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머물다 떠난자리 들꽃같은 그리움이 피어난다

노을이 머물다 떠난자리 들꽃같은 그리움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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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탁승관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칠 골목길 사이에 피어난 들꽃들과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나무가 떨어트리는 낙엽들...
나그네에겐 들꽃도 낙엽도 가슴속에 고이고이 묻어두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고, 그리움입니다.
자연과 교감하고 소통한 경험을 아름다운 시어(詩語)로 표현하고, 사진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합니다.

저자

탁승관

저자:탁승관

저녁이기울어

분홍빛노을이물들어갈즈음

하루가그리움을담아서산을걸어갑니다

깊은밤이익어갈때면

서로마주보며반짝이던별들의모습처럼

나그네가슴에서그리움이반짝입니다

어느날갑자기

내안에들어와앉은것이아닌

오랜시간내마음에서반짝이는것은

단한순간도그리움을놓아본적없기때문입니다

햇살내리는

양지바른언덕에

아지랑이가피어오르듯이

오늘하루도내안에서솔솔피어오릅니다

내마음지금까지

어디서무엇을하든지

언제어디서도그리움을잊은적없습니다

하늘가에걸친저녁

땅거미내리는하늘을수놓듯이

오늘하루도내안에서분홍빛노을이됩니다

꽃밭에서꽃은피고

나무위에서새가노래하듯

저녁하늘가에그리움도노을빛사랑이됩니다

그리움에젖은하루가

짙어지는노을빛사랑을담아

언제나나그네마음안에서들꽃향기가됩니다

목차


프롤로그_5

골목길_14
여름날_16
오늘이시간..._18
바람의향기_21
닮은모습_24
아픈마음..._27
물결_30
밤그림자_35
기다림_38
가을길목_41
추석명절_43
안부전화_46
흔들리는마음_49
계절의문턱_52
산그늘_54
함께하는하루_56
기억이머문곳_58
단풍잎_63
가을길_65
가을밤_69
억새풀_71
소중한삶_74
낙엽은..._78
저무는가을_80
추억의길목_82
낙엽,길을묻다_85
가을빗소리_88
계절여행_91
마지막잎새_94
또다른하루_97
겨울향기_101
시골풍경_104
먼산_107
시골추억_110
눈꽃_113
그리움이노을속으로..._116
그대나에겐..._120
그러나그들은..._122
강추위..._124
겨울꽃_128
세월의강_130
봄햇살_134
여정_136
돌이켜보면_139
터미널향기_142
꽃망울_145
봄소식_148
사랑이라는..._150
꽃망울_154
봄꽃_158
개화_162
시간의미학_164
들풀향기_167
봄빛_170
덧없는시간_173
봄이야기_176
소생하는하루_179
숲,그리고...이야기_181
멈추면보이는곳_184
애기똥풀꽃_187
저무는하루_190
붉은장미꽃_193
솔꽃_195
아차산휴게소_198
장미꽃숨소리_201
유월의하루_204
산울림_206
초여름_208
6월의바람소리_212
어둠젖은밤_214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골목길여름은/지나가는자동차로/토해내는더위로일렁거린다//들창가너머에/연초록에잎새들이/무더운여름바람에지친듯//카페앞화단으로/더운열기에헐떡이는/화초와수국들이힘겨워하네//시원한카페엔/향기로운커피향기와/달콤한빵내음이공존하고//잔잔히들려오는/감미로운음악소리로/여름날의휴식시간을달래며〈골목길〉中

느티나무그늘아래/기대어앉은벤치에있노라면/매미소리가청아하게들려옵니다//오호라,/이것이우리에게/자연이배려해만들어준/자연스러운삶의방식인향기로다//이또한,/이렇게보편적으로/살아가는우리네인생이/또다른단편적인삶의방식인것도//한구비넘어가는/새로운시간의너비를/새삼다시느끼며살아간다는것도〈기다림〉中

가을향기가득한/단풍잎물든산자락엔/뽀얀물기먹은안개가내리고//한잎두잎떨어지는/예쁘고고운낙엽들이/하나둘낙엽위에포개져쌓이는데//산자락숲길을따라/숨가쁘게숨을몰아쉬며/자박자박걸어가던가을바람도//산능선으로즐비한/떡갈나무,갈참나무아래/너럭바위에걸터앉아쉬어가리니〈억새풀〉中

맑고푸른창공으로/쩡~하는소리가들리는듯/추운겨울은이세상에다가와앉습니다//창밖나뭇가지에앉은/어제내린눈이바람에밀려/하얀모습으로눈보라치는겨울입니다//겨울을알려주는/소리와모습을바라보면서/움츠러드는내면에마음다독입니다//엷디엷은햇살이/겨울하늘속에서뒷걸음치며/다가와슬쩍차디찬가슴을녹여주고〈겨울향기〉中

깊어져가는시골길에/눈내리는소리를들으며/홀로고독하게걸어가는나그네//아무도걷지않은/하얗게눈내린산책길은/어둠속에내리는무한한정적감//외로움이담긴눈길/다시그길을되돌아보며/지난발자국이사라지는공허함//주변에숲을바라보면/하얗게개화한메밀꽂이/끝도없이펼쳐지며피어나는듯//눈내리는산중에서/벤치에앉아흰눈맞으면/겨울밤홀로이피어나는들국화//겨울밤산책길사이/송골송골하얀겨울꽃들/고독한시골밤의향기가흐른다〈겨울꽃〉中

