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얼마나 되나 (신현득 동시집)

내 것이 얼마나 되나 (신현득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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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오래 산 어린이’처럼, 물들지 않는 동심과 세상의 이면을 생명력 있게 들여다 볼 줄 아는 혜안을 모두 갖춘 신현득 시인의 서른아홉 번째 동시집이다. 이 동시집의 첫 번째 관심사는 ‘우리가 함께 가진 것’이다. 지구, 공기, 태양, 달, 별…. 동심은 이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삼을 줄 아는 마음이니, 시인은 어린이야말로 부자 중의 부자라고 말한다. 시인 스스로 ‘통일 참여’ ‘역사 참여’ ‘우주 참여’ ‘현실 참여’라고 명명해 온 범주의 동시들도 들어 있는데, 특히 이 시집에서는 ‘동심의 매직성(magic性)’을 만족시키고자 했다. 이를 ‘동화적 동시’라고 할 수 있다. 동화적 상상력이 들어오면서 동시의 폭은 우주보다 더 넓어지게 되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 동시집에는 벌써 ‘메타세계’가 구현되어 있다. 또 이 동시집에는 소파 선생 일대기를 소재로 하여 쓴 14편을 포함해서 독자들이 소파 방정환 선생님을 친근하게 마음에 담을 수 있게 하였다. 모시는어린이 첫 번째 동시집이다.
저자

신현득

아동문학가(동시전공).현재한국문인협회고문.국제펜클럽한국본부고문.한국아동문학회·한국동시문학회·한국불교아동문학회고문.경상북도내초등학교교사,소년한국일보취재부장등을역임하고강남대,서울예대,인하대,한양여대,단국대등에서〈아동문학론〉과〈세계아동문학사〉등을강의했다.
●등단:조선일보신춘문예동시부입선(1959),조선일보신춘문예동시부당선(1960),소년한국일보신인상(동시)수상(1961)
●저서:동시집『아기눈』(1961)등38권,동화집『거꾸로나라의여행』(1986)등15권
●수상:[아동문학상]세종아동문학상(1971),대한민국아동문학상(우수상,1979),해강아동문학상(1985),대한민국동요대상(작사부문,1988),한국동시문학상(1998,아동문예사),한국불교아동문학상(1997),이주홍아동문학상(1998),반달동요대상(2005,한국문화예술원),눈솔어린이문화상(2010,색동회),윤석중문학상(2011,새싹회),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2021,한국동시문학회)[일반문학상]농민문학상(2001,농민문학회),윤동주문학상(2003,운동주문학상운영위원회),한국현대시인상(2009,한국현대시인협회),서울시문화상(2011,서울시),자유문협상(2015,한국자유문인협회),한국동시문학상(2021,한국동시문학회)

목차

1.새싹의목소리
노래로인사하기
메모는짧아야
물병하나차고
가오리연이된가오리
원숭이엄마
그래선안되지
새싹의목소리
소나기삼형제
구불텅소나무
맛있는저녁밥

2.일기는나에게쓰는편지
앞당기면좋은것
겨울나기준비
그래도그래도
일기는나에게쓰는편지
세계를돌아보니
구르는바퀴
할아버지그때가옛날옛적
자랑스런한류
가로수착한나무
매미울음까지

3.엄마의귀
엄마의귀
숨쉬는봄
엄마열매닮기
좋은흙만들기
인심좋은재주꾼
나무마다할일이있죠
동네이름다망쳤다
작은바람착한바람
첫서리온날
발시리지않을까?

4.내것이얼마나되나
똑똑해진연필
한오리씩시끄럽네
매우똑똑해진의자
바람이지닌것
산봉우리공깃돌
산봉우리로공기받기
내가내가셋이됐다
내것이얼마나되나?
솔거가그린단군

5.『사랑의선물』한권은
젊어지는샘물
아기방정환
옛날학교일곱살학생
엄마몰래숨어서울기
만세함성속에서
잡지왕국개벽사
소파선생뒤에는일본경찰이
『사랑의선물』한권은
서울과도쿄에서어린이날잔치
소파선생그손길
소파선생이야기솜씨
소파선생걸음걸이
겨레어린이들묵념속에서
소파선생쉼터에호드기소리

작품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우리가함께가진것을모두내것으로만드는‘동심’
이책에실린동시의첫번째관심사는‘우리가함께가진것’이다.사람들은공동으로가진것에관심을두지않지만,동심은그렇지않다는것이시인의설명이다.남극의땅,히말라야꼭대기,바닷물,공기,태양,달,별등이모두우리차지이니우리는엄청나게많은걸지닌부자임이틀림없다.하지만그렇게생각하는어른들이얼마나될까?거의없다고보면맞을것이다.하지만동심은다르다.“동심의세계는크고,깨끗하고,재미있고,불가능이없는세계이다.”「내것이얼마나되나?」에는바로그런동심의세계가오롯이담겨있다.5학년이되고부터골목길,큰길이모두의땅이자내땅이란걸알았고,냇물과강물,바닷물역시우리것이자내것인걸알았으며,공기와뜬구름까지내것인알아챈동심은“내가진게엄청,엄청많네!”라고외친다.이후한살을더먹은6학년이되어밤하늘을수놓은무수한별이모두우리거며,내거란걸알고는또다시이렇게외친다.“아이구나,그것까지!”동심은초등학교6학년에서멈추지않는다.어른이되어도잃지않고살아갈수만있다면누구든크고,깨끗하고,재미있고,불가능이없는세계를누릴수있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초등학생만을위한것이아니다.모든연령대를통틀어읽고참여하고꿈꿀수있는동시집이다.

