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 (김하인 장편소설)

국화꽃 향기 (김하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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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드라마 〈가을동화〉, 영화 〈국화꽃 향기〉 원작 소설 《국화꽃 향기》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다시 만나다.
소설 《국화꽃 향기》는 국내에서 2백만 부 이상이 판매된 김하인 작가의 대표작으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 일본 등지에서 ‘김하인 열풍’을 일으키며 해외 독자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한류 소설이다. 또한 드라마 〈가을동화〉, 영화 〈국화꽃 향기〉, 연극 〈국화꽃 향기〉 등 여러 장르로 만들어질 정도로 사람들의 감성을 정확히 짚어 낸 순정 멜로 소설의 대표작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사랑’. 그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영원한 서정 소설의 아이콘 《국화꽃 향기》가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표지와 시대에 맞춘 표현으로 다시 독자들을 찾아왔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나무처럼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남자 승우,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 모성애를 가지고 있는 여자 미주. 《국화꽃 향기》는 나무 같은 남자 승우와 암이라는 죽음의 그림자와 아기라는 생명의 시작이 함께 찾아온 여자 미주에게 벌어지는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다. 둘의 이야기는 마치 순정만화를 보듯 빨리 읽히지만, 삶과 죽음을 통해 느껴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저자

김하인

저자:김하인
1962년경상북도상주에서출생하였고,대학교3학년때《조선일보》《경향신문》《대구매일신문》신춘문예에당선된뒤,장편소설《푸른기억속의방》을출간하고《현대시학》에시를발표하면서문단에등단,소설가와시인으로활동하기시작했다.서정소설·감성소설이라고일컫는순정소설을발표해온대표적대중문학작가로,감각적인문체와필연과우연의구성,멜로드라마의요건을충족하는내러티브를통해고전적사랑을작품에투영하는작가로평가받는다.
대표적작품인《국화꽃향기》는베스트셀러(200만부판매)에올라,시대정서를반영하는대중문화의텍스트가되었다.이후《아침인사》,《눈꽃편지》,《소녀처럼》,《순수의시대》등다수의작품을펴냈다.그의작품중상당수가중국에서번역,출간되어국내작가로는처음으로중국출판종합1위를기록,‘중국에서가장영향력있는외국작가’로선정된바있다.지금은작가와지방신문기자를겸직하고있으며,강원도고성바닷가에서‘김하인아트홀’과‘국화꽃향기펜션’을운영하고있다.

목차

꽃잎아기를기다리며
국화꽃향기
벼랑
바다
첫키스
결빙의시간들
은빛겨울속의한여름
은사시나무,사랑,가을
프러포즈
바다가들어오는방
세월
느닷없이들이닥치는것들
선택
폐교
태아
흐르는강물
절망이슬픔에닿기까지
주문
그들만의가을
주단인형
은행나무아래에서의댄싱
전투
오리온자리
여심
겨울이낳은봄
미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소설국화꽃향기가세상에나온지어언20여년세월이흘렀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지금도남녀노소가리지않고꾸준히사랑을받고있다는것에대하여원작자로서깊은고마움을느낍니다.그만큼남녀간의사랑은소중하며삶을행복하게하는밑거름이자소망의등대가아닐까싶습니다.
나아닌다른사람이나만큼귀하게여겨진다는건사랑만이허락하는기적입니다.
독자님들께서도사랑한만큼삶이풍요로워지고세상이아름다워지기를진심으로바랍니다.
좋은일들로만가득찬나날들이되시길바랍니다.
-20주년기념개정판을내며,김하인드림

“사람이가슴을지니고사는것만큼
무섭고아름다운일이또어디있을까요.”
펑펑울고싶지만,울음이나지않을때읽는착한소설!

