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추는 소설 (개와 고양이와 새와 그리고)

눈 맞추는 소설 (개와 고양이와 새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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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렇게 눈이 마주친 둘은 한동안 서로를 살폈다.
괜찮을까, 마음을 주어도 사랑해도 가족이 되어도 괜찮을까, 날 아프게 하지 않을까.”
다가서며 눈을 마주칠 때 새롭게 만나는 개와 고양이, 새에 관한 이야기들
동물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엮은 『눈 맞추는 소설』이 출간되었다. 소설집에는 김금희, 장은진, 김종광, 서이제, 임선우, 황정은, 천선란 작가가 그려 낸 개와 고양이, 새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에게 동물은 어떤 존재일까? 길을 걷다 보면 반려견과 함께 있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SNS에는 반려동물의 사진과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의식도 높아져서 ‘동물 복지’와 ‘동물권’이라는 말도 낯설지 않게 들린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받는 동물도 있다. 어떤 동물은 먹거리로 사육되거나 오락의 대상이 되며, 누군가에게는 생계 수단이거나 산업의 부속품일 뿐이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이처럼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적으로, 이제는 우리의 시각을 넓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눈을 맞추며 타자의 감춰진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새로운 관계와 존재 방식을 모색하는 것. 그리하여 모든 생명이 그 자체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동물을 이야기하는 소설을 읽고 쓰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눈 맞추는 소설』을 통해 말하지 못하는 존재들에게 우리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바란다. 이 책은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세 번째 책으로, 노동을 주제로 한 『땀 흘리는 소설』, 재난을 주제로 한 『기억하는 소설』,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한 『공존하는 소설』 등의 후속이다.
저자

김금희,장은진,김종광,서이제,임선우,황정은,천선란

저자:김금희
2009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센티멘털도하루이틀』,『오직한사람의차지』,연작소설『크리스마스타일』,장편소설『경애의마음』,『첫여름,완주』등을썼다.신동엽문학상,젊은작가상,현대문학상,우현예술상,김승옥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등을받았다.

저자:장은진
2002년『전남일보』신춘문예와2004년『중앙일보』중앙신인문학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키친실험실』,『가벼운점심』,장편소설『앨리스의생활방식』,『날짜없음』,『날씨와사랑』등을썼다.문학동네작가상,이효석문학상등을받았다.

저자:김종광
1998년계간『문학동네』여름호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경찰서여,안녕』,『처음의아해들』,『놀러가자고요』,장편소설『야살쟁이록』,『조선통신사』등을썼다.신동엽문학상,제비꽃서민소설상,이호철통일로문학상,류주현문학상,이효석문학상등을받았다.

저자:서이제
2018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0%를향하여』,『낮은해상도로부터』,『창문을통과하는빛과같이』,단편소설시리즈『바보같은춤을추자』등을썼다.젊은작가상,오늘의작가상,김만중문학상,이상문학상등을받았다.

저자:임선우
2021년『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유령의마음으로』,『초록은어디에나』,『이웃집소시오패스의사정』(공저),『관종이란말이좀그렇죠』(공저),단편소설시리즈『0000』등을썼다.김유정작가상을받았다.

저자:황정은
2005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파씨의입문』,연작소설『디디의우산』,장편소설『白의그림자』,『계속해보겠습니다』등을썼다.젊은작가상,한국일보문학상,신동엽문학상,이효석문학상,대산문학상),김유정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황순원문학상,만해문학상,김승옥문학상등을받았다.

저자:천선란
2019년장편소설『무너진다리』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어떤물질의사랑』,『노랜드』,연작소설『이끼숲』,장편소설『천개의파랑』,『나인』등을썼다.한국과학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등을받았다.

엮음:김선산
경기도장중교사

엮음:김형태
경기과학고교사

엮음:성보혜
경기안화고교사

엮음:이혜연
경기화홍고교사

목차

머리말우리에게동물은어떤존재일까요?

