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란 무엇인가
Description
환자를 단지 의료의 대상이 아니라 의료의 중심으로서 자리매김하고, 환자 이전에 인격체로서의 인간이라는 점을 새삼스럽게나 주목하여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환자를 재발견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의료(제도)가 환자를 어떻게 규정하고 파악하는지, 사회적으로는 환자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살펴보고, 의료기술의 발달이 환자의 정의와 기준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를 조명한다. 이러한 과제를 의학적인 접근 외에도 종교학, 사회학, 문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적 견지에서 접근함으로써, 환자로서의 인간 이해와 더불어 건강한 인간,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자

공혜정,박성호,양영순,이은영,이향아,정세권

건양대학교의과대학의료인문학교실의료인문학특임조교수

목차

1부환자를바라보는시선
환자는나의스승이다-불교가들려주는돌봄이야기_이은영
〈아제아제바라아제〉의순녀이야기
율장『대품(Mahāvagga)』의고따마붓다이야기
『사랑』의순옥이야기
『박명』의순영이야기
환자는나의스승이다

그들은어떻게정신질환자가되었는가-정신병원의등장과정신질환자에대한인식의변화_박성호
정신질환,광인에서환자로
‘미친사람’으로서의정신질환자와그처우
공포와혐오의대상에서동정과치료의대상으로
근대의료제도내로편입된정신질환과환자

병원,환자,그리고경계-19세기미국뉴올리언스자선병원의환자들_공혜정
누가환자인가?
뉴올리언스
병원
사람
경계
가장남부적인도시의비남부적인환자들

정신질환과자살,개인과사회의이중구조적시선_이향아
한국의자살률
자살은개인의문제인가,사회의문제인가?
정신질환과자살,사회의삼각연결고리
자살의의료화
정신질환과자살의관계성을재고하며

전염병의시대환자의경계_정세권
전염병의시대환자란?
감염병감염과‘슈퍼면역’
무증상감염자는환자인가-‘장티푸스메리’
코로나19시대무증상감염과감염병의심자
전염병시대,환자의경계는무엇인가?

2부환자에대처하는우리의자세
오래된질병과새로운환자_공혜정
미국에서한센인으로살기
오래된환자에서근대적환자로:국립나병원의설립
오래된질병에갇힌환자의삶
새로운환자의변화된삶
나환자에서한센인으로

치료에서돌봄으로_박성호
요양이란무엇인가
요양,그낯선익숙함에관하여
요양,병원을만나다
「사랑」의요양원,치료에서돌봄으로

불교승원에서는환자를어떻게치료했나_이은영·양영순
승원에환자가발생하다
율장에담긴승원의의료
승원의질병과치료
승원에가면명의가병을고쳐준다더라

정신장애와시설사회_이향아
코로나와정신장애인
정신장애와수용시설
시설사회
국내정신질환자현황
탈시설운동그리고우리의일상

환자는어떻게드러나는가?_정세권
코로나19가소개한과학기술,PCR
PCR발명과작동원리,그리고혁신
PCR검사의도입
전염병유행과PCR검사
환자를드러내는기술들의경합

출판사 서평

코로나19가가져다준각성중하나는인간은누구나‘환자’이거나‘잠재적환자’라는사실에대한새삼스런각성이다.인류는역사상처음으로환자가별종의인간이아닐뿐더러,질병으로부터해방시켜야할존재일뿐만아니라,그자체로서도존중받아야하는인간존재라는사실을자각하기에이르렀다.이러한각성과자각이야말로의료인문학이추구하는바이기도하다.

현대사회에서‘환자’란병원에입원하여의사의치료를받는대상자를가리키는말이다.그러나하루에도수십명씩발생하는자살자들의경우,잠재적으로자살에내몰릴위험에처해있는사람의경우환자인가환자가아닌가?또분노조절장애자이거나우울증환자인채,하루하루생활전선에내몰려있는사람은환자인가아닌가?자살자나혹은현대병(비만,스트레스등)으로입원한환자의경우,치료를위한가족력을조사하는것과같은차원에서‘사회력(社會歷)’을조사해본다면,개인적요인이많다고할것인가사회적요인이크다고할것인가?특히현대의료기술의발전에따라조기진단기술이발달하고,또예방적차원에서의진단에따라다양한형태의치료를받는사람,또명시적인‘질환’의치료가아니라‘요양’이라는범주로돌봄이나‘죽음과정’을위해‘의료기관’에‘입원’하는사례가추가되면서전통적인의미에서의환자의개념만으로설명할수없는새로운환자범주를필요로한다.

이처럼환자란의사-환자의관계로단순화할수없는복잡성을내포한다.환자의범위와정의의변화는그시대의정치적,사회적,문화적감수성의변천과도긴밀히연계되어있어,의료적인이유와근거만으로단정되는것도아니다.
이러한현대사회의환자의정의,개념을새롭게이해하기위해서인류역사에서환자의개념과범주가어떻게변화해왔는지를살펴봄으로써이문제의해법을모색할수있다.이책에서는붓다가가르침을펴던2,500년전에불교승원에서환자를어떻게대우하고어떠한치료법과약재를제고했는지,그리고근대사회에서정신질환자나한센병한자에대한처우가어떻게변천해왔는지,특히오늘날가장극적인성찰을요구하였던감염병시대에환자의범위와그에대한대응등의사례를고찰한다.

환자를정의하는일은건강한자와환자의구별을엄격하게하는일이아니라,오히려환자와‘건강한자’의구별이절대적이지않으며유동적이라는사실을드러내는일이다.그것은우리모두가‘환자’라고치부하는것이아니라,‘환자’의상태이든‘건강한자의상태’이든인간의삶은그보다크고넓은범위에서접근되는것임을인식하는일이다.나아가결국의료행위란환자를건강한자로부터분리시켜‘의료화’하는것이의료행위의본질이아니라,“인간중심의의료철학과제도”를확립하는일임을분명히하는일이다.이것이의료인문학의중요한가치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