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하늘이었다

모두가 하늘이었다

$33.00
저자

이윤영

저자:이윤영
이윤영李允永.동학혁명기념관장.
1958년2월25일(음)전북김제시금산면에서태어났다.1989년~2024년까지《전북일보》,《전주신문》,《전북도민일보》,《브레이크뉴스》,《천도교신문》,《브릿지경제》,《오마이뉴스》등에칼럼,논단,특별기고,시민기자등역사이야기를중심으로,『글벗』,『신인간』등에동화·종교이야기등총1백여편을기고했다.특히수운최제우선생탄신200주년과동학민혁명130주년을맞아‘모두가하늘이었다’를2024년10월29일부터12월31일까지《오마이뉴스》에74화에걸쳐연재하였다.2025동학·천도교문화대상을수상했다.동학혁명연구소소장,동학민족통일회공동의장,평화민족통일원탁회의공동의장,2차동학농민혁명참여자서훈국민연대공동대표,(준)동학농민혁명선양사업회회장,정치개혁전북시민연대공동대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지도위원,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자문위원,천도교인권도덕실천회회장,세계종교평화협의회이사,천도교선도사등을역임하였다.저서로는『만고풍상겪은손』(신인간사,2014),장편소설『혁명』(도서출판모시는사람들,2018),『동학농민혁명이야기』(거름,2019)이있다.

목차

제1편천년의적막을깨다

1.동학의근원을찾아서
2.만고없는무극대도이세상에창건하니
3.동학이라이름하고
4.삼절의수를잃지말라
5.들불처럼타오르는동학
6.동학,동방의가르침이다
7.거룩한이의죽음

제2편사람이하늘인세상을열다

동학농민혁명과동학의병전쟁
1.거부할수없는운명
2.교조신원운동,백성은나라의주인
3.혁명의불꽃이치솟다
4.외세개입,청군과일본군의상륙

제3편나라위한붉은마음

1.갑오왜란,동학의병전쟁
2.청일전쟁,동아시아패권을일본이차지하다
3.동학의병군총기포령,남북접연합전선
4.최후,나라위하는오직붉은한마음그누가알리오
5.동학의병전쟁을주도한의병장의최후
6.동학의병항쟁,전국적인기포

출판사 서평

수운에서동학항일의병전쟁까지,그리고오늘의우리에게남겨진인간개벽사,166년!

『모두가하늘이었다』는동학의166년역사를한권에아우르되,단순한사건배열이나교리해설을넘어한인간의깨달음이어떻게공동체의실천이되고,민중의혁명이되며,국가적항쟁이되고,결국한시대의정신으로남았는지를서사적으로보여준다.이책은동학을종교적영역에만가두지않고,인간학·철학·역사·민중운동·근대정신·공동체사상의영역까지확장해설명하는최초의대중적서사작업이다.수운최제우의‘한울님’과의만남에서시작된동학이해월최시형의실천적내실화를거쳐,손병희와전봉준등수많은동학농민·의병의피와삶으로이어지며,마침내근현대한국사회를지탱하는정신의뿌리로남는과정을한연결선으로복원한점에서이책의의의는매우크다.

수운최제우-한인간의내면에서열린하늘,‘사람이하늘’의탄생

수운최제우의깨달음은몰락한가문에서태어나가난·상실·불안의삶을온몸으로겪으며시대의절망을보았던한인간이스스로의삶을붙들고치열하게탐구한끝에진리의세계에도달한결실이다.그는청년기내내조선신분제의허위,수탈과부패,굶주림속의백성들의현실을외면하지못했고,유도와불도등기존의정신지도체계가와해된상황에서현실의부조리를극복할길을찾기위해방황(구도)의길을걸었다.이시대적고통이내면에깊이새겨지면서그는“무너진세상을다시세울수있는도는무엇인가?”를묻게되었고,이물음은곧구도자의길로이어졌다.

여시바윗골에서의신비로운체험은그가하늘이인간에게응답할수있음을직감한첫순간이었다.그러나수운은그체험을맹목적으로받아들이지않았다.진리의근거를찾아확인하기위해그는양산천성산의적멸굴과내원암에서두차례49일기도를결행했다.비록기대한‘큰도’를얻지못했으나,이수행은그의내면을완전히바꾸어놓았다.번뇌를내려놓고,하늘의뜻을구하고,인간의삶을근본에서다시세우려는결심을굳히는시간이었다.

