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멍은 해녀 (허유미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 (허유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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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다는 해녀의 거대한 눈물 한 방울”
푸른빛 넉넉한 품 안에 사는 엄마와 딸의 숨비소리

읽기만 해도 제주의 바닷바람이 느껴지는 청소년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가 출간되었다. 제주 모슬포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해녀 딸로 살아온 허유미 시인은 자신의 체험은 물론 제주에 사는 청소년들의 웃음과 눈물, 잊혀서는 안 될 역사인 4·3 사건, 개발로 훼손되는 제주의 현실 등을 60여 편의 시에 담았다. 시집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제주어’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두 편의 시(「아직도 철없다」, 90쪽 / 「갈점뱅이」, 94쪽)는 표준어로 쓰인 시와 제주 방언을 살린 시가 나란히 실려 있어 ‘제주어’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우리 어멍은 해녀』를 통해 휴식과 낭만의 공간을 넘어 삶과 역사의 공간으로, 제주를 더 넓게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집은 ‘창비청소년시선’ 스물여덟 번째 권으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0년도 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저자

허유미

제주바닷가마을모슬포에서태어났다.수평선,물너울,등대,섬은나의첫친구들이다.말문이트였을때엄마라는말보다바다라는말을먼저했다.물질하는엄마를기다리는동안바다는파란요람,파란집,파란놀이터였다.
청소년시절유난히말수가적어부모님이걱정하셨다.말수가적은대신사람들의말을많이듣고남들이쉽게지나치는풍경이나사물을오랫동안바라보았다.그시절부터시집을읽는시간이많았다.책꽂이에시집이많아지면서시인이되겠다는꿈을갖고국문학과에진학했다.결혼과육아로꿈을잊고살다뒤늦게등단을했다.요즘은다른일보다시쓰기에골몰중이다.『우리어멍은해녀』가첫시집이다.

목차

제1부전복김밥
파도/달고기를고는밤/소라철/자매/바람에체하다/제주산꽃/수상한K아저씨/전복김밥/
서부두첫사랑/자리물회/토끼섬문주란/응원이다/동문시장다녀오고나서/봄바람불어서/산지등대

제2부바다에서는모두흔들린다
알바앓이/주먹이울었다/졸업식/산지천빗소리/한칸/바다자르기/핵꿀맛/철렁/제주항/
제주성에서다짐/바다는아빠집/우리아빠가이겼다/모둠별양식/눈번쩍/넘고,건너/비자림

제3부우리동네같지않아
아이코관광객/재활용/올레길은돌아서/노란깃발,붉은깃발/우리동네같지않아/온몸에힘을주고/
차별대우/꿈을키우는진로캠프/사왓디밧수와/제주어번역기/아직도철없다/갈점뱅이/할망손가락/
정방폭포/백비앞에서/다랑쉬굴

제4부바다는해녀의눈물한방울
눈물한방울/해녀딸/숨비기꽃/절울/비양도/가출/바다학교/숨비소리/해녀는섬이됩니다/
관세음보살자장가/소라맛보려면/배선이/엄마섬/별하나별둘/인어공주

발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제주의푸른빛이가득담긴청소년시집

2015년?제주작가?신인상과2019년?서정시학?신인상을수상하며등단하여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한허유미시인의청소년시집?우리어멍은해녀?가출간되었다.허유미시인은제주모슬포에서나고자란제주토박이이다.?우리어멍은해녀?는시인의첫시집으로,해녀의딸로살아온경험을더듬어해녀들의가파른삶과제주섬에서살아가는청소년들의이야기를감수성이돋보이는섬세한언어로오롯이담아내었다.또한제주출신인현기영소설가,이종형시인,김성라작가가각각추천사,발문,일러스트를맡아제주의푸른빛을더욱선명하게느끼게해줄것이다.이시집은‘창비청소년시선’스물여덟번째권으로,제주문화예술재단의2020년도문화예술지원사업선정작이다.

해녀엄마와섬아이들의웃음과눈물의날들

이시집은제목에서짐작할수있듯이“눈물젖은몸”(「눈물한방울」,104쪽)과“손가락마디마디파도자국주름진손”(「해녀딸」,105쪽)으로제주섬을지키며바다를일구어온해녀들에게바치는노래이다.해녀의딸로태어나성장해오는동안시인은‘해녀엄마’의삶을애잔한마음으로지켜보면서생사의경계를넘나드는순간들을제몸속에차곡차곡새겨넣었을터이다.시인은그렇게“외롭고눈물많은밤들”(「가출」,109쪽)을견뎌온해녀엄마들의삶을시로되살려낸다.

