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과 지상 사이의 형상 (김종삼 시의 내재적 신성)

천상과 지상 사이의 형상 (김종삼 시의 내재적 신성)

$21.27
Description
탄생 100주년 맞은 시인 김종삼의 재조명
이미지와 동학을 잇대어 한국시의 가치 해명
이 책은 그동안 현실을 부정하고 초월을 지향한 시 또는 한국 전통과 거리를 두고 기독교 등 서구 전통에 뿌리를 내린 시라고 여겨져 온 김종삼의 시를 한국 전통의 동학(천도교) 사상과의 연관성을 통해 접근하고 해부한 연구서이다. 저자는 ?김종삼 정집(正集)?(2018) 편찬에 깊이 관여하는 등 김종삼의 작품 전체를 섭렵하고 치열한 문헌 고증과 직접 발굴한 새 자료까지 망라하는 한편 조르주 디디-위베르만의 이미지 이론에 근거하여 김종삼 시의 특징을 동학과 같은 한국 토착사상의 전통에서 재조명해 낸 것은 물론 시의 이미지와 한국 현대문학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지평을 개척하였다.
저자

홍승진

1988년서울올림픽개막식때태어났다.서울대학교에서국어국문학을공부하였고같은대학원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계간『다시개벽』편집위원,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강사,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선임연구원등으로일하고있으며임화연구회연구기획위원,사단법인방정환연구소학술이사,신동엽학회연구이사등을맡고있다.저서로는『가장자리에서지금을─하종오리얼리즘의서정과서사』,『김종삼정집』(공편),『세계는왜한국에주목하는가』(공저),『우리는어디로가야하는가』(공저)등이있다.

목차

서론┃현실과초월의이분법을뛰어넘기

수직적이원론의내용과형식|한국현대문학사에대한통념과의연관성|동서양신비주의의흔적들|조르주디디-위베르만과운동하는이미지:비가시적가시성과시간교란|내재적신성의살아남음(Nachleben)|동학미학에근거한문학연구의갱신

제1부┃전쟁의폐허속에서희망을가시화하기

제1장┃다시개벽
종말론의폭력극복과순환론의원천회복|하늘의신성에근거하는민족의원천

제2장┃장소로서의이미지
이미지는운동이다:이행과전치를일으키는장소|이미지의역동성에주목한에즈라파운드|비유사적유사성:잔해속에서드러나는신

제3장┃시간으로서의이미지
이미지는운동이다:과거·현재·미래사이의시간교란|기억속의희망을현재화하는‘오늘’|「원정」은죄의식에머무는시가아니다

2부┃억압받는민중의신성을상기하기

제1장┃오르페우스적참여
말라르메와사르트르를넘어선시적참여의모색|롤랑드르네빌의신비주의적오르페우스개념|역사에의하여희생된인간의영혼을가시화하는음악

제2장┃여성의시야(vision)
억압의이분법을넘는제유법|새로운세상을새롭게상상하는영성|모퉁이일수록잘보이는우주

제3장┃어린이의생명력
참혹의역사를사랑의시초로바꾸는동심|우주적생명원리에근거한어린이주의|역사의죄를씻으며되살아나는어린이-이미지

제4장┃약소민족의성화(聖火)
중립과동학을둘러싼신동엽·최인훈과의연관성|폭력의역사에도신성을보존하는민족들|차별적범주를초극하는인간보편의아름다움

제3부┃살아남는이미지로파시즘에맞서기
제1장┃문명위기와에고이즘
핵위기속에서모색하는우주와의일체감|발레리의배타적정신대(對)릴케의우주적내면|계산적이성을내재적신성으로전환시키는상-기

