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근대종교로 태어나다

한국불교, 근대종교로 태어나다

$39.61
Description
이 책은 19세기 후반 서구에서 탄생한 ‘종교(religion)’ 개념이 동아시아에 도입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불교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근대적 ‘종교’로 재편되는 경로를 탐구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가 결코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근대 세계질서 속에서 만들어진 역사적 산물임을 밝히며, 한국불교가 그 새로운 틀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성해 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산물로 탄생한 ‘Buddhism’ 개념이 조선의 ‘교(敎)’ 체계와 충돌하고 변형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며, 일본불교·기독교와의 경쟁과 교류, 조선 후기의 억불 담론 재검토, 조계종 탄생까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를 통해 불교가 단지 전근대의 유산이 아니라, 근대의 담론과 권력 속에서 ‘발명된 종교’임을 드러낸다. 이 책은 한국불교사를 교단 연혁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제도와 담론, 권력과 실천이 맞물리는 근대화의 동학(動學)을 정밀하게 해명함으로써, 한국불교를 세계종교사의 보편적 흐름 속에 새롭게 위치시키는 학문적 성취를 보여준다. 한국 근ㆍ현대 불교와 종교, 근대성의 문제를 성찰하는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

송현주

서울대학교대학원종교학박사.
현재순천향대학교교수.
저서로『한국불교사:조선·근대』(공저),논문으로「근대한국불교의종교정체성인식」,「서구‘세속불교(SecularBuddhism)’의도전과기회」,「프리드리히막스뮐러의불교인식」,「불교영화속여주인공이미지의유형과그의미」등이있다.

■한국근대종교총서
01한국근대종교란무엇인가?_장석만
02한국개신교의타자인식_이진구
03 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_송현주
04근대유교개혁론과유교의정체성_김순석
05한국신종교와개벽사상_윤승용

목차

머리말

Ⅰ.불교는어떻게‘종교’가되었는가?
1.개념사적연구의필요성
2.근대한국불교의시기구분:연속성과불연속성
3.근대가가져온종교개념,그리고불교의변화
4.책의구성과내용
5.선행연구,그리고남는과제들

Ⅱ.근대종교개념의형성과전개
1.종교개념이왜중요한가?
2.종교개념과제기되는문제들
3.캔트웰스미스의종교개념비판
4.‘종교’에대한성찰적전환:캔트웰스미스를넘어서
5.종교개념연구사의결론과의의

Ⅲ.서구근대불교학의출현과‘부디즘’의창안
1.근대불교학과오리엔탈리즘산물로서의‘부디즘’
2.동아시아의불교:‘불법(佛法)’에서‘불교(佛敎,Buddhism)’로

Ⅳ.근대불교(ModernBuddhism)의다양성
1.근대불교란무엇인가?
2.도날드로페즈의근대불교론
3.서구근대불교의형성과특징
4.아시아근대불교의전개양상

Ⅴ.조선시대불교는억압되었나?
1.‘정교분리’개념적용과두가지문제의식
2.‘숭유억불’의오해와진실
3.‘교(敎)’와‘삼교(三敎)’,‘이단(異端)’과‘사교(邪敎)’로서의불교
4.국가와불교의관계-전근대시기종교와세속은분리되었는가
5.조선시대불교인식의계승과단절

Ⅵ.근대불교는어떻게유교의대안이되었나?
1.근대한국의종교적상황
2.근대한국불교계의유교인식:‘철학’과‘윤리’로서의유교
3.동아시아근대사상가들의불교에대한긍정적인식

Ⅶ.일본불교,동지인가적인가?
1.일본근대불교의동향
2.이노우에엔료와일본불교의‘근대종교’만들기
3.근대한국불교에미친일본불교의영향

Ⅷ.기독교,불교의경쟁자이자조력자
1.한국불교와기독교의만남
2.불교의기독교인식
3.종교개념의등장과불교의‘종교정체성’인식
4.불교개혁운동의전개와기독교

Ⅸ.한국불교전통의발견과조계종의탄생
1.한국불교종단설립과한국불교의원형탐구
2.한국불교성격론의역사적배경
3.한국불교성격론의등장과전개
4.한국불교성격론과전통의발견

Ⅹ.한국불교의근대적종교정체성형성
1.근대일본에서‘종교’와‘세속’의형성
2.근대한국에서‘종교’와‘세속’의형성
3.근대한국불교에서‘세계종교’및‘종교의본질’담론

마무리하며

참고문헌/출전/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근대속에서새로태어난한국불교,그리고오늘의과제
-송현주교수의신간『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가던지는질문

오늘날한국사회에서‘종교’라는단어는더이상낯설지않다.인구조사에서종교항목이포함되는것은너무도자연스러운일이며,누구나한번쯤‘종교를갖고있느냐’는질문을받아본다.그러나이런현실은실은그리오래된일이아니다.근대이전동아시아에는오늘날과같은의미의‘종교(religion)’라는개념자체가존재하지않았다.19세기후반서구열강이동아시아에진출하고,근대국가의제도와사상이수입되는과정에서비로소‘종교’라는범주가생겨났고,불교·기독교·유교등전통적신앙체계들이이범주속으로편입되며서로다른길을걸어갔다.