승우는동아리신입생환영회에참석하기위해지하철을타는데,우연히지하철에서국화꽃향기가나는미주를보고첫눈에반한다.우연인지필연인지승우는미주와같이영화동아리활동을하면서친하게지낼수있었지만,미주는승우를친한후배이상으로는생각하지않는다.승우는어렵게미주에게사랑을고백하지만연하인승우의고객은받아들여지지않는다.
몇년후군대에다녀온승우는졸업후방송국라디오프로그램PD가된다.한편미주는번듯한영화한편만들지못한채살아간다.그러던어느날우연히둘은만나게되고,승우는변치않는나무같이미주에대한사랑을이어가고,자신이진행하는라디오프로그램에사연을보내미주에게자신의변치않는사랑을고백한다.미주는결국승우의사랑을받아들인다.
어렵게결혼하게된그들은서로를진심으로사랑하며,결혼4년동안행복한시간을보내던둘에게아이라는행복이찾아오고,그와동시에미주에게암이라는사형선고가내려진다.천국와지옥을동시에선물받은미주…….
언제부턴가승우가진행하는라디오프로그램에암투병중인임산부의사연이꾸준히오게되는데,승우는뒤늦게그사연을보낸사람이미주라는사실을알게된다.승우는큰슬픔에빠져절망하지만,미주를위해모르는체하고둘은운명에맞서싸우기로한다.

시간이흘러도지워지지않는명작의여운
순순하고아름다운사랑으로많은독자들의가슴에감동을아로새기다.

소설《국화꽃향기》는누구보다순수했던두사람의사랑이야기다.20년전에쓰인이작품은이미영화와드라마,그리고연극으로각색되어수많은대중의사랑을받았다.중국에번역되어한국소설로는최초로종합베스트셀러1위에오르는기염을토하며‘출판한류열풍’의시초로기록된다.《국화꽃향기》는멜로소설의구성을특별히벗어나거나특별히새롭지않다.하지만많이보고들었을법한이야기가김하인작가특유의섬세하고,서정적인문체를만나독자들의공감을끌어낸다.작가는예전에한인터뷰에서“제소설의정서는아날로그방식이지요.시골에살면서도시인보다상대적으로덜오염되고시대감각이없는사람들을만납니다.그들에게서사랑이라는감정의원형질을보게됩니다.승우처럼순수한사람이없다구요?저는그런사람많이봅니다”라고말하기도했다.이런착한사람들의착한사랑이야기가현실에있든없든사람들은여전히순수한사랑을동경하고꿈꾸기에20년이지난지금까지여전히이소설이사랑받는게아닐까.
“《국화꽃향기》를읽으며배우의꿈을키웠다.”라고밝힌배우공명과같이,좋은작품은시대와국경의벽을뛰어넘어오랫동안사람들의머릿속에기억된다.승우와미주의사랑역시국화꽃향기처럼앞으로도더욱오랫동안사람들의가슴속에살아있을것이다.

제목숨을다해당신을사랑합니다
나와결혼해주십시오.

국화꽃향기가나는사람이여,내마음을받아주십시오.
나와결혼해주십시오.
나는당신의향기로이미눈멀고귀먹어버렸습니다.
내가당신에게처음이자마지막으로키스했던바닷가에서있는커다란소나무를본다면,당신은내마음이그때그곳에영원히있음을알게될겁니다.
나의사랑은어느누구라해도움직일수없습니다.내사랑은절대로움직이지못합니다.왜냐하면나는당신에게만뿌리박고살수있는한그루나무이니까요.
국화꽃향기가나는사람이여,나와결혼해주십시오.-책속에서

[책속에서]