제2장┃죽음이후의시인
밤을가로지르는시적마음의파동|헬렌켈러:신성을감각하기,영혼과교우하기|창조적연대성:임긍재와꿈-나라,박두진과시인-학교

제3장┃삶은본디시적이다
네오파시즘비판을위한반파시즘예술가의상-기|도스토옙스키·헤밍웨이와연관된대지적삶의긍정|전체주의에대항하여인간성을비추는민중의미광

맺음말┃자생적문학이론,자생적평화통일론

출판사 서평

김종삼은1921년황해도은율에서태어나한국전쟁때월남하여1950년대부터1980년대까지창작활동을펼친시인이다.탄생100주년을맞은그의시세계전반을참신하고정밀하게해석하여문학연구의고정관념들에도전하는책이나왔다.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선임연구원인홍승진(34세)의첫번째연구서[천상과지상사이의형상-김종삼시의내재적신성]이다.1921년생김종삼은1921년생김수영과1922년생김춘수과더불어해방이후한국시를대표하는‘3김’시인으로불렸다.많은이들이김수영과김춘수는익숙한데비해김종삼은다소낯설다고여길것이다.그이유는김종삼의시에담긴경이로움이그동안제대로드러나지않은탓임을이책에서알수있다.

필자가지은이책의제목"천상과지상사이의형상"에서'천상'과'지상'은각각신성(神性)과인간성(人間性)을뜻하고,'사이'는그양자가서로부딪치고이어지는과정을의미하며,'형상'은이미지를뜻한다.김종삼의시〈물통〉에서"머나먼광야(曠野)의한복판/야튼/하늘밑으로/영롱한날빛으로/하여금따우에서"라든지〈소리〉에서"어떤때엔천상으로/어떤때엔지상으로"라는구절로부터영감을받았다고필자는밝히고있다.이책의제목으로다르게염두에두었던"네안의하늘을떠올리기"와내용적으로다르지않다.

저자는이책의저본이된'박사논문'집필당시에원문자료를철저히검토하고실체가알려지지않은작품을10여편넘게찾아서[김종삼정집(正集)](2018)을편찬하는데기여하였다.이번연구서에서는그치열한문헌고증과자료발굴의성과를전폭반영하여김종삼시를더넓고새롭게해명한다.김종삼이죽기전까지자기방에붙여둔월남화가최영림과장리석의그림이어떤작품인지를알아내어책의표지에담은것에서부터저자의치열함이돋보인다.다소무리하다싶을만큼참신한이책의주장이설득력을얻는까닭도그때문이다.

이책은프랑스철학자이자미술사학자인조르주디디-위베르만의이미지이론에근거하여김종삼의시에나타나는이미지와동학(천도교)사상의연관성을해부한다.이에따르면,김종삼은이미지를자기시의핵심으로삼았다.그이미지는감각할수있는것과감각할수없는것사이를넘나드는운동과같다.이미지의운동은한국전쟁과장기독재체제같은폭력의역사에서죄없이죽은민중의신성한영혼을감각할수있게한다.특히이책은김종삼에게적지않은영향을미친라이너마리아릴케,헬렌켈러,표도르도스토예프스키,앙드레롤랑드르네빌등의공통점이인간에게신성이내재한다고보는신비주의임을실증적으로밝힌다.이러한맥락에서김종삼시의이미지는감각적인현실의삶속에비감각적인신성이들어있다는동학의인내천(사람이곧하늘)사상과맞닿는다.

지금까지김종삼의시는현실을부정하고초월을지향한시,또는한국전통과거리를두고기독교등의서구전통에뿌리를내린시로여겨지고는했다.이는해방이후한국문학을순수문학과참여문학의이분법으로재단하거나서구문학의모방으로간주하던통념과같은궤를이룬다.그러나김종삼의시는현실적인간의삶에초월적신성이내재함을이미지로써떠올린다.이와같은특징은현실과초월의이분법,또는인간성과신성의단절을전제하는플라톤주의와기독교등의서구적세계관보다도동학과같은한국토착사상의전통에더가깝다.그러므로이책은김종삼의시에관심있는독자뿐만아니라,시의이미지와한국현대문학사를새롭게이해하고자하는독자에게권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