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치학 : Sexual Politics

성 정치학 : Sexual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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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제도화된 남성 중심 지배 이데올로기인 가부장제 아래에서 여성은 교묘한 형태로 “내면의 식민화”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하며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을 최전선에서 이끈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이 초판 출간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아왔다. 이 책은 ‘정치’를 정당을 중심으로 한 협소한 개념으로 보지 않고 “권력으로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로 정의해 가부장제에서 성(性)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의 이론적, 철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었다.
여성 참정권을 쟁취한 이후 반동적 상황을 겪으며 두 번째 페미니즘 운동의 거대한 물결이 일어난 당시 미국의 상황은 일견 현재 한국의 모습과 닮아 있는 듯하다. 밀렛의 말처럼 호주제 폐지와 함께 표면적으로는 “성차별이 해소된 것처럼 보일지라도” 여전히 가부장제는 “만연해 있는 이데올로기”이자 “근본적인 권력 개념”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 혁명의 전투장은 인간 제도라기보다 의식”이기 때문이다. 2009년 출간되었던 한국어판이 절판된 후에도 많은 독자가 애타게 찾으며 재출간되기를 원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성 정치학》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밀렛은 2017년 9월 세상을 떠났지만, 가부장제를 향한 도전의 메시지는 지금도 이 책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
“가부장제의 위험과 억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의 미래는 가부장제를 다시 볼 것을 요구한다. 여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해서 말이다.”(15쪽, 2000년 일리노이 출판사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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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케이트밀렛

저자:케이트밀렛
미국제2물결페미니즘운동의이론적,철학적토대를제공했으며운동의원동력이된기념비적인저작《성정치학》의저자.동성애자,정신질환자,노인,정치적억압에의한희생자의복종을폭로하기도했던페미니스트작가겸예술가이기도하다.
케이트밀렛은1956년미네소타대학교에서영문학학사학위를받은후1958년옥스퍼드대학교의여자단과대학세인트힐다스칼리지에서미국여성최초로1등급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와세다대학교,브린마워대학등에서강의를했다.
배우자였던후미오요시무라의말처럼“매우평범한미국자유주의자”였던케이트밀렛은1964년에서1965년으로넘어가던겨울,“여성은해방되었는가?”라는제목의강연에참석하면서페미니즘운동에눈을뜨게된다.이후1966년부터는전미여성기구(NOW,nationalorganizationforwomen)에서활동하는등다방면에서페미니스트활동가로일하기시작했다.
1968년,컬럼비아대학교영문학박사과정을수료하고바너드대학에서비정규직교수로강의를하던케이트밀렛은컬럼비아대학교점거사건당시학생들을지원했다는이유로그해12월해고당하고만다.밀렛은한순간에수입원이사라진데다대학의부당한처우와차별을겪으며좌절했지만,“조각하듯글을쓰기로,재미삼아한번놀아보겠다”는마음으로논문을쓰기시작했다.1969년,현대영미소설비평을통해철학,종교,과학등다양한분야와제도에뿌리깊게자리잡은가부장제를파헤쳐훗날‘최초의페미니즘문예비평’으로평가될박사학위논문을완성했다.밀렛은결혼을중심으로한남녀의관계를사랑이아닌지배와피지배관계로규정하고,남녀사이의내밀한영역인성관계에서조차여성은가부장권력아래“내면의식민화“를경험하게된다고분석했다.
미국여성참정권선포50주년이던1970년,더블데이가출간한《성정치학》은금세1만부가판매되었고,연말까지8만여부가판매되었다.《뉴욕타임스》는전국적인명성을얻게된케이트밀렛을“페미니스트운동의대제사장”이라고불렀다.여성운동을커버스토리로다룬1970년8월31일발행된《타임》에서는밀렛을“여성해방의마오쩌둥”으로칭하며그의초상화로표지를장식했다.밀렛의논문을지도한조지스테이드교수는“호두까기인형에고환이물린채앉아있는기분으로이책을읽게될것”이라는말로《성정치학》이담고있는급진적인메시지의충격을표현하기도했다.
《성정치학》은케이트밀렛에게크나큰명성을가져다주었지만,그는이러한관심에미처준비가되어있지않았다.가부장제의기원에의문을제기한밀렛에게전통적인이성애적가정을무너뜨리려한다는비난이쏟아졌다.저명한비평가어빙하우는“이른바시대정신이라고착각하는것들을대충어지럽게짜깁기한것에불과하다”라고비판하면서“배운티를내려애쓰고있다”라고평가절하했다.결정적으로레즈비언문제를놓고페미니즘운동이분열되어있던당시,1970년컬럼비아대학교에서열린컨퍼런스도중한페미니스트활동가로부터성적정체성에대한질문을받은밀렛은힘겹게“레즈비언”이라고답했다.불과몇개월전“여성해방의마오쩌둥”이라며치켜세웠던《타임》은“페미니스트들을레즈비언으로치부하는회의론이강화될것”이라고평가했다.밀렛의고백이후많은진보적페미니스트가등을돌렸다.
1970년대중반이후페미니즘운동이동력을상실하면서《성정치학》은절판되어한동안구할수없었다.케이트밀렛은2000년에쓴서문에서“마치사랑하는자식이실종된것같은커다란상실감”을느꼈다며안타까움을표현했다.하지만2000년대들어제2물결페미니즘운동에대한재조명과함께연구가진행되면서밀렛과《성정치학》또한다시금빛을보게되었다.밀렛은2012년오노요코가제정한‘용기있는예술인상’을받았고,2013년에는‘미국여성명예의전당’에헌액되었다.
이후케이트밀렛은2017년9월6일,파리에서심장마비로생을마감했다.

