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함께 걷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16.97
저자

백수린,이유리,강석희,김지연,천선란,김사과,김혜진

2011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거짓말연습」이당선되면서등단했다.소설집『폴링인폴』,『참담한빛』,『여름의빌라』,중편소설『친애하고,친애하는』,짧은소설『오늘밤은사라지지말아요』,번역서『문맹』,『여름비』를출간했다.젊은작가상,문지문학상,이해조소설문학상,현대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제45회이상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머리말·따뜻함으로가득찬관계를꿈꾸며

백수린·고요한사건
이유리·치즈달과비스코티
강석희·우따
김지연·굴드라이브
천선란·그림자놀이
김사과·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
김혜진·축복을비는마음

출판사 서평

백수린,이유리,강석희,김지연,천선란,김사과,김혜진작가가전하는
우정과친구에대한이야기들

우정을테마로한단편소설7편을엮은『함께걷는소설』이출간되었다.독자들의좋은친구인젊은작가7인,백수린·이유리·강석희·김지연·천선란·김사과·김혜진은7편의작품으로우정과친구에대한이야기를들려준다.흔히우리는친구의범위를‘나이가비슷한사람’으로좁게보는경우가있다.이때문에우정역시협소하게생각하기도한다.하지만『함께걷는소설』속작품들은청소년기의추억,조금이상한사람들간의공감,인종차별적인환경속연대와성장,용서하지않는데서시작하는새로운관계,한친구를향한수십년의그리움,누군가에대한동경과절망,일하는사람들간의동료애등다채로운모양으로우정을그려낸다.친구를가장우선시하는시기를보내고있을청소년과사회에서새로운이들을많이만나고있을2030독자들에게이책은든든한길동무가되어줄것이다.

이책은창비교육에서출간하는테마소설시리즈의일곱번째책으로,노동을주제로한『땀흘리는소설』,사랑을주제로한『가슴뛰는소설』,재난을주제로한『기억하는소설』,생태·환경을주제로한『숨쉬는소설』,여행을주제로한『여행하는소설』,이별을주제로한『손흔드는소설』의후속이다.

어떤우정은나를숨쉬게하고
어떤친구는나를성장하게한다

우정,하면많은이들이떠올릴만한장면을생각해보자.서로다른배경을가진아이들이만나가까워지고,한시절을서로덕분에무사히지난다.그리고시간이흐르면아이들은흩어진다.백수린의「고요한사건」은그런이야기를담고있다.“소금고개에서살던시절에대해서라면사실해지와무호를빼놓고는이야기할수가없다.”(14쪽)에서시작해“우리는이제몇년의시간이흐르지않아완전히다른길을걷게될것이며,더이상우리의인생은겹쳐지지않을거라는사실을내가너무오래전부터알고있었다”(35쪽)로흐르는이야기는학창시절친구들에관한제법익숙한기억이다.

‘비정상’으로치부되는존재들이서로이해하며친구가되기도한다.이유리의「치즈달과비스코티」에는돌과대화하는‘나’와애니메이션「월리스와그로밋」을좋아하는‘쿠커’가등장한다.‘쿠커’와전혀친해질생각이없던‘나’는“생전처음으로나를믿는다고말하는사람을만났기때문”(71쪽)인지보름달이뜰때마다달로날아간다는‘쿠커’의고백에“아주조금은쿠커를이해할수있을것같기도”(75쪽)하다고생각한다.이해와공감이우정의시작이라는것을보여주는장면이다.

강석희의「우따」는프랑스파리의명문학교에공기처럼존재하는인종차별을그린다.‘나’는‘우따’와친해지고싶어하는데,그까닭은인종적인친밀감보다인간적인호감에가깝다.“우따는좋은향기를내며간결하게움직였다.그몸동작들이아주매력적이어서단하루,아니고작몇시간나란히앉았을뿐인데도거부할수없이우따를좋아하게되었다.”(83쪽)얼마지나지않아‘우따’는프랑스를뒤흔든사건을일으킨다.‘나’는“더나은무엇이되자.그때만나자.”(98쪽)라는‘우따’의말을곱씹으며성장하고자한다.이는친구를통해우리가성숙해질수있다는가능성을보여준다.

