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정치 사회 변동과 시가사

18세기 정치 사회 변동과 시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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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가의 배를 타고 조선을 건너다
18세기, 근대를 향한 물길 위에서
권력과 문화의 역사가 교차하다
『17세기 전반/후반 정치·사회 변동과 시가사』에 이은 이 저술은 18세기라는 시대의 정국과 당파, 사대부의 분열, 임금의 태도, 그리고 백성의 감각이 시가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통해 18세기의 정치·사회 변동과 시가의 상호 관계를 치밀하게 추적하며, 한국 시가사에서 가장 복잡하고도 결정적인 이행기의 풍경을 복원해낸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속에는 실록, 문집, 일기, 가집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 문화적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가 촘촘히 분석된다. 저자는 남겨진 시가 자료들을 통시적 연속성과 공시적 맥락을 교차하여 독해함으로써, 근대 태동기 이전 18세기의 정치적 고비와 문화적 동요가 시가에 새겨진 구체적인 흔적들을 짚어낸다.
17세기와 19세기의 격화 사이, 조선은 어느 틈에 18세기를 지나왔다. 숙종 말년부터 정조 연간까지 이어지는 이 100년은 흔히 ‘탕평의 시대’로 요약되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환국으로 인한 붕당정치의 변질, 당파의 소용돌이 속에서 외면된 이상(理想)과 배제된 목소리가 있었다. 영조의 조율, 정조의 균형감각, 그러나 그 아래 뒤엉킨 당쟁과 척리(戚里) 사이의 암투를 실록 곳곳에 등장하는 ‘외면과 이면’이라는 표현에 주목한 해석은, 18세기를 단지 조선 후기의 일부가 아니라 17세기의 여운과 19세기의 태동이 교차하는 ‘역사적 경첩’으로 재조명하는 시도다.
정치와 시가, 사대부와 중인, 본문과 변두리, 외면과 이면. 이 책은 이처럼 이분법으로 나뉘는 틀을 넘어 18세기라는 시대의 내면을 다면적으로 구성해낸다. 단순한 정치사적 분석을 넘어서 시가의 맥락 안에서 역사를 새롭게 읽고자 하는 저자의 시도는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진다. 17세기적 질서가 흔들리고, 19세기적 변화가 조용히 스며드는 그 중간지점에서 시가는 무엇을 기억했는가? 『18세기 정치·사회 변동과 시가사』는 정치사, 문학사 그리고 문화사를 통합적으로 읽어내며, 조선의 근대적 자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되묻는 시도이자, 닮은 역사를 살아내는 오늘날의 독자에게 사유를 요구하는 전환기의 기록이다.

이 책이 담아낸 18세기 시가사의 핵심 국면들은 다음과 같다.
1. 환국에서 탕평으로의 전환과 그 이면
붕당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운 탕평은 실제로는 노론 경화세족 중심의 권력 고착으로 이어졌고, 19세기 세도 정치의 구조적 기초가 형성되었다.
2. 민요와 지역 정서에 대한 새로운 시선
최성대는 민요 〈산유화〉를 지역 정서에 따라 재창작(〈산유화여가〉)하며, 민요의 서정성과 지역 감각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시적으로 형상화하였다.
3. 가집 편찬과 시가의 규범 정립
『청구영언』(1728)과 『해동가요』 등의 가집은 작품 수집과 범주 정립을 통해 시가의 독립적인 미학과 전통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4. 17세기와 18세기 사이를 잇는 인물군
김창업, 김시보, 김시민 등은 시가 향유의 연속성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18세기 시가의 계승과 변화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였다.
5. 정철 시가의 지속적 수용
〈관동별곡〉·〈사미인곡〉 등은 18세기에도 여전히 한역되고 감상되었으며, 정치적 메시지와 정서적 울림이 함께 소비된 복합 텍스트로 기능하였다.
6. 작품 전승 과정의 와전과 정치적 배제
작품의 작가가 왜곡되거나 배제되는 사례가 지속되었으며, 이는 정치적 소외와 연결되어 시가 전승의 정치성을 드러낸다.
7. 곡조 변화와 거문고 음악 문화
고조·금조·신번의 곡조 변화와 거문고에 대한 논의는 음악 감각의 변화뿐 아니라 감정 표현 방식의 진화를 보여준다.
8. 신광수의 전국적 시가 순례
〈관서악부〉·〈탐라록〉 등은 지역 간 감정 교류와 시가 네트워크를 드러내며, 신광수는 18세기 시가의 ‘이동하는 주체’로 부각된다.
9. 가문 중심의 시가 향유와 그 명암
연안이씨·의령남씨 등 명문 가문은 대를 잇는 시가 계승을 보여주는 반면, 전주이씨 이진유 집안은 배척과 유배 속에서도 시가로 저항한다.
10. 풍류 악인 중심의 시가 향유 확대
전문 예인들이 주도한 풍류 마당은 기층 문화의 적극적 등장과 더불어, 가기·가객·금사와의 협업을 통한 시가 향유 방식의 확장을 보여준다.
11. 〈백화당가〉를 통한 정치의 뒷면 고발
정조의 규장각 각신 후대와 정동준 중심의 권력 관계를 풍자하며, 정치적 의도와 현실의 괴리를 가사 문학으로 드러냈다.
12. 위항 시인 마성린의 활약
시인·가객과 교유하고 시조를 한역하며, 서리 계층의 정체성과 감정을 문학적으로 전유한 사례로 위항 문학의 경계를 넓혔다.
13. 홍대용의 음악 실험과 서양 악기의 도입
북경 천주당에서 풍금과 서양금의 음률 원리를 체험하고, 한국 전통 음계 체계의 개혁 가능성을 엿본 지점에서 문화사적 전환의 단초를 제공했다.
저자

