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산파와 조산사
Description
인간 생로병사의 삶의 여정에서 출발점을 이루는 출산과 관련한 여러 요소들 가운데 그 조력자인 산파와 조산사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오늘날 소멸의 단계로 접어들기까지의 변천 과정을 짚어본다. 그들의 존재는 출산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사례이자, 출산의 개인적인 의미에서부터 사회적인 의미까지를 비추어보는 거울이 되기도 하며, 인간의 출산문화가 변천해 온 과정을 대변해 주는 증언자가 되기도 한다. 이들의 존재, 역할, 그리고 소멸의 과정을 중국, 대만, 일본, 미국의 사례에서 조명해 본다.
저자

사토노리코,신지혜,유연실,자오징화,장수칭,최지희

佐藤紀子
부경대학교일어일문학부교수

목차

또다른타자/자오징-근대중국의조산사단체와곤경
1.머리말:근대중국의조산사교육
2.조산사와산파:분만조력자의경쟁
3.조산사와산과의사:법이정한위계와모호한경계
4.맺음말

중국의산파이미지의역사적변천/유연실·최지희
1.머리말
2.전통시대중국사회의산파인식
3.근대대중매체속산파의이미지와변화
4.맺음말

국가정책,전문직자율성과전후대만지역조산지식의현지실천/장수칭
-1950~1980년대를중심으로
1.머리말
2.일제시기대만의조산교육과산파
3.1950~1980년대대만조산사교육의발전
4.조산사하향(下鄕)장려계획
5.맺음말

근·현대일본조산의발달과출산의료의변화/사토노리코
1.머리말:본연구의목적및선행연구와의연관성
2.조산의근대사
3.조산사실무
4.맺음말

출산의필요악-20세기초미국이민자사회의산파/신지혜
1.머리말
2.마이클M.데이비스와이민자의건강
3.필요악으로서의산파
4.맺음말

참고문헌/집필진소개/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지역과시대를막론하고존재했던산파와조산사
산파와조산사,쇠락의문화적의미는무엇인가?

오늘날대부분의사람들(한국사회기준)은병원에서태어난다.태어날뿐만아니라,임신하기전부터예비부모의심신에대한케어가병원또는그와유사한전문기관에서시행된다.임신이된이후에출산,그리고산후조리와유아의예방접종등모든과정은병원을중심으로진행되는세상에,우리는살고있다.오늘날우리들대부분이병원에서죽음을맞이하는것을감안하면,우리는‘요람에서무덤까지’가아니라‘병원에서병원까지’의삶을살아가고있는셈이다.

불과몇십년전까지만해도,우리주변에서는산파또는조산사간판이나전단(전봇대에부착된)을심심찮게볼수있었다.이런기억을하는사람은이미구세대에속하겠지만,산파나조산사는근대시기에급속도로쇠락하여소멸된직업군중의하나인셈이다.

출산은인간의생명이시작되는순간이지만,인류역사의대부분의기간동안죽음의위험에가장무방비로,그리고가깝게노출되는사건이기도했다.이런이유로인류사회의어느공동체집단을막론하고출산을돕는이들이존재하였다.지역과시대를따라그이름이조금씩다르기도하지만대체로산파와조산사등으로호칭되면서,때로는존경받는대상으로서,때로는기피와비난의대상으로전락하면서도극히최근까지떼려야뗄수없는존재로자리매김해왔다.

산파나조산사의존재에대해서는전통사회에서도긍정적입장과부정적인입장이대체로병존하여왔으나,특히전통사회에서근대사회로이행하면서,근대적인의료체제가공적인의료로서자리매김하면서급격한가치전도내지몰락과소멸의길로내몰리게되었다.이는근대의료체계가도입되고확산되는시기와속도에따라국가별,지역별로차이가있기는하지만,그경향성자체는일관된흐름을보인다고할수있다.

산파-조산사가몰락하는가장결정적인계기는역시산과(産科)라는근대적의료부문이성립하고출산부문에서의권력을획득하면서부터이다.이는출판부문뿐만이아니라인간의병,로,사의전영역에두루보이는일관된흐름이라는점에서특이할것이없다고도할수있다.다만,산파-조산사가거의전적으로여성이었던데비하여,초창기의산과의사는주로남성이었다는점에서여성에게특화된출산에관련된조산업무조차남성의사에게로권력이이양되는과정이나타난점은특기할만한사태이다.

오랫동안출산은하나의의료적인사건이아니라한사람의생명이탄생하고한가문또는공동체의후대계승작업이진행되며,하나의‘문화권의확장과심화’가벌어지는‘의식이며의례’와연결되었다.그런점에서이의례의주관자내지전문가인산파는단순한출산조력자가아니라사회적네트워크의조정자라는중대한의미를내포한존재였다.

그러나인류사회의발달과더불어(전통시대기간중에도)의료의전문화가이루어지면서산파의입지는점점좁아져왔다.이는세계어느지역을막론하고(시기적인차이는있으나)거의일관된흐름을보여준다.전근대의료체계에서근대의료체계로이행하는과도기에조산사라는존재도자리매김하였다.

전통시대의산파가나이많은여성으로서오랜,그리고여러차례의경험에기반하여출산조력자의자리에임했다면,조산사는사회적필요에의하여단기간의양성교육과정을거쳐서출산조력자의자격을취득하고조산(助産)에임한사람들이다.이또한대체로어느국가를막론하고일관된경향을보이고있다.그러나근대로의이행이완결되면서산파든조산사든그자리를산과의사에게내어주고,표면적으로는역사의이면으로사라져갔다.그와더불어출산과관련된여러가지사회적맥락이의료체계내에로귀속되고말았으며,오늘날은전문화·제도화·현대화된체계내에서출산이진행되고있다.

그러나어떤지역,어떤공동체에도산파나조산사가담당했던,출산과관련한‘의료외적인역할’또는‘넓은의미의,근본적인의미의출산의의의’를지탱하는역할은사라지지않고이어지는요소가있게마련이다.특히일본사회에서는여전히‘전문가로서의산파’가잔존하고있기도하다.이는사회발달정도나단계에따라아직도유력하게산파나조산사에의존하는지역이있다는사실과더불어산파나조산사의역사와의미를살펴보아야하는하나의이유가되기도한다.그리고그들의입지나역할의변천과정은단지그계층/직군의변천이아니라,인간의본질적인생애과정의출발점인출산을매개로하여인류사회가걸어온길을짚어보는바로미터가된다는점에서중요한의의가있다고할것이다.

■기획:경희대학교인문학연구원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경희대학교인문학연구원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4차산업혁명시대인간중심가치를정립할수있는통합의료인문학의구축과사회적확산을목표로연구와실천을진행하고있다.의료인문학지식의대중화에힘쓰고지역사회의인문학발전에기여하고자지역인문학센터〈인의예지〉를설립하여운영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