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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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기독교와 유교의 대화를 통해 양자 사이의 갈등과 긴장을 화해시키고자 하는 모색들을 담고 있다. 그 결실로 이성과 감성, 몸과 마음, 정치사회와 살림의 전 영역에서 양자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희망의 새 세기를 여는 지혜의 원천이 되는 길을 엿보았다. 이때 유교는 한국 고대 이래로 근대 전환기를 거쳐 현대사회에 이르도록 면면하게 살아서 변화(易)를 거듭하는 한국적 유교이다. 또 기독교는 개신교 외에도, 기독교적 바탕 위에 형성된 근대사회의 토양에서 성장한 현대 페미니즘까지를 포함한 것이다. 오늘의 종교 지평은 초월적 신에 관한 이야기(神學)에서 지금 여기 일상에서의 거룩을 귀히 여긴다(信學)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하여 한국 유교는 ‘탈성별적이고 보편적인’ 가치(理)로서 역할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조절하고, 소통하며 사랑할 수 있는 높은 학덕과 선행의 인간을 낳을 수 있다는 점, 또 현대 기독교(페미니즘)뿐 아니라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폐해를 넘어서 인류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일관하여 논술한다. 유교의 전통적인 덕목인 천지생물지심(天地生物之心/理)의 예지와 마음은, ‘밭에 감춰진 보화 같은 유교’로서 인간과 그 너머의 사물까지 포괄하여 재조명됨으로써, 지금 큰 위기에 처한 지구 문명의 대안의 길을 제안한다는 점도 알려 준다.
저자

이은선

한국여성통합학문(KoreanFeministIntegralStudiesforFaith)연구가이다.유교문명과기독교문명의대화를통해서인류세의새로운방향을모색한다.한국적신학(信學)과인학(仁學)의구성을위해‘신학(神學)에서신학(信學)으로’라는모토와함께종교와정치(性),교육등의영역을가로지르며글쓰기를한다.한국여성신학회와아렌트학회회장을엮임했고,한국양명학회,유교학회,종교교육학회,교육철학학회등에서활동했다.현재세종대명예교수이고,한국信연구소소장을맡고있다.
주요저서로는『생물권정치학시대에서의정치와교육-한나아렌트와유교와의대화속에서』(2014),『다른유교,다른기독교』(2016),『세월호와한국여성신학』(2018),『통합학문으로서의한국교육철학』(2018),『동북아평화와聖·性·誠의여성신학』(2020),『사유하는집사람의논어읽기』(2020)외다수가있다.공저로『21세기보편영성으로서의誠과孝』(2016),『3·1운동백주년과한국종교개혁』(2019),『한국전쟁70년과‘以後’교회』(2020),『李信의묵시의식과토착화의새차원』(2021),《KoreanReligionsinRelation,editedbyK.Min》(SUNY2016),《DaoCompaniontoKoreanConfucianPhilosophy,editedbyYoung-chanRo》(Springer2019)등다수가있고,역서로줄리아칭,『지혜를찾아서-왕양명의길』(1998)과줄리아크리스테바,『한나아렌트-삶은하나의이야기다』(2022)가있다.

목차


책을내며

1부┃한국유교사의맥과인류종교의미래

1_밭에감춰진보화같은유교의도(道)
2_동아시아문명화과정과유교
3_유교문명의기원과전개
4_유교의인간이해(人)와한국인의사람됨(仁)
5_유교적인설(仁說)과성학지도(聖學之道)의종교성
6_공자의어린시절과어머니안징재
7_맹자의정의(義)와인간삶의조건
8_맹자의효(孝)와유교적궁극신앙(事天)
9_16세기조선에서퇴계와양명만나다
10_16세기조선의퇴계와율곡,그리고오늘의우리
11_17세기하곡정제두,주자학과양명학의조선적통섭
12_18세기성호이익,조선의주체성과실학으로서의성리학
13_18세기조선성리학여성주체를일깨우다,임윤지당의삶과사유
14_사유하는집사람강정일당의유교종교성과페미니즘
15_18·19세기조선성리학,천학(天學)에이르다
16_순암안정복과하빈신후담의서학적천학비판
17_18·19세기호락논쟁의조선성리학,실학을일으키다
18_19세기조선토양에서다시개벽으로탄생한동학,한국적지구종교
19_20세기초조선유교와민족,홍암나철의대종교와해학이기의진교
20_한말의의병운동과유교공(公)의영성과종교성
21_근대유교개혁과진암이병헌의유교종교화운동
22_유교와기독교의대화와인류종교의미래

2부┃한국종교문화사전개와현대페미니즘

1_한국종교문화사를여성주의적으로이해하기
2_무교(巫敎)와한국여성:존재의현재적기반을지시해주는무교
3_불교와한국여성:존재의모든구별과차별을無(무)로돌릴수있는힘
4_조선유교와한국여성:일상의삶을聖으로승화시키는유교
5_현대한국여성과기독교그리고페미니즘:여성적자아의확장과전통과의새로운만남
6_한국여성종교성의세차원:‘통합성’(聖),‘타자성’(性),‘지속성’(誠)

도움받은책

출판사 서평

‘잊혀진유교’와‘타락한기독교’라는키워드는오늘의유교와기독교에대한대중들의이해를단적으로표현한다.다른한편오늘한국사회의기독교는유교사회인조선이멸망하며근대사회로의이행하는흐름속에서성장한혹은그이행을추동한원동력으로서,서로대립적이거나심지어적대적이라고이해되기도한다.거기에‘여성’이라는키워드를더해놓고보면,유교는여성의공적(公賊)으로서한국사회여성불평등의원조(元祖)로서낙인찍혀있고,기독교는한국근대사에서여성의깨어남,여성인권과교육신장등을선도한,그리고그자신도여성독신자들의원력을중요한기반으로하여성장한여성-친화적종교로서이해되는풍경이나타난다.