[프롤로그]

나의조력자,나의편,나의시인,나의아버지에게
스물한살의어느날,아직학기가끝나지않았던그어느날,목표도상실하고무기력만이감쌌던당시의나는휴학을결심했습니다.내가무엇을원하는지,어떻게인생을살아가고싶은지조차그려지지않아일단쉬어보며인생을돌아보고싶었습니다.
사실나의이십대초반은방황의연속이었습니다.학창시절전부를대입을위해쏟아부었던나는원하는학교에입학하게되었으나,목표를달성한기쁨은아주잠깐동안이었을뿐,공허함과허탈함만이나를가득채웠습니다.망망대해속에서표류하는것만같은기분이들었기때문에,당시에는버텨보겠다는생각대신일단모든것을놓고쉬고싶다는생각밖엔들지않았습니다.
물론,중도휴학이라는결심을부모님께말씀드리기엔많은용기가필요했습니다.
“내가무엇을하며살고싶은지를돌아보고싶어요.쉬고싶다는변명처럼들리겠지만지금당장은학업을이어가지못할것같아요.내꿈이뭔지,목표가무엇인지다시찾고싶어요.당장한학기가될지두학기가될지모르겠지만.”
이사실을전하면부모님은나를어떻게생각하실까.한심하게바라보실까,많이실망하실까,아니면불같이화를내실까,나를설득하실까.
나와언니의어린시절을떠올려보면,아버지는다정했지만,혼이나야할상황에서는매우엄하셨습니다.그렇기때문에나의이런방황이아버지에게큰실망으로다가올까걱정스러웠습니다.하지만부정적인예측과는정반대로,나를놀라게한,그리고지금까지도나에게위안이되는아버지의말씀이기억이납니다.
“아빠는꼭너만한이십대초반이었을무렵,작가가되고싶었단다.하지만그때는사정이여의치않았어.그리고나이가들면서는가정을지켜나가야했기에내꿈을실현하지못했지.하지만난그꿈을포기하지않았단다.언젠가는작가가되어책을펴낼거야.꿈이있다는건참중요한거야.꿈이있다는것은내가희망을갖게해주고그꿈을실현하기위해나의오늘을열심히살아갈수있게해주거든.하지만꿈이없다는건불행한거야.인생을열심히살아갈원동력을얻지못하게돼.그러니우리딸도시간을천천히가지며너만의꿈이생기게되면좋겠구나.그로인해네꿈을갖고네인생을잘그려나가보았으면좋겠단다.아빠는언제나네편이야.”
아버지는알고계셨던겁니다.나의아이가선택지가많은곳에서그저땡깡을부리기만하는지,아니면정말큰벽을만나좌절을하고있는것인지.아버지는대번에알아채셨던것입니다.그리고그런나의마음을아신다는듯,아버지는본인의이야기를꺼내시며나를위로하셨습니다.생각해보면,아버지는언제나우리의편이었습니다.인생을살아오며숱한좌절을겪으며그고통을이겨낼때,언제나아버지는“아무것도걱정하지마.너희곁엔아빠가있잖아”라는말씀을하시곤했습니다.그말은줄곧우리자매에게큰힘이되어다시일어날용기가되곤했습니다.
결국아버지는꿈을잊지않았습니다.언제나당신이사랑하는글을쓰고,그글들을켜켜이쌓아올려,오늘날벌써네번째권의책이나왔습니다.내아버지의꿈은단발성으로끝나지않았고,지금도현재진행중입니다.아버지의힘이다하는날까지아버지는당신의따뜻한시선으로바라본세상을글로그려나가시겠죠.먼과거에아버지가제게말해주신‘아직은이루지못했던꿈’이,‘계속해서이루어나가고있는꿈’이되었음이가장기쁩니다.그리고그모습을가장가까이서지켜보게되어,지금의책의머리말을쓰게되어영광스럽습니다.
아버지의글에는이따금씩떠오르는상념들,아스라져가는기억들,흘러가는일상들이따스히그려져있습니다.그속에는슬픈듯하지만포근한그리움의감정,가족에대한사랑의감정,자연에대한애정등이묻어나옵니다.언제나세상을따뜻한눈으로,애정을가지고바라보았기때문이겠죠.아버지의글을읽다보면,나도모르게눈물을머금은미소가지어지게됩니다.
돌이켜보면아버지가세상을따뜻한눈으로바라보았듯,언제나우리가족을따뜻하게바라봐주며,따스히감싸주었습니다.당신은언제나우리가족,그리고나의편이었습니다.나의어린시절부터우리가족의옆에서손전등을비추고나아가야할길을묵묵히알려주는등대와도같았습니다.이런아버지의모습은글에도녹아있어,혹여이글을읽고있는독자중에무언가를놓치거나갈길을잃어방황하는이의마음을다독여주고함께길을걸어가겠노라말해주는위로가되기를바랍니다.

아버지의영원한독자,
둘째딸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