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의 나날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열병의 나날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코로나 시대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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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코로나 100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튜브의 ‘국뽕’ 콘텐츠가 아니라
이처럼 일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인의 기록이다.”
김민섭,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저자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가 기록한 코로나 시대의 한국. 이태원에 머물며 글을 쓰는 이 이방인 작가는 열병과도 같았던 올해 봄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K-방역으로 칭송받는 한국의 일사불란한 대응이 일상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예민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스페인 출간 즉시 평단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방인 목격자와 소설가로서 그가 던지는 첨예한 질문은 우리 내부를 돌아보게 한다.
저자

안드레스솔라노

AndresFelipeSolano
콜롬비아보고타에서태어났으며로스안데스대학에서문학을전공했다.2007년첫장편소설《나를구해줘,조루이스》로데뷔한이후《쿠에르보형제들》,한국전쟁콜롬비아참전용사를다룬《네온의묘지》,콜롬비아메데인공장에서의경험을담은르포르타주《최저임금으로살아가기》,이방인으로서한국에서의삶을그린《한국에삽니다》를발표했다.2010년영국문학지〈그랜타〉에서발표한‘스페인어권최고의젊은작가22인’에선정됐으며《한국에삽니다》로2016년콜롬비아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서울에거주하며한국문학번역원번역아카데미의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1부
2부
3부

출판사 서평

★스페인평단과언론을사로잡은화제작★

지난봄,그는이태원에서무엇을보았나?
안드레스솔라노가기록한한국,코로나,비일상
국내코로나첫확진자가발생한그날부터,한국사회는방역이라는목표를향해한방향으로정신없이달려왔다.사람들은자부심과불안감사이에서갈팡질팡했다.일사불란한대응으로전세계의찬사를받는나라의국민은,한순간에신상이무차별적으로털릴수있는무력한개인이기도했다.2020년봄,한국에서코로나에걸린다는건공분의표적이되는일이었다.이열병과도같았던시간을기록한외국인이있다.서울안의작은세계,이태원에서7년째체류중인콜롬비아소설가안드레스솔라노.코로나는적당히동화되고무뎌진그의감각을깨웠다.경계에선이방인의정체성과시선을다시금벼려한국사회를들여다볼시점.콜롬비아소설문학상수상작《한국에삽니다》가국내에소개된지2년만의일이다.
《열병의나날들》은스페인에서먼저출간되어큰주목을받은작품이다.세계보건기구(WHO)가한국을코로나19방역모범사례로지목하면서세계의이목이우리에게집중된때였다.짧은기사와영상으로타국의소식을접하던사람들은이책의등장을반겼다.그러나당사자인우리에게이작품은어떤의미가있을까.이방인의시선으로무언가를본다는건,모든것에의문을품는과정의연속이다.코로나시대의한국을배경으로,솔라노작가스스로에게던지는질문은독자에게닿아미세한균열을남긴다.당연하다고믿어온것들이정말당연한것인가?라는.한국어판을먼저만나본김민섭작가는추천사에서이책의의의를다음과같이밝혔다.“안드레스솔라노는코로나와마주한한국사회의모습을탐사하는가운데우리가당연시하는정상성에대해끊임없이뒤돌아보게만든다.”

경계를넘나드는낯선사유와감각적질문들
OO성형외과방문,렌터카로이동,OO편의점이용,OO호텔투숙….확진자의구체적인이동경로가공개되자솔라노작가는“사설탐정조차도이토록구체적인정보를알아내지”못할것이라며놀라워한다.그리고불현듯한국은“탈북민과간첩,국가보안법이있는곳이라는데”생각이미친다.나와확진자의동선을겹쳐보느라바빴던우리와는사뭇다른모습이다.이러한면모는편의점에피소드에서도드러난다.작가는단팥빵을사기위해집을나서며“편의점까지가는길에CCTV가몇개있는지”세어보고,계산대에서카드를내밀며빵하나를살현금도갖고다니지않는스스로가“더욱한국인다워졌다”고생각한다.그의말처럼우리는“자신도모르는사이에지나온길들에다부스러기를흘리고”다니는지모른다.이처럼독자를자극하는낯선사유는책곳곳에서얼굴을내민다.

새확진자들은해서는안될행동을했다.우한에서입국한데다의심증상을보였음에도불구하고정상생활을한것이다.가만,궁금하다.정상생활이라는게도대체뭔지,정상생활이라는걸하는사람이있는지,정상생활을그만한다는게가능한건지.(16쪽)

그가이슬람교도인걸알아본것은,아내로보이는사람이장바구니를들고그의뒤를따라걷고있었기때문인데,머리부터발끝까지니캅(niqab)을쓰고있었다.이슬람교복장중에서도극단적인복식이다.온몸이가려져있고눈부분만뚫려있는데,오렌지와오이를고르는손에도장갑을끼고있었다.저여자와그녀의삶에대해생각한다.요즘같은삶을익숙하게받아들이는유일한사람일수도.(142쪽)

코로나로잠식된일상의복원을위해
우한전세기와교민수용을반대하는주민들의시위,신천지발집단감염과교주의기자회견,몸무게가42kg에불과했던청도정신병동의국내코로나첫사망자,약국앞에긴줄을만들던공적마스크제도,택배량폭증과새벽배송중빌라계단에서사망한택배기사,2000년대이후치러진총선중가장높은투표율을기록한4ㆍ15총선….언론의스포트라이트를받았으나빠르게기억뒤편으로밀려난사건들이《열병의나날들》에서차례차례호명된다.이방인목격자이자소설가의입장에서집필한이책이“느린호흡의저널리즘과에세이사이에서펼쳐지는문학적진술”이란평을받는이유다.팬데믹을둘러싼거대한담론이나대담한예측은아주잠시미뤄두자.코로나로잠식된일상을천천히둘러보고,소리내어서로의안녕을묻는시간이,우리에겐필요하다.

벌써6년째,이집으로이사온후매일아침들리는소리가있다.“할머니,다녀올게요!”요즘들어이소리에서특별한여운을느낀다.옆집2층에살고있는젊은손녀가매일현관을나와대문으로향한바깥계단을내려가며1층에사는할머니에게하는인사다.“할머니,다녀올게요!”창문을열고머리를내밀어나도소리치고싶다.“잘다녀와!늦지말고!”(1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