그러나이책에서는유교가태생적으로근본주의적이며반(反)-페미니즘적이라는선입견에도불구하고오늘날기독교가한국사회에안착하는데는유교적소양을갖춘한국기독교선구자들이그정체성을온존한채기독교를받아들이고자리매김함으로써한국기독교의성공적인출발을보게되었다고진단한다.그리고오늘다시기독교가사회적폐의대명사로자리매김한처지에,유교적보편주의나일상생활에서거룩함을실현하는것을지상덕목으로삼는유교적현재주의의장점을배우고되살림으로써,스스로의건강성을회복하고기독교자신은물론한국사회,나아가세계(지구)적인위기를극복하는데에서중요한역할을할수있게될것이라고말한다.

또저자이은선은오랫동안연구하고실천해온대로,‘유교페미니즘’을내세운다.즉한국유교는현대페미니즘을적극적으로끌어안고,탈성별적인보편성의언어로서최선의페미니스트가됨으로써오늘한국페미니즘이직면한한계상황을극복하게할수있음을말한다.또한기독교는오늘날궁극적실재와직접소통하는시대라는,기독교친화적이지않은사회환경에서각개인이나름의이성과지성그리고사색의힘으로스스로초월적존재와소통하는양식을내면화하는데있어서유교적지혜와전통에서얻어야할부분이많다고말한다.그관점의논거들은본문에서이론의측면과실천의측면,그리고사례의측면에서일관성있게제시되고있다.

한국유교의맥락은중국보다도훨씬유교를종교로서온전하게이해하는데유리한특성을갖추어왔으며,그중에서도오늘우리사회에절실하게요구되는우리삶의온전한의례화와예화(禮化)의측면에서,유교로부터배워야할요소가적지않음을말한다.한국유교의종교적인특성은하곡정제두의양명학,임윤지당이나강정일당같은여성선비전통,호락논쟁의신유물적요소,성호이익이래서학과천학에대한천착의전통,19세기후반유교와기독교의습합등의다양한선례를낳았다.특히동학의수운최제우,대종교의홍암나철이나,해학이기등도음으로양으로서학(기독교)과의조우속에서자기역할과자리를마련해간것을알수있다.

21세기들어서,유교는사회적으로나많은사람들의관심면에서급속도로잊혀가고,기독교는한반도정착기에서와는달리그러한유교로부터탈-맥락화하여,적폐세력이라는얼룩을온몸에묻힌채탈종교시대로나아가고있는것처럼보인다.그러나이은선은그이면을들여다보면서오늘우리사회에서삶의건강성과거룩의일상성을실현하는여러장면에서유교도(道)가어떻게면면히살아있는지를본다.유학자출신으로개신교최초의신학자반열에든탁사최병헌을시발로하여,김교신,유영모,함석헌등기독교토착화선구자들의사유는조선신유교위성리학적토대위에서전개된것임을살피고,그들의삶자체가기독교와유교의대화였음을증언한다.

이은선은조선시대유학이그때까지사회의사상적정신적기반제공자였던불교와긴장하면서도대화하고교류해간사실에기대어오늘한국사회에서기독교와유교의대화는계속되고있음을재발견한다.나아가한국근대시기에기독교가유교와의창조적만남을통해서한국기독교의자리를마련하고인류문명사전체를통틀어가장성공적으로동서인류문명이통섭,통합한사례를낳은것으로평가한다.이러한맥락에서유교와기독교의만남을통해인류미래의보편종교의탄생까지기대한다.또한현대페미니즘과의관계에서도유교가실은현대페미니즘이건강성을회복하고사회적자리를넓게확보하는데서필수적인덕목을함장하고있음을말한다.

이은선은오늘기독교문명이점령한듯한한국사회에서유교도(道)가탈종교화된맥락에서여전히중요한토대로역할하고있음을사례로제시하여유교-기독교대화의가치와의미를재확인한다.‘공간크리에이터’이지영씨는조선유교가강조해왔던우리일상과세계를예화하고리추얼화하는일에서‘공간’에집중하는일이고,그곳을한‘거룩’(聖)의공간으로삼아사람들을편안하게하려는일을실현하고있으며,그것을서구페미니스트주체성과의유교적페미니스트의건강한만남사례로서제시한다.그밖에한국제1호기록학자김익한(국가기록원장)의사례는유교정신이강조해온,배움(學)과사유(思)와전승을귀한일로여겨온전통의실현으로서유교도가오늘우리사회에서살아있는모습으로간주한다.또한일생을관통하여선한삶과방식에서참으로비종교적이면서도깊이있게유교적공(公)의영성을실현해보인,『줬으면그만이지』의주인공김주완,『회복탄력성』의저자김주환교수가펼치는자기조절능력신장운동은인간보편적선험성(理)에대한믿음을가지고,그것이스스로생각하고,조절하고,소통하며사랑할수있는능력(仁)으로발휘될수있도록,다르게사는방법을알려주려는높은학덕의선행으로서자리매김한다.

끝으로저자는오늘의유교는유교적천지생물지심(天地生物之心/理)의예지와따뜻한마음으로서인간을넘어서사물도포괄하고,가상세계까지도포괄해서,지금큰위기가운데빠져있는지구문명의대안의길을찾는데좋은시사를제공할것으로기대한다.이는집의회복,한국이라는우리고향의안녕,온지구생명체의생명적터를치유하기위한일이고,그일은우리각자삶의자리가정돈되고,거기서우리실천과행위의의미가잘반추되고기억되는세계,그로부터온인류공동체를위한새로운미래를열어주는유교덕목의온전한실현을의미한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