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의 ‘아이히만’들 (실미도 사건 50주기에 부쳐)

실미도의 ‘아이히만’들 (실미도 사건 50주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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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면
내일 더 큰 범죄에 용기를 줄 뿐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실미도 사건 진상규명에 참여했던 저자가 조사 과정에서 면담했던 당시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 장면을 통해 실미도 부대 창설 과정, 즉 창설의 배경과 부대원 모집 과정을 재구성하고, 특히 진상규명 과정에서 보여준 그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함으로써 이 사건의 축소, 조작, 은폐, 왜곡의 실상을 보여준다. 또 실미도 부대원들의 최후 폭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4명의 심문 기록, 그리고 그들이 사형장에서 남긴 최후 유언도 그대로 담아냈다.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강제로 분단된 나라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삶이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즉 과거의 역사에 눈감지 않음으로써 오늘의 우리의 역사에서도 되풀이되는 비극에 눈감지 않고자 하는, 오늘 우리 삶의 건강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각오와 염원을 담은 책이다.
저자

안김정애

월남민과이산가족이라는가족사를배경으로한반도분단사를공부하고있다.한반도분단은여전히한반도평화,국가폭력에의한인권침해,여성인권과군사주의의폐해,외세의분단규정력등의주제와복잡하게얽혀있다.
『누구를위한전쟁이었나(다할미디어),『한반도의외국군주둔사』(도서출판중심),『세계화와여성안보』(한울아카데미),『한국여성평화운동사』(한울아카데미),『女性·戰爭·人權』(京都,行路社),『끝나지않은국가의책임:산청·함양민간인집단희생사건』(선인)등의공저가있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실미도사건

1.창설:“눈에는눈,이에는이”
2.모집:“국가를위해목숨을바칠수있는가?”
3.유린:“운동선수규칙위반”,“깨지는구나”
4.봉기:“중앙청으로가자”
5.덮기:“조용히처리하라”,“일본에서머리좀식히고오라”
6.재판:“베트남에같이가자”,“기억이나지않는다”
7.횡령:“뜯어먹어도그렇게뜯어먹을수가없어”
8.발굴:“오빠,이나라를절대용서하지마!”

2부|사형수4인의육성

1.피의자신문조서
2.사형집행관련문서
3.형장의유언

맺는말

출판사 서평

1.

‘1971년8월23일영등포로터리’에서저지되었던실미도부대원들의‘중앙청으로가는길’과그이후이사건에대한공식적인발표나언론보도,그리고그로부터30여년이지난2000년대초의진상규명과정에서일관되게,전형적으로드러난것이바로진상에대한축소,조작,은폐,왜곡이었다.
‘북한군특수부대에의한1·21사태→남한의보복차원에서준비된실미도부대→국제정세의변화속에서용도폐기되고잊힌부대가된실미도부대→부당한처우→중앙청으로가서자신들의존재를알리고자봉기→군경의저지에막혀대치중폭사→사건의진상을은폐하고,생존자들을비밀재판후처형,일부사망자들은암매장→50주년이될때까지축소,조작,은폐,왜곡!
이것이실미도사건의기본적인골격이다.남북한간의대치상황만으로는이사태가설명되지않는다.한국정부뒤의미국정부,당시의베트남전쟁,그리고박정희독재정부의광기어린대응,그리고무엇보다국가가그존재이유를망각하고,그속의국민들의인권을유린하는,근본적인사태가이사건에개재해있다.그러나이마저도이사태의본질은아니다.
실미도사건이일어난지올해로50주년이다.30여명의장정들이온갖감언이설에속아실미도로들어갔다가,몇년동안비인간적인수준의대우와살인적인훈련만을받으며착취까지당하다가결국당국자들로부터버려지고잊힌사람들이되어야했던그들은결국,‘국가’의이름을도용하고,‘안보’와‘통일’을볼모로온갖불법,탈법적인방법으로국민의인권을유린한세력의희생양일뿐이다.
실미도사건은한국전쟁이후에도우리가여전히분단된국가에서살아가고있다는사실을인식하게하는,그리고그것이한개인의삶을어떻게유린하고파괴하는지를보여주는사건이다.그리고그사건으로부터50년이지난지금에도여전히진상이밝혀지지않고있는비극적인사건이다.이사건의진실을밝히는일은결국국가,혹은자본이국민을장기판의졸(卒)로여기는역사의사기극을끝장내는민중항쟁이기도하다.

2.

이책은실미도사건30주년전후에이사건의진상규명에참여했던저자가그로부터다시20년이지난시점에‘여전히’해결되지않고있는사건의진상규명을‘여전히’시도하는노력의출발점이다.저자가이사건의진실을규명하기위해노력하는과정에서목격한것은2차세계대전당시유태인학살에참여했던아이히만이보여주었던‘악의평범성’처럼,일견평범해보이는사람들속에또렷이자리잡은근원적인악의모습이었다.그리고저자자신마저그러한악의모습에굴복해서는안되겠다는절박한심정으로,끝을가늠할수없는이사건의진실규명작업을그만두지못하는까닭이다.무엇보다“악한사람들의악행”은그악에“침묵”할때완성된다는자각으로말미암아,이사건의진상규명에(한때손을놓았다가)다시매진하고있는것이다.

저자는또한우리역사의비극의장면마다깃들어있는‘남성의시각’과‘남성중심성’을극복하기위한한방안으로,“여성의시각으로한반도근현대사를재조명하기위해”이사건의진실규명에매달린다고고백한다.이러한‘여성의시각’은그가간여한또하나의역사의진실규명/접근작업의하나인,베트남전쟁에서의한국군에의한민간인학살사건피해자들을만날때에도뼈저린경험으로다가왔음을고백한다.베트남전쟁은이사건-실미도사건과도깊은관계가있다는점에서,이러한시각은지금까지의역사를새롭게써나가는데필수불가결한것임을발견할수있다.

50년전의역사를지금여기의것으로이해하기에너무멀고아득하다는생각을할사람은많지않을것이다.대한민국이‘선진국’으로공식선언된21세기20년째의해에도현실에서의진실을왜곡하는일은지속적으로,더교모하고,더큰규모로여전히이루어지고있으며,기득권자들이자신을정당화하는일들은앞으로도얼마든지계속될것이기때문이다.이책은그러한현실에“스스로가깨어있겠다는다짐을하기위한것이기도하다.”라고저자는고백한다.저자는“국가는진실을기억할의무가있다.스스로포기하더라도마지막까지국가에의해보호받아야하는것이인권이다”(강금실,전법무부장관)라는말을떠올리며,책을마무리한다.
그런점에서돌이켜보면,실미도사태의희생자들은이들자신은국가에대한믿음을끝내버리지않았던사람들이다.그만큼순진한사람들이라고할수도있고,그만큼비극적인인물들이라고말할수도있다.그리고,그렇기때문에국가가그들의삶과죽음,그리고죽음이후의남은과제에대해책임을져야하는,진상규명과보상/배상이이루어져야만하는사건의희생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