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루프 -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고백루프 -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14.22
저자

박서련

저자:박서련
소설가.철원에서태어났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체공녀강주룡』,『마르타의일』,『더셜리클럽』,『코믹헤븐에어서오세요』,『마법소녀은퇴합니다』,『프로젝트브이』,『카카듀』,소설집『호르몬이그랬어』,『당신엄마가당신보다잘하는게임』,『나,나,마들렌』,『고백루프』등이있다.2018년한겨레문학상,2021년문학동네젊은작가상,2023년이상문학상우수상등을받았다.

목차


1부
솔직한마음
안녕,장수극장
엄마만큼좋아해
작가의말

2부
보름지구
고―백―루―프
작가의말

3부
가시
발톱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청소년소설의경계를확장하며다가온박서련의첫청소년소설집
청소년이주인공인소설&청소년이보기에적합한소설&청소년이직접쓴소설
그간‘청소년소설’은주로청소년주인공을통해청소년의목소리와현실을대변하고청소년독자에게초점화된문학적감동을주는작품을일컬어왔다.박서련은그의첫청소년소설집을통해기존의정의에부합하면서도빼어난완성도를자랑하는작품을선보이는한편,그간좀처럼조명되지못했던영역으로도시선을넓혔다.
처음만나게되는「솔직한마음」과「안녕,장수극장」은청소년들사이에서일어날법한일을핍진하게다루었다.「고―백―루―프」와「보름지구」역시인물의심리를세심하게묘사한작가의솜씨에감탄하게되는작품이다.
한편「엄마만큼좋아해」는청소년이등장하지않더라도청소년독자를위한청소년소설이될수있음을증명하는작품이다.어린아이들을통해사랑과우정의삼각관계를묘사한이소설은자못콧대높은청소년독자들의마음마저충분히녹이고도남을만한귀여운매력으로가득하다.
박서련은‘청소년이쓴소설’역시청소년소설의한갈래로존재하고있음을보여준다.작가는자신이고등학생시절창작한소설인「가시」와「발톱」을공개하는것이쑥스럽지만부끄럽지않은‘작품’이라고전해왔다.그간미완의영역이라고생각해왔던‘청소년이쓴소설’에대한생각을다시금가다듬어볼일이다.
가지각색의초콜릿이알알이담긴상자에서초콜릿을고르듯,독자들은이소설집을읽으며익히알아더욱곱씹게되는작품부터그간맛보지못한작품까지황홀하게펼쳐지는다양한청소년소설의세계를음미할수있을것이다.

지금은서툴지만앞날이더기대되는소녀들의성장기
“처음부터착한주인공보다는앞으로착해질수도있는주인공에좀더끌린다.이유는단순하다.그것이성장이라믿기때문이다.”(104쪽)
1부에는자신에게일어나는일을기민하게감각하지만그로인해느껴지는감정을다스리는데엔서툰소녀들의성장기세편이창작동기와후일담이담긴「작가의말」과함께담겼다.
작가가“이기적이고생각이짧은주인공이일련의사건들을통과하며하는생각들을솔직하게쓰려했다”(104쪽)라고밝힌「솔직한마음」은친구를사귀고싶은아이돌소녀의고군분투기다.아이돌가수로활동하다멤버를따돌렸다는루머로학교에돌아온‘나’는친구들로부터따돌림을받고영문도모르고초대된채팅방에서갖은험한말을듣게된다.‘나’는사건의주범이원래왕따였던‘원따’임을알게되고자신에게미안해하는원따와외려친구가되려하지만,이내원따에게진심으로다가가지않았던자신의모습을깨닫고아찔함을느낀다.
「안녕,장수극장」은고향철원에서벗어나고팠던작가자신의모습이담겨있다고고백한소설이다.폐업을앞둔극장을운영하는‘나’의아버지에게어느날학생회장이인터뷰를하고싶다며찾아온다.인터뷰영상을학교축제때상영하겠다는제안에아버지는정성스레촬영한영상을보낸다.축제날,아버지와‘나’는마을사람들이극장에얽힌각자의추억을말하는인터뷰영상을보고는그것을극장의마지막상영작으로결정한다.
「엄마만큼좋아해」는앞서소개한것처럼청소년이등장하지않지만,청소년독자들이재밌게읽고즐길수있는작품이다.문학의영원한주제인사랑과우정을어린이를통해,소설적재미와미학을놓치지않으며펼쳐냈다.밤이오빠와소꿉놀이를하고싶은주비는오빠가좋아하는양갈래머리를하고어린이집에가지만,같은머리를하고온시아를보고는시아의머리에껌을붙인다.주비는시아가자신과친해지려고머리모양을따라했음을뒤늦게알게된다.다음날,커트머리로변신한시아가주비에게소꿉놀이를제안하자주비는시아에게미안한마음과밤이오빠를좋아하는마음사이에서어쩌지못하고울어버린다.

