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방황하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17.00
Description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을 종류의 눈물이 차오르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오늘도 삶의 방향을 찾아 방황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
방황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엮은 『방황하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소설집에는 정지아, 박상영, 정소현, 김금희, 김지연, 박민정, 최은영 작가가 그려 낸 방황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방황을 청소년기의 전유물로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방황하는 소설』 속 작품들은 기억 상실로 인한 방황, 사회 초년생의 적응과 방황, 트라우마로 인한 방황, 인간관계에 대한 방황 등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방황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크고 작은 관계를 쌓아 가며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을 청소년과 2030 독자들에게 이 책은 작은 용기와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오는 방황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불행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으로, 노동을 주제로 한 시리즈의 첫 책 『땀 흘리는 소설』, 재난을 주제로 한 『기억하는 소설』,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우리 사회가 함께이길 바라는 『공존하는 소설』 등의 후속이다.

저자

정지아외

저자:정지아

1990년『빨치산의딸』을펴내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행복』,『봄빛』,『숲의대화』,『자본주의의적』,장편소설『아버지의해방일지』등이있다.김유정문학상,심훈문학대상,이효석문학상,한무숙문학상,올해의소설상,노근리평화문학상등을수상했다.



저자:박상영

2016년문학동네신인상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알려지지않은예술가의눈물과자이툰파스타』,연작소설『대도시의사랑법』,『믿음에대하여』,장편소설『1차원이되고싶어』,에세이『오늘밤은굶고자야지』,『순도100퍼센트의휴식』등이있다.젊은작가상대상,허균문학작가상,신동엽문학상을수상했다.



저자:정소현

2008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양장제본서전기」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실수하는인간』(개정판『너를닮은사람』),『품위있는삶』,중편소설『가해자들』등이있다.젊은작가상,김준성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현대문학상을수상했다.



저자:김금희

2009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너의도큐먼트」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센티멘털도하루이틀』,『너무한낮의연애』,장편소설『경애의마음』,『복자에게』,연작소설『크리스마스타일』등이있다.신동엽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현대문학상,김승옥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저자:김지연

2018년단편소설「작정기」로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마음에없는소리』,장편소설『빨간모자』,중편소설『태초의냄새』등이있다.제12회,제13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저자:박민정

2009년단편소설「생시몽백작의사생활」로『작가세계』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유령이신체를얻을때』,『아내들의학교』,『바비의분위기』,장편소설『미스플라이트』,『서독이모』등이있다.김준성문학상,문지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현대문학상을수상했다.



저자:최은영

2013년작가세계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시작.소설집『쇼코의미소』『내게무해한사람』『아주희미한빛으로도』,장편소설『밝은밤』등이있다.허균문학작가상,김준성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대산문학상등을수상.



