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의 그늘: 영혼의 정치와 일본의 보수주의

메이지의 그늘: 영혼의 정치와 일본의 보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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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재의 자민당 중심의 보수 일색 정치의 일본이, 메이지 시대 이래로 문화, 철학(종교) 사상에 눌어붙은 짙은 그늘을 여전히 간직한 체제라는 점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지난 200년간 일본인의 종교적 내면부터 사회적 정서, 정치적 문법까지 종합함으로써 일본 전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일본이 주변국에 대한 가해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지, 한국인으로서는 궁금한 문제들을 명쾌하게 다룬다. 메이지, 신도(神道), 호국영령, 천황제, 멸사봉공, 혐한, ‘일본회의’, 국민(國民) 등의 키워드를 근간으로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사죄하지 않는 전범국가, 종교적 천황주의, 보수주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같은 속성으로 채워 근현대 일본의 속살들은 단지 ‘호전적인 일본인의 침략 근성’으로 설명되는 역사적 사건의 개념어가 아니라 철저한 종교철학적 토대 위에 구축된 체제라는 발견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는 그간 한국인이 주로 역사적인 맥락에 집중하여 일본을 파악해 온 것과 달리, 심층에서의 일본 이해를 가능케 한다. 특히 일본의 보수주의란 진보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상이 아니라, 천황을 정점으로 하여 메이지 시대 ‘영혼의 정치’ ‘제사하는 국가’의 전통과 정서를 승계하는 집단적 사고방식이자 태도라는 점을 주목한다. 이것이 일본이 왜 이웃국가와 국민들에게 정성 있는 사과를 함으로써 과거사를 벗어나서 미래로 향하는 길을 택하지 못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이렇게 일본을 깊이 알아야만, 비로소 한일관계의 해원과 동북아 평화 체제 모색의 길을 열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이찬수

일본의사상과문화,동아시아의종교와평화연구자.서강대학교화학과를거쳐대학원종교학과에서일본의철학자니시타니케이지와독일의신학자칼라너의사상을비교하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강남대교수,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HK연구교수,(일본)코세이가쿠린객원교수,(일본)중앙학술연구소객원연구원,(일본)난잔대학객원연구원,성공회대대우교수,보훈교육연구원장등을지냈다.『일본정신』,『불교와그리스도교깊이에서만나다:교토학파와그리스도교』,『다르지만조화한다』,『평화와평화들』,『사회는왜아픈가』,『아시아평화공동체』(편저),『평화의여러가지얼굴』(공편저),『근대한국과일본의공공성구상』(공저),『北東アジア·市民社会·キリスト教から観た平和』(공저),「비전(非戰),반군국주의,비핵화로서의평화:일본평화개념사의핵심」,「平和はどのように成り立つのか」,「北朝鮮の民間信仰」등80여권의단행본(공저서,번역서포함)과90여편의논문을출판했다.현재인권평화연구원공동원장으로일하면서가톨릭대에서평화학을강의하고있다.

목차

서문

Ⅰ.메이지시대와그그늘
한국과일본,왜꼬였나/일본보수세력의탄생/호국영령과애국주의/신도의국가화와영혼의정치

Ⅱ.영혼의정치학:메이지시대와종교적정치
귀신담론의정치성/메이지유신과호국영령/국학과제사문화/종교적정치성과영혼의사회화/재앙신신앙과혼령의인격화/현창신신앙과‘천황교’/국가,확대된가족/‘무종교’라는종교/행위의모호한주체

Ⅲ.천황제의현재:새로운종교로이어지는제사문화
제사와위령의나라/영계에대한강조/신종교의선조공양/수직적국가주의의거부/‘영혼’은해석적실재

Ⅳ.제사의정치,영혼의거처
국가의제사/살아있는사자(死者),영혼의국가화/종교적정치와제사의문화화/전쟁국가와천황교/‘천황교’의이중성

Ⅴ.오오야케(公)와와타쿠시(私):일본너머는공(空)하다
공(公)과사(私)라는것/‘와타쿠시(私)’와‘혼네(本音)’/‘멸사봉공’으로서의공공성/조화를일치로이해하다