김금희당신개좀안아봐도될까요
장은진파수꾼
김종광산후조리
서이제두개골의안과밖
임선우초록고래가있는방
황정은묘씨생
천선란바키타

해설눈을맞추면달라질수있는세상을위하여

출판사 서평

지금왜동물소설을읽어야하는가?
우리에게동물은어떤존재일까?인간의삶속에서동물은다양한방식으로함께해왔다.언어적으로는욕설이나비하표현에쓰이면서열등하거나혐오의대상으로여겨지기도했고,반대로다양한옛이야기속에서친근하고본받을만한존재로등장하기도했다.최근에는길을걷다보면반려견과함께있는이들을쉽게볼수있고,SNS에서는반려동물의사진과영상이끊임없이올라온다.동물권이나동물복지,반려동물에대한관심이커지면서동물을바라보는시선도많이달라졌다.이제는비인간동물을우리사회의한구성원으로받아들이고진지하게생각해보지않는다면,진정한공동체라고말하기어려운시대가된것이다.

그렇다면동물에대한담론은문학에서어떻게형성되고있을까?그리고우리는문학을통해동물과인간의관계에대해어떤이야기를할수있을까?

‘자본’과‘효용’이라는잣대로바라보는동물들
서이제의「두개골의안과밖」에는변이바이러스확산방지명목으로자행되는생지옥같은살처분현장이묘사되어있다.가축전염병이발생하면24시간이내가축을안락사한후매몰해야하지만“닭이너무많아서”무조건“빨리!무조건빨리!”죽여야한다.살처분작업에동원된사람들역시생지옥에놓이는건마찬가지이다.영문도모른채닭들을생매장해야하는사람들은“평생씻지못할아픔”을겪게된다.서술자는살아있는닭의체온과심장박동을느낄때마다자신이“따뜻”한생명을죽이고있다는사실에괴로워한다.이처럼동물들을죽음으로몰아가는‘공장식축산’방식은자본주의체제에서인간이동물을상품으로취급하기에실행될수있는,효율과이윤을극대화하기위한시스템이다.

김종광의「산후조리」에는출산을앞두고탈장까지된소가나온다.살게될지수의사도장담할수없는상황에서할머니는정성으로소를돌보고,결국어미소와송아지는살아난다.죽음의문턱까지갔던어미소와송아지의처절한생존기는구제역으로수많은가축이살처분당하는참담한시기와맞물려생명의존엄성을더욱부각한다.할머니에게소는여전히‘재산’이자‘일거리’에불과한존재일수있다.하지만소의목숨이“내거아뉴.지들스스로거지.”라는할머니의말에는곁에서살아숨쉬는그순간만큼은소를인간과다를바없는동등한생명으로존중하는마음이담겨있다.

서로를지키는‘상호의존적돌봄’의관계로
김금희의「당신개좀안아봐도될까요」에서‘세미’는반려견‘설기’를떠나보낸뒤뒤늦은후회와자책에빠져있다.‘개’를잃은슬픔에서좀처럼헤어나오지못하는‘세미’를오랜친구인‘양요’조차잘이해하지못한다.‘세미’는‘양요’의제안에따라다른개들을‘안아’보기로결심한다.지인들의개를안아보고,슬픔을공유하는과정을통해‘세미’는다시사람들과이어진다.그들이‘세미’의슬픔을유난하고유별난것으로치부하지않고있는그대로존중하고인정해주었기에,‘세미’는더이상상실에머무는것을택하지않고“한번준마음을포기하지않는개들”처럼새로운믿음을지니고“사랑의환생”을위한자신의자리로돌아가게된다.

