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고혜원 장편소설)

래빗 (고혜원 장편소설)

$15.25
Description
삶보다 죽음이 흔했던 1950년의 한반도 잊지 못할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들이 있다

6.25에 실존했던 소녀 첩보원을 모티프로 한 제2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작 《래빗》
독자들이 기다려온 종이책 드디어 출간!
1950년 여름, 폭격으로 한순간에 모든 걸 잃은 홍주는 살고자 하는 의지마저 잃고 군부대에 자원한다. 작전에 나간 열 명 중 아홉이 돌아오지 못한다는 켈로 부대 소속 소녀 첩보원 ‘래빗’이 된 홍주. 독한 년이라 불리며 가장 오래 살아남지만, 돌아온 것은 변절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다. 떳떳함을 증명하기 위해 작전지로 향한 홍주는 또 다른 래빗 유경과 만나 동무가 된다. 자신의 의지로 입대했다는 유경과 있으면서 홍주는 처음으로 전쟁이 끝난 뒤의 삶을 생각한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이 있는 작전지로 아군의 폭격이 예정되어 있다는 첩보가 들려오는데…….
《래빗》은 6.25라는 한국 역사의 비극을 배경으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녀 첩보원 ‘래빗’을 다룬다. 당연한 보호 대상이기에 오히려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첩보원이 되었고, 첩보원이었기에 전쟁이 끝난 뒤에는 그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소녀들. 하지만 고혜원 작가가 그려내는 이들의 삶은 비극으로 가득 차 있지 않다. 전쟁 중에도 생명이 태어나고, 사랑하는 연인들은 미래를 약속하듯, 죽음과 상실이 만연한 곳에서 래빗들은 미제 초콜릿을 나누어 먹고, 고향 이야기를 꽃피우고, 살아 돌아온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생의 의지를 불태운다.
쌤앤파커스와 리디북스가 공동 주최한 ‘제2회 K-콘텐츠 공모전’에서 백여 명의 독자 심사 위원과 내외부 심사 위원들에게 최고점을 받으며 대상에 선정된 이 소설은 영상을 보는 듯 생생하고 박진감 있는 장면과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드는 대사들로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길 것이다.
저자

고혜원

벚꽃이만발한봄에태어났다.서로의온기가세상을바꾼다고믿는다.
2019년〈경희〉가한경신춘문예시나리오부문에서당선되었다.2022년제1회KT스튜디오지니시리즈공모전에서〈연화〉로우수상을,제2회K-스토리공모전에서장편소설《래빗》으로대상을받았다.앞으로도이야기를만드는사람이고싶다.

목차

1부
2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22제2회K-스토리공모전대상작
★리디독자심사최고점

1950년대한반도에실재했던소녀첩보원‘래빗’
살아남는것만이유일한목표이자꿈이었던,
지금은세상에서잊힌이들의이야기!

“작은몸으로험준한산을넘나드는토끼가전쟁터에서살아남아야하는‘래빗’들과딱맞아떨어져고유한이미지를만들어낸다.홍주를비롯한모든등장인물이살아움직인다.”-이미예심사평

2022제2회K-스토리공모전에서6.25전쟁을배경으로,당시활동했던소녀첩보원들의삶을생생하고감동적이게그려낸《래빗》이대상을받았다.2021년에이어올해도심사를맡은이미예작가는“흰토끼가시각적으로첩보원소녀들과맞아떨어지면서이야기의고유한이미지가머릿속에각인됐고,모든등장인물이살아움직이는것같다.”,“생생한영상화가기대되는작품”이라고호평했다.심사에참여한제작사쇼박스는“전쟁에불필요하게여겨졌던여성이가장중요한키를쥐고있다는설정이빛난다.”,“작품의깊이,캐릭터의입체성모두발군”이라고최고점을주었으며,제작사SLL은“실제소재인래빗을모티프로한콘셉트가눈길을끌”며,특히“여성캐릭터간의유대가잘드러난다.”고심사평을남겼다.또,백여명의독자심사위원에게도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키며가장높은점수를받아,작품성과대중성을모두갖춘수작임을증명했다.