‘나는어떻게할까?’라고자신에게물을수있기를바라며
“이것이바로문학이할수있는가장중요한질문이라고나는믿는다”(154쪽)
2부는SF적인설정이가미된,작가의돋보이는상상력이발휘된작품들이들어있다.‘과학기술이발전한이후에도명절은우리에게의미가있을까?’라는궁금증으로부터출발한「보름지구」는미래를배경으로한국에서달로옮겨가살게된청소년인‘나’가다른나라에서온친구들에게추석을소개하는이야기다.‘나’는문득달에서는무엇을보며소원을빌어야하는지고민하게되고,달에사는사람들만의새로운명절을만들면어떨까하는생각을한다.작가는“쉽고간단한이야기를접하더라도그이야기를완전히이해하고사유하는동안에이야기를읽기전보다다채로운시각을갖게”(155쪽)되길바라며썼다고말한다.
표제작인「고―백―루―프」는타임루프에갇힌십대소녀의사랑이야기다.모두의선망을받는우지현과함께수행평가를하게되어부담스러운현지.하지만지현은축제날자기노래를들으러오라며현지에게신신당부를한다.지현의요구를가뿐히외면한이후,현지는같은일이반복되는루프에갇힌다.현지는루프에서나갈수있는유일한방법은지현의공연을보는것임을알게되고,지현의노래속에담긴진심과지현을향한자신의마음사이에서갈팡질팡한다.
「보름지구」와「고―백―루―프」를창작하며작가는‘비현실적인상황에서나라면어떻게할까?’를묻고답하면서자신의정체성을보여줄수있었다고말한다.박서련은이제그녀의시그니처로자리잡은,무한대로확장하는상상력이담긴작품들을통해독자역시‘나는어떻게할까’를묻기를권하며이것이야말로문학이,특히청소년문학이할수있는가장중요한질문이라고강조한다.

청소년박서련이쓴청소년소설을만나다
“거칠고서툴지만이것이내원점이다.
약소하고부끄럽지만누구도침범할수없는내고유한원형이다”(203쪽)
박서련은청소년이직접쓴소설도한갈래라고생각한다며청소년시절썼던작품을자신의첫청소년소설집인이책의3부로선뜻공개했다.이제는한국문학에서뚜렷한영역을차지한작가의청소년시절작품을본다는재미를넘어,3부의두작품은박서련이느닷없이나타난문재(文才)가아니었음을증명해보인다.
「가시」는엄마가돌아가신뒤,철원에서서울로와언니와함께살게된청소년의이야기다.‘나’는손톱에박힌가시에서엄마의속눈썹을떠올리게되고,아파하면서도좀처럼가시를빼지못한다.어느날,주인공은충동적으로학교를조퇴한뒤엄마와함께살던동네에가보지만엄마와지냈던흔적을더는찾을수없게되었음을깨닫는다.언니집으로돌아온주인공은자신이사라진줄알고걱정했던언니의진심을깨닫고비로소마음을푼다.
「발톱」에는아버지가돌아가신후새엄마와살게된청소년이등장한다.새엄마는‘나’에게살갑게다가오려애쓰지만‘나’는그런그의모습에반항심만들뿐이다.그러다새엄마가욕조에몸을담근채잠들어있는모습을보고는그간피곤해하던그의모습을떠올린다.새엄마의배속에새생명,즉자신의동생이있음을뒤늦게서야깨달은‘나’는목욕을마치고나온그에게발톱을깎아주겠다며말을건넨다.
박서련이등단후다양하게변주하며천착해온여성들의서사를생각해본다면,「가시」와「발톱」을박서련표여성연대기의근원이라해도좋을듯싶다.작가는“청소년은소설을쓸수있고,소설쓰던청소년이결국소설가가되는일도드물지않게일어난다는말을하고싶었다.”(201쪽)라며문학적성취를위해싹을틔워나가는청소년독자들이3부를읽고용기를얻길바라는마음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