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닮았는가 : 김보영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 : 김보영 소설집

$14.80
Description
美 최대출판사 하퍼콜린스에서 한국 SF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개인 소설집을 출간한,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
과작(寡作)으로 소문난 김보영 작가가 10년간 쓴 중단편 모음집『얼마나 닮았는가』. 〈0과 1 사이〉, 〈고요한 시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로그스 갤러리, 종로〉, 〈얼마나 닮았는가〉와 같은 기존작뿐 아니라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있던 값진 단편까지 모두 모았다.

문목하 소설가는 추천사를 통해 김보영은 단편 하나에 아주 많은 심상과 다양한 감정을 배치해 (두려울 정도로) 조화롭게 엮어내는 작가인데, 그 때문인지 장편보다 중단편을 더 밀도 높게 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도 바로 그 특유의 밀도를-모든 문장 한 줄 한 줄이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고, 모든 장면이 의미와 재미와 감동 중 최소 하나 이상을 품고 있는 엄청난 밀도를- 자랑한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밀도를 보여주는 단편들과 그보다 좀 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가볍게 쓰인 엽편들이 주는 감동과 충격은 만만치가 않다. 밀도 있는 잘 쓴 글이 주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서점을 찾고 애타게 책 사이를 누비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보영의 작품은 우리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 이유 자체가 되어준다라고 이 소설을 추천하고 있다.
저자

김보영

한국을대표하는SF작가중한사람으로,팬들에게“가장SF다운SF를쓰는작가”로평가받는다.2000년대이후의신진SF작가들에게여러영향을끼쳤다.1990년대말게임개발회사에서개발자이자시나리오작가로일했다.2004년「촉각의경험」으로제1회과학기술창작문예중편부문에서수상하며작가활동을시작했다.『7인의집행관』으로제1회SF어워드장편부문대상,「세상에서가장빠른...

목차

01_엄마는초능력이있어_7
02_0과1사이_17
03_빨간두건아가씨_63
04_고요한시대_77
05_니엔이오는날_109
06_세상에서가장빠른사람_123
07_로그스갤러리,종로_179
08_걷다,서다,돌아가다_239
09_얼마나닮았는가_249
10_같은무게_341

작가의말_373

출판사 서평

우주예찬을하고싶어서
인간세상에방문한중단편의신

문학의전당에는아담한통로가하나따로나있어야한다.느리지만꾸준히일하는작가의신간이나왔을때독자가버선발로뛰쳐나와마중갈수있는통로가필요하다.아마전세계대부분의애독자가이통로를자신의것으로삼겠지만,나는조용히통로끄트머리에서하나의이름을기다리고있을것이다.이제김보영의신간이나왔으니,환호하며버선발로뛰어나갈순간이왔다.

여러선집의형식으로출간된김보영작가의다양한단편들을챙겨읽은독자들은<0과1사이>,<고요한시대>,<세상에서가장빠른사람>,<로그스갤러리,종로>,<얼마나닮았는가>와같은기존작이대부분의페이지를차지한이소설집이최신작으로느껴지진않을것이다.하지만주로서점산책을통해책을만나는독자라면쉽게발견하지못했을<엄마는초능력이있어>,<빨간두건아가씨>,<니엔이오는날>,<걷다,서다,돌아가다>,<같은무게>가새롭게읽힐것이고,무엇보다여러권의단편선집에뿔뿔이흩어져있던값진단편들이한권의책으로깔끔하게묶였으니흡족하지않을수없다.

전율을주는초기중단편들이최근하나둘새판본으로나오고있는데,이책에는그중<0과1사이>가실렸다.이단편만따로뽑아내금칠한종이에은으로글자를새겨작은책한권을만들어도충분한가치가있지만여러현실적인이유로다른단편들사이에섞여비교적겸허한형태로출간된듯하다.

이책엔마음을울렁이게하는수작들이빼곡하다.물론일부단편들은수작이라고말하기는어렵다.<0과1사이>,<세상에서가장빠른사람>,<얼마나닮았는가>는(물론이견이있을수있겠지만)수작이라할수없다.이세편은걸작이기때문이다.목차를보면알수있듯이,독자들이걸작을세편연속으로읽다가과도한희열에충격받지않도록중간중간수작을끼워넣은배려가엿보인다.

