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철학자들 (포함과 창조의 새 길을 열다)

한국의 철학자들 (포함과 창조의 새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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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철학을 한 사람들을 소개하며 대화를 하듯 철학하기를 시도하는 책이다. 최치원과 원효로부터 가장 최근의 동학이나 생명평화운동에 이르기까지 2000년 한국철학사를 논구한다. 철학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철학자’의 철학하는 법을 견문하면서, 스스로 그리고 함께 ‘한국철학하기’를 도모한다. 한국철학은 중국에서 유래하는 유교, 불교, 도교 포함삼교와 접화군생의 풍류정신에 담아 조화함으로써, 한국인의 사유 방식을 드러내고 특유의 한국철학을 만들어 나갔다. 한국철학의 근본원리를 잘 이해하면, 오늘 K-POP과 같은 한류가 어떻게 세계적인 호응을 얻게 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대학 수업을 진행하듯이 전체 15강으로 구성하여, 이해의 깊이를 더하면서도, 결국은 내 철학함의 끈을 놓치지 않고 ‘내 철학’을 하게 한다. 한국철학의 기초원리, 다시 말하면 한국인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사유방식의 원리를 깨우침으로써 자아와, 사회, 그리고 세계에 대한 문해력이 높아짐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저자

조성환

원광대학교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HK교수.계간『다시개벽』편집인.서강대와와세다대,원광대에서수학과철학,종교와역사를공부하였고,동학사상사와지구인문학을연구하고있다.『한국근대의탄생』에서는동학의탄생과전개를‘자생적근대’의관점에서재해석하였고,『하늘을그리는사람들』에서는퇴계와다산,동학을‘하늘철학’의전개과정으로서술하였다.『동학의재해석과신문명의모색』(공저)에서는토마스베리와해월최시형을‘지구인문학’의시선에서비교하였고,『개벽의사상사』(공저)에서는한용운의『님의침묵』을‘님의문학’으로자리매김하였다.번역서로는『한국은하나의철학이다』와『인류세의철학』(공역)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제1강┃공자_창조하지않는학습
‘대학’이라는말의기원|스승의말씀이경전|‘학습’의어원|세상을대하는태도|학습을중시하는유학|고정성을싫어하는중국인|창조하지않는학습|배우는大學(대학)과연구하는university|말이없고자하는공자

제2강┃노자_꼰대가되지않는도덕
사회를바꾸는도덕|노자와도덕|도와덕|무위와자연|혼돈의죽음|‘없음’의철학|도를하면날로줄어든다|하늘을하면날로밝아진다|천하를천하에숨긴다

제3강┃가르침_중국인이된부처님
유학의조건|유학에서유교로|불도에서불교로|신선도에서도교로|노장의반교(反敎)사상|교(敎)와종교(religion)

제4강┃성리학_이치를따지는선비
심학(心學)의등장|理(리)와principle|理(리)와reason|도(道)에서리(理)로|어우러짐으로서의리(理)|유교에서의리(理)의수용|주자의종합|리(理)가된인(仁)|자연지리와당연지리|하늘은리일뿐이다|조선의주자학수용

제5강┃최치원_철학을넘나드는화랑
고운(孤雲)과수운(水雲)|당나라에서과거에합격하다|중국인과의친교|신라로의귀국|동방과동학|고국에서의좌절|신라의개혁가|삼교를넘나드는유학자|‘포함’의철학적의미|‘어우러짐’으로서의풍류|기대지않는아이덴티티|제도화된신선

제6강┃원효_코끼리를말하는장님
원효와화쟁|원효의『십문·화쟁·론』|공(空)과유(有)의언쟁|화쟁과회통|화쟁과제물|같음과다름|하나의마음과두개의문(一心二門)|모두일리가있다

제7강┃실록_왕이가장두려워하는것
『고려대장경』에서『일본대장경』으로|『팔만대장경』에서『조선왕조실록』으로|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4위|후세를위해쓰는일기|후세에믿음을전하다|있는그대로쓰다|왕이가장두려워하는것은?|하늘을두려워하는군주|사물에서이치를궁구하라|하늘은이치위에있다|하늘과사람이하나된다|경건함에의한영성정치|유학의경(敬)과동학의경(敬)|천도를숭상하라|도덕적이상사회건설

제8강┃세종_창조를하는임금
철인왕세종|백성과함께하라|‘여민가의’의정치철학|백성속으로!|중국의공공(公共)|세종의공공(公共)|실학을추구한군주|백성도알게하라|번역의필요성|새로운문자의탄생|비밀스런창조|‘작’에대한반발|세종과공자

제9강┃이황_철학을그리는사람들
주자학의수용|철학을그린철학자|정지운과의운명적만남|제자의작품을대하는태도|퇴계의깐깐한반응|두철학자의합작|「천명도설후서」와『훈민정음해례본』|창작에대한반발|대작같지않은대작|태극에서사람으로|과객의최후반격|퇴계의최후반론|퇴계다시보기

