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팬데믹은인류에게양날의칼이다.생태계파괴의재앙이인간을넘어생태계전부와마침내전지구적범위로심화되고있음을자각케하는계기가되었다는점은긍정적인측면이지만,발등의불이된코로나19확산방지와확진자치유,치료제와백신개발이라고하는당면과제를해결하는데역량을집중하느라그보다더큰해일로다가오는기후위기,생물대멸종의지구사적위기에근본적으로,유효하게대처할수있는골든타임에서부터점점멀어지게하고있기때문이다.
코로나19는또다른의미에서인간에게이중의자각을가져다주었다.하나는‘생물인지조차의심스러운’바이러스,현미경으로도목격하기어려운미물(微物)에게인류전체의안위가위협받을만큼인간존재의위대함은때로보잘것없다는것이고,다른하나는이러한미물에서부터전지구적대재앙이나기후위기에이르기까지우리의존재와삶은하나로이어져있다는사실이다.이것은코로나19가오기전에도이미익히이야기되고,또익숙해진‘사실’이지만,코로나19로말미암아그진실로재확인하고,체험으로써재삼재사확신하게된점이다.
코로나19팬데믹이관통한2020년이인류사에서새로운변곡점이될것임은분명해보인다.그리고그변곡점에서중요한축은생명,생태,생활의소중함을관념이나이론으로서가아니라,우리의삶과운동과정치(법률이나제도)로서실현하는방향으로나아갈/가야할것으로보인다.또한편으로는,근대이래의성장주의/물질주의/과학주의의흐름이여전한위력과그들만의비전을제시하며그들의길을개척해가겠지만….중세에서근대로의이행과정에서르네상스를통해고대(그리스)철학의재발견이이루어졌듯이,코로나19‘이전’세계로부터‘이후’세계로이행하는데서도중요한것은철학의재발견을이룩하는일이다.
새로운세계,새로운삶,새로운존재는단지의지만이아니라사상과관념과관습에이르기까지철저한‘새로움’을통하지않으면안된다.어설픈개혁이나캠페인수준의운동으로서는,그러한새로움은인간의본능적욕망에기반한거대한폭식기계인근대문명에금방잡아먹히고말것이기때문이다.지난수백년간몸집을키워온자본주의-물질주의-개인주의기반근대문명의행보를보아도그러하다.극히최근에자유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로분열되었던근대문명은그분열을극복하면서신자유주의세계체제를전지구구석까지확장하고,이제나아가,우주공간과가상공간으로까지영토확장을시도하고있기때문이다.
다행히도,인간에게자가면역세포가있는것처럼,인류사의지혜,즉철학적담론들은이미이러한시대에대한충분한대안들을내장(內藏)한채우리의탐구와연찬을기다리고있었다.오늘날인간,그리고인간이살고있는지구가직면한문제가인간으로말미암은것이분명한이상,그문제의해결책은인간스스로에게있다는것도자명할터.모름지기,문제의해답은그문제속에있게마련이다.이것은‘인간이여전히문제해결의주체’라는인간중심주의의연장선상에놓인이야기가아니라,인간자신의개조(改造)와개혁(改革),개신(改新)을통해서만이작금의문제를해결해나갈수있다는뜻이다.
이러한시대에,인간의생명(생존)과생활은생태의존속은지구전체의지속성유지,즉지구살림을통하지않고는가능하지않게되었다.『지구살림,철학에게길을묻다』는이러한문제의식과미래비전감각으로고대에서현대에이르는철학자들의철학사상속에서지구살림사상,그것을통해그안에서함께살아가는공동체의생명,생활,생태의길을찾아내는것이다.한마디로,세계철학사를‘생태철학사’로재구성,재해석,재조명하는것이다.인간이성의고유성과독자성과절대성을긍정하고강화하고강요하는방향으로발전해온/기술되어온세계철학사를생태적관점에서비판하여새롭게조명하고계승할것을재분류한다.
(1)현실세계와격리된이상적인세계상으로서의플라톤의이데아적사고는(그이후의서양철학사에면면이그원질이계승되어온이래)오늘날끔찍한동물학대를동반하는‘동물실험실’의원천이된다.(2)오늘의문명(물질)세계를가능케한철학적기반중의한축인데카르트의‘자동기계’사상은예컨대,근대초기반자동식살인공장으로서의아우슈비츠나오늘날의공장식축산업을가능케한철학적기반이다.그런점에서데카르트의철학은,동물들은무생물의‘상품’으로전락시키는세상이열어젖힌,다시말해지옥문을여는것이기도하다.
