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랍 더 비트 : 힙합을 듣고 궁금했지만 래퍼에게 묻지 못한 것

드랍 더 비트 : 힙합을 듣고 궁금했지만 래퍼에게 묻지 못한 것

$16.80
Description
“곡을 만들 때 저의 심정을 정말 정확히 짚어주셔서.. ‘누군가 알아줬네!’ 같은 커다란 위로를 받는 영상이네요.”_pH-1
pH-1, 팔로알토, 제임스 안 등이 감동한 날카로운 통찰!

100만 리스너가 시청한 힙합 리뷰를 책으로 만나다!
20년 이상 시를 쓴 김근 시인과 같은 시간 동안 레트로 사물을 판매한 남피디는 2022년 〈시켜서하는tv〉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 그리고 두 번째 영상으로 10만 조회수를 돌파한다. 힙합에 대한 두 사람의 완벽한 티키타카에 래퍼와 리스너가 동시에 샤라웃을 외쳤다. pH-1, 팔로알토, 제임스 안은 직접 영상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중견 시인이 문학·인문학 내공으로 벌스를 날카롭게 리뷰하는 자리는 수많은 힙합 리스너들게도 특별하다. 평소 클래식과 BTS의 노래를 즐겨 듣던 김근 시인은, 남피디가 예고 없이 들고 오는 랩 벌스(가사)를 듣고 즉석에서 리뷰한다. 남피디에게 힙린이(힙합어린이)로 불리는 김근 시인은 마치 무언가를 처음 경험하는 어린아이처럼 곡을 듣고, 통찰력 있고 독특한 견해를 공유한다. 남피디는 각 리뷰에 앞서 해당 곡들의 배경지식을 알리며 힙알못(힙합을 잘 알지 못하는) 시인의 리뷰를 보완한다.

《드랍 더 비트》는 두 저자가 영상에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득 담았다. 김근 시인이 ‘프롤로그’에서 밝힌 바 저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영상을 찍을 때보다 더욱 깊이 곡에 빠져들어 노래 속에서 허우적거렸고, 래퍼들의 언어에 보다 섬세하게 접근했다. 책에서는 30여 개 곡이 수록되었고 각 챕터에 가사 전문을 수록하여 독자들은 온전한 벌스를 음미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빈지노는 ‘If I Die Tomorrow’를 통해 무엇을 보존하고 싶었던 걸까? 이센스가 ‘The Anecdote’에서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소환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 콰이엇이 한강에 불러낸 래퍼들은 ‘한강 gang megamix’에서 어떤 꿈을 펼쳐내고 있을까? 비로소 비트 위로 떠 오르는 가사들. 《드랍 더 비트》는 기존의 딱딱한 음악 평론을 뛰어넘는 시인만의 벌스 리뷰 에세이로, 독자들은 랩 이면에 래퍼들의 숨겨둔 진심이 무엇인지 헤아리게 될 것이다.

저자

김근,남피디

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이전에만난적없는새로운언어세계를열기위해매일같이언어에골몰하는시인이다.1998년문학동네신인상으로등단했고,신화적인상상력과위력적인리듬,풍성하고섬세한시어로평단과독자에게사랑받고있다.유튜브채널‘시켜서하는tv’의호스트로시와대중음악에대한영상콘텐츠를생산한다.시집으로는《뱀소년의외출》,《구름극장에서만나요》,《당신이어두운세수를할때》,《끝을시작하기》,《BeginningtheEnd》가있다.

목차

프롤로그-힙합을위한작은노력

삶이라는캔버스|남피디
빈지노-IfIDieTomorrow

아빠와술한잔하고싶어|김근
이센스-TheAnecdote

한강에서반짝이는꿈의윤슬|김근
더콰이엇-한강gangmegamix
(Feat.장석훈,창모,쿠기,수퍼비,빈지노,제네더질라)

PAIDINSOUL|남피디
던말릭-Paidinseoul

다시삶을연기하기위하여|김근
pH-1-DRESSINGROOM(Feat.모쿄)

앨범심층리뷰
팝과힙합의교집합|남피디
pH-12집〈BUTFORMENOWLEAVEMEALONE〉

팬데믹이만들어낸아이러니|김근
우원재-우리

거부할수없는너의표정을나는원해|남피디
씨잼-포커페이스

헤이우리어디놀러갈까?|남피디
팔로알토-Matiz

앨범심층리뷰
차갑지만따뜻한생존의의미|남피디
팔로알토6집〈Dirt〉

욕망의가상을벗어나삶의주인공으로|김근
최엘비-주인공

오지않은시간을향한주문|김근
이센스-Writer'sBlock

삶의밑바닥에서우린춤추고노래해|김근
정상수-달이뜨면(광대)

불안이만든전위적유희|김근
허클베리피-Everest

앨범심층리뷰
조와함께한시간|김근
QM3집〈돈숨〉

한입베어문햄버거의맛|남피디
JJK-DoubleCheese&Dr.Pepper

냉소와숭고|남피디
XXX-Bougie

진정성을넘어서참된희망으로|김근
차붐-안산느와르(Feat.링고제이)

또다른세상을향한분노의질주|김근
다민이-DOGORCHICK3

앨범심층리뷰
체험래퍼의현장(생존판)|남피디
오도마1집〈밭〉

돌보지못한유년에대한애도|김근
아이언-하남주공아파트

지금을살고노래하는젊은현자|남피디
화지-이르바나

불가능한여행을위해|남피디
이센스-MTLA(Feat.마스타우)

출판사 서평

우리가힙합을좋아할수밖에없는이유가여기에있다!