제10강┃홍대용_미지의세계와의만남
미지(未知)와의조우|새로운학풍의등장|오랑캐를배우자|홍대용의사상적전환|서양선교사와의만남|무례한조선인들|홍대용의관심|선교사와의만남|다시만남을청하다|천학문답(天學問答)|과학견학|철학대화를저술하다|허자와실옹의만남|사람과사물의균등|땅은회전한다|자연이진리다|실심과실학

제11강┃정약용_하느님을믿는유학자
두개의다산관|유교에일어난파문|예(禮)의가르침|두개의천학|새로운가르침|천주가부모다|하늘에서하느님으로|최시형의천지부모론|상제를말하는조선유학|‘님’이된리|하늘은어디에나있다|지각을하는상제|천주같은상제|인간에대한재규정|인(仁)의재해석|행사로서의인(仁)|정약용과마테오리치|서학적유학,유학적서학

제12강┃동학_새로운하늘의탄생
사상사의전환|전통의한계|서세의위협|보국안민의계책|계시의하늘님|개벽의메시지|불완전한하늘님|최제우의다시개벽|혁명에서개벽으로|관계의대전환|주문의해석|성인(聖人)에서천인(天人)으로|교화와개화|개벽과개화|변찬린의개천사상|개벽의인식론|누가하늘을보았다하는가|천도(賤道)에서천도(天道)로

제13강┃최시형_새끼를꼬는하늘님
포덕과좌도|양명학과동학|수운에서해월로┃동학의일기(一氣)|천지가부모다|해월의천지포태설|도덕에의한다시개벽|사람의말이하늘의말이다|만물속의신성|신성한나의발견|하늘이나이다|하늘과인간의상호협력|밥한그릇의이치|탈아와입구사이|개벽적개화의추진|도덕적진화론|천하에서세계로|새끼를꼬는성인|생각하는하느님

제14강┃원불교_진리는둥글다
라이프스타일을개벽하자|민중들의실학운동|현실이참경전이다|세계는하나의기운이다|이웃의동상을세우자|개벽의문을열자|다원주의와회통주의|종교는많을수록좋다|천하가내집이다|천하를천하에숨기다|원불교에서의자유|천지를따르는자유|자유평화의문명세계|살림학프로그램|수양의대중화|자기를표현하는훈련|자기로부터의개벽

제15강┃생명평화_생명과평화를꿈꾸다
보은취회의생명운동|이돈화의동학해석|철학화된하늘|생명을자각하는인간|윤노빈의신생철학|김지하의개벽사상|원주의생명학파|장일순의회심|생명에대한자각|생명평화운동의시작|생명평화운동의확장|생명해방과생명평화|최초의평화집회|생명평화운동의대장정|『폐허』·『개벽』·『창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한국인이유별나기는하다.근대산업혁명이후,원조받는나라에서원조하는나라로이행한거의유일한국가이며,더욱이한류콘텐츠로전세계를속속들이누비며온갖밈을만들어내는나라가바로대한민국이다.이것은아무튼,한국인의독특한사고방식과그로부터유래하는특유의생활방식,그리고한반도의풍토와역사적흐름속에서형성된특유의기질이그원인이되었을터이다.
한국인고유의생활방식,사고방식,기질등은멀리고려시대,조선시대의외래종교의치성(熾盛)을겪으며마모되고,특히자본주의의세계화라고하는근대화시기이후에는식민치하에놓이면서,이어서분단국가체제로살아오면서크게위축되고왜곡되고변화한것도사실이다.그와중에분단이후남쪽사회는급속도로근대화,산업화,민주화를겪으며숱한고비들을넘겨왔다.

마치질풍노도의시기와도같은지난70년의시기를거치며,한국사회가세계유수의국가대열에들어선직후에우리는또다시퇴행적역사의갈림길을마주하였다.그러면서우리는다시깨닫는다.우리가폐해의,질곡의역사를완전히떨쳐내기위해서는마지막으로넘어야할고비가남아있음을.그것은다름아니라,한국인이자기피와살,그리고심성의결에따라사유하는방식,즉한국철학을살려내고,살펴내고,살아내는것임을.

‘한국의철학자들’은한반도의주거주민들인우리조상이중국으로부터유교,불교,도교의삼교를수용하기시작하면서부터이미우리고유의철학적태도가발현되고있었다는데서부터논의를전개한다.일찍이최치원이‘국유현묘지도(國有玄妙之道)’를증언하고,그것을풍류(風流)라고규정하며,그리고그것이‘포함삼교(包含三敎)’의방식으로작동함을갈파한것을‘한국철학적사유의원점’으로삼아이야기를시작한다.포함삼교란삼교수입이전에이미그와유사한,혹은그것보다크고넓은현묘지도가존재했다는국수주의적의미보다는,삼교를넉넉하게수용하면서도거기에귀속되지않고,화랑의도로서삼교를살려나가는그방식-포함자체를한국철학의기본적인태도이자방법론이라고보는것이다.

본격적으로한국의철학자들을살피기전에,한국고대사회에풍부한철학적사유의소재를제공한유교,도교,불교의한국적의미들을살핀다.그리고근세사(조선시대)에주류철학으로자리매김하였던성리학을집중적으로살핀다(1~4강).이어신라의최치원과원효같은한국철학의선구자들이이들삼교를어떻게포함(수용)하고변주(창조)시켜나갔는지를이야기한다.그것이최치원의풍류,원효의화쟁론이다(5~6강).

