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14.50
Description
여남 공용 브랜드 ‘퓨즈서울’ 김수정 대표가 기록한
여남 의복의 차별적 실태와 여성의 삶을 바꾸는 시도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들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의류를 전공하고 20대에 온라인 쇼핑몰을 연 저자 역시 페미니즘을 접한 이후, 그동안 팔아온 여성복의 문제점을 마주하게 됐다. 활동성이 아닌 ‘보여지는 라인’을 강조하는 여성복의 오랜 기조는 주머니가 실종된 혹은 페이크 주머니가 달린 재킷, 통풍을 막아 질염을 유발하는 스키니진, 아동복과 다름없는 사이즈의 옷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보세 여성복이 제작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단 시장에서는 공공연하게 남성용 원단과 여성용 원단이 나뉘고, 제작 현장에서도 남성복 재킷에는 안주머니를 기본으로 넣는 반면 여성복에는 추가 공임을 요구한다. 기능과 공정이 간소화된 여성복은 남성복에 비해 손쉽게 제작되고, 빠른 신상품 주기로 이어져 끊임없는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여남 공용 브랜드 퓨즈서울의 김수정 대표는 옷의 형태에서 발견한 성차별적 요소가 제작과 유통 과정에도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하고, 기존의 여성복과 차별화되는 옷을 만들고 알리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 여정은 ‘지금까지 여성복을 누가 그리고 누구를 위해 만들어왔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자 여성복의 기본값을 새롭게 상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저자

김수정

어릴때부터옷만드는걸좋아하는아이였다.부모님께졸라재봉틀을얻었고이재봉틀로옷과관련된것이라면무작정만들어보는게오랜취미였다.중고교복가게에들러낡고싼교복을산뒤,전부해체해패턴이어떻게생겼나확인하는동안에는시간가는줄몰랐다.고등학생때한복디자인공모전에나갔고대학에진학해의류를전공했다.재학중에는옷가게아르바이트를,휴학중에는스타일리스트업무를배우며옷과늘함께했다.복학후일찌감치온라인쇼핑몰을열어2016년부터사업을시작했고,어느새6년차패션CEO가되었다.
우연한기회로페미니즘을접하면서내가판매하고있는여성복이올바른것인지자문하게되었다.여성의신체와활동성을고려하지않은옷들이소비를넘어여성의건강에까지악영향을미치는현실이비로소눈에들어왔다.이러한고민을SNS에올리자기존의여성복에불만을토로하는댓글이쏟아졌고,이것이여남공용브랜드‘퓨즈서울’을런칭하게된계기였다.퓨즈서울을통해의복에스민성차별을널리알리고,이를바로잡는옷을꾸준히만들어가는것이목표다.

목차

프롤로그:이책을쓰게된이유
실루엣:직선과곡선이만들어내는차이
주머니:아예없거나있어도쓸모없거나
원단및원단가공(1):원단에존재하는성(차)별
원단및원단가공(2):핸드메이드코트와리넨의배신
봉제:움직이면찢어지는,세탁하면틀어지는
사이즈:들쑥날쑥한사이즈체계와반복되는선택오류
벨트:옷에몸을맞추는오래된습관
현장비교:국내외대표SPA브랜드7곳을중심으로
속옷:집으로들어온코르셋
촬영부터편집까지:성적대상화의함정피하기
여성세:단추가왼쪽에있다는이유만으로
운동복:마땅한운동복이없어운동을못한다는핑계
생각들:어린+여성+페미니스트사업가
의류IP사업:퓨즈서울의가까운미래
에필로그:내가이러한차이점들을알고지향하는바

출판사 서평

여성복이차별의의복이라는주장은루머일까사실일까?
매일입고다니는옷에‘차별’이있다니무슨황당한소리인가싶을거다.이책의저자역시그랬다.어릴때부터유달리옷에관심이많아대학에서의류를전공하고,미로같은동대문원단시장쯤은눈감고도다닐수있다자신하던쇼핑몰대표임에도여성복의문제점을알아차리지못했다.그러나2016년강남역화장실살인사건을계기로모든게달라졌다.페미니즘에눈을뜨자세상이달리보였다.수십년째입어온옷도예외는아니었다.여성복을만들고파는게업인저자에게‘탈코르셋’운동은더욱특별한의미로다가왔다.탈코르셋은결심도쉽지않았지만첫단계부터난관이었다.‘치마대신바지’라는공식을따르기엔,여성복바지는흡족한대안이아니었다.여성복바지는대개밑위길이가짧은탓에,특히앉아있을때몸에심하게끼고그로인한불편함이배가되기때문이다.그런데어느날우연히입게된남동생의바지는자신이알던바지가아니었다.저자의표현을그대로옮기자면“거짓말하나안보태고정말안입은것처럼편했다.”그날부터였다.남성복을닥치는대로모으며연구하기시작한건.

