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소설집)

$13.80
Description
부서지기 쉬운 삶에서
끝끝내 찾아낸 사랑과 희망의 빛
글을 쓰기 시작한 지 20년 만에 소설가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이은정 작가가 첫 소설집을 펴냈다. 2018년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동서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그가 산문집 『눈물이 마르는 시간』, 7인 연작 에세이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공저)에 이어 소설가로서 처음 펴내는 작품집이다. 신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은 작가의 단단한 내공이 응축된 책으로 모두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삶이 완벽한 어둠으로 다가올지라도 절망 뒤에는 희망이 웅크리고 있음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이 소설집에서 작가는 존재의 이면을 끈기 있게 응시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주고받은 평범하지 않은 상처에 대해 그린다. 상처를 주거나 상처받는 이들은 가족, 부부, 친구, 이웃의 이름으로 서로 얽힌다. 작가는 이들 관계의 단면을 부각함으로써 “희망과 사랑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비극적 감성으로 표출”한다. 더불어 구모룡 평론가가 해설에서 말한바, “수직적 초월이 불가능한 세계, 모두가 상처받고 고통을 감내하는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한 가닥 빛과 물줄기를 찾아낸다.” 서늘한 충격을 안겨주는 표제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비롯하여 이 한 권의 책에 실린 소설들로 우리는 이 작가를 한국문학의 뜨거운 신예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저자

이은정

경남진주에서태어나부산에서성장했다.단편소설〈개들이짖는동안〉으로2018년동서문학상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2020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다.일간지에짧은에세이를,계간지《시마》에‘이은정의오후의문장’코너를연재중이다.저서로산문집《눈물이마르는시간》과《내가너의첫문장이었을때》(공저)가있다.

목차

잘못한사람들
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
그믐밤세남자
피자를시키지않았더라면
친절한솔
숨어살기좋은집
엄대리
개들이짖는동안

작품해설│구모룡(문학평론가)
부서지기쉬운삶과존재의이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은정의인물들은부서지기쉬운삶에서
생의이면을들여다보려는의지를잃지않는다.
사랑과희망의미미한빛을포기하지않는다.”
-구모룡(문학평론가)

누군가의고단한삶,상처받은마음을그냥지나치지않고그들의아픔에깊이공감하는사람.이은정작가는그런사람이다.밥대신글을택한그가‘무명작가’로20년을살아오면서견딘가난의무게가결코가볍지않다.그런이에게는타인의고단함이더잘보이는것일까.절망이깊이드리운이들의삶을작가는온기어린시선으로끈기있게응시해왔다.삶을치열하게붙들고있는그의소설이더깊고넓은공감의지점을만들어내는이유다.

문단을떠들썩하게할만한데뷔는아니었어도이은정작가는쉬지않고성장했으며,천천히작가가되었다.그가오랜시간차곡차곡쌓아올린문장들은어느덧여덟편의소설로모였고,『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이란표제를달고세상에나왔다.부서지기쉬운삶을아슬아슬살아내는사람들의내밀한삶을비추며희미한별하나찾아지지않는‘연탄같은하늘’을이고서다만오늘을살아갈뿐인모두에게진한위로를보낸다.

“슬픔을머금은사람의등뒤에서언제나빛나고있었을
저별들은정작보아야할대상에게는보이지않는다.”

표제작「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은비틀린사랑으로시작된관계가맹목과집착으로나아가한가족을폭력의극단으로몰아가는이야기다.미진과미주자매는아버지의폭력에서기인한부모의불화를지켜보며자랐다.불안과슬픔을너무일찍알아버린자매의영혼은위태롭기짝이없다.사랑이란이름으로폭력이난무하는가정,그모습을그려내는작가의묘사가현장을목도하는듯생생하다.

“묵직한어떤물체가왼쪽벽에부딪히면곧이어사기재질의어떤것이오른쪽벽에부딪혀쩍하고소리를냈다.씨발년이왼쪽벽에부딪히면개새끼가오른쪽벽에부딪혔다.옷찢어지는소리가들리면뺨때리는소리가들렸다.‘죽어라’와‘죽여라’가안방에서합창하며클라이맥스를찍었다.”_p.52「완벽하게헤어지는방법」에서

엄마의상처는고스란히딸들에게전염되고폭력은또다른폭력을낳는다.“같이살면안되는사람들”도있다면그들이완벽하게헤어질수있는방법이란과연무얼까.우발적인듯하지만필연에가까운폭력으로이들은마침내가장완벽한이별을맞이한다.담담한서사에날카로운문제의식을담아독자를서늘한충격에빠뜨리는문제작이다.

「잘못한사람들」역시사소하고우연인듯한사건이점점복잡하게얽히면서파국에이르는과정을그린다.새벽녘친구세호의전화를받고술자리에불려나온‘나’는이시대의전형적인소시민의모습을보여준다.그런데직장에서잘린친구의신세한탄이려니했던술자리는점점이상한분위기로흘러간다.자신이어쩌면폐지줍는할머니를죽였을지도모른다는세호의고백때문이다.친구세호에내재한분노가폐지줍는할머니에대한폭력으로표출된것이다.

“나는잘못하나도안했는데어릴때는처맞고커서는회사도잘리고그러는데,왜잘못인줄알면서도잘못하고사는거야?어?잘못인줄알면안그래야지!어?”_p.20「잘못한사람들」에서

도시의남루한골목에서발생한우발적폭력은‘나’의안온한삶을일거에흔들어놓는다.개인의분노에서비롯된듯한이폭력은“사회의병적징후를내포하며,연관이없는인물이희생양이되는구조적아이러니를보여준다.”

이밖에‘도시탈출’을모티브로한「숨어살기좋은집」,‘귀향’을모티브로한「그믐밤세남자」「개들이짖는동안」등도작가의서정적문장과특유의섬세함이반짝이는소설이다.“모두가상처받고고통을감내하는현실을회피하지않는”이은정작가로인해우리는비로소생을비추는“한가닥빛을찾아낸다.”이한권의책에실린소설들로우리는이작가를한국문학의뜨거운신예로기억하게될것이다.

이소설들을쓰면서끊임없이떠올린단어는‘가해자’와‘피해자’였다.이분법으로말해도되는것인지깊게고민해야했다.평범한사람들이주거나받아야했던평범하지않은상처들은생각보다너무많았고나도다르지않은사람이었다.매번내가피해자이기만했는지생각하는내내몸이아팠다.내가찾은어설픈답을여덟편의소설로남긴다.평화롭고무해한세상에서나와당신,그리고아이들의영혼이안전했으면좋겠다.아름다운소설이아니라서미안하다.
-‘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