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아직도 20여 년 전 첫 사이코드라마 경험이 생생하다. 사이코드라마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주인공을 자원해 경험했고 그 시점을 시작으로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 Moreno가 이야기한 자발성과 창조성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고 생존하게 하는지 체험했고 매 순간 놀라웠다. 대학원을 진학해 이 현상을 설명하고 싶어 사이코드라마를 주제로 석사 박사 논문을 썼다. 강의를 하면서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나의 언어가 필요했으나 책으로 담고자 하는 데 많은 망설임과 두려움이 있었다. 2021년 현재, Moreno가 창시했던 사이코드라마는 한 세기가 지나는 동안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확장되고 응용되어 왔다. 사이코드라마에 대해 정리하고자 할 때 한 우주를 정리해내야 할 것 같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다만 출판된 사이코드라마 관련 책으로 강의하면서 나의 경험과 부합되는 현상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오랜 망설임 끝에 준비하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Moreno가 자신이 뿌린 사이코드라마가 시대의 모습으로 생존하길 바랄 것이며, 나의 무대도 사람들의 진실을 펼쳐나갈 수 있다면 따뜻하게 격려할 것이 라는 믿음이 있다. 이 책은 내가 이해한 사이코드라마를 글로 펼치는 무대이다. 사이코드라마가 좋아 10년을 드라마에 빠져 있었고, 대학원 상담 공부를 10년 더 병행했다. 현장에서 청소년, 일반 성인, 특수 집단을 만나오는 동안 한국사이코드라마소시오드라마 학회의 사이코드라마 전문가 수련, 상담심리 석·박사 과정, 개인 상담을 위한 사례개념화를 중심으로 상담 수련을 했다. 따라서 나는 주인공, 내담자를 만나는 현장에서 사이코드라마와 여러 상담 이론을 연결하며 이해해 왔고 실제와 통합해 왔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삶을 탐구해가는 진실의 극장에서는 이런 배움의 역사를 가진 나의 모습 그대로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이해하고 함께 나아가는 과정은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주인공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어떠한 접근과 개입을 해야 하는지, 집단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등 매 순간 나는 내가 삶으로 경험해 온 모든 배움을 조합하여 선택하고 나아간다. 이런 이유로 사이코드라마를 설명하기 위해 나의 디렉팅 사례를 가지고 왔다. 사이코드라마를 강의하면서 사이코드라마 경험이 없는 수강생들에게 책으로 전하는 사이코드라마가 얼마나 난해하게 들리는지 체험했다. 조금이나마 생생함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사례로 풀어가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참여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사례 동의를 받고 각색과 축약을 하였음을 밝힌다. 또한 지면을 빌어 자신의 경험을 내어주신 주인공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의 구성은 사이코드라마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에 앞서 사례를 먼저 제공한다. 한 호흡으로 읽어나간다면 조금이나마 현장감 있게 실연 과정을 그려 볼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진행하면서 디렉터로서 했던 선택의 순간을 마크하여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디렉터의 정신화 과정과 기준이 되었던 연구 및 상담 이론을 기술하였다. 이것은 내가 디렉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갈급했던 욕구, 매번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즉흥적으로 벌어지는 새로운 상황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기준이 필요했다. 배운 대로 따라 하기 급급했던 초보에서 주인공과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변화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나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디렉터인 나, 그리고 관객이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사이코드라마는 늘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주제라도 주인공이 다르거나 디렉터가 다르거나 혹은 집단 구성원이 바뀌면 같은 사이코드라마가 되지 않는다. 즉 그들과 그 현장에서 그 주제로 그 시점, 그 장소, 그 집단과 함께했기 때문에 그 순간의 사이코드라마가 창조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인공, 디렉터, 집단, 시간과 장소, 현재의 자발성 등 수많은 요소 중 하나라도 조합이 달라지면 또 다른 사이코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지금-여기 창조해나가는 ‘살아있는 삶’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사이코드라마를 하나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존재가 고유하면서도 보편적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개별 삶의 이야기는 다르나 우리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 유기체의 존재 방식, 심리 작용 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들이 명명되고 연구되어 왔다.
이 책은 하나의 사례를 풀어가며 그 사례를 진행한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개입 방식을 선택하였던 기저에 깔린 개념과 이를 타당화하기 위한 필자들의 연구, 이론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설명이 절대성을 가진 정답이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이코드라마라는 거대한 우주에서 필자가 만났고 구현하며 이해했던 것을 소박하게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독자라면 강렬한 정서적 경험만 강조되어 홍보되는 사이코드라마가 총체적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분야라는 맛보기가 되길 바란다. 디렉터를 꿈꾸는 사람에게 디렉팅 과정에 적용해 볼 만한 작은 영감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책이라는 도구로 더 깊게 사이코드라마를 전달할 힘을 가진 전문가분들께는 저의 부족함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더 창조적인 저술을 기대해본다.
지금 - 여기 참만남을 꿈꾸며,
저자 인사 김주현
이 책의 구성은 사이코드라마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에 앞서 사례를 먼저 제공한다. 한 호흡으로 읽어나간다면 조금이나마 현장감 있게 실연 과정을 그려 볼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진행하면서 디렉터로서 했던 선택의 순간을 마크하여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디렉터의 정신화 과정과 기준이 되었던 연구 및 상담 이론을 기술하였다. 이것은 내가 디렉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갈급했던 욕구, 매번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즉흥적으로 벌어지는 새로운 상황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기준이 필요했다. 배운 대로 따라 하기 급급했던 초보에서 주인공과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변화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나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과 디렉터인 나, 그리고 관객이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사이코드라마는 늘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주제라도 주인공이 다르거나 디렉터가 다르거나 혹은 집단 구성원이 바뀌면 같은 사이코드라마가 되지 않는다. 즉 그들과 그 현장에서 그 주제로 그 시점, 그 장소, 그 집단과 함께했기 때문에 그 순간의 사이코드라마가 창조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인공, 디렉터, 집단, 시간과 장소, 현재의 자발성 등 수많은 요소 중 하나라도 조합이 달라지면 또 다른 사이코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사실이다. 지금-여기 창조해나가는 ‘살아있는 삶’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사이코드라마를 하나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존재가 고유하면서도 보편적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개별 삶의 이야기는 다르나 우리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 유기체의 존재 방식, 심리 작용 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들이 명명되고 연구되어 왔다.
이 책은 하나의 사례를 풀어가며 그 사례를 진행한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개입 방식을 선택하였던 기저에 깔린 개념과 이를 타당화하기 위한 필자들의 연구, 이론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설명이 절대성을 가진 정답이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이코드라마라는 거대한 우주에서 필자가 만났고 구현하며 이해했던 것을 소박하게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중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독자라면 강렬한 정서적 경험만 강조되어 홍보되는 사이코드라마가 총체적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는 분야라는 맛보기가 되길 바란다. 디렉터를 꿈꾸는 사람에게 디렉팅 과정에 적용해 볼 만한 작은 영감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책이라는 도구로 더 깊게 사이코드라마를 전달할 힘을 가진 전문가분들께는 저의 부족함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더 창조적인 저술을 기대해본다.
지금 - 여기 참만남을 꿈꾸며,
저자 인사 김주현
사례로 읽는 사이코드라마
$2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