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나를사랑해주지않을거야?”
일본에토미에,태국에난노가있다면한국엔슬지가있다!
공포로일상을물들인열세개의이야기와
마지막까지눈을뗄수없는섬찟한결말!
한기숙고등학교에서남학생과사감선생이함께사라진다.이는‘고등학생납치사건’으로화제가되어뉴스에사감선생의얼굴과이름이공개되는데…이상할만큼아무런제보도오지않는다.많은사람들이그녀의얼굴과이름을보고제보하려수화기를들었다가도공포에질려다시내려놓았다.이것은그럴수밖에없었던사람들의이야기다.사감선생의이름은강슬지.사랑을주고받는데익숙하지않은슬지는어릴때부터사람들과교류할때,관심을받고싶을때마다온갖기행을일삼는다.싫은사람을죽이는방법을알려준다든지가족의안위를볼모로자신을만나달라며협박하는식이다.누군가가해코지하고싶은악한마음을먹었다면슬지는최고의조언자가된다.
슬지가원하는것은사랑.평생타인에게이해와공감,사랑따위를받지못했던그녀는그런따뜻하고말랑한감정들이너무궁금하고또필요하다.그래서상대방이원하는걸알려주면서(살해방식)자신이원하는것(이해,공감,사랑)을얻고자한다.이것들이결코등가교환될수없는가치를지녔다는것은알지못한다.정신이자라지못한채어느새성인이되어버린소녀는이제필요한걸얻기위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끔찍한,그렇지만외면할수없는악녀로거듭난다.
사람들의은밀한욕망과잔혹한복수를이루어주는
미스터리한소녀의엉뚱하고,잔혹한서스펜스스릴러
좋아하는아이돌그룹멤버에게조롱당한팬,어린시절담임선생에게사과받고싶었던남자,성추행을일삼는식당사장에게복수하고싶었던아르바이트생,돈많고잘생긴친구의남편을탐내는여자,직장상사에게매일같이폭언을듣는사원….이책《소녀를아는사람들》에는약자를괴롭히거나타인의것을탐내는사람들이있다.그래서앙갚음을하려는사람들과그럼에도불구하고용서하려는사람들도있다.분명한건,궁지에몰렸다고해서모두가같은선택을하진않는다는것이다.
슬지는잔인한이야기를하며기이하게웃고,말간얼굴로해맑게살인을이야기하지만단지재미나유희때문은아니다.상대방이마음속깊은곳에서원하고있는것을끄집어내줄뿐이다.그렇기때문에슬지가알려준방법을사용할지말지선택하는것이매이야기의중요한분기점이며,어디까지나결정은열세가지이야기속각각의주인공손에달려있다.악하거나선한마음,욕망에지배되는삶이나끝내용서하기로마음먹은삶등각기다른길을걷는이들의다양한선택을보는것도이책을읽는재미다.
저자는이책을쓰며만화‘토미에’와드라마‘그녀의이름은난노’에서싸하디싸하고악행을일삼지만미워할수만은없는주인공의이야기를떠올렸다고한다.그래서인지슬지의기행때문에고생을할대로한‘그네귀신이야기’속화자도그녀에게연민을느낀다.그는오히려슬지에게누군가의실험쥐가되지말고,차라리누군가를실험쥐로만들라고이야기한다.그말에슬지는고개를끄덕이는데….그녀는과연어떤미래를맞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