남자의가늘고긴손가락이여자의손을꽉움켜잡고있었다.파리한얼굴의여자가언뜻정신을차리고무슨말인가를하려하자남자는허둥거리며그녀의입술가까이에귀를가져갔다.
“거……걱정하지말라구?그래,걱정안해.당신은잘해낼거야.난믿어.당신과우리아기모두잘해낼거야!”
남자는글썽거리는눈빛으로자신을올려다보는여자를향해고개를끄덕였다.삭정이처럼마른여자는자신의뼈마디만남은손을움켜잡은남자의손등을다른손으로쓰다듬었다.
여자는깊은눈빛으로말없이남자를올려다보며희미한미소를지었다.하지만이내극심한고통이온몸을납작하게짓누르는지허리와어깨를뒤틀고미간을찌푸리면서비명을질렀다.
수술실문을여느라잠시침대가멈췄다.남자는떨리는손으로여자의뺨을감쌌다.그손바닥안으로여자의눈물이흘러내렸다.
남자는마른침을삼켰다.
“미주야!나,나,여기있을게.잊지마.내가지키고있는한모든게잘될거야.내말무슨뜻인지알지?”
여자는바싹말라타들어간입술을깨물며고개를두어번끄덕였다.
침대가수술실로들어가는그짧은찰나에그녀는안타까이자신의손을놓는남자를희미한시선으로바라보았다.어금니를깨문채자신만만한표정을지으며서있던남자는엄지손가락을펴들고는여자를향해활짝웃었다.그러나여자는너무나다급한표정으로반쯤허리를일으키며남자를향해손을뻗었다.
남자도여자의손을향해몇걸음을황급히달려들었다.그러나그녀를실은침대는이내수술실문너머로사라졌다.
코앞에서문이닫히자그는황망한표정을지었다.수술실안에서바삐움직이는사람들의소리가새어나왔다.그는한동안얼어붙은듯그앞에서있다가천천히벽에기댔다.
그는조금전과는달리금방이라도무너져내릴것같은표정으로,기도하듯두손을모아쥔채복도천장을향해소리없이입술을달싹거렸다.
-꽃잎아기를기다리며

승우는팸플릿뭉치를들고문앞에서있는여자뒤로가서섰다.빈틈없는자세였다.전철이흔들리자문득그녀의머릿결에서국화꽃같은향이났다.청명한날씨의푸른들판에핀들국화같은.분명히그내음이었다.놀라웠다.지하철은사람들의냄새로뒤섞여향기란게제대로느껴질리만무했다.미량의향기를발산하는그녀의뒤에선승우는가슴속에서일어나는경이로운떨림을느꼈다.
161cm의알맞은키에생머리를어깨까지늘어뜨린그녀는무거워보이는팸플릿뭉치를든채앞만바라보고서있었다.면박을당했던처지라‘들어드릴까요?’라는말도주저되었다.
승우는그녀의머릿결가까이에코를대고숨을가볍게들이켰다.틀림없는국화내음이었다.야생의싱그러움과햇빛분말이노랗게날아다니는듯,은은하면서도담백한.
요즘국화향이나는샴푸가새로나왔나?한번도맡아본적이없었던것같은데.
(…)머릿결에서국화향이나는여자…….
멀대같이큰키에부지깽이같이기다란다리를가진그는껑충거리는걸음으로그녀를이내따라잡았다.
“저……뭐좀여쭤보겠습니다.”
“네?”
“이근처에〈황금가면〉이어디있는지아십니까?생맥줏집이라던데요.”
승우는혹시라도자신이지하철안에서의면박을앙갚음하려는속좁은인간으로보일까싶어서얼른말을덧붙였다.
“그집을낀골목끝에〈매직넘버〉란카페가있는데오늘그곳에서모임이있거든요.”
그러자그녀의표정이묘해졌다.웃음도울음도아닌표정이었다.미간과코의주름이살포시접혔다가천천히다림질하듯펴졌다.그녀는들고있던짐을억울하다는듯잠시보더니갑자기그에게던지다시피바닥에내려놓았다.
-국화꽃향기