그리고조선왕조를500년이나존속하게한근본적인힘으로서의‘실록’을중심으로한국적철학전통이기록문화유산에어떻게반영되었으며,계승되고증폭되어왔는지를살핀다.그리고그기록을관통하는,한국인이하늘과관계맺는독특한방식을탐구한다.그러한한국인의하늘관념이최근세사,민족의위기국면에동학이나유학의종교화방식으로발현되는것을살핀다.특별히조선세종의한글창제,여민의정치철학이어떻게한국적사유방식,유교이면서도유교를넘어선,술이창작(述而創作)의새로운전통으로드러나는지를살핀다.열린자세로서철학하는이황의태도,그러면서도이황이리(理)의순수성을지키고자했던그마음,그리고근대화가본격화하기훨씬이전시기부터미지의서구세계와조우하여그것을창조적으로수용하고재해석함으로써,한국(조선)철학의특이한전통을열어준홍대용,정약용의경우를살핀다(7~11강).
조선시대말기,몇번의헛발질로,자주적,자생적,토착적근대화의기회를실기하고서세동점의거대한소용돌이속으로빨려들어가는와중에,한국철학은동학과원불교같은‘개벽종교’의틀로서더욱공고한자기성찰을이루어내고마침내독자적인틀을빚어내기에이르렀다.위기가곧기회가된셈으로,이로써,오랫동안잠재,잠복된형태로발휘되던한국철학은명시적으로,독자적으로자기운행을지속할수있는틀을확보하게되었다(12~14강).

끝으로,가장서양철학과습합되면서도고래(古來)의전통을짙게풍기는방면에서의한국철학의가장최근형태로서‘생명평화’사상과운동을살핀다(15강).이돈화,김지하,윤노빈,장일순,도법등의생명평화운동을한국철학의현재적적용으로서재발견한다.

2023년,대한민국에서벌어지는온갖파행적인사태들을한국적인풍토에서벌어지는한국적인사건으로이해하면,깊은철학적고민이필요하다.이를한국인의평균을벗어난별종들이벌이는희비극이라고간주해도마찬가지다.그일들을일으키는한국인이란어떤족속인지를이해하지않고는그문제를이해할수없고,그문제를제대로이해하지못하고서는이국면을넘어설수가없다.

지금벌어지는행태의근원(根源)을해설하는글들이난무하지만,단지‘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문제로단순하게재단할수는없다.지금의이대한민국은불과몇년전까지만해도‘세계인들의시선과부러움’을한몸에받던,코로나19팬데믹대처1등국가였다는점,그리고때로터무니없는대통령을뽑기도하지만,또‘촛불혁명’이라는,세계민주주의역사상유례가없는장기간의,비폭력정치혁명을성공시킨나라이기도하기때문이다.뿐인가!불과몇십년사이에원조받는나라에서원조하는나라가되더니,K-POP를비롯한K-한류열풍을일으키며세계곳곳에그이름을알리고있는바로그나라이기도하다.

도무지양립할수없을것같은극단적인일들이동시대에일어나는다이내믹한나라!그성취국가의측면에서든,도무지이해할수없는(can't&mustnot)파행국가의측면에서든,오늘한국이한국이게끔한근본적인에너지,‘3류선진국’에서맴돌고있는이트랩을벗어날길을지시하는이정표는바로한국철학의재생과재건,그리고재활에놓여있다.

때로우리는‘대한민국에희망이있는가?’아니,‘대한민국이라는나라가나를지켜줄나라이기는한가?’하는절망에빠지기도한다.혹은전지구적기후위기와재난의일상화,보편화,거대화의이인류세시기에,‘우리에게미래가있는가’하는좌절에휩싸일수도있다.세계적으로압도적인최하위를유지하고있는출생률을보면,한국사회는확실히절망의구렁텅이에서자멸과소멸,전멸과공멸의길로나아가고있는것처럼보인다.한치앞도보이지않는분단체제극복의길,한-중-일을아울러동아시아협력공동체로나아가는길은꿈속에서도그려볼수없는현동북아정세의전개,그와중에후쿠시마핵오염수의방류사태!

이것을해결하는걸음의출발점은바로한국철학의재발견에있다.그것은한국철학이세계최고라는식의국수주의가아니라,그것이오늘날에도여전히우리(한국인)의체형과체질,심상과심성에가장잘맞는철학이기때문에그러하다.그리고그것은오늘현재세계(지구)와인류,생태계가직면하고있는전지구적위기사태에대한나름의유의미한해법도갖추고있으니,더할나위가없다.

이책은대학생저학년수준에맞춰져있으나,식상하고틀에박힌‘한국철학’이아니라,새로운,그러나더한국특유의,특성의,특징의철학에충실한한국철학인물사이며,한국철학사이며,한국철학의워크북이기도하다는점에서시대적가치를“포함(包含)”책이라할만하다.“접화군생(接化群生)!”의호응을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