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미식가를 위한 한국음식 안내서 (생일날 미역국에서 장례식 육개장까지)

수다쟁이 미식가를 위한 한국음식 안내서 (생일날 미역국에서 장례식 육개장까지)

$17.00
Description
식탁이 풍성해지는 흥미진진한 잡학
정사와 민담을 맛있게 버무린 음식 이야기
생일날에 미역국을, 장례식에서 육개장을 먹는 이유는 뭘까?
한국 사람들은 왜 식당 종업원을 ‘이모’라고 부르는 걸까?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가 밴댕이젓 한 독을 어명으로 분배했다는 건 사실일까?
충무김밥 밑에 종이를 까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먹는 우럭은 사실 볼락이다?

고향이 다른 친구들끼리 모여 순대를 먹을 때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순대는 소금을 찍어 먹는 것이 진리다, 아니다 초장이다, 아니다 막장에 찍어 먹어야 한다.’ 그렇게 갑론을박을 벌이며 순대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다 보면 똑같은 순대라도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음식이란 게 그렇다. 이야기가 덧붙여질수록 맛이 살아난다. 말이 맛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미식가들은 식탁에서 ‘수다쟁이’가 된다. 눈앞의 음식에 대한 맛있는 이야기들을 우수수 쏟아내며 맛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 책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조선왕조실록》이나 《자산어보》와 같은 정사에서부터 민간에 떠도는 야사,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지역민들의 인터뷰 등을 버무려 차려낸 음식 이야기 한 상이다. 당신을 수다쟁이 미식가로 안내할, 음식들의 숨은 유래와 발자취, 친숙한 먹거리에 대한 낯설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지금 만나보자.
저자

황교익

1962년경남마산에서태어났다.학창시절시인을꿈꾸었다.중앙대학교신문방송학과에서공부하였고,〈농민신문〉에서일하며음식전문작가가되었다.1992년부터전국각지의음식을찾아다니며먹었다.2000년,그기록을엮어첫저서《맛따라갈까보다》를내었는데한국최초의인문학적향토음식보고서로인정받고있다.이후《소문난옛날맛집》《황교익의맛있는여행》《미각의제국》《한국음식문화박물지》《서울을먹다》(《허기진도시의밭은식탐》으로개간)《음식은어떻게신화가되는가》등의책을썼다.
2009년부터3년간매주1회지역의식재료와향토음식을취재하여네이버지식백과‘팔도식후경’에게재하였다.20여년간한국의거의모든음식을맛보았으며또이를기록하였다.〈수요미식회〉〈알쓸신잡〉등의방송에출연하여대중과친숙해졌다.‘당신의미각을믿지마세요’,‘한국음식민족주의’,‘본능의맛문명의맛’등을주제로강연장에서대중을만나고있다.

목차

제1부오래되었고앞으로도계속먹을음식들

제1장.그흔하였던바다것들

-미역국에탄생의고통을담아내다
미역이나사람이나
-문에걸린북어는왜두마리인가
명태의별칭이이리많은이유|일본인은알,조선인은살
-등이굽어굴비
그많았던조기|조기가사라지자굴비가떴다
-눈을꿰어서말리지않는과메기
낯선이름,청어신흠|청어가사라지자꽁치가보였다
-조선시대에는자연숙성생선회를먹었다
경북내륙지방의민어회|대구도말려서회로쳤다|홍어도자연숙성생선회이다|푹삭힌홍어가남도음식의상징으로자리잡기까지|물론싱싱한생선회도먹었다|비슷하나다른한국과일본의입맛
-참으로다양하여헷갈리는바닷것들
소설《남한산성》의밴댕이는어류분류학상반지이다|밴댕이소갈딱지덕에밴댕이회가맛있다|사라진뱅어자리를대신하는실치|우럭은말려야맛이난다|도다리가맛없을때도다리쑥국을먹는다|도루묵은왜도루묵이되었나|성게생식소명칭에대한고찰|어리어리하여어리굴젓인것은아니다