엮음:이제창

영남공업고교사



엮음:김언동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교사



엮음:박미진

대구예담학교교사



엮음:박소영

왕선중교사



엮음:홍재봉

달구벌고교사



엮음:서정윤

대구국제고교사

목차

머리말흔들리며피는모든꽃을응원하며

정지아존재의증명
박상영요즘애들
정소현엔터샌드맨
김금희월계동(月溪洞)옥주
김지연먼바다쪽으로
박민정세실,주희
최은영파종

출판사 서평

세상은그대로인데,나만아프고나만힘들다
그러나방황의끝에는희망의얼굴이고개를내민다

삶은방황이며방황은곧삶의일부이다.어쩌면삶의목적은무언가를찾아내는것이아니라방황하는것일수도있다.방황하지않고,우리는그어디에도도달할수없다.모든방황은새로운발견의시작이다.여기자신의존재를송두리째잊어버리고자신을무엇으로증명해야하나고민하는주인공이있다.그의이야기로방황의문을열어본다.정지아의「존재의증명」은어느날갑자기기억상실증에걸린‘그’를통해나는누구인지,무엇으로나를증명해야하는지에대해말한다.“왜왔는지도무지기억나지않았다.여기가어딘지도알수없었다.머릿속이구름에잠긴알프스같았다.”(14쪽)자신의근처에있는물건과소지품을통해자신을떠올리려하지만잘되지않는남자,그러면서도커피나커피잔,디자인의자와소파등의취향을확인해가며기억나지않는자신에대해만족스러워한다.결국파출소에서한차례소동을겪은후남의도움을받아가까스로찾아간집에서‘그’는소파에누워편한잠에빠져든다.“기억은사라져도취향은사라지지않는다.”(37쪽)라고생각하며.다음날자신이누구인지알게되든아니든,‘그’에게나를증명하는것은이제중요한문제가아니다.

정소현의「엔터샌드맨」은비극적인폭발사고로건물이무너져잔해에깔리면서친구‘은하’는죽고자신만살아남은‘지수’의트라우마와방황을그린이야기이다.폭발사고때‘은하’와이야기를나누다먼저생존해‘은하’를찾아내려던‘지훈’은그‘은하’는죽었으며,자신이나중에이야기를나눈사람이‘은하’가아니라‘지수’임을알게된다.잔해속에서구출을기다리며둘이,아니셋이불렀던그노래,엔터샌드맨.‘지수’와‘지훈’은같은처지에서비슷한트라우마를겪으며서로의곁에있어준다.그러나그것이함께나아가는걸음은되지못한다.‘지수’는현실을외면하고자신이생각한세상에서살기를바랄뿐이다.‘지훈’의기이한죽음이후에야‘지수’는비로소“사고이후처음느낀아주명징하고단단한고통”(128쪽)을느낀다.‘지수’는당분간절망하겠지만이제진짜세상으로걸어나올수있을것이다.혼자서도.

최은영의「파종」은학대하는아빠,일찍돌아가신엄마를대신해자신을보살펴준오빠의사랑을떠올리며주인공‘그녀’가자신의아이‘소리’와화해하는이야기이다.‘그녀’는소중한사람을잃은사람들이그렇듯,오빠와함께했던순간을애써외면한채살아간다.“핸드폰에저장된그의사진을들여다보는일이어려워졌다.보고싶지않았다.”(234쪽)이혼후오빠와텃밭을가꾸며‘소리’와살았던짧은그시절은‘그녀’에게도‘소리’에게도가장안정된상태였을것이다.안정을되찾자마자찾아온뼈아픈이별은‘그녀’와‘소리’사이에도보이지않는벽을만들었다.‘소리’는있는그대로자신을바라봐주는삼촌을그리워했다.“소리야,뭐하고싶어?네가아무거나,하고답하면…….”“아무거나는답이아니야,그랬지.”(252쪽)그랬던삼촌을추억하며둘은그때그공간을다시가꾸고빛내기로결심한다.밭을고르고씨를뿌리고,아픈상처일지라도영영지워지지않길바라며.

따로또같이사회속에서느끼는너와나의방황의이야기들

우리에게찾아오는방황의모습과시기는모두제각각이다.그것을겪어내는과정에서사람들과부딪치고싸우기도하며때론애써침묵한다.우리가서로다르다는점,그것이방황의이유가될때가있다.박상영의「요즘애들」은뉴스앵커가된신입기자‘남준’이첫직장동기였던‘은채’와일로만나그시절을떠올리며시작한다.스물여섯살에한잡지사인턴으로사회생활을시작한‘남준’은“커피가떨어지지않게아침부터저녁까지드립커피를내리는것과,사무실에놓인커다란고무나무에물을주는”(50쪽)일을기꺼이하면서정식기자가될꿈에부푼다.하지만네살차이밖에나지않는사수‘배서정’의오락가락하는지시와이해할수없는태도는사회생활의쓴맛을알게해주었다.그래도노력했지만‘남준’은‘배서정’의모멸적인태도를더는참지못하고회사를떠난다.“선배있잖아요,저는칭찬을듣고싶었던게아니라,그냥인간취급을받고싶었어요.”(79쪽)시간이지나‘배서정’을이해하는날이‘남준’에게도왔다.그시절이‘배서정’에게도방황의때였을지모르지만,‘요즘애들’이란말로사회초년생들의기를그렇게꺾어야만했을까.그런건이해가되지못한채오해로남을뿐이다.

