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끌어안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17.00
Description
“잘 있으래. 어디서든 잘 있어 달래.
그러면 자기가 무척 기쁠 거래.”
각자의 온도로 서로를 끌어안는, 오늘을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
가족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엮은 『끌어안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가 사랑하는 작가 정지아, 손보미, 황정은, 김유담, 윤성희, 김강, 김애란은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시선에서 다양한 가족의 삶을 그려 내며 인간을, 나아가 세계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오늘날 가족이 지니는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독자들에게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하고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가족의 모습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세상의 모든 가족이 그러하듯, 이 책 속 가족들도 각자 그 가족만이 안고 있는 저마다의 다른 이유로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 삶의 장면에는 희로애락애오욕 등 다채로운 감정이 녹아 있고, 우리는 그 장면을 엿보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층위의 삶과 인간의 본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끌어안는 소설』이 그리는 가족의 삶에는 가족의 의미와 형태, 기능은 물론이고 가족의 갈등과 화해, 상실과 치유, 화합과 포용의 모습 또한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전통적 가족 형태를 대신하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가능성과 확장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소박한 담론의 장이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으로, 노동을 주제로 한 『땀 흘리는 소설』, 재난을 주제로 한 『기억하는 소설』, 생태를 주제로 한 『숨 쉬는 소설』, 우정을 주제로 한 『함께 걷는 소설』의 후속이다.

저자

정지아,손보미,황정은,김유담,윤성희,김강,김애란

1990년『빨치산의딸』을펴내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행복』,『봄빛』,『숲의대화』,『자본주의의적』,장편소설『아버지의해방일지』등을썼다.김유정문학상,심훈문학상,이효석문학상,한무숙문학상,올해의소설상,노근리평화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머리말

정지아말의온도
손보미담요
황정은모자
김유담멀고도가벼운
윤성희유턴지점에보물지도를묻다
김강우리아빠
김애란플라이데이터리코더

출판사 서평

당신에게가족은어떤의미인가요?

가족은우리가세상에태어나처음으로맺는인간관계의그물이다.다른공동체가개인의선택으로이루어지는것과달리가족은혈연으로맺어지는,누구도피할수없는숙명적만남에기반한다.그렇기에우리는가족을너무도당연하게함께살아가는사람으로인식할뿐,애써그의미나가치등을찾지않는다.만약누군가가‘당신에게가족은어떤의미인가요?’라고묻는다면쉽게답할수없는이유도여기에있다.‘가족’이라는단어만큼이나정의내리기어려운단어가또있을까?가족이란단어를곱씹을수록,이단두글자에서세상을살아가며느끼는모든감정이떠오를지도모른다.『끌어안는소설』은당신이이질문에대한답을다양한관점으로생각해볼수있도록이끈다.

『끌어안는소설』은우리시대가사랑하는작가정지아,손보미,황정은,김유담,윤성희,김강,김애란이각자의시선에서가족을그려낸작품을모은소설선집이다.‘이책을통해작가들은오늘날가족이지니는가치와의미를돌아보고,독자들에게‘당신에게가족은어떤의미인가요?’하고질문을던진다.이책은다양성을바탕으로가족이라는보편적공동체의삶을살피는데,여기에는가족의형태와기능은물론이고가족의갈등과화해,상실과치유,화합과포용의모습이담겨있다.또한우리가흔히가족하면떠올리는전통적인형태의가족을대신하는새로운형태의가족의성립가능성과그확장은어디까지인지에대한소박한담론의장이펼쳐져있다.이책을통해만나는일곱가족의삶의장면을엿보며우리는다시금가족의의미에대해되새겨볼수있을것이다.

가족이란이름의끌어안음

국어사전에따르면가족은‘주로부부를중심으로한,친족관계에있는사람들의집단.또는그구성원.혼인,혈연,입양등으로이루어진다.’라고정의되어있다.그런데이책속의가족은이정의만으로정의하기에는부족하다.『끌어안는소설』속7편의소설은각자의방식으로가족을,나아가인간과세계를끌어안는모습을보인다.

