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예언 문제집 (함기석 시집)

수능 예언 문제집 (함기석 시집)

$10.00
Description
“이 버스 어디까지 가요?”
“네가 상상하는 곳, 이 세상 끝까지!”
입시 사막에 떨어진 그들의 오아시스 찾기
함기석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수능 예언 문제집』이 출간되었다. 함기석 시인은 입시 전쟁을 치르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단한 일상과 불안한 심리, 그 가운데에서도 그들의 내면에 살아 숨 쉬는 선한 심성과 꿋꿋한 마음 등을 48편의 시로 담았다. 시인은 캄캄한 미로 속에 갇힌 채 허덕이는 청소년들의 삶 속으로 성큼 들어가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한다. 더불어 시인은 오늘 밤 어둠이 깊을수록 내일 아침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 빛은 더욱 밝고 눈부시니, 나의 미래, 나의 운명을 스스로 앞서 찍는 새로운 마침표가 되어 당당히 문장의 맨 앞에서 살라고 이야기한다. 『수능 예언 문제집』은 외롭고 쓸쓸한 사막에서 제 길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다. 이 시집은 ‘창비청소년시선’ 서른두 번째 권이다.
저자

함기석

충북청주에서태어나자랐다.중학교때미술선생님눈에띄어반강제로미술반에서활동했고고등학교때는축구에미쳐해가질때까지운동장을휘젓고다녔다.야자시간엔몰래교실을빠져나와학교주변의과수원들을순방하며사과를따먹었다.결국엔걸려서정학을받고날마다긴반성문을썼는데내글을본공범친구들은감동적이라며낄낄거렸다.2학년때부터연마해온연애편지대필실력을이런데써먹을줄이야.그때의편지쓰기와반성문쓰기가훗날시쓰기로이어진것같다.친구들보다조금늦은나이에한양대학교수학과에입학하여4학년이던1992년에『작가세계』를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그동안시집『국어선생은달팽이』,『착란의돌』,『뽈랑공원』,『오렌지기하학』,『힐베르트고양이제로』,『디자인하우스센텐스』,동시집『숫자벌레』,『아무래도수상해』,동화『상상력학교』,『코도둑비밀탐정대』,『황금비수학동화』,『크로노스수학탐험대』등을출간했다.눈높이아동문학상,박인환문학상,이형기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엘리베이터는멈추지않고
모의고사보는날/영어시간/물개동물원/사과나무/입은/턱걸이/방탄축제/효자/우울해서/엘리베이터/하모니카부는참새/사자우리

제2부꿈속에서나는새가되어
불면증/공각기동대/영혼매매계약서/페르소나/시베리아허스키/엄마랑싸운날/이상하고신기한버스/수능예언문제집/공황장애진단테스트/뫼비우스병원/전화해볼까/나는누구-네모로직놀이

제3부아,기적이일어났으면
내일/저녁의수채화/미술실에서/「만종」감상/오비어스/참새잠/소개팅/질투/결전의날/책무덤/저녁항구/성탄전야

제4부아픈발을씻고아픈날개씻고

떠오르지않는배/교실엔나혼자/살구꽃반아이들/선생님의슬픈소원/천국/슬픈거인/부활절/고마운감자/꿈꾸는나무/나의생일/사랑/새로운마침표

해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청소년들의어두운현실을애틋한마음으로품어안는시집
1992년?작가세계?를통해등단한이후한국시단에서유니크한시인으로손꼽히는함기석시인의청소년시집?수능예언문제집?이출간되었다.함기석시인은그동안기발한발상과수학적사유를바탕으로언어의한계와가능성을탐색하는실험적인시세계를선보였다.첫청소년시집인?수능예언문제집?에서는선명한이미지와평이한어법으로사막같은현실속에서괴로워하고방황하고고민하는청소년들의모습을사실적으로그려냈다.“수면에활짝핀연꽃의아름다움”보다는“어두운바닥에서연뿌리가겪는고통”(시인의말)을애틋한마음으로품어안는시편들이뭉클한공감을자아낸다.이시집은‘창비청소년시선’서른두번째권이다.

‘입시지옥’에서살아가는청소년들의삶
‘수능예언문제집’이라는독특한제목이말해주듯이이시집은“영원히끝나지않을전쟁”(「모의고사보는날」)같은‘입시지옥’에서살아가는청소년들의삶을그리고있다.“청소년시를쓰면서어른으로서의자책과반성이더커졌다”(시인의말)는시인은캄캄한미로속에갇힌채허덕이는청소년들의삶속으로성큼들어가그들의아픔을함께하고자한다.청소년들이겪고있는고통스러운현실을냉철한시선으로직시하면서“부표같은작은책상에묶여”‘대학입시’라는“망망대해를아슬아슬떠다니는중”(「영어시간」)인수험생들의고단한일상과불안한심리를섬세한필치로보여준다.