제2장귀하였던뭍것들

-왜개고기를먹지않나요
-먹을것없던날의보리
아껴아껴먹었던보리개떡|보리밥을맛있게먹는법이따로있다
-남미에서온옥수수의변신
올챙이도아니고국수도아니고
-우리는도토리도먹는다
-나무의순도먹는다
울타리가시나무의순|시집가면참죽나무부터심는다
-흙도먹었다
흙떡에대한‘아픈추억’
-저절로자라고늙는호박
-겨우살이의김장
다양하기로는장아찌|배추김치만남은김장|김장하는날의추억|“김치가기무치를이겼습니다”|기무치와단무지|김치애국팔이는태극기부대이다|김치는김치이다
-곡물의술을마셨다
농민은막걸리|양반은소주|소주아니고쏘주
-냉국보다찬국
-호랑이보다무서운곶감
-만두삼국지
회회인은상화보다연애에관심이있었다|메밀만두에서밀만두로|오랑캐의머리를먹는일|팥소만두아니고찐빵
-장례식에서육개장을먹는것의의미없음에대하여

제2부밥을사먹는시대가열리다

제1장.도시의음식들

-식당에‘이모’가사는까닭
-뚝배기는노동자의그릇이다
-무서운이름‘집밥’
-소돼지닭의시대
일소에서고기소로|‘국대’고기구이불고기|‘불고기’는평양,넓게는평안도사투리일까|토종돼지는퇴출되었다|순대국밥이나돼지국밥이나|돈까스앞에서의명상|1인1닭의시대|부족한것끼리모여삼계탕이되다
-활어회신화의탄생
활어회의문제들|방송탓이크다|불신사회의생선회
-가을전어는도심에서헤엄을친다
전어맛이절정일때가있다|전어는이렇게먹어야한다
-일본에서온빙수에대한한국적재해석
-한국음식자장면
화교가가지고온국수|화교의몰락과자장면의번창
-《우동한그릇》에담긴눈물의정체
-삶은달걀의공간이동
찜질방에가면삶은달걀을먹어야한다
-국민의삶과는아무관련없는국가대표음식
-커피공화국탄생기
누룽지냄새가난다|강릉에가면커피가맛있는이유

제2장.‘향토’에원래있었던음식은없다

-가난이만든강릉초당두부
사대부가두부를쑤겠는가|콩이바닷물과만나다
-함경도아바이는모르는속초오징어순대
오징어찜혹은이카메시|요즘의조리법과비슷하면서조금다르다|강원도만의오징어순대를위하여
-한국향토음식의대표선수전주비빔밥
비빔밥의계통도
-그리운충무김밥할매들
할매들은창의적이었다|종이의추억
-북한에서유명한진주냉면과그재탄생기
이름은있고레시피는없다|진주냉면육수도소고기국물이었을것이다
-훅나타났다훅사라져간안동찜닭
치킨에밀린닭집골목의생존아이템|33조각의닭고기
-부자동네의흔적수원갈비와안의갈비찜
소갈비가가장먹을만했던이유|수원은잘살았다|안의도잘사는동네였기는했다

나가는말|앵두나무우물가에는아무도없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우리땅,우리바다먹거리에담긴한민족의삶
우리는자연물을먹는다.공장에서만든가공식품도재료는자연물이다.때문에한지역의음식은그지역의자연에종속되어있다.근대화가되고,산업화를거치면서외국의자연물이대량으로유입되었지만여전히우리밥상의중심은한반도에서자라난자연물들이다.저자는‘바닷것’과‘뭍것’을아우르며오랫동안한국인이먹어왔으며앞으로도먹어갈우리먹거리들에대한이야기를풀어낸다.
특히‘밴댕이’에대한이야기는흥미진진하다.밴댕이는‘밴댕이소갈딱지’라는말이있을만큼우리와친숙한물고기다.저자는김훈이소설《남한산성》에서인조가어명으로밴댕이젓한독을분배하는모습을그렸는데이것이《승정원일기》에적힌역사적사실이라는것을밝힌다.나아가우리가일상에서밴댕이라고부르는생선이사실어류분류학상으로‘청어목멸치과반지’이며,밴댕이가정식명칭인생선은‘청어목청어과밴댕이’로따로존재한다는사실을소개한다.이외에도도토리를먹는민족은세계적으로희귀한데도토리묵이한국인의소울푸드가된이야기,찐빵이만두에가까운모습임에도‘빵’으로불리게된연유에대한추론등다채로운이야기가펼쳐진다.‘먹는흙’에대한이야기도주목할만하다.저자는《세종실록》과일제강점기발행된신문에남아있는기록을토대로먹는흙에대해수소문한다.결국전북계북면주민들에게서먹는흙의존재에대해듣게된이야기에는먹거리를통해한민족의삶과애환을살펴보고자하는저자의마음이담겨있다.