장은진의「파수꾼」의중심인물‘강씨’는늙고외로운철도건널목관리원이다.‘강씨’는열차가다가온다는경고음을듣고적절한조치를취해야하지만,청력을잃어가고있다.더군다나이건널목은폐쇄될예정이기에그로서는더이상의탁할곳을찾기어려운상황이다.‘강씨’의곁에는유기된것으로추정되는길고양이한마리가있다.건널목을떠나야하는‘강씨’는결국파양되어돌아온고양이와함께스스로생을끝내려한다.그러나고양이는온힘을다해‘강씨’의품을빠져나가며그를선로밖으로넘어뜨린다.‘강씨’는죽음의선로에서벗어나다시한번생을마주하게된다.그동안은‘강씨’가길고양이의파수꾼으로서일방적으로길고양이를지켜준것처럼보였지만길고양이역시‘강씨’의파수꾼이었다는사실이드러나는순간이다.

‘나쁜일뿐’인삶을살아가는존재들
황정은의「묘씨생」은길위의삶,그중에서도다섯번의죽음과여섯번의생을산고양이‘몸’의시선을통해인간의폭력성과잔혹함을고발하고있다.소설은길고양이를분풀이의대상으로삼는사람들,시끄럽고불쾌한존재로여기는사람들,돈벌이수단으로이용하는사람들의모습은인간중심적세계에서다른생명이얼마나하찮게여겨지는지를보여준다.그러나단순히길고양이의삶을그리는데서그치지않고남들이버린음식을모아끼니를때우며하루하루를살아가는‘곡씨’와‘몸’의삶을병치함으로써,생존에내몰린존재들이공통으로겪는고통을조명하고,우리가외면하고있는생명들에대한책임을묻고있다.

인간과동물의경계를허무는전복된상상력
천선란의「바키타」는우주로떠나살아남은지구인의시선으로,외계생명체‘바키타’의침공으로괴멸해버린지구를관찰하여기록한보고서이다.‘바키타’의공격에서살아남은소수의인간은‘바키타’와공생하기로결정하고‘가축화’된‘문명의인간’과,‘바키타’와공생하기를거절하고야생화된‘숲속의인간’두유형으로진화한다.그리고그들은모두‘바키타’의지배아래살아간다.한때인간이만든‘쓰레기’를먹고살던‘바키타’가인간에게보인잔혹함과폭력성은지금까지인간들이동물을멸종시키고이용해왔던모습을연상시키며우리가동물을어떤방식으로대해왔는지돌아보게한다.

인간과동물의위치가전도되는것처럼인간이동물이되는환상적인설정은임선우의「초록고래가있는방」에서만날수있다.소설에서사랑하는대상을사고로잃은‘유미’는이따금슬픔이감당할수없을만큼짙어질때마다낙타로변하고,우연히누수(漏水)문제를해결하기위해올라온아래층‘도연’에게낙타로변한모습을들키게된다.‘도연’은‘유미’의사연을들어주게되고어느사이에집밖에나가는것조차두려웠던정도로처절한실패를경험한자신의상처를‘유미’에게내보일수있을만큼가까워진다.사막을걷고있는‘낙타’같던‘유미’와타인에게이해받지못하던‘초록고래’‘도연’은이렇게서로의슬픔에공감하며다시삶을헤쳐나갈힘을얻게된다.

다가서며눈을마주칠때새롭게만나는동물에관한이야기
문학은그동안목소리를갖지못한동물들의눈과마음을들여다보며동물이인간과공존하며살아갈수있는좀더나은세상을만들기위해목소리를내왔다.인간의언어란우열을가르고종(種)을차별하는도구가될수도있지만,목소리가없는존재의처지와고통을대변하는윤리와성찰의도구가될수도있다.

눈을맞추며타자의감춰진목소리를들음으로써새로운관계와존재방식을모색하는것.그리하여모든생명이그자체로살아갈수있는세상을만드는것.그것이우리가동물을이야기하는소설을읽고쓰는이유일것이다.인간과동물이서로에게어떤존재가되어야하는지이야기하는『눈맞추는소설』을통해말하지못하는존재들에게우리가조금더가까이다가가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