정지아의「말의온도」은자신의삶은뒤로한채남편에게,또는자식에게모든것을맞춰가며살아야했던늙은어머니의삶을이제는나이가들어자신도어머니가된딸의시선에서그려낸다.이작품속어머니는삼시세끼남편과자식들의입맛에맞춰밥을차리던,좋은것은자식들에게모두양보하며살아온그시절어머니의삶그것이다.여든이넘은나이가되어서야자신이좋아하는반찬이무엇인지알게된,“늙음에있어서는”“선배”가된어머니의삶을,그시절우리엄마들의삶을오롯이끌어안는다.

손보미의「담요」는아들이좋아하는록밴드의콘서트에갔다가사고가나는것으로이야기가시작된다.아버지는이사고로아들을잃고상실감에빠져살아가고,그이야기를전해들은‘나’는그삶을훔쳐소설을써내유명작가가된다.그러나이작품은단순히상실감만을그리지않는다.아버지는아들이죽던날아들에게건넸던담요를,추위에떨고있는젊은부부에게건네며,타인에대한애정으로그상실감을끌어안는다.

황정은의「모자」는자꾸만모자로변할수밖에없는연약한아버지의삶을끌어안는다.정확히알수없는이유로,불쑥모자로변해버리는아버지는,자신의의지와상관없이모자가된다.널브러진모자는이리치이고저리밟힐수밖에없는데,이모자는한없이힘없는,처량해져버린아버지의처지를드러낸다.갑자기모자로변해버린아버지를자식들은무심코밟아버리기도하지만,아버지가왜모자로변하는지애정어린시선에서고민하고,투덜거리지만이사를가고,못을뽑는등그삶을이해하기위해애쓴다.

김유담의「멀고도가벼운」은어릴적자신에게큰영향을끼친‘보배이모’의삶을그린다.남편은뉴질랜드에있고,사촌동생보배와고향으로돌아온이모는억척스럽게살아간다.그런이모를엄마는못마땅해하지만‘나’는그삶에서가능성을엿본다.이제는인스타그램속사진으로만이모의삶을엿보지만,그러면서‘나’는“먼곳에있는”이모에게“다정한마음과응원을보내는행위”를통해자신의“일상에도약간의온기”를느끼며이모가보내온양모이불처럼포근하게,그리고따뜻하게이모의삶을끌어안는다.

윤성희의「유턴지점에보물지도를묻다」는새로운가족형태의가능성을끌어안는작품이다.이작품에서이니셜로지칭되는,새로운가족의형태를보여주는인물들은모두전통적개념의가족에서벗어난존재들이다.이4인조인물들의우연한만남과이들이기차,찜질방,트럭등여러공간을떠돌며살아가는삶,무작정보물을찾아떠났다가보물지도를버리고현실의삶을꾸려나가는모습은처연하지않고상쾌하기만하다.그들이함께살아가는이야기속에서우리는새로운가족공동체의가능성을엿보게된다.

김강의「우리아빠」는“생산인구의감소,노인인구의증가,출생률저하라는현실에부딪”힌미래사회의가족을그린다.2030년,국가는정책적으로‘우리아빠’의정자와‘우리엄마’의난자를수정하여‘우리아이’를생산해사회에편입시킨다.이작품은‘우리아빠’를직업으로살아가는‘나’를통해국가권력이우리삶에어떤영향을끼치고,어떻게계급재생산에관여하고있는지여실히보여준다.그리고이과정에서현실이된가족공동체의존속문제를끌어안는다.

김애란의「플라이데이터리코더」는한번도본적없는엄마의안녕을끌어안는다.이작품은플라이데이터리코더37번지,파란색슬레이트지붕집에사는아이에관한이야기다.엄마이야기는꺼내지도못하게하는,아들을잃고며느리까지떠나보낸할아버지와백과사전을읽어모르는것이없는삼촌과함께사는아이는한번도엄마를본적이없다.그러나우연히발견한추락한비행기의블랙박스가엄마라는삼촌의말에따라블랙박스를엄마로여기며,“어디서든잘있어주세요.그러면…….나도무척기쁠거예요.”라고말하고는엄마에게입맞춰주며이별한다.

이책속의가족들은각자그가족만이안고있는저마다의다른이유로부대끼며살아간다.그삶의장면에는우리가살아가며느끼는모든감정이녹아있다.우리는그장면을엿보며누군가의얼굴을떠올리기도,가족과함께했던시간을그리워하기도할것이다.그리고그과정에서자연스럽게다양한층위의삶과인간의본성을새삼깨달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