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여자전 : 김정숙 네 번째 희곡집 - 모들희곡신서 116

조선여자전 : 김정숙 네 번째 희곡집 - 모들희곡신서 116

$15.00
Description
■이 책은
김정숙 작가의 네 번째 희곡집이다. 김정숙은 25년째 극단 모시는사람들을 이끄는 극단 대표이며, 그만큼의 세월을 희곡 작가로 살아왔다. 이 책은 김정숙 작가가 우연히, 그러면서도 필연적으로 써 나간 ‘조선 여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섯 편의 희곡을 묶었다. 숙영낭자(「숙영낭자傳을 읽다」)와 심청이(「심청전을 짓다」), 춘섬이(홍길동의 모친, 「춘섬이의 거짓말」) 등 고전의 인물에서부터 병자호란 당시의 환향녀(「꽃가마」), 그리고 근대 시기의 위안부 이야기(「소녀 girl」)까지 우리 역사(설화)에서 찢기고 억눌린 여자들의 존재, 그들의 서사를 기억하며, 결국은 그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작품들이다. 낮은 신분에 속하고, 고난에 희생된 여자들이지만, 나약하고 부족한 인물이 아니라 주체적이며 나의 문제 해결을 통해 권력과 제도의 불합리에 맞서는 인물들이다. 이름 없이, 혹은 부정적이고 비극적인 인물로 떠도는 사람들을 모셔 와서 따뜻하게 품어내고, 공들여 모시는 작가의 심성이 이번 작품들에서도 오롯이 묻어난다.

저자

김정숙

저자:김정숙
살아있는모든일체가이야기-유심조라고생각하여이야기모시기를한울님처럼섬기는연극작가입니다.
1989년창단된극단모시는사람들의대표이며,극작가와연출로활동하고있다.
33만의관객을모으며대학로소극장창작연극의신화가된<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을비롯,뮤지컬<들풀><블루사이공>어린이극<반쪽이전><강아지똥><내꺼야>등다양한장르에서한국적정서가깃든작품을창작했다.저서로는,『블루사이공』(1997),『쌀밥에고깃국』(2005),『오아시스에서사랑을꿈꾸다』(2007),『들풀Ⅱ』(2014),『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2015),모들씨어터북『블루사이공』(2019,이상도서출판모시는사람들)등이있다.

목차


작가서언:여정(旅情)에서만난여정(餘情)으로잇고짓다!

숙영낭자傳을읽다
심청전을짓다
소녀girl
꽃가마
춘섬이의거짓말

<작가론>
가장낮은곳의사람들을가장따뜻하게품는작가_배선애

출판사 서평


‘뒷전것’들의눈물겨운,그러나끝내는아름다운이야기

『조선여자전』에는「숙영낭자傳을읽다」,「심청전을짓다」,「소녀girl」,「꽃가마」,「춘섬이의거짓말」,모두다섯편의희곡이실려있다.이희곡들은제각각다른사람들을이야기하지만,그속의인물들한사람한사람모두가작가의따뜻한시각에의해잃어버렸던이름과자신의서사를회복하여,되살아나고있다.
‘조선여자전’이라는특이하면서,실은이책의표제로맞춤한제목을달고있으나,이희곡들은‘조선’이상징하는바시대적한계상황과신분제,남녀차별의그룻된문화속에서고통받는‘여자’들의이야기이면서,여자가‘여자사람’으로서당당하게자기인생을이야기하는,그렇게함으로써역사의장막에,신분질서의장막에가려지고,버려지고,잊히거나배제되어온자신의인생과서사를회복하는‘사람의이야기’이다.
「숙영낭자傳을짓다」는에딘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참가하였다가에딘버러에오는관객들에게‘우리규방여인들을보여주고싶다’는생각에서창작하였다.결혼을앞둔양반댁아씨의혼수를준비하는규방에모여반상차별없이만들어가는여성들의훈훈한이야기공동체를유쾌하고때로감동있게그려보이고,그러면서도극중극의형태로전해지는‘숙영낭자’이야기를통해신분적질서,봉건적규범에얽매어비극적으로살아가는여성들의모습을입체적으로그려낸다.
「심청전을짓다」는우리고전에서대표적인여성캐릭터중한사람인‘심청이’이야기를설화그자체로서가아니라,그것이어떻게민중들사이에서어떤마음의결을따라전해지게되었는지를연극적상상력을동원하여풀어나간다.그이야기를둘러싸고얼마나많은여성의비극들이얽히고설키며,또해원되는과정을겪어왔는지를잘배치된연극적장치들을통해보여준다.
「소녀」는유골로고향에돌아온정신대할머니를소재로하여,일제강점기조선여인의절망적인삶을보여주고,또그러한역사적희생자를어떻게한가족의,그리고나아가우리모두의역사로서수용하고위로하고용서를빌고용서하게되는지의과정을보여준다.
「꽃가마」는‘정절녀’가되기를강요받은병자호란시기의‘환향녀’이야기를다룬다.여인들의지혜롭고용기있는,그런데다가연대로똘똘뭉친공동체구성원들의일사분란한대처로헛된명분과몰염치한과욕에찌든양반의허위의식을여지없이분쇄하고새로운삶의세계를개척하는과정을보여준다.
「춘섬이의거짓말」은고전한글소설‘홍길동전’에서홍길동의모친인춘섬이홍길동을낳게되는과정을연극적상상력으로극화한것이다.양반가여종의소생인홍길동이태어나는과정을통상적으로그려내는것이아니라,통쾌한극적반전(反轉)을가미한이야기를통해춘섬이의용기있는결단을부각시키고,여성이주체적으로“어머니가되기로”하는과정을그려보이고있다.이는오늘“행복한어머니를보지못했다.그래서나는어머니가되지않기로했다”는말이주류언어가되는시대에어머니-아이의관계가얼마나거룩하고소중한것인지를돌아보게하는또다른서사가중첩된다.
작가는이책에등장하는여성들의공통점을‘뒷전의사람들!’이라는말로표현한다.그뒷전은앞전(남자,양반,권력자)의그림자가아니라,앞전의든든한토대이며,실은언제든지,얼마든지그들을전복시킬수있는참생명의힘을간직한자라는점을보여주고자한다.그것을작가는“여인들스스로가이야기를짓고전한”것으로그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