Ⅵ.불교와천황제:불교는어떻게국가주의에기여했나
니시다의철학과공(公)에포섭된공(空)/논리에만충실한스즈키다이세츠/군국주의에공헌한불교계/이념화된감정,희생시킨이들의정당화/선과의지:‘하고자함’과‘함’의간격/니토베이나조의경우/선(禪)과현실,다시스즈키비판/‘상(相)’을간과하다/‘종의논리’와타나베하지메/여전한한계와근본적인과제

Ⅶ.반일과혐한,그역사와전복의가능성
한국,무시하고싶은나라/무시와혐한,그리고‘일본회의’/「일본국헌법」,패전의상징/한국과는다른‘하늘’/신도의‘그늘’과일본기독교/‘한일기본조약’,그상이한해석/‘떠오른국가’와‘버려진국민’/다른정서의조화

출판사 서평

메이지시대를보면현대일본의어두운속살이보인다
일본국민은모두‘천황교(天皇敎)’‘일본교(日本敎)’의신자로살아간다
국가를위하여죽었으나제사드려지지않는무수한존재가있다
멸사봉공에볼모로잡힌일본,일본인,일본사를들여다본다
20세기일본사를객관적으로공부하지못한데서갈등이시작된다
국가와개인의관계에대한한국과일본의철학차이-한일청구권협상에개인배상이포함되는가아닌가
현정부의일본손들어주기-비극의역사재현의출발점이될수있다
역사의‘그늘’을되돌아보는공동의시간을더만들어야한다

악의평범성,일본과독일의차이점과동질성
언제나‘일본의사과와배상’문제의비교대상이되는독일의경우를돌이켜보며‘독일과일본’의차이점을말하지만,‘전범국가’라는면에서보면독일과일본의유사성이훨씬더생동감있게두드러진다.일찍이나치체제하에서‘유대인대량학살’의실무자였던아돌프아이히만의전범재판을처음부터끝까지취재한한나아렌트는취재기를모아출간한『예루살렘의아이히만』(1963)에서‘악의평범성’이라는개념을제시하여센세이션을불러일으켰다.‘악의평범성’은아이히만이“유대인대량학살”이라는반인륜적범죄를저지른것은그가‘태생적으로악마적인성격을가진인물’이기때문이아니라“아무런생각없이자신의직무를수행하는‘사고력의결여’때문”이라고주장한것이다.현대사회에서아렌트의이러한통찰은탁견으로받아들여지고있다.이러한악의평범성은‘전시체제’에만국한되지않고,인간사회의도처에서수시로일어나고있는현상이기때문일터이다.

‘일본의평범성’-잘못했다고는생각지못하는사고력결핍증
이말을그대로일본의경우로가져와보면,일본의경우동아시아일대를전화(戰禍)로내몰고수백만명의인명을희생시킨행위를행하고서도오늘날‘진정성있는사과’를하지않고오불관언하는것은그들이그문제에관한한‘사고력’을‘결여’하고있기때문이라고말할수있다.다시말해,‘잘못을저질렀지만사과할수없다’고버티는것이아니라‘무슨잘못을했는지생각지못하는판단력결핍’에빠져있다는것이다.
이는1차적으로20세기전후의역사교육을제대로시키지않는데서비롯하지만,근본적으로메이지이래‘일본영광론’을한번도떨쳐버리지않았던‘일본국의근대사상,철학,정교,문화’에두루걸쳐있는‘메이지의그늘’때문이다.이런상황에서침략의역사에대한사과를요구하는한국이나중국의목소리는공허한메아리가될수밖에없다.오히려그들은‘전쟁’의‘피해자’로서의일본만기억하거나,(한일청구권협상등에따라)배상이끝난‘위안부’나‘강제징용노동자’문제를새롭게들고나오고,‘(한국의)법원조차도정치적인판결을하는’‘여전히전근대적인국가와국민’으로서한국을멀끔히쳐다볼뿐이다.그들이‘정상국가일본’을그토록갈구하는것은그것이‘가장평범한일본의본래’모습이라고여기는,‘일본의평범성’에대한갈구에다름아니다.이런맥락에서일본(인)으로서는국가(정부)든국민이든간에‘국가간에협상(한일협상)’이끝난문제를‘국민적인반발’을이유로‘뒤집는다’는것은도무지상상조차할수없는것이다.그들은국가의정신이천황이며,따라서국가의결정은‘신(神)’의명령과같은것이며,우리(일본)이그러하니,다른나라또한그러하리라생각하고,그러하여야한다고생각할뿐이다.일본인에게한국인은‘몰상식’하고‘평범하지못한’미개인으로비치는것이다.

