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 2 (문학 속 인물편 | 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

어떤 죽음 2 (문학 속 인물편 | 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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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일어나지만 유일하게 나의 죽음만은 직접 경험할 수 없다. ‘어떤 죽음’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다양한 죽음의 양상을 살펴보아 죽음을 직시하고 성찰함으로써 더 존엄한 삶에 대해, 생명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문학 속 인물’의 죽음을 다룬다.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신화, 설화, 소설, 시 속에서 발견되는 죽음은 죽음에 대한 현미경적인 접근에서부터 거시적인 안목까지를 간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나의 죽음을 다면적으로 인식하며 성찰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에서는 죽음을 마주하며/예감하며 시를 쓰는 김혜순, 허수경 시인의 시, 소설 최인훈의 〈광장〉, 박상연의 〈DMZ〉가 그리는 분단의 비극적 골짜기에서의 죽음의 의미,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카프카의 〈변신〉,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의 자본주의 시대의 비극적 죽음 외에 〈제망매가〉 등이 그리는 ‘요절’(일찍 죽음), SF문학이 그리는 미래세계에서의 죽음의 의미, 고대 그리스 신화나 서사시에서의 죽음의 의미를 그리고 있다.
저자

김학중,우찬제,최성민,이상덕

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강사,시인

목차

서문
01·여성의몸과죽음의근본성-김혜순시인★김학중
여성의몸을발굴하기
살아서죽음을현시하는존재는모두‘너’인‘나’
살지않는생이보여주는죽음의차원
그러므로죽음을손쉽게다루지마라

02·여러다른나-자신의열매의향기가애도하는빙하기의역-허수경시인★김학중
그길은혼자떠나는먼길이지만
누구도기억하지않는역에도착하기
오래된죽음과대화하면다시태어나는것들과인사할수있지

03·제3의길과아노미적죽음-최인훈의『광장』과박상연의『DMZ』★우찬제
자살,진정한철학적문제?
크레파스보다진한바다에서이명준은…
‘푸른광장’을향한과제의거대함
만약이명준이자살하지않고제3국으로갔더라면……
포로수용소,DMZ,스위스에서의죽음,죽음,죽음들……

04·오렌지껍데기의비애와‘난장이’의죽음-자본세시대의죽음의상상력과불안★우찬제
월부인생과오렌지껍질의비애:아서밀러의『세일즈맨의죽음』
빚진죄,그원인적과실과죽음:카프카의「변신」
산업화시대의불안과죽음:조세희의『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05·일찍꺾이다,요절(夭折)-이른죽음과애도★최성민
이른죽음
가족의요절이라는깊은상처
견디기힘든슬픔,공감이라는위로
재난이불러온이른죽음
애도와위로

06·현실너머의생명과죽음-SF에서의죽음★최성민
영생의꿈
SF문학속의과학과질병
죽음이라는상실
죽음이라는생명의증거

07·미아스마(miasma)의굴레-고대그리스비극에서의죽음★이상덕
미아스마(miasma)란무엇인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인생의굴레,죽음

08·두영웅의죽음이야기-호메로스의『일리아스』에서의죽음★이상덕
호메로스의『일리아스』와죽음
파트로클로스의죽음
헥토르의죽음
아킬레우스의애도
프리아모스의애도
호메로스가생각한죽음

출판사 서평

“나는나의죽음을직접경험할수없다.”
“문학속에서죽음은경험되고연습된다.”

현대사회는‘죽음의의료화’를통해,죽음의의미를‘치료의실패’로간주하고접근한다.검찰이기소권을독점함으로써전횡의폐해가발생하듯이,의료인또는병원이‘죽음’을독점함으로써날이갈수록인간의삶의완전성,전체성은훼손되고있다.이것은그렇잖아도경험하기어려운죽음을온전히비정상적이며병적인사건으로간주하도록길들이고제도화하는것이다.
현대의료체계,장례시스템에서는죽음을인간삶의일부분으로부터분리시키려한다.그러나수많은사상가,철학자들이되풀이해서말했듯이인간으로부터죽음을분리시키면삶마저훼손되고만다.인간의삶은‘살아있음’과‘죽음’이라는동전의앞뒷면으로구성되는어떤것이기때문이다.‘사고사’라고하는급작스럽고예기치못한예외적인경우를제외하고,죽음이오랫동안살아온집에서가족에둘러싸인채맞이하는자기삶의종착점이자새로운세대의시작이라는의미는아주오래전에퇴색하고,중환자실또는요양원에유폐된채‘죽어가다’가가족들에게는“사망통지”의형태로,사후적으로전달되는형식으로변질되고있다.하루또는길어야일주일내에사망할것이거의확실시되는경우조차도가족은하루30분씩2회만‘죽음과정’에있는가족을‘면회’하는것이허락되는가운데쓸쓸히,외롭게,그리고‘공포속에서’죽어가는것이현대인이되고말았다.오직장례식장에서,그것도아주잠깐의조문시간속에죽음을가두어버린채,죽음을회피하고짐짓망각하며,살아가도록길들여진다.이는도살장에서짧은생애를마치는,공장식축산에의해길러진‘고기’들의생애와본질적으로다르지않다.

그런가하면이태원참사는159명이죽은일회적사건이아니라,한사람한사람이죽은사건이159회나잇달아일어난사건이다.시인정현종이“사람이온다는건/실은어마어마한일이다//그는/그의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미래와함께오기때문이다/한사람의일생이오기때문이다”라고노래한대로하자면,그순간에159개의‘과거-현재-미래’를포함한우주가소멸하는사건이라고해야옳다.이렇게죽음은문학적상상력과도약적표현을통해서비로소실감되고실증될수있다.
인간이죽음에익숙해지지못하는까닭은그것을결코직접경험할수없기때문이다.타자의죽음을목격한다고해서죽음이경험되는것은아니다.현실에서의죽음은오직비극적인사건으로만다가올뿐,그실체에다가가는것은아니다.그런점에서오히려문학작품감상을통한죽음이해야말로인간이죽음에대해가장근사(近似)하게경험할수있는통로일지도모른다.
죽음은모든사람에게찾아온다는점에서보편적이지만나의죽음을직접경험할수없다는점에서영원한미지의영역이다.그러므로죽음은“모든살아있는것은죽는다”고하는획일적인사건이아니라,언제나새롭게다가오고경험되는우주적사건이다.살아있는모든것은죽는다는사실의자각은내존재의보편성,나와모든것이연결되어있음을깨닫는순간이다.죽음은나의생애가완성되는최종적이며경이롭고거룩한순간이다….죽음에대한이러한철학적통찰을감성의측면에서내면화할수있는‘직접적’계기는문학적/서정적상상력을자극함으로써주어진다.
죽음은회피의대상,치료(생명/수명연장)의대상이아니라인간의생애(삶)를성찰하는계기이며,한사람의인생을완성함으로써마감할수있는계기라는점을이책에소개된다양한죽음에대한문학적접근,문학속의죽음을통해감상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