“미주야,걔그만좀놔줘라.자고로남녀란살갗을오래붙이고있으면십중팔구정분난다는걸모르냐?”
“얼씨구!승우랑나랑?말도안돼.얘랑학번은2개차이가나지만내가한해꿇어서나이차이는3살이야.이짜식이좀괜찮긴하지만내타입은아냐.”
“네타입은어떤남잔데?”
“승우얘랑반대인남자.왜있잖아.손오공에나오는저팔계처럼못생겼는데저돌적인남자.차이가있다면저돌성과용감성에지적인면도포함되어야한다는거지.”
취해있었다.그러나미주의솔직한심정이었다.그가원하는남자는정글이나다름없는영화판을함께뚫고나갈수있는남자였다.
하지만승우는검은밤바다의파도가자꾸만가슴속으로들이치는느낌이었다.미주가악의없이한말이란걸잘알고있었다.그럼에도자신이미주의남자영역권에서완전히벗어나있다는것을확인할때면웅담을날것으로씹은것처럼혀끝이지독히도씁쓰레했다.밤의짙은명암때문에들키지는않았지만승우는눈물까지핑돌았다.
사랑이었다.깊은사랑.
승우는미주가채워준잔을비우고슬그머니일어나아무도없는해변가를향해걸었다.바다를향해혼자서조금떨어져앉아있던정란은어둠에묻혀사라지는승우의쓸쓸한뒷모습을오래도록바라보았다.갑자기코끝이파도한줄기가때린것처럼시큰거렸다.남자의등은자기의감정을숨김없이드러내는부위였다.승우의등은사랑에상처입은자가자기스스로가슴을치유해서미소를머금고돌아와야하는푸르디푸른등이었다.
-첫키스

국화꽃향기가나는사람이여
나는매일온전히당신의그리움만을가지고살아갑니다.
오늘도,어제도,엊그제도나는매일당신이사는집근처에서서성거리며하루해를보내고왔습니다.당신이나올때까지무작정기다리기를벌써3달이넘어갑니다.
사람들은내게말할지모릅니다.어리석다고,그렇게할일이없느냐고.아니당신까지그렇게말할지모르겠지만내삶이살아있는시간은당신과함께할때뿐입니다.나만의시간은아무의미가없습니다.당신집근처에서일고여덟시간을서성이며기다리면당신을겨우볼수있습니다.집에서일하다가슬리퍼를신고필요한것을사서돌아가거나어딘가로외출하는시간입니다.
바보처럼숨어버린나는당신을볼수있었다는것하나만으로행복에겨워돌아옵니다.내가당신앞에나서거나더이상전화하기를주저하는것은나의사랑이부족해서가아니라당신이부담을느낄까봐두려워서입니다.지금이순간도나는이글이당신을불편하게만들까두렵습니다.
나는당신을은혜하고동경하고사랑하고또사랑합니다.
쉼없이눈물이흐릅니다.
국화꽃향기가나는사람이여,내마음을받아주십시오.
나와결혼해주십시오.
나는당신의향기로이미눈멀고귀먹어버렸습니다.당신이내게지상에살아있는유일한여자가된지이미8년이되었습니다.당신이주는무심함이내게는참기힘든가혹함이었지만난얼마든지견딜수있습니다.10년을채우고20년도채울수있습니다.그러나이렇게성급하게내마음을온전히바치는것은내가미력하나마당신의힘이될수있다고믿기때문입니다.
당신은끝없이추구해야할일이있고열정과능력이있습니다.그러나당신혼자보다는우리함께한다면당신이꿈꾸는세계를조금더빨리이루리라고믿습니다.나는당신의일을사랑하며당신이일하는모습까지더없이사랑하기때문입니다.부탁입니다.나를남자로받아주십시오.
당신이지금라디오를듣고있는지,이미잠들었는지,일에열중하는지,어느것하나알지못하지만나는틀림없이내간절한마음이당신에게전달되리라고믿습니다.내가당신에게처음이자마지막으로키스했던바닷가에서있는커다란소나무를본다면,당신은내마음이그때그곳에영원히있음을알게될겁니다.
나의사랑은어느누구라해도움직일수없습니다.내사랑은절대로움직이지못합니다.왜냐하면나는당신에게만뿌리박고살수있는한그루나무이니까요.
국화꽃향기가나는사람이여,나와결혼해주십시오.
-프로포즈

아마도내안에서당신에대한DNA가새로생겼나봅니다.밥을먹으려숟가락을국물에담그면당신눈빛이떠지고책페이지사이사이마다당신얼굴이전등켜지듯확떠오릅니다.길을걷다가당신생각에발부리가걸려넘어지기일쑤고전철을타면온통당신이가슴속에서덜컹거립니다.유리창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