최재남

저자:최재남
서울대학교문학박사.
경남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교수역임.
『사림의향촌생활과시가문학』(국학자료원,1997),『서정시가의인식과미학』(보고
사,2003),『체험서정시의내면화양상연구』(보고사,2012),『노래와시의울림과
그내면』(보고사,2015),『17세기전반정치사회변동과시가사』(보고사,2018),
『17세기후반정치사회변동과시가사』(보고사,2021).
bukbau@naver.com

목차

책머리에

Ⅰ.서론
1.연구목표와연구방향
2.18세기정치·사회변동에대한비판적이해
3.연구방법과진행절차

Ⅱ.18세기의성격과시가사이해의방향
Ⅱ-1.18세기사회성격의변화
1.존주의의리와경복궁중건논의과정
2.환국에서탕평으로의국면전환과그이면
3.경화세족중심사회의특성과문제점
4.위항중인의성장과절절의의리
5.천주당관람을통한인식의전환

Ⅱ-2.18세기시가사이해의방향
1.정치국면의변화와노래의반응
2.가집을통한기준과규범의확립
3.민요의본질에대한인식과수용과채시
4.노래의지역전파와노래레퍼토리의선별
5.작품의의미강화와정치의득실에활용
6.아회와시사를통한정서의집단향유
7.소품지향의의미와악부를통한현실반영

Ⅲ.17세기시가향유의지속과영향
1.풍간풍류의성격과17세기에서18세기로의전환
2.한역을통한전승의변화와공간환기와기억확장
3.연행과동사의노래레퍼토리
4.가기에서가객또는가자로
5.고조와금조의갈림과금사·금객의역할

Ⅳ.18세기시가향유의양상
Ⅳ-1.시가사흐름의이해와관련하여
1.논농사노래의실상과<산유화가>의전파
2.신번과신성의노래와곡조의변화
3.공간환기와시가향유의양상
4.시가작품의등장인물과현실반응

Ⅳ-2.가집편찬과시가사의관심사항
1.『청구영언』(1728)편찬의도움과가집의위상
2.『청구영언』(장서각본)의성격
3.『해동가요』의편찬과정과작품수록의차이
4.『청구가요』와가객작가
5.이한진편『청구영언』과악하풍류
6.『고금가곡』의성격
7.『병와가곡집』의특성

Ⅳ-3.가문중심의시가향유양상
1.연안이씨문화의특성
2.의령남씨집안의가곡향유
3.조명리의노래와김광욱·김성최풍류의전승
4.이진유이광명·이광사이긍익·이영익의시가향유

Ⅳ-4.정서공감의교유와시가향유
1.이형상과이만부의교유와악부와가곡논의
2.신유한과최성대의만남과시적정서교류
3.풍류악인의시가향유
4.여항예인과의교유

Ⅳ-5.주요인물들의시가활동
1.신광수의가유여정
2.위백규의향촌시가활동
3.이유의<자규삼첩>과금가풍류
4.김인겸의<일동장유가>
5.김익이향유한시가범주

Ⅴ.18세기시가사의새로운변화양상
1.문답시가를통한주체적태도표현
2.천주학에대한믿음과배척
3.<백화당가>의실상과정치의뒷마당
4.마성린의가우교유와시조한역
5.염곡에대한새로운주목과그양상
6.노래를그림과함께향유하기
7.우리말노래선언과유득공의<동인지가>
8.서양금과풍금을통해본새로운음악세계

