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나오면, 마을

문을 열고 나오면, 마을

$15.36
Description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의 농촌마을 만화리 비조마을에 귀촌하여 계촌댁 할머니 앞집, 대문 없는 집에서 살아가게 된 새댁이 ‘만 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저자의 사색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풍경을 만나고 대화하며, 함께 써 나가듯 생생한 문체에서 ‘나를 이곳으로 부른 땅, 비조마을’의 매력이 생생히 묻어난다. 현재의 이야기뿐 아니라, 현재를 가능케 한 과거, 그리고 그 과거를 살아온 사람들, 사람들을 가능케 한 산과 물과 나무와 풀, 바람과 공기까지도 하나하나 호명함으로써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다양한 이야기 얼개를 만들어 나간다. 늘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는 듯한 시골마을이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리고 일에 따라, 사람이 오가는 방식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얼굴과 빛깔로 변화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새댁’은 그 마을 풍경과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지 않고 한데 어울리며 활기를 불어넣고, 그 풍경을 깨우고, 그 사람들을 불러일으킨다. 사람 따라 세월 따라 잊히고 흩어져 버릴 이야기와 지혜들, 그리고 사람의 기억들이 유난 떨지 않고 한편의 풍경화 같이 펼쳐지는 책이다.
저자

김진희

2012년부터비조마을에살고있다.
마을산책을하며보고듣고만나는풍경과사람들의이야기를좋아한다.
어느순간그이야기들에서거울을보듯내가보인다.
비조마을할머니들과마을사람들,두동초등학교아이들,봄이면부풀어오르며다가오는산,나뭇잎을흔드는바람,고개들면보이는하늘에서마음껏노니는구름,은을길나무뒤로지는노을,밤하늘의별빛,첫번째나무,치술신모…
‘나’라는세계에서한발짝나와수많은‘나’와만나는선물을받았다.
마을과학교를잇는활동을하며선물을나눈다.

●2016년마을공동체만들기사업(울주군)
●2017년꿈다락토요문화학교(울산문화재단)
●2019년색깔있는마을학교(울산시교육청)
●2020년생태적지혜연구소웹진‘만화리통신’연재
●2021년평생학습마을학교(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재)울산연구원,울주군)
●2021년두동초사회적협동조합(학교협동조합)설립

목차

프롤로그: 네가오길기다리고있었어

제1부유혹하고섬기고물들다
만가지이야기가어우러지는마을
비조마을걸크러쉬,본동댁
마을은봄!
그때가살기좋았다,요새보다
겨울밤이깊어갑니다
사람이용기생기면사는모양이더라
“뺄개이때문에그렇다는얘기를많이들었어”
5년뒤에나는더이상늙지말고요대로

제2부마을에살다마음을잇다
문을열고나오면,마을
과거와현재가만나는곳,비조마을회관
삶이예술이되는마을
겨울이가고봄이오는순간들
옛날이름,옛날이야기
마을논이큰갓아래서도가리
모두가즐기는비조마을배움터한마당

제3부아이도어른도함께배우고자란다
마을에서노는아이들
온마을이아이를키웁니다
마을작가는마을을걷는다
마을달력만들기
마을학교꿈꾸기
찐계란과삶은고구마를곁들인마을학교
계속이어지는공부가즐거운마을학교
슬기로운지구인되기
우연,뜻하지않게저절로생겨묘하게일어나는일들
그렇게들여다보는데안크고베기겠어요!
마을이야기와배움을나누는학교협동조합
삶을디자인하는아이들

제4부마을을보며나를본다
아주특별하고귀중한것
해님은집에가고…
당신이찾고있는것도당신을찾고있다
마을에서철학하기
만화리치술령,여신의땅

에필로그: 그냥이야기그냥사진

출판사 서평

“조청은언제고으세요?”새댁은묻는다.마실간아지매댁에서내어준찹쌀강정이달짝지근하면서도많이달지않고깊은맛이나는까닭을묻는것이다.그비결은직접농사지은쌀,집에서만든조청,그리고아지매손맛이라는데서,조청제조레시피를묻는것이다.그렇게조청을만드는법에서부터,조청을써서찹쌀강정을만드는과정까지가한편의시(詩)이면서,수필이되고,인생이야기로확장된다.조청을만들고강정을만드는과정마다막내딸에게다녀온이야기,남편(할아버지)이병원에입원한이야기,강정을좋아하는손자들얘기,그리고마침내해마다새해첫날에치술령-서낭재에해뜨는것보러다닌이야기로까지이어진다.