역자:김유경
연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석사과정을졸업했다.

목차

서문-일리노이출판사(2000)
서문-터치스톤출판사(1990)
초판서문-더블데이출판사(1970)

1부성정치학
-01성정치학의사례들
-02성정치학의이론

2부역사적배경
-03성혁명제1기:1830~1930
-04성혁명반동기:1930~1960

3부문학적고찰
-05D.H.로렌스
-06헨리밀러
-07노먼메일러
-08장주네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전세계적으로가장많이읽힌페미니즘의정전(正典)
제2물결페미니즘의살아있는역사,《성정치학》

1970년초판출간50주년기념한국어판출간

사회곳곳에뿌리깊게자리잡아제도화된남성중심지배이데올로기인가부장제아래에서여성은교묘한형태로“내면의식민화”에빠지게된다고진단하며제2물결페미니즘운동을최전선에서이끈케이트밀렛의《성정치학》이초판출간50주년을맞아다시한국독자를찾아왔다.이책은‘정치’를정당을중심으로한협소한개념으로보지않고“권력으로구조화된관계와배치”로정의해가부장제에서성(性)이지니고있는정치적함의를분석했다.이때문에‘개인적인것이정치적이다(ThePersonalisPolitical)’라는슬로건으로대표되는제2물결페미니즘운동의이론적,철학적토대를제공할수있었다.
밀렛의컬럼비아대학교박사학위논문을바탕으로1970년출간된이책은미국사회를뒤흔들며찬사와비난을동시에받았다.당시미국은여성의참정권을쟁취했지만,“혁명이라기보다개혁으로끝난”첫번째페미니즘운동의물결이잠잠해진이후다시금두번째거대한물결이일어나고있었다.여성을향한노골적인혐오는줄어들었다고하더라도심리학과사회학등사회적통제를유지하는데유용한학문의뒷받침을받은남성중심의사회질서가견고하게유지되던당시상황에서낭만적으로만여겼던남녀의사랑을지배와피지배의권력관계로정의한주장은반대세력을대경실색하게만들었다.밀렛의초상화를표지에장식하며페미니즘운동을커버스토리로다룬1970년8월31일발행된《타임》에는밀렛의논문을지도한조지스테이드교수의다음과같은평이실려있다.“호두까기인형에고환이물린채앉아있는기분으로이책을읽게될것이다.”그의한마디는이책을둘러싼당시의분위기를단적으로보여준다.
여성참정권을쟁취한이후반동적상황을겪으며두번째페미니즘운동의거대한물결이일어난당시미국의상황은일견현재한국의모습과닮아있는듯하다.2005년헌법재판소에서호주제가헌법불합치판결을받은이후개정된민법이2008년부터시행되면서남성중심의권위적인질서가불합리하다는사회적합의를끌어내현대사에기록될큰변화를맞이했다.하지만30대기혼여성이처한현실을그려낸소설《82년생김지영》이여성은물론이고남성에게도공감을받으며신드롬이라고부를만한현상을만들어냈다.밀렛의말처럼호주제폐지와함께표면적으로는“성차별이해소된것처럼보일지라도”여전히가부장제는“만연해있는이데올로기”이자“근본적인권력개념”으로작동하고있음을알수있다.“성혁명의전투장은인간제도라기보다의식”이기때문이다.2009년출간되었던한국어판이절판된후에도많은독자가애타게찾으며재출간되기를원했던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이는한국만의현상은아니다.《성정치학》은여전히세계곳곳에서읽히고있다.밀렛은2017년9월세상을떠났지만,가부장제를향한도전의메시지는지금도이책안에서생생하게살아있다.
“가부장제의위험과억압은쉽게사라지지않을것이다.하지만자유의미래는가부장제를다시볼것을요구한다.여성을위해서만이아니라인류전체를위해서말이다.”(15쪽,2000년일리노이출판사서문중에서)