*

작가의모든출간작을통틀어상당수의작품은스포일러에유의할필요가있다.반전과트릭이잘사용되기도하지만꼭반전이있지않아도김보영의작품은사전지식없이깨끗한눈으로읽을때더깊은인상을받을수있다.

김보영작품의불가사의는감정에호소하는의도적장치를많이넣지않았는데도온갖감정을불러일으킨다는점이다.이작가는감정으로감정을증폭시키는게아니라사건으로감정을북받치게하는방법을잘안다.몇몇걸작의경우는고작삼십여페이지를읽는동안사람이느낄수있는대부분의주요한감정을모두느끼게해준다.슬펐다가분노했다가감동적이었다가애절하다가충격적이었다가너무나아름다워서가슴이울리는경험을했는데그엄청난게삼십페이지때문이라니기가찰따름이다.

김보영은단편하나에아주많은심상과다양한감정을배치해(두려울정도로)조화롭게엮어내는작가인데,그때문인지장편보다중단편을더밀도높게쓰는것처럼느껴지기도한다.이소설집에실린단편들도바로그특유의밀도를―모든문장한줄한줄이자기역할을가지고있고,모든장면이의미와재미와감동중최소하나이상을품고있는엄청난밀도를―자랑한다.거의신기에가까운밀도를보여주는단편들과그보다좀더(어디까지나상대적으로)가볍게쓰인엽편들이주는감동과충격은만만치가않다.밀도있는잘쓴글이주는행복이야말로우리가서점을찾고애타게책사이를누비는가장큰이유일것이다.김보영의작품은우리가책을사랑하는이유,소설을읽는이유에대해생각하게하고그이유자체가되어준다.

*

논리정연한(그래서아름다운)자연적현상을,비논리적인(마찬가지로그래서아름다운)삶의현상과연결지어그둘이전혀다른무언가가아니라서로이어진하나의현상임을김보영만큼탁월하게이야기하는작가는여러시대를통틀어찾기어려울것이다.과학은자연을이해하고설명하는학문이기때문에당연히그안엔인간도포함되는데,김보영이그리는인물들을볼때마다이사실을반복적으로떠올리게된다.작품속인물들은과학을하는인간이아니라과학속에존재하는인간이다.그런인간들을보는작가의시선역시마찬가지다.인간은인간적이기때문이아니라과학적이기때문에아름답다.우리가흔히인간성이라고두루뭉술하게말하는복잡한변덕과애정과고뇌는우주적스케일로보면작은과학적현상의하나인것이다.김보영의작품에서인간은과학의일부이기에아름답다.달리말하자면,무언가의일부여야만인간은아름다울수있다.김보영의세상에홀로아름답고홀로고매할수있는인간은존재하지않는다(그리고그것은진실이다).

SF가경이감을주는방식은다양하지만그중특히‘규칙을다르게설정하는것’과‘기준을다르게설정하는것’에서출발하는경우가많을텐데김보영은그둘다잘쓰는작가다.한작품에서저중하나만잘해도좋은작가인데저둘을동시에해내니솔직히어떤작가라고호명해야할지모르겠다.

우리와다른규칙을갖고살아가는사람,이곳과다른규칙으로돌아가는세상,우리의기준과전혀다른기준이‘정상’인상황에서벌어지는이야기들이아주흥미로울뿐만아니라아름답기까지하니심히놀랍다.불화하는규칙과기준때문에생기는갈등이그저격랑속에흩어지는게아니라아주아름다운장면으로,그보다더감동적인다음장면으로이어진다.마치,우주는외롭고무섭고아름다운곳이니그우주에서일어나는일들또한외롭고무섭더라도한편으론아름다울수있다고말하는듯하다.

달리무어라더쓸수있을까?이미완벽하게아름다운작품에대고어떤상찬을늘어놔봤자넋빠진감탄사밖엔안될것이다.단권으로묶이길오매불망기다렸던단편들이드디어통일된모습을갖춰출간돼서기쁘다.다른초기작들도늦지않게복간되어새로이독자들을만날수있길기대한다.김보영작가가빛나는신간을선물해줄그날을늘기다릴따름이다.

-문목하,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