처음에는남편과같이중리라는곳에살다가,마흔살에비조마을에들어와올해일흔일곱살이된부천댁할머니는경주내남면출신인데,이사올때스스로택호를지어사람들에게알렸다.“일찍이름을내놔야”그이름이평생가는이름이된다고여겨서그리지었다한다.부유할부(富)자를쓴건,가진것없이자란부천댁이‘부자가되고싶어서’다.그러나그의삶은고단했다.자기논만가지고는부족해서,친척의논까지소작농으로50마지기를두내외가농사지었다.손으로일일이벼를베는데,꼬박열흘동안비었다.그때하도혹사를해서,‘골탕’이들었다.지금도그때얘기를하자면,목소리가떨린다.하도아프면서살아오느라「동의보감」을보아가며익히고개발한‘조약(造藥:약초들을다려서복용하는민간요법)’을해서상시복용한다.

처음들으면‘만화책’을떠올리지만,알고보면그리고살아보면‘만물이조화를이룬다는뜻’임을알게되는‘만화리.’그중에서도신라시대에외국(일본)에나간남편(박제상)을기다리던부인의몸은망부석이되고그혼이새가되어날아갔다는데서유래한‘비조마을’에서살아가는새댁은유쾌한좌충우돌로마을에활력을불어넣고,한땀한땀텃밭을가꾸듯이가꿔나가는이야기들을따라가노라면,읽는내내온몸이움찔거린다.그마을에들어가함께마을회관청소도하고,마을아이들과함께그림도그리고,마을어르신들과더불어이야기도나누고,새해정월대보름의동제에도참여하고싶어진다.

‘모시들’‘한드미’‘이내골’‘목너메샘’‘분무골’….여느전통적인시골마을이대개그러하듯이비조마을도곳곳에이름이있다.이름이있다는건,살아있다는것이고,인간격과동격의자연격이나생물격을갖춘존재로대접받는다는뜻이다.온나라가‘농촌소멸’‘고령화’‘저출생’등을운운하며,곧세상이,나라가,지역이멸망할것처럼법석을떨지만,정작농촌마을에는사람만이사람이아니고,더불어살아가는수많은‘사람아닌사람들’이존재하고있어서,심심하지도않고,외롭거나슬프지도않다.때로도깨비를만난이야기,여우로둔갑한도깨비이야기가으스스할수도있지만.

다행히비조마을에는아직두동초등학교가있어서,초등학교학생들이주체가되어마을회관등에서펼치는‘배움터한마당’은마을축제가된다.밤새끓인조청으로만든생강조청과손두부가핸드드립커피와어우러지고,어린이들(‘두친-두동친구들’)이손수만든굿즈와각종수제음료수(과일주스)가판매되는,아니‘나누는’마당이다.아이들도신나고어른들도재미진다.그밖에비조마을에는서예반도운영되고각집의가훈을전시하는갤러리(마을회관)도있다.

온마을이더불어서아이들을키우고,시인은고요히마을길,마을을벗어난산길을걸으며시를짓고,마을달력을만들고,마을학교를만들어나간다.학교가마을이고,마을이학교다.스마트폰쓰는법도배우지만,도덕경필사를시작으로천자문을공부하고,내처한시(漢詩)까지도공부한다.학교이므로소풍도가고,방학도있으며,학예회(콘서트)도열까고민도한다.그밖에도이책에는‘슬기로운지구인되기’로평생학습어울림마당에참여한이야기,두동초사회적협동조합을꾸리는‘다밀아이들’의피자파티와음악회이야기,초등학생들이만들어가는사회적협동조합,방과후학교,번개처럼‘반짝!’잠깐만생기는번개매점이야기들이켜켜이쌓여있다.

저자는“마을을보며나를본다”고말한다.그러면서어쩌면마을이나를보고있을지도모른다고생각한다.그런까닭으로사람들이간절히찾고있는것을,그‘것’도간절하게사람-당신을찾고있다고말한다.그런마음으로이책에실린글들을한편한편지어나갔다.옆집에사는본동댁할머니로부터“자네집을우리아버지가지었잖아?”라는말씀을들은데서시작하여,수많은사람들,수많은사건들이녹아있다.각자의문을열고나오면,‘마을’이보인다고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