가부장제의근원을파헤친치밀한분석
정치적?경제적?사회적평등의완전한실현을위하여

케이트밀렛은《성정치학》을총3개부로구성하고있다.1부는헨리밀러,노먼메일러,장주네의작품을통해남성과여성의관계속에내재된지배와권력의개념을분석하고성혁명과관련한이론을제시한다.2부는미완으로끝난첫번째성혁명과이후가부장제를기반으로하는보수반동세력의역사적사례를조명한다.마지막3부는D.H.로렌스,헨리밀러,노먼메일러로대표되는반페미니즘작가의작품을분석하며가부장제가어떻게유지되어왔는지살펴보고있다.마지막장주네의경우는앞서소개된작가들과달리동성애라는금기에대항하는모습을중심으로《성정치학》이불러올두번째물결에대한기대를나타낸다.
헨리밀러의《섹서스》에등장하는적나라한성애묘사로시작하는1부는페미니즘문학비평의첫장을연역사적인저술로독자를이끈다.친구의아내를유혹해성관계를갖는모습(헨리밀러,《섹서스》)을통해자신이가진권력을자랑하듯보여주거나,아내를살해한후하녀를성폭행하면서지배욕구를거리낌없이드러내고있다(노먼메일러,《미국의꿈》).이처럼철저하게여성을‘지배’하는남성의시각에서여성을대상화하고혐오하는모습을넘어자신의의지에따라마치‘사육’하려는모습을통해가부장적사고방식을정당화하고,독자의욕망을채워주며,결과적으로현실에서가부장제이데올로기를재생산하고강화하는결과를가져옴을보여준다.반면장주네의작품을통해사회가만들어낸‘남성성’과‘여성성’을조명하고성이문제의핵심에깊이뿌리내리고있음을깨닫게한다고설명한다.밀렛은이어서완벽하게사회화체계를갖춘가부장제의권력작동방식을이데올로기,생물학,사회학,계급,경제?교육,폭력,인류학,심리적측면까지다양한시각에서분석하고해체한다.이를통해왜성을‘정치’의범주에서고찰해야했는지증명한다.이를통해기존의제도와체제로는변화를이룰수없음을이해하게된다.
2부에서제1물결페미니즘운동과정과반동기를세밀하게돌아보며진정한혁명적변화는남녀간의정치적관계의근본적인영향을주어야한다는결론에이른다.제1물결페미니즘운동이참정권으로대표되는제도적개혁의성과를평가하고있다.다만“지나치게중요한문제가되어버린”참정권쟁취처럼자체의불완전함으로운동이와해되고반동기를불러옴을지적한다.사실이러한결과는불가피한일이기도했다.여성으로부터도전을받은가부장제는“과학이라는최신식언어”를동원해전통적인성역할을정당화하고여성의기질적열등함을증명하기에이른다.여기에가장큰영향을미친인물로‘남근선망이론’과‘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동원한프로이트꼽으며집중적으로분석하고비판한다.
영문학자인밀렛은3부를통해대표적인반페미니즘작가3인(D.H.로렌스,헨리밀러,노먼메일러)의작품에내재된가부장제부활에대한욕망을낱낱이파헤친다.여성을‘제물’로여기며살해행위로서의성관계를묘사한로렌스,이상적인여성이란창녀라고생각하며“절대적음부”라는기능으로여성을한정한밀러,진정한남성성을폭력과전쟁의이미지로다룬메일러까지“위협을받으며궁지에몰린”“남자다움”을지키기위해하나같이성을왜곡하는모습을보이며여성을공격하는데혼신의힘을다한다.밀렛은현대작가중유일하게장주네만이억압당하는집단으로여성을그리고있다고말하며앞선작가와주네를대비시키고있다.이것은주네가성역할을통찰하고있을뿐만아니라동성애라는금기에대항하고있다고보기때문이다.
밀렛은이책을읽는독자에게자신의분석을따라오면서자연스럽게자신내면에자리잡고있었던성의식은물론이고주변의문화와우리문학을돌아보게할것이다.또한방대한자료에대한치밀하고과학적인분석은《성정치학》이단순히페미니즘문학비평을넘어어떻게제2물결페미니즘운동의이론적토대를제공하고운동을주도할수있었는지깨닫게한다.


“우리의투쟁에실패란있을수없다.쉽지는않아도늘흥미롭다.”

1964년에서1965년으로넘어가던겨울,“여성은해방되었는가?”라는제목의강연에참석하면서훗날“페미니즘운동의대제사장”이라는평가를받게될“매우평범한미국자유주의자”였던케이트밀렛이눈을뜨게된다.“여성해방은곧나의삶이다”(《타임》)라고말하며《성정치학》으로페미니즘운동의중심에서게되었던밀렛이지만이성애적가정을무너트리려한다는등의반페미니즘진영의거센반격과그의성정체성을둘러싼논란은밀렛을끌어내렸다.1970년대중반이후페미니즘운동이동력을상실하면서잊히는듯했으나제2물결페미니즘에대한재조명과연구가진행되면서그와《성정치학》은다시금빛을보게된다.
반복되는반동의역사속에서도출간후50년이된지금까지살아있는고전이될수있었던것은가부장제의근원을파고들어간밀렛의통찰과완전한혁명의완성은근본적인사회변혁에있다는믿음때문이다.
“제2의성혁명물결은마침내인류의절반을태곳적부터계속되어온예속에서해방하려는목적을이룰수있을것이다.그리고그과정에서우리를인간애로훨씬더가깝게갈수있도록인도할것이다.심지어가혹한현실정치에서성의범주를제거할수있을지도모른다.하지만이는우리가지금사는사막에서새로운세계를창조해낼때만가능하다.”(711쪽,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