때로는상처받을수도있지만벗과함께하는일의의미를보여주는이야기들

청소년기에친구에게이유도모른채미움받아본기억은많은이들이가져봤을것이다.김지연의「굴드라이브」는고향에방문한‘나’가고등학교시절의‘반장’과재회하며일어나는일을담는다.‘반장’은갑자기‘나’에게“고등학교다닐때니를엄청싫어했”(124쪽)다며“용서해줄수있”(124쪽)느냐고묻는다.‘나’는“반장은너무티를냈다.”(124쪽)며사과를받아주지않는다.하지만고향을떠나며줄곧‘나’는‘반장’을생각하고,메시지를보낸다.‘반장’은“용서는안해줘도되니까그냥와.”(130쪽)라는답장을보낸다.시간이지났어도상처준이는사과를할수있고,상처받은사람은그렇다고해서꼭용서를하지않아도된다.거기서부터새로운우정이시작되기도하기때문이다.

천선란의「그림자놀이」는우주에서“생을며칠남기지않고”(160쪽)돌아온‘도아’와지구에서그를기다린‘이라’의마지막을그린다.‘도아’가떠난뒤,지구에서는“타인의감정을공감할수없게”(135쪽)되는수술이퍼진다.수술후변한‘이라’를만난‘도아’는“여기로돌아오는동안줄곧상상했던너와의재회는이게아니었”(152쪽)다고한다.‘이라’는자신이힘들때마다자신을따라하며“이렇게하면네가얼마나아픈지조금알것같아.”(162쪽)라고말했던‘도아’를떠올리며자신도그를이해하려애쓴다.둘사이의우정은생각보다깊었나보다.‘이라’는결국“우리사이의가장강력한감정하나가,내모든것을원상태로돌려놓을지도모르겠다.”(172쪽)라고말한다.

한편친구를동경하는마음이강한탓에인생의방향이바뀔수도있고그본모습에실망할수도있다.김사과의「예술가와그의보헤미안친구」는이러한친구들의이야기를그려낸다.“이수영은한비의과격함에감명받았다.한비는이수영의현실성이놀라웠다.아주가까운곳에서미지의세계를발견한둘은감격했다.”(186쪽)이렇게요란하게시작한둘의우정은“뭐그딴미친인간들이다있어!”(209쪽)라는‘이수영’의절규로치닫는다.“한비가아니라면이수영은번듯한공무원이되어책임감있는멋진남편을갖게되었을까?”(199쪽)판단은읽는이의몫이다.

어디로가는지알수없는삶일지라도내편인친구가주는든든함

많은이들이어른이된후만나는사람들과는‘진짜친구’가될수없다고말한다.하지만일하다만난이들이동료애를느끼는것역시우정이다.김혜진의「축복을비는마음」은그이야기를담고있다.‘인선’은우연히함께일하게된‘경옥’이마음에들지않는다.하지만“이일에정말소질있으신거같아요.지난번에저완전깜짝놀랐잖아요.”(223쪽)라고말하는‘경옥’덕분에‘인선’은일을하며“이상하게짜증이나지않았”(224쪽)고“여느때처럼울분이치밀지도않았다.”(224쪽)그리고자신과는다르게“추가로수당주셔야해요.”(225쪽)라고하는‘경옥’의말을들을때면“지금껏자신이당연하게해왔던일의수고와비용을따져”(226쪽)보게되었다.이후‘인선’은‘경옥’과함께일한다.두사람모두지금하는일을좋아하지않지만,함께걷는이길에서만큼은서로에게비빌언덕이되어준다.

일곱편의작품중당신이경험한우정과당신이아는친구들의모습을담은작품이있다면좋겠다.없어도괜찮다.당신의이야기로새로운우정을그려볼수있을테니까.언제,어디서,누구와,어떻게만났든서로의마음한조각을나눠가졌다면그들은당신의친구이다.당신이걷는이길이부디동무와함께여서더안온하길바란다.

엮은이의말

“삶의목표가‘자기자신으로사는일’에있다면내가어떤사람인지알게해주는우정을잘가꾸어가는일은삶에서꽤중요한일입니다.여기에담긴이야기들을통해벗과함께하는일의소중함을느낄수있었으면합니다.때로상처받을수도있겠지만눈물의강에휩쓸리지않고빛나는돌멩이몇개를건져올릴수있음도알게되길바랍니다.

어느소설가는‘나와관심사사이의상관관계’로나자신을설명할수있다고말합니다.내가좋아하는것들을파고드는것이나자신에대해서술하는것과다르지않기때문입니다.우리의수많은관심사중하나가친구라면그는이미당신과닮아있을것입니다.이름을불러주고‘단하나의눈짓’이되어준소중한친구들과의인연을이어나가고,새로운우정을알아볼줄아는마음이여러분에게자라난다면참좋겠습니다.이책속다양한만남들이진정한우정을소망하는독자에게하나의대안으로존재할수있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