메이지시대의‘영혼의정치’와‘제사하는국가’
아이히만의경우도그러하지만일본(국가)나일본인(국민)의‘사고력결핍’은결국인간의본성이라기보다는특정한시점의교육체계가빚어낸의식화(세뇌)의산물이다.아이히만이‘나치즘’이라는이념의사생아라면,일본은메이지이래일본이치달아온천황을정점으로한군국주의,‘국가신도’를근간으로하는국가체제전체의종교화와깊이관련된다.
이책에서는메이지정부가오랜민중신앙인신도(神道)를국가적통치시스템의근간으로삼는과정,즉부모에대한효행을선조에대한제사와연결시키고제사의대상을일본의신화적기원인아마테라스에까지확대시켜서,아마테라스의후손이라는천황을숭배하게하고,그를통해천황중심의통일국가를성립시켜온과정에대해조목조목정리한다.
특히전몰자의혼령,즉‘호국영령’을위로하고제사함으로써국민의호국적자세를강화하고,그를통해국민의정신적통합을이끌어내는정치적전략을이책에서는‘영혼의정치(학)’이라명명한다.죽은자(조상신,호국영령등귀신전반)가산자를움직이는일본특유의‘영혼과제사의정치’의특징을역사적흐름과주제를따라가며설득력있게분석한다.

‘천황교’의탄생,오오야케(公)·와타쿠시(私)

메이지시대이른바제사의정치를중심으로사실상‘천황교’가탄생했다.일본인은농도의차이는있지만무의식중에거의‘천황교신자’가되었다.이천황교는공과사를분리하는일본식‘오오야케(公)’와‘와타쿠시(私)’의개념을더강화시켰고,이것이이어지면서오늘날까지일본적대인관계의특징을잘보여준다.이를통해일본이가해의역사를인정하기힘들어하는이유,인류보편의가치보다는내부의가치에더집중하는경향을보이는이유에대해이해할수있게된다.나아가일본에는왜기독교인이거의없는지,한국과는상이한일본인의‘하늘’관등을밝힘으로써,일본의문화적정서에대한이해를도모하고이를통해한일간소모적갈등을줄이는데기여한다.

전투기를헌납하는종교와전쟁을옹호하는철학

왜일본최고의지성들이천황제안에머물면서일본의군국주의를찬양하기만했는지그철학적논리와오류를밝힌다.서양사상가들을일본연구로끌어들였던니시다기타로,스즈키다이세츠,타나베하지메와같은일본최고의철학자들은물론여러종단들이천황제를찬양하고일본의군국주의화에적극적으로기여하게된배경과논리,그리고그한계에대해비판적으로소개한다.일본적‘그늘’혹은‘모순’을드러냄으로써,한일기본조약,종군위안부,강제징용문제등에대한한일간해석의차이가왜이렇게큰지알수있게해준다.
나치즘이‘민주주의적인절차’(국민투표)에의해권력과정치적정당성을확보하고,마침내반민주주의적독재(총통)체제를달성해냈다면,일본의경우메이지이래수많은철학자,사상가들과종교지도자들이‘일본교(日本敎)’체제를철학적으로뒷받침해나가고,종교적(정서적,신념적)으로교화해나간결과물이다.일본인들이한반도와만주-중국대륙을침략하고,태평양전쟁을발발한것은기독교인들이‘이교도’들을향해종교전쟁을벌이며신의명령을수행하는것과다르지않았고,무차별학살을자행하는것은마녀사냥으로세계를정화(淨化)하는것과한치도다름이없었으며,두려움없이죽음을맞이하는것은천황(神)을위해순교(殉敎)하는것과다르지않았다.
그것이메이지의그늘,천황의발아래‘가스라이팅된’일본,일본인,일본역사이고,그본질은현재의일본에있어서도다르지않다.