(3)라이프니츠의‘단자론’은또어떤가.그것은‘개체중심주의’의원류가되어,오늘날‘반생태적,인간(개인)중심적세계관과사회(문명)구조’를낳는출발점중의하나가됐다.인간사회내부에서뿐이아니라,예컨대동물개체를인간개체와별개로상정하고,그것을대상화하는인식이가능케된것이다.이것은전체로서의생태계,전부의일부로서의인간을해체하고,기계적으로재조립하는삶의행태를낳았다.그리고그것이오늘,우리인류와지구전체를절멸의위기로몰아가고있는것이다.
이러한방식으로(4)〈피터싱어의공리주의〉에입각하여“동물해방이곧인간해방이라는사상”적지평을바라보기,(5)〈들뢰즈ㆍ가타리의욕망의야생성복원〉에서“인간내부의원초적생명성”을재활성,재활용,재창조하기,(6)〈가타리의에코소피와근본생태주의〉를관통하며“생명과자연과공명하면서새롭게발견ㆍ발현ㆍ발휘되는인간의잠재력”을인정하기,(7)〈머레이북친의반자본주의와사회생태주의〉를통해“사회변혁운동으로서의생태주의사상과운동의위상”을재발견하기,(8)〈칸트의선험적종합명제와환경관리주의〉에서“근본생태주의를보완하며함께새세상을열어가는동지적사상”을재정의하기,(9)〈홉스의물체론과아파트문명〉으로부터“여백과여지(餘地)없는공장식닭장같은아파트공간으로서의현대문명”을발견하고그대안사회를새롭게바라보기,(10)〈비릴리오의전쟁기계와자동차문명〉에서“속도문명과효율성이우리삶과생명을좀먹는방식”을파헤치고,느림과여백의대안문명을다시주목하기,(11)〈기드보르의스펙타클의사회와TV문명〉에서“인간의식의동일화라고하는반생명적구조”를발견하고,오늘날유튜브를비롯한SNS에서재현,확장,심화되는구조”를고발하기,(12)〈호르크하이머의도구적이성과육식문명〉에서끔찍한“공장식축산업이나거대한환경파괴에기반한육식문명”에대한거부로서의생명의고유한본성의재생을기획하기,(13)〈니체의초인사상과핵에너지〉에서“니체의‘초인사상’에기대어성장해온‘핵에너지문명’을탈피하여생명과평화의세상으로가는길”을모색하기,(14)〈푸코의권력의미시물리학과화석에너지〉에서“생명정치의가동을통해화석에너지이후의전환사회를전망”함으로써미래세대에게새로운희망을약속하기,(15)〈라이히의오르곤과재생에너지〉에서“오래된미래로서의햇빛(재생)에너지,생명의구조와원리에순응하는미래에너지체계의제자리찾기”를통해‘태양과바람의나라’꿈꾸기,(16)〈프로이트의무의식과기후위기〉에서“기후위기가우리자신이낳은사생아임을직시하면서우리삶과의식의심저,즉무의식의세계까지내려가서우리의존재와삶의방식”을재정립하기,(17)〈마르크스의생산력주의와성장주의〉에서“마르크스주의역시‘생산력주의’에기반하고있음을재인식할것과,발전과성장의미래에대한신화를탈피하고”성장대신성숙의길을선택하기,(18)〈헤겔의변증법과생물다양성〉에서“언제나대립물의통일을전제로하고또개별존재를지양함으로서새로운존재를지향하는방식”을탈피하고,생명의실상이다양성을기반으로하고있음을자각하고공생의길로나아가기,(19)〈스피노자의범신론과생태계보존〉에서“보이지않지만소중한생태계의가치,스스로를주장하지않지만소중하기이를데없는만물의존재의의를재발견”함으로써생태계의보이지않은연결망에재접속하고,“순환과재생의사회”를향유하기등을철학한다.
새로운철학으로비로소새로운세상이열리는것은아니다.철학의새로운발견,철학의새로운조명은이미도래하고있는,우리의생존의생활의생명의기회로서의새로운세상을우리가발견하고,또놓치지않을수있도록하는그물을짜는일이다.단지철학을음미하는데서그치지않고그철학대로살아가야한다는의미에서,우리스스로가기꺼이그그물의소재가되고일부가되는일이다.이렇게,새로운세계를약속하는새로운철학사가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