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바람이 되었다

어머니는 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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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머니 일은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낮에 풀 먹여 밟기를 반복해 손질한 모시와 삼베옷을 앞 논 벼 포기 위에 널어놓았다가 밤이슬을 맞춰 촉촉해지면 숯불 다리미질을 하여 마무리 손질을 해야 했습니다. 봉숭아 꽃물을 손톱에 물들이려고 낮에 봉숭아꽃과 잎을 따 백반을 넣어 찧어놓고 손가락을 감싸줄 아주까리 잎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밤은 깊어가고 피어오르는 모깃불의 연기도 실같이 가늘어질 때쯤이면 연기를 타고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 위로 별들이 내려옵니다.
기다리다가 꾸벅꾸벅 조는 우리들 손톱에 어머니는 꽃물을 싸매주었습니다. 손톱 끝에 달린 봉숭아 꽃물은 저승 갈 때의 등불이라고 하셨습니다. 언니는 무서리 내릴 때까지 꽃물이 손톱에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그해에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나는 무명실로 꽁꽁 묶은 손끝이 저릿하고 아릿한 느낌도 예뻐질 손톱을 생각하면 즐거웠습니다.

- 본문 중에서
저자

변종옥

잔칫집에갔다돌아와주머니에서왕사탕을꺼내며‘먹어봐라.너주려고먹는시늉을하며슬쩍넣어왔단다.사람이아무리많이모여있어도우리딸보다이뿐이는없더라’하시던편파적인아버지가그립습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프란츠카프카

1부
용띠해에용꿈
우리집
우리마을
미남이네집
우리엄마
주워온아이
아버지와형제들
초등학교
내친구양순이
아버지술주정
큰엄마
친구들
언니들
빛나는시절
이모
잠적
결혼
시집살이
남편의결핵
여관건물
재회
시어머니와병
아카시아향기

2부
이사
혼돈
시아버지
셋방살이
바람
가출
사업자금
아파트를사다
간통사건
다방이모
선산
포항언니
아버지
두번째결심
흥부자
토고회
교회
친구
월세를받고싶어
복부인
엄마는바람이되었습니다
보상금
IMF
이혼

3부
날개
포장마차
큰딸햇님이의결혼
벚꽃이만발한봄날에
우리똘똘이는요
콩깍지콩이여물면
수필가되다
소설을쓰다
미완의작품

에필로그이만하면되었다

출판사 서평

‘수필을쓰면서대수롭지않게보이던사물들이새로운모습과향기로다가오는기쁨을맛보게되었다’는저자의글에는사물을바라보는저자의애정어린시선이담겨있으며저자의시선,글을매개로하여다시생생하게피어나는사물의문학적발현을찾아볼수있습니다.

문장에는저자의숨결이담겨있습니다.호흡의변화를통해,작품의분위기를조성하고,사건을변화시키며전개해나가는저자특유의숨결이작품속에그대로녹아들어있어,이숨길을따라작품을읽어나가는것또한독자에게재미로다가옵니다.짙은페이소스를통해독자를작품속으로이끄는강렬한힘이있습니다.

기쁨이오롯이담겨있기도하며,슬픔이축축하게젖어들어있기도합니다.
가슴간질이는설렘이있다가도‘바쁜애불러다놓고또안죽으면어쩌니’하는어머니의모습에서서글픔을,‘바람이라면어젯밤에너에게날아가보았을거야’하는아쉬움과애환이담겨있습니다.

기구할수도있는한인물,혹은가족사가사실적이면서도비극적이게만느껴지지않는것은저자특유의맑고순수함이내포되어있는문체때문일것입니다.

방황,좌절,욕망에서다시희망으로끝맺는저자는비극적인삶속에서도생은계속된다는인간에대한믿음과인간애를통해우리를한층더성숙하고성장하게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