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은빠르게,일상은느리게”-기후위기에대응하는투트랙전략
들뢰즈와가타리는속도와운동을구분하면서,속도에서의두가지대응양성,즉미시정치인가속주의와감속주의에대한스케치를한바있다.이책은다소이율배반적일수있는두가지항-감속과가속의길항작용을통해기후전환사회의미래를모색한다는점에서특이하다.
기후위기에대한투트랙전략으로가속주의와감속주의의모토는“빠른전환과더느린삶”이라는이야기구조를설립한다.가속주의는그린뉴딜,기후금융,탄소경제,기본소득,녹색기술,에너지전환등을지칭한다면,감속주의는탈성장,더불어가난,순환사회,문명의전환,정동경제,적정기술등을지칭한다.
기후전환사회이후의장래를기약할수있으려면감속주의와가속주의가서로긴장감을유지하면서,각모델의회복탄력성을구축하는것이관건이된다.
가속주의-전환을빠르게하자!
가속주의는2013년알렉스윌리엄스&닉스르니체크의선언-〈가속주의적정치를위한선언〉(ManifestoforanAccelerationistPolitics)을통해기술발전이자본주의가일으킨먼지구름을재빨리주파하도록만드는전략이다.그런데그린뉴딜을통해서드러났듯이,대규모자원과물량,에너지,부를동원하여수행하는거대계획,거대프로그램이기때문에녹색성장과가속주의가어떤차이가있는지규명해야한다.이러한거대프로그램을성립케하는것은현대통화이론,즉MMT(ModernMonetaryTheory)를통해서부채신용이아닌국가신용을기반으로그린뉴딜,기후금융,기본소득의재원을마련하는통화주의정책에따른것이다.이에반해감속주의는탈성장의원리이며,감속,유한성,감축등을골자로한다.
2020년대전후전지구적기후위기에대한총체적인점검의결과,기후위기에큰비중을차지하는에너지부문에서석탄화력발전소(약40%)의감축과기업이차지하는약82%정도의탄소배출에대한대대적인전환없이는기후위기에효과적으로대응할방법이없다는점이드러났다.가속주의는대대적인전환이필요한부분에대한발빠른전환의방법론이다.이는생태민주주의의가속화와도관련되어있다.펠릭스가타리는『안티오이디푸스』(2014,민음사)에서자본주의는봉건제를불철저하게넘어섰기때문에,아버지의표상으로드러나는권력과자본이라는봉건잔재를사회작동의핵심원리로삼고있으며,이는민주주의가속화를통해분쇄되어야한다고진단했다.이러한생태민주주의의가속화역시도가속주의전략의일부를형성한다.
감속주의-엄청난수축에도활력을발휘하자!
전환의가속화와한쌍을이루어야할부분이감속주의이다.일각에서는그린뉴딜과탈성장이상호작용을일으켜야한다는것으로논의하기도했다.가속이체제와시스템에관련된부분이라면,감속은삶의양식과관련된부분이다.이두가지영역이길항을이룰때결국탈성장전환사회로의문명의전환이이루어질것이다.그런점에서“전환은빠르게!삶은느리게!!”라는슬로건은가속과감속의페달을동시에밟아야하는현시점의이중집게와도같은상황을표시한다.그러나이역시도완전한대답은아닐것이다.우리는실천하고실험하고도전해야한다.무엇이정답이라고결정된것이없는상황일때우리는더욱미세하고섬세한도전에응답해야할것이다.
감속주의는제한,감축,유한성,생태적한계등에기반하여탈성장으로나아가자고과감하게제안하는시민사회와생태민주주의의어젠다이다.우리가한번도겪지않았던기후위기의재난에직면하여,우리가한번도실천한적이없는수준의‘과감한탈성장’이필요한시점이다.기후위기에대한제대로된대응이되려면,매년IMF전망치의두배에달하는감축이이루어져야하며,2050년까지물질발자국은현재의1/10로줄여나가서1970년대수준으로맞추어야한다.전인류가지금보다몸무게를1/2로줄이고,음식섭취량을1/10로줄여야한다는말이다.
기후전환사회-우리가주체고우리가대상이다
그렇다면탈성장의주체는누구인가?정부인가?시민인가?개인인가?누구나주체이다.왜냐하면모두가기후위기의재난적상황의잠재적희생자이기때문이다.여기서하나의일관된방향성으로향하는색다른좌표를설립해야할필요성이제기된다.우리가직면해야할탈성장은결핍,부재,결여,부족의상황은아닐것이기때문이다.허영과부정의,오만으로가득찬성장주의세력은이미파시즘으로진입해있다.우리는생태민주주의와공정,정의를통해서관계가주는풍요를통해서의도적게토화의해법을찾아야할것이다.불평등과차별,부정의를끊임없이없애나가는과정이바로탈성장인이유이다.
때로는자원을순환시키거나,혹은아예사용하지않는반소비주의노선으로도향할필요도있다.그러나자원이주는활력에길들여져왔던성장주의시대를넘어서,활력자체를설립하고생산할필요가있다.1920년대영국의상황은탈소중립2040에해당한다.이속에서는무용,축구,살사댄스라는작열하는활력의폭발이있었다.그러나과거로의퇴행이탈성장의모습이나방향성이아닐것이다.더많은돌봄,살림,모심,보살핌,섬김등의스튜어드십이이루어져야할것이기때문이다.정동(affect)의해방,욕망해방,무의식해방을통해서우리는질서있는퇴각의상황,의도적진부화에맞선의도적게토화의상황을맞이해야한다.
포기하기에는아직이르다.우리는인류문명이한번도겪지않는탈성장전환이라는색다른임계점이자변곡점에도달할것이다.문화,삶의양식,예술,인문학,사회학등의모든부분에서엄청난변화가예고되어있다.물론성장주의가이에따르지않고될대로되라식으로자신의마이웨이를걸어갈수도있다.그러나그결과는엄청난파국과어려움에대한직면으로나타날수밖에없는것이현실이다.
먼길을떠나기전에‘잠시멈춤’
우리가최근겪었던코로나19사태중에서불교환경연대는“잠시멈춤”슬로건을말한적이있다.멈춤이라는것은시야를개방하고주변을알게하는힘이있다.우리는삶의예술적이고미학적인요소를재발견,재발명해야할시점이다.성장주의의성공주의,승리주의,자기계발,속도,효율성,공리주의등의엄청난가속이보여주었던바는결국우리의삶을완전히초토화했던바였다.그런점에서감속은주변,곁,가장자리를들여다보게하고,여백과느림의시간을개방하는효과를갖는다.그것은고립무원의상태를의미하는것이아니라,인간이해야할정동과돌봄,욕망의명제와현장을찾아내고그속에서삶의의미와가치,사회적인힘을찾아가는것이다.그것이돌봄모듈이라고불리는탈성장전환사회의기본단위가갖는힘과에너지,활력일수있다.우리는천천히그리고더욱섬세하게탈성장전환사회로뚜벅뚜벅나아가야할것이다.
이렇듯가속주의와감속주의의투트랙전략은인류멸종의암울한독가스가가득끼어있는상황에서인류사회의역할과책임등에대해서거시적인것과미시적인것을넘나들며구체화하고있다.우리는가속주의를통해서전환의속도를빠르게거대계획,거대프로그램으로응대할여지를갖는다.동시에감속주의를통해서미시적인삶에서어떤변화를가지고가야할지에대한지혜와정동을얻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