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유현아 시집)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유현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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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넌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
어깨에 주눅이 붙은 그때의, 지금의, 미래의 열일곱에게
유현아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이 출간되었다. 유현아 시인은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겪는 차별과 그로 인해 주눅 든 마음, 고단한 실습 생활, 진로와 꿈에 대한 고민 등을 53편의 시로 담았다. 이 시들은 시인이 만난 십 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실제 상업 고등학교를 진학하여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시인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더불어 시인은 소외받고 어두웠던 날들이었지만 곁에서 자신을 지지해 주던 가족, 친구, 선생님 덕분에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연대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은 그동안 우리가 살펴 듣지 않았던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제대로 마주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시집은 ‘창비청소년시선’ 서른한 번째 권이다.
저자

유현아

상업고등학교회계과를졸업하고회사생활을오래했다.서른이넘어대학에서문학을전공하고글을쓰면서여전히회사에다니고있다.무뚝뚝한고양이와청소년기를지난사람과살고있다.

목차

제1부너한테고백할거야
열일곱/주눅이사라지는방법/쉬는시간/내가말안하는이유/눈깜짝할사이에벌어진일/바로너라고/고백할까?/헤어진다음날1/헤어진다음날2/속마음/교실에서잠자는이유/학교가지않은날에대한변명/내목소리들려요?/말걸기의어려움/불면의이유

제2부지옥의상담시간
최저임금인상에대한알림을읽고/근로하는삼촌노동하는엄마/나의고민/나는결코잠을자는것이아니다/입시상담/텅빈마음/사회생활/절대비밀받아쓰기1/절대비밀받아쓰기2/교복과교복사이/손님보다알바생/이건정말상상일뿐/이름표를다는시간

제3부할머니는내손을잡을때마다
배신감/엄마때문이다/할머니덕분이다/비밀번호의비밀/아빠는몰라요/오늘이사라지면좋겠다/쓸쓸한마음/명령의오류/오늘은만우절/우리는거창한여행계획을세웠다/용서하는마음

제4부엄마도엄마가처음이야

첫만남-이상한나의선생님1/관심-이상한나의선생님2/숙제-이상한나의선생님3/작별인사-이상한나의선생님4/회사다니는엄마-엄마의일기장1/밥먹고학교가-엄마의일기장2
우리둘다지각-엄마의일기장3/너의슬픔-엄마의일기장4/이비밀은딸이몰랐으면해-엄마의일기장5/연차휴가-엄마의일기장6/내딸의남자친구-엄마의일기장7/너는말못하고죽은귀신이붙었나보다

발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특성화고학생들의특별하지않은보통날을담은시집
2006년전태일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한유현아시인의청소년시집?주눅이사라지는방법?이출간되었다.유현아시인은주로소외된삶을살아가는사회적약자들의아픔을구체적으로담아내면서따뜻한인간애가물씬넘치는시를써왔다.시인의첫청소년시집인?주눅이사라지는방법?에는보통에서소외되어어깨에주눅을붙인채살아가는특성화고등학교학생들의이야기가담겼다.쉽고편안한일상의언어로그들의말과행동과내면을성실히재현한작품들이뭉클한감동과공감을자아낸다.이시집은‘창비청소년시선’서른한번째권이다.


어깨에주눅이붙은청소년들을토닥이는다정한손짓
시인은‘정보산업고등학교’에다니는열일곱살소녀‘세영이’의눈을통해그들의일상을섬세한필치로생생하게그려낸다.그들은얼마전까지같은교복을입었던친구들과다른교복을입은자신의모습에주눅들고,실습을나가면서“사회생활이라는긴그림자가나를삼키는것같”(「사회생활」)다며움츠러든다.시인은누구라도붙잡고“어떤이야기를하고싶어하는”(「학교가지않은날에대한변명」)그들이“참고참고참다겨우내뱉는말”(「너는말못하고죽은귀신이붙었나보다」)에귀를기울이고,“나에게말걸어줄그냥친구”(「속마음」)가되어그들의마음속으로한걸음더다가간다.가난때문에상업고등학교로진학해야했던아픈기억을갖고있어누구보다도그들의마음을잘아는시인은그들의아픔을연민의마음을담아따스한손길로어루만진다.

