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자본주의를넘어정동해방으로
정동의재발견인가?재발명인가?
2020년코로나19사태와팬데믹으로인해본격화한‘플랫폼자본주의’는‘정동(情動)자본주의’의한양상으로서,급속히우리의삶을지배하게되었다.여기서정동(affect)은일찍이스피노자에가기쁨,슬픔,욕망과같은것을지칭하는말로부터유래한것으로,특히플랫폼에서정동은인기,재미,흥미,운,활력,기쁨등의양상을띠고전개된다.이는한마디로각각의개체이전에,‘관계’속에서흐르고순환하고유통되는활력과힘,생명에너지를의미한다.이러한정동이자본주의에게포획될때채굴자본주의,추출자본주의,정동자본주의,플랫폼자본주의등으로불리게된다.
정동자본주의의개막은강렬한정동의가치즉욕망가치의현존을말하는것이기때문에,차별없는보편적기본소득정당성주장의근거가되기도한다.동시에정동은첨단기술사회에서인공지능이나기계류가아닌인간만이해낼수있는능력과역량으로서주목된다.또한정동은커먼즈(Commons,公有地/共有地)에기반한공유사회를이룩할인류의오래된미래의지혜의보고이기도하다.이런점에서정동은인류의사랑이넘치는미래를약속하며,지속가능성의기준이되는삶의필수요소인셈이다.
그런데,플랫폼자본주의하에서는플랫폼자체가정동을유발하고부추긴다.유튜브,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등의일상화된콘텐츠플랫폼이나여러가지배달플랫폼등의등장은,정동논의를혁신하고재창안하라는시대적요구의표현이다.문제는,실제로플랫폼내에서웃고,울고,즐기고,기뻐하고인기를누리며정동을발휘하다보면그이득은모두플랫폼이가져가버리는상황이다.이처럼정동자본주의-플랫폼자본주의하에서정동은권력과자본에게는천연자원으로다루어지고만다.
이런팬데믹이한참진행되는상황에서이책,『정동의재발견:가타리의정동이론과사회적경제』는새로운쟁점과논의를끌어안아재창조되었다.웅성거림,잡음,소음,잉여라고불리는정동의강렬도의전달은미세한개념의격자들이를테면평판체계,호출노동,열정노동등에걸려들어다양한개념으로구현되어이책의면면을이룬다.이책의제목은‘정동의재발견’이지만,사실상정동관련연구서를총망라하면서작가가‘재발명’하려는의도를포함한다.그와관련하여이책이정동문제를다루는범위와정도는기존의정동논의를거의전부아우르는폭넓음과스피노자이래의정동이론가를망라하며그비판적고찰을병행하는속깊음을동시에보여준다.
한국사회에서의정동논의를보면,현행한국사회의문제들,다시말해열정노동,갑질문화의제양상,감정노동자문제,가사노동,돌봄의사회화,젠더불평등등의문제로횡단하고교차하면서정동이적용될때는광범위한사회현실일반에대한열쇠개념(딱맞춤해법)으로정동을제시하는것만같다.
그러나그러한후반부의가속독서를하기위해서는초반부의감속(더디게읽힘)을견뎌내야한다.초반부의스피노자의정동의기하학에서가타리의정동의지도제작의방법론으로향하는정동의철학사를읽는과정에서의정동개념은깊고심오하기그지없어다소모호하다는느낌이든다.동시에이를이해하기위해서는정동의미세한힘과섬세한에너지가필요하다는점에서,정동이‘지극함개념’이라는점을분명히보여준다.
정동은사회적경제를혁신할핵심키워드다!
이책의부제에서와같이‘사회적경제’에정동을적용하는과정은‘탈성장을맞이한공동체의혁신’이라는과제에대면하게한다.돌봄,모심,살림,보살핌,섬김등에기반한사회적경제가횡단성,탄력성,임기응변성,지속가능성등을지향해가야한다는‘사회적경제의정동해방에대한단상’이곳곳에나타난다.금방눈에띄는부분은정동해방은탈성장과동조화되어있기때문에대전환의핵심역할을할수있는이음새이자이행의구성요소라는점이다.
그런점에서이책은사회적기업가,협동조합조합원,마을공동체운동가등에게‘탈성장시대에대안적인공동체기업’에대한단서와영감을제공해줄것이다.그리고그것은의기소침,결핍,소외가아닌활력과에너지로가득한정동해방,활력해방시대의개막이라고웅변하고있다.
이책에는격변하는기후위기로인한지구환경의변화와가속화되는탈성장전환사회로의이행을맞이한한국사회가정동을통해서어떻게사회적경제에색다른판을깔것인지에대한전략이곳곳에제시되고있다.성장주의를계속유지하고자하는자본은더이상외부(식민지)를찾을수없게되자외부로부터내부로눈을돌려공동체에대한질적착취국면으로이행했다.코드의잉여가치(공동체착취),권력의잉여가치(갑질),흐름의잉여가치(시너지착취)등의양상은모두정동과관련되어있다.
정동자본주의하에서정동이인공지능,네트워크,빅데이터,플랫폼등에의해서다층적으로포섭되는상황에직면하여,협동조합모델의근대성을넘어서정동해방과탈성장투트랙전략을통해서더욱활력있게전환사회를맞이해보자는정동이론의전략은탈성장에대한비전을입체화한다.동시에첨단기술사회에서개인주의와1인가구의전면화로인한정동의소외양상과더불어노동과활동사이,감정노동과정동노동사이,경제와살림사이,권리주의와자율주의사이에서분열된정동의딜레마상황에대한논의를전개하며정동자본주의‘너머’의대안을모색한다.
정동이론은사회혁신가들에게색다른영감을줄것이다
이책의〈1부.정동에주목한두철학자,스피노자와가타리〉는스피노자주의의전개과정에서,정동의이행양상으로서의기하학에서지도제작으로이행한말년저작이야기와가타리의도표전략,리토르넬로,기호-욕망등정동이론의발생과기본적인전개양상을개괄한다.〈2부.정동의소외,다양한논쟁을격발하다〉는노동과활동의차이,정동노동과감정노동의차이,‘지식과정보’와‘지혜와정동’의차이,자율주의와권리주의의차이,돌봄의사회화논의와정동의소외양상등을다룬다.〈3부.가타리의욕망가치론,사회적경제를진단하다〉는정동자본주의의개막이후의다양한사회현상과인지자본주의와정동자본주의의차이점,대안적인공동체기업에서의정동경제를다룬다.〈4부.사회적경제의업그레이드버전은가능한가?〉에서는공동체기업에게정동이주는아이디어,단상등을모았다.특히탈성장전환사회에서의정동순환과정동의상호작용이가능한초극미세전략에대해서다루고있다.
이책은저자가전공한펠릭스가타리가다시부활하여사회적경제활동가들에게혁신적이고선도적인사회적경제로의뾰족한첨단의지점으로향하라고독려하는것과같은느낌을준다.다시말해탈성장이라는거대한전환의시점에서대안적인공동체기업의도전과혁신에게영감과아이디어,자극을줄사람은가타리임을주장한다.가타리를통해서정동은더욱날카롭게벼려지고활력으로가득한개념으로재구성되고재발명된다.이책은가타리의정동에대한지도제작방법론을통한현실분석을이해하기쉽게풀어서시민,주부,협동조합원,사회적기업가,청(소)년등에게접근한교양서이다.넓지만깊이있는이책은한국사회사회혁신가들의필독서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