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공작전 (문윤성 소설집)

월드컵 특공작전 (문윤성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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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최초 장편 SF 《완전사회》의 작가 문윤성,
사후 20년 만의 첫 SF 소설집
인류의 멸종 후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의 모험 활극 〈낙원의 별〉,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에 대한 복수를 다룬 〈소련공습〉,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적 대결을 다룬 〈월드컵 특공작전〉을 비롯, 문윤성 작가가 평생에 걸쳐 쓴 수십 편의 작품 중 한국 고전 SF의 진수를 보여줄 8편의 중단편 SF를 모았다.
저자

문윤성

본명은김종안(金鐘安).1916년강원도철원에서태어났다.일제강점기시절지금의경복고등학교의전신인경성제2고보에재학중일본인교사에게반항하다퇴학당하고,홀어머니를모시기위해공사장,광산등에서노동자로일하며소설과시를썼다.독학으로설계와배관을익혀뒤에‘대승기업사’라는공조회사를차려운영하기도했다.
1946년단편〈뺨〉을〈신천지〉에발표하였으나문단활동을이어가지는못했다.51세가되던1965년〈주간한국〉의제1회추리소설공모전에《완전사회》로당선,1967년같은제목의책으로출간했다.《완전사회》는한국최초의본격SF장편소설로평가받으며,당시기성문단에도큰충격을주었다.
작가는한국추리작가협회의초창기멤버로도활발히참여하며‘추리소설의과학화’를늘주장했고탄탄한과학적설계를바탕으로많은중단편소설을발표했다.이소설집은생전에묶지못한작가의첫소설집이다.장편소설로《완전사회》,《일본심판》,《사슬을끊고》가있으며,희곡《상속자》와장편서사시《박꽃》을내기도했다.2000년8월24일수원에서별세했다.향년85세.

목차

01_덴버에서생긴일_7
02_월드컵특공작전_45
03_소련공습_97
04_폐수처리장의조화_171
05_작은마라섬의큰경사_193
06_히말라야여단_209
07_아름다운다도해_273
08_낙원의별_303

출판사 서평

“하여간이것을쓴사람은굉장한천재가아니면엄청난도적일것”
-한운사,극작가

새로운거울조각에비친의미들


문학은시대를비추는거울이다.그러한것들을의도하지않았더라도,작가가살아낸시대의의미들이작가자신에게내재되어있다가작품을통해드러날수밖에없기때문이다.이러한맥락으로보았을때근대과학으로인해서발생하는변화의양상들은그시대를살아가던작가들에게삼투되었을것이고,그러한요소들에기민하게반응해온SF역시사회를반영한거울로작용한다.이는역사적으로도증명이되어온사실인데,냉전시기경쟁체제에서무기에적용된과학기술과정보통신을통한다양한첩보전의상상력들은과학기술이시대의문제들에미치는영향력을단적으로보여주었다.또한1957년‘스푸크니트쇼크’이후에본격적으로막이오른우주경쟁에서과학기술은국가의현재와미래를대변하는요소이기도했다.이후로현대사회에서과학기술에대한표상들은꿈과환상을넘어서현실의문제들과긴밀하게연관되는것이었고,SF작품들은이러한요소들을누구보다적극적으로반영하여현실을조명하는문학형식이었다.1960년대의‘뉴웨이브’나1980년대의‘사이버펑크’와같은새로운갈래들은SF가변화하는당대의현실과긴밀하게조응한대표적인결과들이었다.

하지만한국에서는비슷한시기에그러한모습들이좀처럼나타나지못했다.한국의SF는도입될당시부터서구의과학기술에대한프로파간다의도구로기능해왔고,이후로는냉전이데올로기대립의장에서경쟁력을갖추기위한도구로활용되었다.이는한국사회가가지고있었던특수한상황이자아픔이다.현대사의상당부분동안거대담론의영향력에서자유롭지못했기때문이다.근대국가로의이상이좌절된식민지시기를지나독립을지향하면서사회의변화를고찰하는담론을자리를잡기어려웠고,이후로전쟁과분단까지이어지던이데올로기의견제를벗어나고나서는민주화를위한거대담론들이문화전반에끼치는영향력을외면할수없었다.그사이에서산업화와급격한사회구조의변화에서불거진노동자와계층의문제에대한통찰들이있었지만,그것을둘러싸고있는과학기술에대한인식들은그것을추앙하여국력을증대하는이상향과인간성을저해하는지양점으로극명하게나뉘어인식됐음을부정할수없다.두요소가상호연관을갖는의미들은그동안한국에서거울의깨진부분에비치는,확인할수없었던모습이었다.