바다는해녀의
거대한눈물한방울이라서
파도는눈물한방울의
흔들거리는몸짓이어서
눈물한방울이섬을꼭안고있어서
우리는해질녘이면
눈물젖은몸으로
가족의이마를만져주어서
-「눈물한방울」부분(104쪽)
또한시인은섬아이들의고단한삶도살핀다.시집속청소년들은“탭사서인강들으려고”횟집에서“제주산꽃”이라불리며아르바이트를하고(「제주산꽃」,18쪽),“친구들이보충수업을받는동안”부두에서얼음을나르기도한다(「철렁」,52쪽).하지만“등대처럼서로를비춰주”(「자매」,14쪽)는가족이있기에“웃음은크고눈물은환하”(「한칸」,48쪽)게피어오른다.끝내좌절하거나절망하지않고거친파도를헤치며살아가는섬소년·소녀들은그렇게“한그루나무처럼혼자크는법”(「비자림」,68쪽)을터득하면서몸도마음도성숙해간다.

아직어깨가다벌어지지않고
키도다자라지않았지만
독서실알바를하면공과금은낼수있고
주말마다옆집형따라마트배달일을하면
엄마를꽁꽁얼게만드는대출이자를해결할수있다

내생애처음으로아빠가되기로마음먹은날알았다
우리가족성(城)은나다
-「제주성에서다짐」부분(56~57쪽)

제주의슬픈어제와안타까운오늘을마주하다

시인은제주와역사와현재에대해서도따끔한목소리를낸다.제주의역사를말할때빼놓을수없는것이‘제주4ㆍ3사건’이다.시인은70여년의세월이흘렀어도아직진상규명도역사적평가도제대로이루어지지않아올바른이름을얻지못한채‘사건’으로만불리는역사의현장을돌아보며피맺힌역사의슬픈이야기를들려준다.한편,무분별한개발로인한환경파괴로몸살을앓는현실을안타깝게바라보면서점점사라져가는제주의정체성에대한아쉬움을이야기한다.

어떤까닭이있어
글을새기지못하고
차가운바닥에누워있는백비에

이름없이
갓난이로불리던
아기의식은볼

그아기를안고죽은
어미의탱탱불은젖
-「백비앞에서」부분(100~101쪽)

길마다코스이름번호붙더니
전세버스타고우르르몰려다니는무리는
트럭도막아서고
지팡이도막아서고
우는아기막아선줄도모르고
널어놓은깨를툭툭치며
즐거워한다
-「올레길은돌아서」부분(75쪽)

제주어·詩지도로특별함을더한시집

시집을읽다보면곳곳에서‘제주어’를만날수있다.특히두편의시(「아직도철없다」,90쪽/「갈점뱅이」,94쪽)는표준어로쓰인시와제주방언을고스란히살린시를나란히실었다.서로비교해가면서읽다보면낯설었던말의의미가서서히다가오면서제주방언만의독특한아름다움을맛보게된다.더불어시집의앞에는시집에나오는제주의지명·장소를표시한‘詩지도’를수록하였다.시인이들려주는제주의속깊은이야기를들으며제주를걸으면그동안알지못했던새로운제주를만날수있을것이다.

너는아직도철없다
엄마손잡고학교가야되겠니

그러고싶다멸치잡이배만들어오면
엄마얼굴삼일에한번보는것같아서
-「아직도철없다」부분(90~91쪽)

니는아적도철엇다
어멍손심엉학교가사크냐

겅허고싶다멜베만들어오민
어멍?사을에?번보는거닮다
-「아적도철엇다」부분(92~93쪽)

심장씻기는바닷바람을맞게해줄시들

이시집에실린시편들은가슴시린사연조차끝내그고통을이겨내는꿋꿋한목소리가담겨있는가하면,때로는위트와유머가스며들어은근한미소를머금게한다.시인은“짜고,달고,쓴맛”이나는바닷물같은시로청소년들을만나따뜻한위로와감동,즐거움을주고싶었다고한다.시인의말대로청소년들이이번시집으로“심장이씻기는바닷바람”을맞으며상상의날개를활짝펴싱싱하고푸른꿈을키워나가기를기대한다.

그거아니큰배든작은배든
바다위에서는모두흔들린단다
흔들려야가라앉지않고
파도를거슬러대양으로갈수있단다
-「제주항」부분(54~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