싸구려원단부터,허술한봉제,무책임한프리사이즈까지
여성복은어떻게소비자를속이고가둬왔는가?
저자가찾은남성복과여성복의결정적차이는이렇다.남성복은활동성을,여성복은보여지는라인에초점을두고제작된다.사람은인형이나마네킹이아닌,살아있고움직이는존재이기에당연히옷에는‘여유분’이들어가야한다.여유분이없는옷은착용감이불편한걸넘어보이지않는감옥이되어착용자의행동을제약한다.그러나여성복은이당연한원리를무시한다.오랜세월여성복은잘록한허리라인과볼록한엉덩이라인을부각하는방식으로만들어져왔다.신체변형을일으키는코르셋부터통풍을막아질염을유발하는스키니진까지‘보여지는’라인을우선하는여성복의기조는오늘날까지이어져문제적인여성복을양산하고있다.‘예뻐보이면그만’이라는핑계뒤로싸구려원단을쓰고,허술한봉제로마감하고,주머니와안감을생략하고,아동복과다를바없는작디작은옷들을출시하는행태는보세시장에국한되지않는다.패션시장에서절대적인영향력을지닌글로벌SPA브랜드들역시같은행태를답습한다.(여남의복의차별적실태는〈현장비교:국내외대표SPA브랜드7곳을중심으로〉편에서한눈에확인할수있다.)

업계의구태와탐욕이만날때옷은어떻게쓰레기가되는가?
여성복문제를논하며‘차별’을언급할수밖에없는이유가있다.보세와브랜드를막론하고남성복은다르게만들어지기때문이다.정확히는여성복이‘유독’후지기때문이다.저자가거래처인여성복공장에재킷안주머니를넣어달라의뢰했을때공장은터무니없는추가공임을요구했다.사실상작업거부였다.남성복공장은기본공임이상대적으로높은편이지만합리적인비용을제시했고결국거래처를옮겼다.무엇보다남성복은안주머니가옵션이아닌기본이다.제작현장에서겪은황당한사례는이게끝이아니다.슈트제작에앞서저자가직접준비해온원단견본들을의류샘플제작처에보여주자담당자가말했다.이런건여성용원단이고,남성슈트에는쓰지않는다고.충격적이게도원단에도성(차)별이있었다.또한고밀도를특징으로하는소위‘남성용’슈트원단을포함한대부분의남성복원단에는‘워싱’후가공이들어간다.원단에워싱을입히면세탁시수축이나이염을최소화할수있지만보세여성복에는워싱이들어간제품을찾기어렵다.옷의기초인원단부터다르니여성복과남성복퀄리티차이가나는건당연한결과다.
여성복퀄리티가떨어지는문제의원인은제작단계에만있지않다.매일매일신상품이업데이트될만큼빠르게돌아가는보세시장의신상품주기는여성복이옷흉내만내는수준으로제작되게끔압박하는또다른요인이다.여성복시장은남성복에비해신상품주기가매우짧을뿐아니라신상품개수자체도압도적으로많다.빠른신상품주기와간소화된제작공정이맞물리면서한철입으면수명을다하는옷들이범람하고,여성들로하여금끊임없는소비를유도하는실정이다.보세시장의여성복퀄리티가전반적으로하락하는현상이지속되면서판매자도소비자도기준을상실하게됐다.어느순간부터안감이실종된얇은겨울코트가대세가되었지만그누구도문제삼지않는것처럼말이다.저자의결론처럼여성복은결국‘패스트패션’이다.

여성복이여자를좌절시킬때우리는무엇을할수있을까?
퓨즈서울과함께하는여성복기본값재설정프로젝트
탈코르셋을고민하고실천하는이들에게제대로된선택지를제시하고싶다는바람에서시작된브랜드‘퓨즈서울’의행보는여성복의판도를조금씩그리고꾸준히바꾸고있다.남성복에사용되는원단을쓰고,몸을옥죄지않도록패턴에여유분을주고,쌈솔봉제로마무리해내구도를높이고,용도에걸맞게주머니를크고깊게낸다.불합리한제작방식을고수하는여성복공장과는거래를끊고,새로운시도를(남성복에서는전혀새롭지않은)받아들이는공장과는원하는수준의제품이나올때까지수차례샘플작업을반복하고,제작처에서난색을표하는‘남성복같은여성복’성공사례를하나둘쌓아간다.다양한체형의모델을섭외하고,촬영시사회가규정한‘여성성’이도드라지는연출을피하며,성적대상화의가능성이있는사진은배제한다.20대여성페미니스트사업가인저자가일상복에서멈추지않고클러치길이를대폭연장한속옷을,레깅스를탈피한운동복을만드는이유는하나다.기존제품들을보며‘진짜여성을위해만들어졌는가’하는의심을지울수없기때문이다.여성복의기본값을재설정하는도전은앞으로도계속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