그런데문윤성의《월드컵특공작전》에실려있는8편의중단편소설들이그동안확인되지않았던모양들에대해어느정도짐작할수있게해준다.여기에실린소설들은기본적으로는추리소설의문법들을토대로구성되지만,문제가발생하고해결되는과정에서는철저하게근대과학기술에의한사유가적용되고있다.현대사회에서발생하는문제들에과학기술이가지고있는의미들이연관되어있으며,이에대한해결역시과학기술에대한이해를토대로한다고여기고있다.문윤성은이러한방식을통해과학기술이우리의삶과얽혀있는지점들에대해통찰하고있다.게다가과학기술로인한이상향의구현을마냥지향하는것이아니라이를통해현실에서의한계들을극복하고새로운가치들을사고실험할가능성에대해반복적으로이야기한다.이는그가《완전사회》의세계관을설정하면서부터줄곧견지해왔던특징이라고할수있다.
그러기때문에우리는《월드컵특공작전》에실린소설들을통해우리는1970~80년대한국사회가가지고있었던다양한이슈들에대한이전까지와는다른새로운통찰과가능성을재고해볼수있다.소설에서이러한의미들이나타나는몇가지특징적인지점들은문윤성개인의특징이기도하지만,당대의사회적인식을SF의장르적관습(convention)으로능숙하게구현한결과이기도하다.특히①과학자들의영향력이강화된사회의이상적인모습,②국가와민족의경계가해체되고세계인혹은세계시민에대한담론의강조,③전쟁이나폭력은문명화되지못한것이며,구시대적인악습이라는인식들은SF의하위장르인유토피아(Utopia)담론의전형을보여주는것이다.SF라는장르가현실을반영하는데얼마나효과적이었는가를보여주는예라고할수있다.이러한설정을통해국제사회에서의변방이라고불렸던한국이세계사회의중심에서하나의역할을담당하거나선도하는부분이반복적으로나타나고있는것은당시의한국사회가열망하던이상향이투영된것이라고할수있다.

이러한열망이반영되어,강대국인미국과소련을능가하는기술을한국이가지고있다는상상력들은작품전체에서나타나는것역시특징이다.그런데작가는이러한기술들이국제사회에서의패권등을차지하기위해사용되는것이아니라도덕적이고인도적인일에사용되어야비로소가치를지닌다는메시지를반복한다.〈덴버에서생긴일〉에서물질에서기억을추출하는기술을통해미국에서억울한누명을쓰게된한국인을구해주는모습이나,〈소련공습〉에서아직은현실화되지않았던스텔스기술을활용해KAL기폭파사고에대한문제해결을만들어나가는방식은이전까지과학기술의지향으로도달하고자하는이상향과는조금다른모습을보여주는예라고할수있다.〈폐수처리장의조화〉나〈작은마라섬의큰경사〉,〈아름다운다도해〉와같은작품들에서도발달된과학기술로인해이전까지는세계어디에서도불가능하다고여겨지던현실적문제들을해결하는데,이를국가적인헤게모니의형태로구현하지않고철저하게개인적이고일상적인문제의해결들로구현하고있는것은특징적인모습이라고할수있다.
그뿐만아니라상상력을통해일종의알레고리로당대의현실에대한비판지점들역시발견된다.이는로즈메리잭슨(RosemaryJackson)이이야기했던것처럼환상적인세계를그리면서구현되는지점이자,SF가가지고있는현실을반영하는거울로서의가치라고할수있다.특히〈덴버에서생긴일〉에서추측에의한혐의만으로인신구속을하거나고문을가하는것이나연구실에도청장치가있을것이라당연하게여기는것,학자를노예로여기고있는나라등에관한서술들은그당시한국이가지고있었던여러가지폐해들을정면으로비판하고있는지점이라고할수있다.게다가상상력으로구현된사회상을통해나타나는‘자유’와‘과학기술’,그리고‘자본주의’에대한상호연관성을기반에둔통찰은당대한국문학작품들에서쉬이발견할수없는귀중한지점들이라고할수있다.

물론1980년대에발표된작품이보여주고있는시대적인한계등도존재한다.〈월드컵특공작전〉에서보여주는로봇기술의경이로움의결론에서상대적우위를주장하면서‘자연인’의개념을적용하는것이나,프로스포츠에적용되는자본의논리를부정적으로보고이상적인스포츠맨십만을주장하는것,〈소련공습〉에서환경에대한지배에서벗어나환경을지배하는인류사로의전환을이야기하는담론등은20세기이후에이미새로운의미들로의전환이이루어진지점들이라고할수있다.그러기때문에이작품들을통해서우리가얻을수있는것은새로운가치들에대한사고실험이나가치너머의진보적인지향점들이아니라오히려우리사회가변화해왔던새로운궤도들을마주하는것이라고할수있다.이제까지는거울의깨진부분에비추고있어확인할수없다고생각했던,거대담론이아니라과학기술에의한사회의변화양상과기술의일상화가진행되면서급격하게변화하는한국사회에서나타났던,우리가교과서에서배웠던것과는조금은다른모습의그시대의다양한의미들을말이다.그리고그렇게다양하게변해온궤도들을토대로우리는우리사회의더나은지향점들에대해좀더체계적인외삽(extrapolation)을할수있다.이전시대의SF작품들을우리가현재에읽어야하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는것이다.

이지용,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