“아무런의심을받지않고적진을돌아다닐첩보원이필요합니다.
누가전쟁중에어린여자애들을의심합니까?”
_본문중에서

《래빗》은6.25전쟁을배경으로,당시작전을펼쳤던첩보원‘래빗’들의활동에스포트라이트를비춘다.적에게의심받지않는효율적인정보원이필요해시작된작전명,래빗.‘전쟁승리’라는국운을건중대한사명아래,힘없는개개인의운명은손쉽게스러지고묻힌다.무기는피아를가리지않으므로,아군의지뢰,미사일,총칼에희생되는일도종종일어났다.심지어첩보원인래빗은작전중에적군에게회유되어변절하지는않았는지늘아군의의심을견뎌야한다.적군의총칼앞에서살아돌아와도아군의의심을피하지못하면죽을수도있는위태로운존재다.
그러나이이야기에나오는래빗들은철두철미하게작전을수행하면서도인간성과다정함을잃지않는다.누군가를의심하고,죽이는게당연해진상황에익숙해지고싶지않다고,비겁하고비정한마음에전쟁이라는핑계를대고싶지않다는그들의꼿꼿한마음이귀해서더빛난다.더욱이총상을입은동료를포기하지않고함께돌아오는강인한생명력도지니고있다.장편시나리오작업을계속해온고혜원작가는뛰어난캐릭터설정과철저한사전조사를거쳐한편의웰메이드영화를보는듯울림을주는작품을만들어냈다.

전장에서교차하는두소녀의운명
폐허가된마음에서피어나는한줄기희망

여기갓스물이된두명의여성첩보원,홍주와유경이있다.홍주는전쟁이시작되자마자폭격으로모든것을잃었다.살고싶지않았기에고향을떠나첩보부대에입대했다.또다른래빗,유경은첩보원활동을하면원하는것을들어주겠다는거래에응했다.또,보고싶은사람을만날수있을까하는기대도있었다.두가지모두유경에겐꿈같은일이었다.3년후,홍주와유경은적군점령지에서마주친다.우연히두사람다래빗이라는걸알게되어함께지내면서,전쟁이시작되고는처음으로사귄벗이된다.홍주는유경덕분에전쟁이끝난뒤의미래를꿈꾸고,유경은홍주앞에서〈옥중화〉연극을선보이며배우라는제꿈을펼쳐보인다.그렇게유경의꿈과미래는잃어버린과거를붙잡고있던홍주에게로전해진다.

“이전쟁이곧끝나면너는뭘하고싶어?나는무대에설거라고이미말했잖아.”
“……모르겠어.생각해본적이없어서.”
“그럼이제부터상상하고생각해.전쟁이끝나면너는무엇을할지.”
_본문중에서

첩보부대켈로(KLO)에서적진으로향한래빗들은열에아홉이죽었기때문에그곳에서죽음은특별하지않다.가장오래살아남은홍주는돌아오지못한소녀들의이름을다외우지못해캐비닛에바를정자를새겨그숫자를기억한다.다시만날수없는동료들의빈자리를보며홍주는스스로에게묻는다.‘죽고싶어서왔는데,아군으로부터변절을의심받으면서도왜나는필사적으로살아남고있나.’자기모순에갇힌홍주에게,전쟁이끝나면무엇을할지상상해보라는유경의말은이렇게들리지않았을까.‘살아있는것이살아있으려는데는이유가없으니,쓸데없는생각말고네가하고싶은걸찾아.’언제나앞을보고걷는유경은흔들리지않고나아갈수있게,제자리걸음중이던홍주의손을이끈다.

래빗들이켈로부대에들어온이유는저마다다르다.누군가는막해방된조국에대한애국심으로,또누군가는소중한것을앗아간적군에대한복수심으로자원하여입대했다.하지만그런마음은시간이흐르면서점점사라져가고,래빗들은저마다생존의이유를찾는다.내일을기대하기어려운,모든게망가지고소실된전쟁터.하지만보도블록깔린길에서도틈새를비집고새싹이피어나듯,래빗들은미제초콜릿을나누고,공기놀이를하며서로에대해알아가고,폭격으로공포에질린동료를감싸안아준다.이렇듯작가는가볍지도,너무비장하지도않게래빗들의삶을올곧고따뜻한시선으로들여다본다.

“한국전쟁뒤에사라진이야기들을재조명하고싶다는마음에이이야기가시작되었습니다.(중략)전쟁중이기에모든것들이쉽게사라지던시대를되돌아보며,그시대여서잃어버린것들을고민했습니다.너무많은것들을잃어버린시대를한가지단어로정의할수는없었습니다.오랜고민끝에,제마음은미래를택했습니다.(중략)우리는늘더나은미래를상상해낼수있다는것을잊지않았으면좋겠습니다.홍주가끝내상상하고찾아내었던미래처럼.”_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