송현주교수가최근펴낸『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도서출판모시는사람들)는바로이지점에천착한다.저자는우리가당연하게여기는‘종교’와‘정교분리’,‘종교의자유’라는말이결코보편적이고영원한가치가아니라,19세기서구에서탄생해동아시아에수입된근대의산물임을밝힌다.더나아가한국불교가이새로운질서속에서스스로를어떻게재구성했는지,그리고근대적종교로서어떤정체성을형성해왔는지를추적한다.이책이단순한불교사서술이아니라,개념사와사상사를아우르는문제작으로평가되는이유가여기에있다.

탈종교시대,그리고재영성화의요구

21세기한국사회는급격한탈종교화를경험하고있다.기독교·불교·천주교등전통종교의신자수는급감하고,젊은세대의다수는스스로를‘종교없음’으로규정한다.교세의축소만이아니다.과거종교가담당하던사회적연대와영적위로의기능마저약화되면서,한국사회는갈등의격화,인정의상실,물질만능주의의팽배라는그늘을드리우고있다.AI를비롯한첨단기술이인간삶을재편하는시대에,사물과기술의권력이커질수록인간정신의황폐화,즉사회의‘사막화’는가속화되고있다.

이런상황에서최근여러학자와사상가들이공통으로지적하는흐름이있다.바로‘재영성화(re-spiritualization)’의필요성이다.세속화의끝에서오히려인간의내면적성찰,공동체적연대,초월적가치에대한갈망이다시금커지고있다는것이다.한국사회역시예외가아니다.환경위기,전쟁과평화,AI윤리등인류적과제앞에서과학기술만으로는해결할수없는인간성의근본문제가제기되고있다.

불교다움의회복,무엇을의미하는가

이런맥락에서송현주교수의『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가갖는가치는단순히한시대의불교사를정리했다는데있지않다.이책은불교가어떻게근대의거대한전환속에서새롭게태어났는지를보여주면서,동시에오늘날불교가어디로나아가야하는지에대한사상적실마리를제공한다.

저자에따르면,근대이전불교는조선시대의숭유억불속에서도왕실의례와민간신앙을통해끈질기게생명력을유지했다.그러나근대에들어‘종교’라는서구적범주가도입되면서불교는기독교·유교와경쟁하며스스로를근대적종교로재정의해야했다.이과정에서불교계는일본불교의근대화모델을수용하면서도그한계를자각했고,기독교의교육·선교방식을모방하면서도불교고유의전통을재발견하려애썼다.1941년조선불교조계종의탄생은바로이근대적자기재구성의결실이었다.

그렇다면오늘날불교가직면한과제는무엇인가?저자는직접적으로말하지않지만,독자는책장을덮는순간스스로에게묻게된다.탈종교시대,불교는과연어떤방식으로‘불교다움’을회복할수있을것인가?단순한교세확장이나제도개혁을넘어,인간의내면적성찰과공동체적연대를회복하는영적자원으로서의불교,탐욕과물질주의를넘어생명과평화의가치를일깨우는사상적전통으로서의불교가절실히요구되고있음을이책은웅변하고있다.

근대의발견에서미래의모색으로

『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는방대한사료와개념사적분석을통해한국불교가어떻게근대세계종교체계속에서자신의자리를만들어왔는지를정밀하게추적한다.그러나이책의의미는과거에만있지않다.오늘날탈종교화와재영성화라는상반된흐름이교차하는시대에,이책은근대의경험속에서미래를모색할사상적토대를제공한다.

특히불교계와종교학계,그리고사상가들에게이책은중요한질문을던진다.근대가부여한‘종교’라는틀속에서형성된불교의정체성을넘어,21세기불교는어떤가치와비전을새롭게제시할수있을것인가?물질만능주의와기술지상주의의시대에불교가인간성과영성회복의길을제시할수있다면,그것이야말로근대이후불교가맞이해야할새로운사명일것이다.

이책은불교학자와종교학자,근현대사연구자는물론,종교계종사자와일반독자들에게도큰울림을준다.근대의탄생이라는역사적장면을치밀하게복원하면서도,오늘의한국사회가직면한위기와과제를함께성찰하게만들기때문이다.탈종교시대,다시금영성의회복을요구받는지금,『한국불교,근대종교로태어나다』는한국불교가어디에서왔고어디로가야하는지를깊이사유하게하는사상적이정표가될것이다.