통일,역사,우주,현실에‘참여’하며넓은세계맛보기
시인은지난60여년동안시를써오면서생활,자연을소재로한동시에더해강대국에의해두조각난우리민족의통일정신을담은동시를선보이면서이를‘통일참여’라고이름지었다.이번동시집에는‘통일참여’외에도시인스스로‘역사참여’‘우주참여’‘현실참여’라고이름붙인동시들이담겼다.황해도구월산삼성사에는솔거가그린단군상이있다.어린이들뇌리에그려지는단군상은과연어떤모습일까?더구나신라를대표하는화가인솔거가그렸다는데.통일후에나가볼수있으려나.「솔거가그린단군」을읽다보면이러한궁금증에어느덧통일을향한열망이가득차오른다.「좋은흙만들기」는씨앗이싹트기좋은흙을만들기위해나뭇잎,풀줄기,열매껍질이모두돕는이야기다.시인은이것이‘해님뜻’이라고말한다.좋은흙을만들기위해서는그야말로온우주가한마음이되어간절히바라고도와야한다.시인은이를‘우주참여’라고일컫는다.「동네이름다망쳤다」에서시인은외래어아닌외국어가남발하는현실을꼬집는다.“나라말이곧국가”인데도아파트이름이며동사무소이름이며모두가“수입한말”일색이다.“이러다가나라이름까지남의나라말이될까겁난다”라는시구는어른이나아이할것없이시를읽는독자들을뜨끔하게한다.시인은이렇듯‘참여’를소재로한시들이주독자층인어린이들을좀더넓은시세계로이끈다고믿는다.

불가능이없는,동심과매직(요술)과판타지의시세계
이번시집에서시인은동화에서주로쓰는판타지기법을동시에도입했다.그로인해시인의동시세계는배로넓어졌고불가능이없는세계가됐다.「매우똑똑해진의자」에서바퀴달린의자는자동차가되어고양이손님을태우고달린다.두시간만에부산항에도착한의자는처음바다를본다.그리고바다를누비는무역선을되기를꿈꾼다.고양이손님은“시의나라에서나있는말”을한다며비아냥거리지만,의자는자신이무역선이되면“너는선장”이라며당당하게말한다.읽는것만으로도재미나지만여기에상상까지더하면그야말로한계가없는‘메타세계’가펼쳐진다.「내가내가셋이됐지」라는시역시같은맥락이다.밭에서캐낸돌을들어서혼자옮기려니힘이모자란다.궁리끝에내안에있는나를하나더꺼내서같이들었다.한데둘이들어도안된다.결국내안에있는나하나를더꺼내어,셋이서들어봤다.이번에는거뜬하게돌을들어올려밭둑에옮길수있었다.내안에또다른내가있다?이또한동심이자상상이며판타지다.이번동시집에서시인은아득한옛날옛적박속에서금과은이쏟아진「흥부전」의판타지를시에구현하며독자들을무궁무진한동심과매직의세계로이끈다.

14편의동시에담긴소파방정환선생일대기
이책제5부는33세로요절한소파방정환일대기를담은14편의동시로구성했다.2022년은방정환타계91주기가되고,천도교소년회가주체가되어어린이날첫기념행사를치른지100주년이되는해이다.나아가2023년은방정환과천도교소년회가주도하여만든조선소년운동협회가다시금새롭게시작한어린이날100주년이된다.시인은작품해설을통해“이시집이그일을기억하고기념하는작은디딤돌이되어,어린이들이기쁘게살아가는세상이크게열리기를바란다”라고썼다.방정환선생이일본도쿄하숙집에서일본형사들의감시를받으며쓴책『사랑의선물』이지닌의미를이야기시에담은「『사랑의선물』한권은」,3ㆍ1운동으로천도교간부들이모두감옥에갇힌상황에서도,청년회활동을이어나가고어린이날을선포한젊은이들이장하다며신도두분이낸성금으로태어난개벽사이야기를다룬「잡지왕국개벽사」,아버지를위해마련한묫자리를선뜻자신이존경하는방정환을위해내주고,자신도그옆에묻힌개벽사최영주시인이야기를다룬「소파선생쉼터에호드기소리-세상에는이처럼아름다운일이있었다」등이잔잔하면서도뭉클한감동을자아낸다.「서울과도쿄에서어린이날잔치」에는거리를오가는시민에게‘어린이해방선언문’을뿌리며김기전이작사한‘어린이날노래’를소리높여부르면서서울시내를행진하는그시절어린이들의앳되고당찬목소리가담겨있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