Ⅵ.결론

참고문헌
[부록]18세기시가사연표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시가의배를타고조선을건너다
18세기,근대를향한물길위에서
권력과문화의역사가교차하다
『17세기전반/후반정치·사회변동과시가사』에이은이저술은18세기라는시대의정국과당파,사대부의분열,임금의태도,그리고백성의감각이시가에어떻게반영되었는지를통해18세기의정치·사회변동과시가의상호관계를치밀하게추적하며,한국시가사에서가장복잡하고도결정적인이행기의풍경을복원해낸다.1,000쪽이넘는방대한분량속에는실록,문집,일기,가집에이르기까지이시기문화적흐름을가늠할수있는거의모든자료가촘촘히분석된다.저자는남겨진시가자료들을통시적연속성과공시적맥락을교차하여독해함으로써,근대태동기이전18세기의정치적고비와문화적동요가시가에새겨진구체적인흔적들을짚어낸다.
17세기와19세기의격화사이,조선은어느틈에18세기를지나왔다.숙종말년부터정조연간까지이어지는이100년은흔히‘탕평의시대’로요약되곤하지만,그이면에는환국으로인한붕당정치의변질,당파의소용돌이속에서외면된이상(理想)과배제된목소리가있었다.영조의조율,정조의균형감각,그러나그아래뒤엉킨당쟁과척리(戚里)사이의암투를실록곳곳에등장하는‘외면과이면’이라는표현에주목한해석은,18세기를단지조선후기의일부가아니라17세기의여운과19세기의태동이교차하는‘역사적경첩’으로재조명하는시도다.
정치와시가,사대부와중인,본문과변두리,외면과이면.이책은이처럼이분법으로나뉘는틀을넘어18세기라는시대의내면을다면적으로구성해낸다.단순한정치사적분석을넘어서시가의맥락안에서역사를새롭게읽고자하는저자의시도는다음과같은물음을던진다.17세기적질서가흔들리고,19세기적변화가조용히스며드는그중간지점에서시가는무엇을기억했는가?『18세기정치·사회변동과시가사』는정치사,문학사그리고문화사를통합적으로읽어내며,조선의근대적자각이어디서부터시작되었는지를되묻는시도이자,닮은역사를살아내는오늘날의독자에게사유를요구하는전환기의기록이다.
이책이담아낸18세기시가사의핵심국면들은다음과같다.
1.환국에서탕평으로의전환과그이면
붕당해소를명분으로내세운탕평은실제로는노론경화세족중심의권력고착으로이어졌고,19세기세도정치의구조적기초가형성되었다.
2.민요와지역정서에대한새로운시선
최성대는민요<산유화>를지역정서에따라재창작(<산유화여가>)하며,민요의서정성과지역감각의차이를인식하고이를시적으로형상화하였다.
3.가집편찬과시가의규범정립
『청구영언』(1728)과『해동가요』등의가집은작품수집과범주정립을통해시가의독립적인미학과전통을구축하려는시도로평가된다.
4.17세기와18세기사이를잇는인물군
김창업,김시보,김시민등은시가향유의연속성과네트워크를유지하며,18세기시가의계승과변화를연결하는핵심고리역할을하였다.
5.정철시가의지속적수용
<관동별곡>·<사미인곡>등은18세기에도여전히한역되고감상되었으며,정치적메시지와정서적울림이함께소비된복합텍스트로기능하였다.
6.작품전승과정의와전과정치적배제
작품의작가가왜곡되거나배제되는사례가지속되었으며,이는정치적소외와연결되어시가전승의정치성을드러낸다.
7.곡조변화와거문고음악문화
고조·금조·신번의곡조변화와거문고에대한논의는음악감각의변화뿐아니라감정표현방식의진화를보여준다.
8.신광수의전국적시가순례
<관서악부>·<탐라록>등은지역간감정교류와시가네트워크를드러내며,신광수는18세기시가의‘이동하는주체’로부각된다.
9.가문중심의시가향유와그명암
연안이씨·의령남씨등명문가문은대를잇는시가계승을보여주는반면,전주이씨이진유집안은배척과유배속에서도시가로저항한다.
10.풍류악인중심의시가향유확대
전문예인들이주도한풍류마당은기층문화의적극적등장과더불어,가기·가객·금사와의협업을통한시가향유방식의확장을보여준다.
11.<백화당가>를통한정치의뒷면고발
정조의규장각각신후대와정동준중심의권력관계를풍자하며,정치적의도와현실의괴리를가사문학으로드러냈다.
12.위항시인마성린의활약
시인·가객과교유하고시조를한역하며,서리계층의정체성과감정을문학적으로전유한사례로위항문학의경계를넓혔다.
13.홍대용의음악실험과서양악기의도입
북경천주당에서풍금과서양금의음률원리를체험하고,한국전통음계체계의개혁가능성을엿본지점에서문화사적전환의단초를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