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감정을담은단어와문장표현
<별이빛나는밤>은매장면그림과함께사춘기소녀가읊조리는듯한간결한문장으로채워져있다.문장을이루는단어와표현을통해소녀가갖는타인과의관계및내면의감정들을고스란히느낄수가있다.
“그둘사이의일,나는정말더는듣고싶지않다.”
소녀는아빠엄마를‘그둘’이라고지칭한다.부모의다툼과관계된일을더는알고싶지않다고말한다.이짧은문장을통해소녀가아빠엄마를어떻게생각하는지,집안환경에얼마나답답함을느끼는지한눈에알수가있다.
“나혼자나만의방식으로나의할아버지께작별인사를건네고싶다.”
이야기속소녀는유일하게할아버지와할머니를이야기할때만존칭을쓴다.소녀가어른이라생각하는사람이누구인지를느낄수가있는대목이다.덧붙여그런할아버지와할머니가떠남으로써소녀가느낄외로움과막막함을더크게이해할수있다.
<별이빛나는밤>은사춘기소녀와소년의이야기를단어와짧은문장으로섬세하게표현하였다.마치미술관에걸린그림밑함축적인제목같은느낌을준다.이를통해독자는보다그림에몰입하며,이야기를찾고,스스로꾸미는재미를느낄수가있다.
●감정과상황을이해시키는상징적인그림들
지미리아오의<별이빛나는밤>은스토리를가진그림책이지만,이야기흐름에맞춰그림을설명적으로표현하지않았다.짧은한줄로인물의마음을표현하듯그림한장면한장면을인물이처한상황과감정이느껴지도록상징적인그림으로가득채웠다.
소녀가족의저녁식사장면을보면,엄마가냄비를들고오는데아빠와소녀는식탁에서각자신문과책만보고있다.그리고이들가족뒷배경에는짙은검정색이표현되어있고,그위로전구가외로운달처럼매달려있다.오른쪽회색빛벽면에는르네마그리트의‘연인’작품이걸려있다.천을뒤집어쓴연인들의입맞춤은서로를애정하면서도제대로알지못한다는듯낯설고기괴한느낌을준다.이그림한장면을통해독자는소녀의외로움은물론가족간의관계및불화를깊게느낄수가있는것이다.
이외에도새장안에갇힌새라든가,문밖에서틈으로흘러들어오는물등소녀의감정과처한상황을비유적으로표현한그림들이가득하다.지미리아오만의서정적이면서도상징성이돋보이는그림들은독자가숨은이야기를이해하고즐기는데더큰감동을전달한다.
●대만에그림책열풍을일으킨일러스트레이터
지미리아오는대만을대표하는그림책작가이다.타이베이근교에는그의작품들로채워진‘지미공원’이만들어져있다.‘그림책은아이들만보는것’이라는편견을깨트린그의작품들은미국과유럽및세계전역에서번역출간되었고,그를동양의장자크상페라불리게했다.
지미리아오는1995년혈액암을선고받았다.이후그는병마와싸우기위해광고회사를그만두고,집에서그림을그렸다.이때그는삶과사람,자신에대한생각을깊이있게성찰하였다.그리고그의이런생각들이글과그림,이야기에가득스며들어,지미리아오만의독창적인작품세계를형성하게되었다.
<별이빛나는밤>은지미리아오의작품가운데에서도삶에대한고찰을더욱느낄수가있다.산다는건결국관계를맺는일이고,그관계가우호적이지못할때는힘들고답답함을느낀다.그고통에서벗어나려면결국행동하는용기가필요한것이다.독자는<별이빛나는밤>을통해어린소녀의성장뿐아니라,내삶을행복하게만들어가는방향을되새겨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