김금희의「월계동(月溪洞)옥주」의‘옥주’는화목하지않던가족이뿔뿔이흩어지고,연인이자친구였던‘현우’와도헤어진뒤중국유학길에오른다.‘옥주’는어떻게든사람들과어울리려애쓴다.술에꽤취한밤기숙사에들어가지못하고있던때,중국인‘예후이’의도움을받아언몸을녹이고둘은친구가된다.‘예후이’가‘옥주’와몇몇친구들에게중국어과외를해주면서그들은함께어울리는사이가된다.그러나신나는관계가계속이어지지않는게청춘의일이다.여름방학을친구들과함께‘예후이’의고향집에서보내기로하고떠나왔지만,여행은순조롭지않다.피어나는사랑도엇나가는마음도그모든게우정을망치는것같아손털고떠나버린마음도방황하긴마찬가지다.“옥주도마음이무너져내리고있었다.믿었던관계가이렇게쉽게어그러지는것에.시간이돌고돌아또다시혼자덩그러니남겨진듯했다.”(156~157쪽)결국아름다운호수는‘옥주’와‘예후이’둘의추억으로남는다.그래도그기억으로‘옥주’는‘옥주’답게오늘도살아간다.만나지못하더라도.

김지연의「먼바다쪽으로」의‘현태’는불안증세를달고산다.집에서담배를피우고쿵쿵뛰는게임을하고,기타를치는‘현태’를말려보고자‘종희’는아파트사람들이싫어하며특히아랫집남자가우릴죽일거라며거짓말한다.‘종희’의말을흘려듣던‘현태’는일련의사건을겪고‘종희’의거짓말을실제일어날일로받아들인다.누군가가나를죽일지도모른다는공포에방황하며둘은서울을떠난다.둘은바닷가외딴펜션에서일하며살고있다.이렇게쭉살아도되지않을까,싶을정도로안정을찾는가했지만벌어진문제를해결하지않고회피하기만하던삶은작은바람에도균열을일으켰다.나를따라오는것같은트럭,방을보고만떠난푸른모자의남자,하룻밤을더묵겠다는투숙객등한번불안에사로잡힌‘현태’에게이들은모두공포의대상이된다.“돌아보면꾸준히나빠지는선택만을해온것같았다.”(178쪽)라는‘종희’의말처럼나쁜선택은다음의나쁜선택으로이어지기쉽다.이소설은숨어버리거나도망치는삶의끝을미리보여준다.

박민정의「세실,주희」의‘주희’는뉴올리언스축제에서술에취한남자들이자신을둘러싸고뭐라고외치며목걸이를걸어주던일을겪는다.‘세실’은좋아하는가수의나라를알고싶어한국에일하러온일본여성이다.‘주희’와‘세실’은쥬쥬하우스에서일하며주말에는‘세실’의요청으로한국어개인수업도하는사이이다.‘세실’은‘주희’에게예쁘다,귀엽다는칭찬을자주하지만‘주희’는그런‘얼평’이듣기싫다.뉴올리언스의사건이후더욱싫어졌다.가까운사이처럼보이지만‘주희’와‘세실’은더가까워지지못한채제자리를맴돈다.태평양전쟁말기에위안부로살았던우리할머니들과히메유리학도대라는‘세실’의할머니.“세실,당신의할머니와여기서말하는피해자할머니들은조금달라요……세실의할머니는야스쿠니신사에있다면서요…….”(224쪽)비슷한듯다른,평행선같은관계앞에서‘주희’는결국하고싶은말을삼킨다.일곱편의작품중당신이고민하며버텨온방황의모습과닮은이야기가있다면좋겠다.이이야기들이삶의방향을찾아헤매는당신에게힘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