“드랍더비트”는래퍼들이랩을시작하기전에DJ에게비트를요청하는말이다.말그대로무대위로비트가비처럼떨어지기시작하면래퍼들은이야기를흘려보내기시작한다.리스너들은이렇게만들어진강에서헤엄치고물을길어마신다.마치물처럼,이제힙합이없는한국대중음악은상상하기가힘들게되었다.그런데우리는이렇게넓고깊어진랩의강줄기를어떻게이해하며받아들이고있을까?혹시힙합은그표면에서들려오는것보다더많은것들을우리에게말하고있지는않을까?

20년동안신화적상상력과압도적인리듬을가진언어로시를써온《뱀소년의외출》의김근시인과날카로운취향과감각으로레트로문화의부흥을이끈《디스레트로라이프》의남피디는〈시켜서하는tv〉유튜브채널에서랩벌스(가사)를들여다보기시작한다.자신만의이야기를고유한언어와리듬으로표현한다는점에서랩벌스는시와다르지않다.그리고시가그러하듯랩벌스도래퍼들이세계를이해하는방식과수용하는태도를드러낸다.《드랍더비트》는그들이랩을통해구축한내밀한세계를,섬세하면서도과감하게열어내고있다.

김근시인과남피디는책에〈시켜서하는tv〉채널에서진행했던벌스리뷰를그대로옮기지않았다.그곡과래퍼의색다른면모를발견할수있는곡들을다시엄선하여처음부터완전히새로집필했다.중간중간에는곡이아닌한앨범을심층적으로리뷰하여,트랙의흐름을따라전앨범을감상하는리스너들을위한꼭지를마련하였다.《드랍더비트》는평소힙합,랩,래퍼를좋아하는리스너들에게는물론이고힙합을잘듣지않던사람들에게도힙합에대해품고있던막연한선입견을벗겨줄값진기획이다.

꿈꾸고일하고오르기를멈추지않는직업윤리,
허슬(hustle)

힙합에서허슬은‘분투’라는뜻으로풀이할수있다.과거미국본토의흑인래퍼들은가난하고차별적인환경을벗어나기위해죽을힘을다해노력했고그노력을랩으로풀어냈다.그러니허슬은힙합의근간이되는정신이다.한국래퍼들도이런정신을이어받아입을모아매일곡을작업하고성실하게일에정진하는태도자체를강조한다.하지만김근시인은이허슬을행하는개인의마음에주목한다.

뭐라도해볼라고꺼낸펜으론
줄만수십개그었네계속
_이센스‘Writer’sBlock’

김근시인은이센스의‘Writer'sBlock’을통해창작의벽에부딪힌예술가의내면을보여주면서허슬링의다른측면을들춘다.그가줄만수십개그으면서책상에앉아생각하는것은새로운랩이아니라,자신이최고라고생각하던미국래퍼들의음악이다.그러면서그는이내요즘한국래퍼들의곡이과거의미국래퍼들의곡만큼좋게들리지않았음을떠올리고,이어서좋은랩이나오길기다릴게아니라“내가해야지”라며의지를다진다.여기서김근시인은이다짐이다른래퍼들을넘어서겠다는말이라기보다지금의내언어보다더나은언어를찾아내고야말겠다는메시지로읽어야한다고말한다.결국허슬은타인과의경쟁이아니라‘자신과의경쟁’이라는것이다.

래퍼들이유년을기억하는방법

유년의기억은강렬하게남아한사람의평생을지배하기도한다.그래서글을쓰는사람들은자신을드러내는종류의글을쓸때자주유년을언급한다.자기이야기를랩에녹여내야하는래퍼들에게도자신의유년을이해하는일은중요하다.이들은순수하고패기넘치던시절을그리워하거나,불우했던시절에방황하던나를용서하고애도하거나,감사와존경의대상을되새기며앞으로의나날들을그앞에서다짐한다.

오늘밤이만약내게주어진
돛대와같다면whatshouldIdowiththis?
Mmmmmaybe
지나온나날들을시원하게훑겠지
_빈지노‘IfIDieTomorrow’

‘IfIDieTomorrow’에서빈지노는‘내가내일당장죽는다면어떤기분일까?’라는특이한가정에서부터이과정을수행한다.죽음앞에선화자는파노라마처럼흘러가는지난시절을시원하게훑는다.낯선나라에서새아버지를만나게되고미술학도였던자신이힙합에눈이멀게되는과정까지.남피디는대체빈지노가왜이런가정을하기시작했을까를되묻는다.인간에게기억이란무슨의미인지,또기억으로말미암은예술은어떤의미를갖는지파헤치기시작한다.남피디가끄집어낸결론은결국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것은예술이며,빈지노에게는그것이음악이라는사실이다.빈지노는죽음앞에서되돌아본자신의인생이마치‘오렌지색의터널’과같았다고랩을뱉으며언어만으로설명할수없는인생의여정을아름다운이미지로압축해낸다.

시인이읽어내는래퍼들의진솔한고백,
힙합의시론!

《드랍더비트》가다루는래퍼들은이센스나빈지노처럼다양한방식을통해자신과주변을성찰하고음악으로자기가처한부조리를극복하려한다.그러니이책은래퍼라는예술가들의성장담으로읽히기에모자람이없다.시인들은시가아니라면말할수없는것을말하기위해서시를쓴다.래퍼들도랩이아니라면충만하게다루지못하는것들을위해서랩을쓸것이다.세간에트렌드세터라고도불리는이들은젊고예민한감각으로자신과더불어자신이살아가는시대의면면을포착하고있다.그러니지금우리가왜이래퍼들에게귀를기울여야하냐고묻는다면,“우리의삶을더잘이해하기위해서”라고대답할수도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