농민에서산업노동자로,집밥에서식당밥으로
왜한국인들은식당종업원을‘이모’라고부르는걸까?윤봉길의사의《농민독본》은‘조선은농민의나라’라는말로시작한다.한반도는누가뭐래도농민의나라였다.그런데1960년대산업화가일어나며상황이바뀌기시작한다.도시로떠난농민은한순간에노동자가되었다.농민은자신이가꾼농산물을먹거나재료를사서가정에서조리해먹는다.논밭에서일을하다밥때가되면참을먹거나집으로가서끼니를때웠고,여차하면이웃집에서얻어먹었다.피붙이들이옹기종기모여살았으니가능한일이었다.그러나도시는다르다.노동을팔아돈을벌고그돈으로뭔가를사먹어야한다.어제까지농민이었는데식당에서밥을‘사먹자니’어색하다.식당주인이나종업원들도어제까지농민이었기에돈을받고밥을파는게어색하다.저자는‘이모’라는호칭이탄생한이유가여기있다고추론한다.농촌에살던때처럼한집안의사람인듯음식을내어주고먹는느낌을이모라는호칭에서얻으려한것이다.
산업화는우리의식문화에많은영향을끼쳤다.저자는산업화로인한도시화와관련한다양한음식이야기들을독자들에게소개한다.순대국,해장국,감자탕등등온갖국물음식들이담기는‘뚝배기’는든든한한끼를상징하는말이다.실제가정에서는거의쓰지않게된뚝배기가식당에서사랑받는식기가된이유는무엇일까?기차를타면반드시먹었던삶은달걀이,오늘날에도찜질방의필수간식으로서여전히사랑받는이유는무엇일까?또한숙성회가훨씬맛이뛰어남에도활어회가생선회시장의표준으로자리잡은까닭에대한고찰에선음식문화와산업화를통합적으로바라보는저자의날카로운눈썰미도엿볼수있다.

시대와필요에의해만들어지고소비된‘향토음식’이야기
음식이야기에향토음식이빠질수없다.한국사람들은어딘가로여행을가면그지역향토음식을꼭챙겨먹는다.강릉에가면‘초당두부’를먹고,농업과운송기술이발달한요즘,전국어디서나맛볼수있음에도수원에가면‘갈비’를떠올린다.그런데저자는100년전한반도사람들에게지금의향토음식들을보여주면다들어리둥절할것이라며,우리가즐기고있는향토음식들대부분이산업화이후필요에의해만들어진메뉴라고전한다.
진주냉면은평양냉면,진주냉면과함께3대냉면으로손꼽힌다.진주냉면이인기를끌기시작한것은2000년대에들어서이다.북한에서1994년펴낸《조선의민속전통》에‘진주냉면이평양냉면만큼유명하였다’라고적혀있다는사실이알려졌고,냉면을북녘음식으로여겼는데남쪽중의남쪽에위치한진주의냉면이예부터유명했다하니관심을끈것이다.그러나정작요리법은어디에도남아있지않았다.향토음식이관광산업에큰도움이되기때문에요리전문가들과진주시공무원들은사라진진주냉면을‘개발’하기로했다.소고기국물을기본으로하는평양냉면과차별화되도록해물로육수를우리고메밀국수를말았다.그리고진주근처의도시에서냉면위에육전을올리는것에착안해육전도올렸다.이렇게개발한메뉴를진주에있는식당에전파했고,여러매체에진주냉면이소개되면서진주냉면은한국의대표냉면으로자리를잡게됐다.그렇다면과연이해물육수는진주냉면의원형이라고볼수있을까?저자는진주냉면의진짜원형은어떤형태였을지흥미롭게추론해나간다.
아바이순대에관한이야기도재밌다.저자가1999년아바이마을에찾아가속초시공무원과마을주민들을인터뷰했을당시만해도음식점에서오징어순대를팔진않았다고한다.그동네의가정에서먹던음식도아니었고,아바이마을에거주하는함경도할머니들의증언에따르면함경도에서먹던음식도아니었다.저자는오래전부터이미존재했던오징어몸통에갖은재료를넣고찌는형태의음식이‘아바이순대’라는이름을얻고향토음식으로자리잡게된과정을재밌게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