이책의특징과성과

이책의특징은다음네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개념사적전회에서있다.캔트웰스미스·조너선Z.스미스·탈랄아사드등‘비판적종교연구’의문제의식을참조해‘종교’자체가근대권력구성의산물임을전제하고,그범주가조선의‘교(敎)·삼교’체계와교차하며재배열되는순간들을촘촘히짚는다.이로써‘정교분리’와‘종교의자유’가동아시아에“보편”으로이식되는경로를한국적맥락에서재해석한다.

▷둘째,‘불교(Buddhism)’의창안과수용을양축으로본다.서구근대불교학과오리엔탈리즘의산물로서‘Buddhism’이형성되는지식사(올코트·카루스,로페즈의근대불교론,스리랑카의‘프로테스탄트불교’,중국거사불교재건등)를개관하고,그범주가한반도에수용·변형되는동학(動學)을서술한다.

▷셋째,정책·제도와담론의동시읽기다.1911년〈사찰령〉,1915년〈포교규칙〉을통해‘세속/종교’영역이식민지조선에서제도화되는메커니즘(신사비종교론포함)과,불교계내부의‘세계종교·종교의본질’담론(틸레,슐라이어마허,‘지·정·의’)수용을맞물려분석한다.

▷넷째,상호작용의역사를그린다.일본불교(이노우에엔료)의근대화모델이준유·불리(有利/不利)와,개신교의급성장이촉발한대응(도심포교·교육·의료·주일학교형제의모방등)을경쟁이자학습의과정으로정식화한다.

이책의성과는다음네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조선불교의단선적‘억불’서사를수정한다.왕실의례·민간신앙을통해지속된‘치교’기능과‘교’의지위를복원함으로써,전근대/근대의연속과불연속을입체적으로제시한다.‘근대이전에도불교는있었다’가아니라,‘근대의범주가불교를새로호명했다’는전환을설득력있게논증한다.

▷둘째,한국불교의근대적종교정체성형성경로를구조화한다.(1)개항-일본근대정책으로‘종교’영역이제도화→(2)서구불교학을매개로‘불교’의보편범주수용→(3)한용운식‘근대적원형’탐색과최남선식‘통불교’전통발견의이중노선→(4)1941년조선불교조계종의종명·종지·종조정립이라는제도적결절로수렴되는과정을일목요연하게정리한다.

▷셋째,비교사적스케일을한국사례에접목했다.스리랑카·중국·일본·서구의서로다른‘근대불교’들이공유·차별하는지점을지도화하면서,한국불교사의지역적특수성과세계불교사의보편적추세를함께읽게한다.

▷넷째,담론사와제도사의교차검증을수행한다.‘세계종교’표상과잡지담론,식민지종교행정,교단내개혁운동을상호인용하여,관념·텍스트·규범·조직변화가동시에한국불교의근대화를추동했음을실증적으로보여준다.

각장별핵심내용은다음과같이정리할수있다.

▷Ⅰ·Ⅱ장:‘종교’개념의서구적형성과동아시아이식의문제틀을제시.‘보편’으로간주된정교분리·종교자유가실제로는19세기산물임을밝히며,이를비판적이론과접속해한국사에적용하는방법론을정당화한다.

▷Ⅲ·Ⅳ장:‘Buddhism’이라는보편범주의탄생(서구불교학,오리엔탈리즘)과근대불교의다원적양상(서구/아시아사례,로페즈·스에키의정의)를통해,한국수용의좌표계를구축한다.

▷Ⅴ장:‘숭유억불’통념을비판적으로재구성.조선에서불교가‘이단’비판속에서도‘교’로서의사회적기능을은밀히수행했고,근대의기준인‘종교/세속’이분은애초적용부적절했음을논한다.

▷Ⅵ·Ⅶ장:유교의주변화와불교의대두,일본불교의영향과그딜레마(도성출입금지해제,사찰령이후의재편,대처·육식문제,전쟁동원등)를균형있게서술.

▷Ⅷ장:개신교를경쟁자이자조력자로분석.교육·의료·도시포교·한글텍스트등근대적선교기법의상호작용을제시,불교의제도학습과자기개혁의촉발을설명한다.

▷Ⅸ·Ⅹ장:‘전통의발견’과조계종탄생,‘세계종교/종교의본질’담론의장착을통해한국불교의근대정체성이제도·담론차원에서완결되어가는과정을마무리한다.

이책은불교학·종교학·한국근현대사연구자에게는필수적인개념사적좌표를제공하고,출가·재가실천가및종무행정가에게는오늘의제도·관념이형성된역사적맥락을환기한다.아울러‘세계종교’담론속에서한국불교의자리매김을고민하는독자에게비교사적시야와방법을제시한다.요컨대,이책은한국불교가근대라는보편언어를어떻게자기언어로번역했는가를밝혀주는‘전문적인’교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