오전8시,마시면배탈설사나는흰우유같고

오전9시,시험지는이상하고커다란글자의늪같고

오전10시,문장들은끊어지지않는길고매운쫄면같고

오전11시,아는문제하나없어텅빈운동장만쳐다보고

아아12시,햇살은선인장가시처럼살을콕콕찌르고
-「모의고사보는날」부분

오늘날청소년들의초상은어떤모습일까?시적화자‘나’는“정육점식당갈고리에걸린/9등급고깃덩어리같”(「우울해서」)다고자조하거나,“육체는인간”이지만“정신은인공기계”(「공각기동대」)에불과하다고느끼기도한다.“압축되어쪼그라드는/빈우유팩같”은‘나’는“밑으로/밑으로”하염없이“계속침몰하는”(「엘리베이터」)존재이며,“똑같은계단을똑같은동작으로/수십번수백번반복해서오르락내리락”하는“무기수같”(「시베리아허스키」)은‘개’에비유되기도한다.지평선너머로지는노을을보며아름다움을느끼기는커녕“밑으로떨어지지않으려고/바들바들”(「턱걸이」)떠는자화상을보기도한다.이렇듯입시지옥에서살아가는청소년들의삶은황량한‘사막위의생’과다름없다.

저녁해가
지평선에목을걸고

밑으로떨어지지않으려고
바들바들떤다

다리를오징어처럼배배꼬고
낑낑거리는8등급나처럼
-「턱걸이」전문

입시사막에서오아시스찾기
그러나‘사막위의생’을살아가는청소년들의삶이절망과좌절속에만빠져있는것은아니다.사막안에푸른오아시스가숨겨져있듯이그들의내면에는“봄햇살처럼얌전하”(「물개동물원」)고선한심성과“시험이나를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노하지말자”(「우울해서」)는꿋꿋한마음이살아숨쉰다.‘성적’과‘대입’이라는암울한현실앞에서끝없이절망하고불안해하지만청소년다운풋풋함과발랄함으로메마른삶에생기를불어넣으며,“물새처럼날개를펼”쳐그들이“상상하는곳,이세상끝까지”(「이상하고신기한버스」)힘차게날아오른다.그리고이제,“나의미래나의운명을스스로앞서찍는”“새로운마침표”가되어당당히“문장의맨앞에서살”(「새로운마침표」)기로다짐한다.

그때모래속에서19번버스가부르릉솟아나오더니
틀니낀기사할머니가커다랗게소리친다
뭐해?오줌다쌌으면타지않고!
우리가얼른올라타자버스는물새처럼날개를펼치더니
호수위를신나고빠르게달린다
물결따라은빛물고기들이제트스키처럼쌩쌩날고
차창으로들이치는물보라에얼굴이함빡젖은채
나는기사할머니에게큰소리로묻는다
할머니,이버스어디까지가요?
네가상상하는곳,이세상끝까지!
-「이상하고신기한버스」부분

기적을부르는슬픈소원
‘세월호’를소재로한4부의시들은한결같이가슴을저미는슬픔으로가득차있다.그해사월의차가운검푸른바닷속에서“왜아무도우릴데리러안오는걸까?”(「떠오르지않는배」)묻는어린영혼들의가냘픈목소리가생생하게들려오는듯하다.“살려달라고,잠긴배문을쾅쾅두드렸을아이들”(「슬픈거인」)의멍든주먹손이눈앞에아른거리고,세월이흘러도썩지않는비통한슬픔에젖어단‘5분간’만이라도“기적이일어났으면”(「참새잠」)바라는시인의애달픈목소리가먹먹한울림으로다가온다.6년전봄,그날의참사를되새기며시인은“죽은나뭇가지속어린싹들이/춥고어두운잠”에서깨어나기를간절히빌며해마다돌아오는사월을“부활의달”(「부활절」)이라슬피노래한다.

5분간,
밤낮이바뀌고하늘과바다가바뀌면
그캄캄한밤바다밑에도태양이환히빛나겠지
그럼색색의물고기가되어떠도는
너희를다시볼수있을까

5분간,5분간
지상의모든바닷물이흙으로바뀌면
바다엔너희닮은예쁜꽃들이생글생글피어나겠지
그럼꽃길마다까불까불뛰놀며장난치는
너희를다시볼수있을까
-「선생님의슬픈소원」부분

우리가상상하는곳,이세상끝까지
“수능만점의특수임무”를받고서“끊임없이입력-출력-검사를반복해야하는”(「공각기동대」)학업스트레스에시달리면서꿈과미래를잃은채살아가는청소년들에게시인은“너무절망하지말라”는위로의말을건넨다.이쯤에서청소년들에게말해주고싶다는‘시인의말’이절실하게와닿는다.시인의말처럼“눈앞의장밋빛성공이먼미래의꿈과비전을반드시보장하는것도아니고,눈앞의먹구름낀암울한성적표가미래의꿈과희망을좌절시키는것도아니”다.“오늘밤어둠이깊을수록내일아침지평선위로떠오르는태양빛은더욱밝고눈부시”리라는시인의마지막말이외롭고쓸쓸한사막에서제길을찾는청소년들에게용기를북돋는“한줄기구원의빛”이되리라믿는다.

.내이름은마침표
.나는언제나문장끝에살았다
.나는언제나글자들뒤에서조연처럼살았다
.나는이제나의위치를스스로바꾸기로결심했다
.나는이제문장의맨앞에서살겠다
(중략)
.나는이제과거의내가아니다
.나는과거의마침표를끝마치는새로운마침표
.나의미래나의운명을스스로앞서찍는
.내이름은도전하는마침표
.이제이것이나다
-「새로운마침표」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