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식민과 냉전의 동아시아와 재일조선인 문학
고령에도 불구하고 창작을 멈추지 않고 현역 작가로 활동 중인 이 두 작가 모두에게 제주도 4ㆍ3은 원풍경이다. 4ㆍ3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던 김석범은 일찍부터 ‘화산도’를 통해 직접적인 방식으로, 남로당 당원으로 4ㆍ3을 직접 겪었던 김시종은 최근에 이르러 우회적인 방식으로 각각 4ㆍ3에 대한 자기의 문학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4ㆍ3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들의 문학을 온전히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늘날 다른 재일조선인문학과는 확연한 차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문학을 4ㆍ3의 울타리에 가두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두 작가의 문학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바로 민주적 평화통일독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4ㆍ3 사건의 주체들이 지향했던 것은 미국 주도로 예정되어 있던 5ㆍ10 남한의 단선을 막고 이 기세로 남북협상을 성취하여 미국과 소련이 넘보지 못하는 통일독립 국가를 세우는 것임을 고려할 때 김석범과 김시종이 과거의 4ㆍ3에 머물지 않고 민주적 평화통일독립을 미래의 지평에 놓고 창작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방식으로 남북한의 통일독립을 세우고자 했던 4ㆍ3주체들의 꿈이 한반도 내에서는 좌절되었지만 남북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일본 땅에서는 이어졌던 것이다. 4ㆍ3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는 이 두 작가가 일본 땅에서 일본어로 창작하면서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설과 시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꿈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석범 x 김시종 (4·3항쟁과 평화적 통일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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