동아시아와세계를전화(戰禍)에휩싸이게한역사는되풀이될것인가
현정부들어노골적으로일본과의관계개선을추진하면서일본의버티기로말미암아온전한해결점을찾지못하고있는‘위안부문제’나‘강제징용배상’문제가절망적인‘해체’를향해질주하고있다.억지를부리며버텨온일본의손을들어주고,실질적으로국내법(대법원판결)을무력화하며,국제적인상식(‘위안부’문제)마저도무시하면서,결과적으로일본을위한정치외교를펼쳐나감으로써,국민적자괴감,분노,허탈감을촉발시키고있다.
문제는그러한국민적좌절감이나우려라는정서적인측면뿐만이아니라,일본으로하여금과거역사의과오를돌아볼기회를원천적으로차단하고,오히려과거역사를되풀이할빌미와동력을제공하는측면이다.일본은최근‘선제적방어’라는희한한개념을들고나와‘공격(침략)전쟁가능’국가로의실질적인전환을목전에두고있다.일본의독자적인판단이든,배후에있는강대국(미국)의‘버튼누르기’에의해서든,일본은여차하면(실질적으로는중국견제를염두에두고)북한에대한국지적인혹은전면적인도발을할수있는객관적인조건을완비하게되는것이다.

일본에대한분노조절이필요하다-지금이야말로일본을제대로알때다
일본의무뢰함과무식함과무책임함을욕하는건쉬운일이다.그러나수십년을되풀이해온방법으로한일관계에대처하는것은,헛된일일뿐이다.지금이야말로,일본인의속내를들여다보아야한다.그들이어떤생각으로이렇게행동하는지,그들이무엇을알지못하여이렇게말하는지,그들이무엇에홀려서다시죽을구덩이(군국주의부활)를열심히파고있는지를알아야한다는것이다.
「메이지의그늘:영혼의정치와일본보수주의」는“‘국민’보다‘국가’와‘국가주의’가상위에있던일본적‘공기’”를근간으로하는‘일본’을앎으로써일본을이기고,일본을이김으로써일본을화해의광장으로맞아들이는멀고험한길을걸어가야한다고제안한다.이는무엇보다일본을위한일이기에앞서,우리스스로과거의식민역사에대한기억의상처,그리고지금도계속되는역사의상처를씻는길이며,한-일관계의건전한발전은곧국내정치,경제,사회,문화의행복한발전의중요한전제조건이되기때문이다.’

일본관련학자들은이책을이렇게평가한다

“일본이라는산맥의전체상을조망하면서일본사상의심연까지과감히파헤친다.일본인도미처깨닫지못하던종교적일상의공기와정치적그늘의음습함을일깨워준다.”-가미야마미나코(나고야가쿠인대학준교수)
“메이지의‘그늘’은어두운그림자뿐만아니라시원한그늘이나보호막으로서의그늘을가리키는말이기도하다.이책은‘영혼의정치’에깔려있는‘모순’에대한일본인의독특한사유방식을낱낱이풀어헤쳐보여준다.”-박규태(한양대일본학과교수)
“현재의일본은메이지유신을통한‘발명’이며,말그대로‘메이지’는아직도역사화되지않은현재진행형의‘프로젝트이기도하다.일본인의종교관,정치관,역사관,세계관을종합적으로이해할수있는책이간행된것을기쁘게생각한다.”-김경묵(와세대다학문학학술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