내어깨엔주눅이붙어살아요
하루도빼놓지않고어디에선가귀신처럼날아와요
깔깔웃는내얼굴에도가끔주눅이붙어요
자세히보면교복에도얼룩처럼붙어있죠

거울속그림자처럼나만볼수있다면
주눅같은건없다고거짓말칠수있는데
나만빼고다보이나봐요
어깨가슴쫙펴고다니라고
교복신경쓰지말라고
땅바닥보지말고정면만보라고
말해주는내친구등에도주눅이붙어있죠
-「주눅이사라지는방법」부분(12~13쪽)



모두가고유하게아름다운존재라는것을일깨우다
자기가무엇을잘하는지도모르고무엇이되고싶은지도모른채진학한청소년들에게학교를다니는것은그자체가고통이다.“똑같이규칙적으로지내는게싫”(「나의고민」)고“실습실에서엉덩이에쥐가나도록실습을해야”(「교복과교복사이」)하는현실이괴롭고,무엇보다“내가뭘좋아하는지모르는것이/가장힘들고”(「나의고민」)슬프다.그렇지만시인은어떤특성화고학생도,어떤십대도,나아가어느누구도‘아무것도아닌존재’가될수없고,되어서도안된다고말한다.그리고누구나소중하고아름다운존재가될수있다는것을일깨운다.

신발들이무심히밟고지나가는

보도블록과보도블록사이

초록이가득한한가운데아주작은하얀꽃하나가살랑거렸다

꼭나같았다눈물이찔끔났다
-「숙제-이상한나의선생님3」부분(78쪽)


교복입은나를보며엄마가눈물한방울슬쩍떨어뜨리는걸봤어
문제아였던나는고등학교에갈수있을지가문제였거든
너희들은믿을수없겠지만
그힘으로계속너희들과같은버스를타는거라고

그러니까버스안서열은그냥대충넘어갈래
-「교복과교복사이」부분(48~49쪽)


그때의열일곱,지금은엄마가된그녀의딸을향한사랑
시집에는사춘기고등학생딸을둔과거의열일곱소녀,엄마의이야기도담겨있다.연작시「엄마의일기장」에는‘나’에게는늘“잔소리쟁이”(「절대비밀받아쓰기1」)지만“손으로만질수없는슬픔”(「너의슬픔」)을어루만져주기도하는애틋한엄마의마음이따뜻하게담겨있다.늘티격태격하지만딸과엄마의대화에서는끈끈한가족애를엿볼수있다.불만투성이지만여린심성을가진딸은창밖을보며혼잣말로쓸쓸하다고말하는엄마의마음을헤아려보고,회사에다니는엄마는“말한지백만년은된것같”(「연차휴가-엄마의일기장6」)은딸과대화하기위해하루휴가를내기도한다.

부엌작은창문으로먼곳을멍하니바라보면서
엄마는가끔씩혼잣말로“쓸쓸해.”라고한다
내가그말을듣는지모를거다

(중략)

“엄마,왜쓸쓸해?”물어보면
“엄마가언제그랬어?”버럭한다
엄마는엄마마음을모르는것같다
-「쓸쓸한마음」부분(68쪽)


아프다며학교에가지않겠다고
돌아누워이불을뒤집어쓴너의어깨를보고

이마에손을얹어보아도뜨겁지않고
기침을하나귀를입에대보아도
씩씩대는숨소리만들렸다

손으로만질수없는슬픔이있는것같았다
-「너의슬픔-엄마의일기장4」전문(84쪽)


지금,그리고미래의열일곱에게
“초등학교땐아이돌스타가되고싶었”고“중학교땐돈잘버는스타강사가되고싶었지”만고등학교에올라와꿈을잃었던‘세영이’는“꿈이뭐냐가아니라어떻게살고싶냐”는선생님의물음에정신이퍼뜩들어비로소“생각이라는걸하기시작”(「첫만남-이상한나의선생님1」)한다.택배노동자삼촌에게“삼촌처럼힘들게사는게무서워”(「열일곱」)라고말하던소녀는“차가운바다에서따뜻한별”(「이름표를다는시간」)이된중학교단짝친구를그리워하며친구의이름표를가방에달고다니고,이스라엘군저격병의총알을맞고숨진팔레스타인여성간호사‘나자르’를생각하며눈물을흘리기도한다.열일곱소녀는“난씩씩해서울지도않을거”(「이름표를다는시간」)라다짐하면서그렇게성장해간다.이시집을읽는청소년들도‘세영이’처럼성장해가면서자기자신에게“말거는연습”(「말걸기의어려움」)을하게되기를바란다.무엇에도주눅들지않고어깨를활짝펴고미래를향해씩씩하게나아가는길에이시집이힘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