베키스탄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이다.

이 소설은 우즈벡 문학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이 외국어로 번역된 작품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1958년 러시아어 번역을 필두로 독일어, 카작스탄어, 아제르바이잔어, 터키어, 영어, 아랍어, 중국어, 그리고 올해는 키르기즈스탄어 번역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저본으로 한 중역이다. 여기에 내놓는 한국어 번역은 세 가지 영어본과 독일어본을 바탕으로, 우즈벡어 원문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한 각주를 삽입하여 용어를 설명하고 해설까지 첨부한 것은 한국문화라는 너무나 다른 맥락 속에서 그 내용을 자연스럽게 재구성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은 19세기 중앙아시아 코칸드 칸국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이다. 당시 러시아 제국은 우즈벡을 비롯한 주변 소수민족들을 강제로 병합하였으며, 그들의 삶은 이전보다 더욱 잔인하고 무자비한 암울한 시대가 찾아왔다. 결국 그렇게 그 땅은 100년 이상 러시아의 지배 아래 신음해야 했다. 또한, 이 소설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기도 담고 있다. 특히 이슬람의 종교 전통 속에서 그들이 겪는 일부다처제의 가부장 중심사회와 사회적 계급의 모순과 억압받는 여성들의 인권 문제는 인간 존재의 심연을 다루고 있다. 이미 거대한 파도 속에 휩쓸려버린 그들의 비통함은 우즈베키스탄의 다면적인 운명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군데군데에서 통탄을 쏟아내며, 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고립시켜 역사를 멈추게 했는지를, 마치 서구 중세의 암흑시대로 회귀하려는 듯 문명의 발전을 지체시킨 모습을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이 담고 있는 역사성과 인간의 내면성은 책을 보낸 내내 우리의 역사와 삶이 녹아있는 듯하다.
저자

압둘라코디리

AbdullaQodiriy,1894~1938)는
20세기우즈벡근대문학의대표자이자소설문학의창시자이다.어린시절부터오리엔트고전문화와문학의정신속에서성장했으며,아랍어,페르시아어,러시아어를배웠고세계문학을열정적으로탐독했다.또한1865년러시아침공당시타슈켄트를방어하는전투에참가한바있는아버지로부터시대적경험을물려받았다.그의창작활동은1910년대중반부터본격화되었으며,민족주의와계몽주의,그리고“자디드운동”Jadidism의정신을바탕으로민중의억압된현실고발과민족의각성을촉구하고있다.특히단편소설《유배지에서》Uloqda,《아팠던시간들》O‘tkankunlar,《제단위의전갈》Mehrobdanchayon등은뛰어난완성도를보이며20세기초우즈벡리얼리즘문학의정수로평가받는다.1917년러시아혁명이후,그는언론에종사하며수많은저널리즘에세이를발표했다.그것은단순한논평을넘어당대의생생한역사적기록이자시대의연대기다.결국1926년에필화사건으로인해잠시투옥되었다가,1937년12월31일에는‘인민의적’이라는누명을쓰고다시체포되어1938년10월4일,타슈켄트에서총살당했다.그의작품들은1956년부터복권되었으며,1991년〈알리셰르나보이공화국국가상〉과더불어1994년에는〈독립훈장〉을받았다.

목차

작가의말(1926년판서문)ㆍ5
추천서(우즈베키스탄문화부장관)ㆍ6
역자서문ㆍ8

제Ⅰ부
1장유수프벡호지의아들오타벡ㆍ16
2장칸의딸에게어울리는총각ㆍ26
3장사랑에빠지다ㆍ37
4장마길란의우울한날씨ㆍ42
5장우리에게도저런사위가있었으면ㆍ46
6장타슈켄트하늘의핏빛구름55
7장아버지의의무ㆍ60
8장축하ㆍ66
9장끝없는기다림ㆍ74
10장처녀파티ㆍ80
11장생각지도못한행복ㆍ90
12장음모ㆍ98
13장체포ㆍ103
14장타슈켄트로도움을청하다ㆍ115
15장타슈켄트가포위되다ㆍ118
16장아지즈벡ㆍ123
17장유수프벡호지129
18장포고령ㆍ134
19장판결ㆍ140
20장독립의갈망ㆍ153
21장반란ㆍ158
22장기댈데없는방랑자ㆍ165
23장무슬만쿨ㆍ172

제Ⅱ부
1장부모의꿈과희망ㆍ185
2장날잊지않을거죠?ㆍ197
3장호리병괴짜의허리띠ㆍ216
4장힌두주술사ㆍ223
5장배신ㆍ237
6장찌는듯한더위ㆍ247
7장문전박대ㆍ258
8장기쁨,그리고슬픔ㆍ270
9장길을잃다ㆍ291
10장고통을견디며ㆍ296
11장나워navo선율ㆍ304
12장음산한밤ㆍ310
13장씁쓸한행복ㆍ316
14장배신자사냥ㆍ333
15장월요일밤ㆍ346
16장고백ㆍ352
17장관대한살인자ㆍ360

제Ⅲ부
1장무슬만쿨의독재,막을내리다ㆍ380
2장우울한나날들ㆍ397
3장킵착인학살ㆍ405
4장진실은밝혀지는법ㆍ416
5장편지ㆍ421
6장오즈벡부인의변심과자이납의슬픔ㆍ425
7장사돈간의만남ㆍ436
8장은근한적개심ㆍ442
9장유수프벡호지의결별ㆍ449
10장하산알리의꾀ㆍ452
11장쿠무쉬의말장난ㆍ461
12장경쟁자는역시경쟁자ㆍ470
13장살아있다면다시만나리ㆍ487
14장후쉬로이와자이납ㆍ499
15장언니의충고ㆍ505
16장손자의탄생ㆍ512
에필로그ㆍ532

부록
등장인물ㆍ536
작품에등장하는민속악기들ㆍ538
작품해설ㆍ540
이책을만든사람들ㆍ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