고향용담으로돌아온후수운은자신의모든체험을천천히회고하며절정을향해치달아갔다.여시바윗골의체험,수행속의집중,길위에서본백성들의고통이한지점에서응결되던순간,용담정에서그는마침내인간과하늘이분리되어있지않다는실존적깨달음을체득한다.“내마음이곧네마음(吾心卽汝心)”라는선언(한울님의계시)은바로이순간탄생했다.하늘은인간위에군림하는존재가아니라,인간의마음과삶속에드러나는근원적존엄이라는새로운인간학이었다.

그는1년여동안이깨달음을정리하고체계화하며동학의사상적체계를정리했다.이어서포덕을시작한다.이는단순한교리전파가아니라,백성들의삶한가운데에서그들의고통을듣고,인간의존엄을다시세우며,새로운문명세계를지향하는다시개벽의여정을시작하는것이었다.수운의가르침은사람들사이에급속도로퍼졌고,그것은자연스럽게기존권력에위협이되었다.탄압이시작되자그는은적암으로피신하여동학의체계정립(경전저술)으로동학의장래를공고히했고,이후접주제를도입하여동학이전국적공동체로확장될수있는토대를놓았다.

그러나수운은결국혹독한탄압속에서체포되고순도의길을걷는다.그는죽음으로몰리는순간에도자신의가르침을굽히지않았다.그의죽음은동학이끝났음을의미하지않았다.오히려그것은동학이사람들안에서새로운실천적각성을불러일으키는시작점이되었다.

해월최시형-수운의깨달음을현실속삶으로옮긴실천의지도자

해월최시형은수운의도통을이어받은후,동학을실제민중의삶속에뿌리내리는실천적지도자의역할을감당했다.그의삶은한인간이스승의뜻을어떻게몸으로구현할수있는지를보여주는,동학의두번째중심축이었다.수운이사상적근거를세웠다면,해월은그사상에생명력을부여하는‘삶의방식’을만들었다.

해월의마당포덕은동학의인간학을가장직접적으로드러낸실천이었다.장터,마을어귀,농부의집마당에서그는백성들에게사람이하늘이라는진리를생활의언어로,몸짓과삶의자세로전했다.그의가르침은관념이나종교적기적이아니라백성의삶을바꾸는윤리·태도·관계를정립하는실천적사상이었다.

해월은‘대인접물(待人接物)’이라는인간관계를중심으로동학을사실상하나의공동체철학으로정비했다.그는사람과사람,사람과자연,사람과하늘사이의관계를새롭게정립하고,인간의존엄성을삶의중심에두는윤리를세웠다.이것은조선후기의신분제사회를정면으로부정하는혁명적사유였다.

수운순도이후탄압이극심해졌지만해월은수배속에서도포덕을멈추지않았다.밤에는도피하고낮에는백성을만나며,그는지도체계를재건하고접주들을조직했다.그의실천은동학이단절되지않고전국적공동체로유지될수있었던결정적요인이었다.

마침내그는체포되고혹독한고문속에서도자신의사상을굽히지않았으며,수운과같은순도의길을걸었다.해월의죽음은동학의끝이아니라,민중스스로가역사의주체임을자각하게하는불씨가되었고,이는곧동학농민혁명과동학의병전쟁으로이어진다.

동학농민혁명과동학의병전쟁-인간존엄을위해목숨을건민중의분출

전봉준을중심으로한동학농민혁명은탐관오리처벌과부패한구조의변혁을넘어서,동학이밝힌인간개벽의정신이직접역사속으로들어온장면이었다.전봉준은혁명가이기이전에동학의인간관을삶에서실천한사람이었고,혁명은민중의각성이집단적실천으로나타난결과였다.

고부기포,백산기포,황토현·황룡촌전투,전주성점령은단순한무력충돌이아니라백성들이하늘의존엄을되찾기위해나선‘삶의투쟁’이었다.전주성점령후제시된27개조폐정개혁안은부패한구조를넘어새로운사회질서를제안한문서로,한국근대개혁사에서매우중요한위치를차지한다.

그러나청·일군대의개입은조선의개혁의지를짓밟았고,혁명은더큰폭력속으로휘말렸다.그럼에도불구하고백성들은굴하지않았다.바로이때동학의두번째봉기인동학의병전쟁(일명동학농민혁명2차기포)이시작된다.남접과북접이손을잡고전국곳곳에서의병군이기포했다.손병희가해월의명을받들어전봉준과합류하여남북접대연합이이루어졌고,그밖에김개남·손화중·최경선등지도자들은일본제국주의에맞서조선의존엄과하늘을지키기위한싸움을벌였고,우금티·북실·남원·백화산등지에서처절한항전을이어갔다.

일본군의무차별학살속에서도백성들은솥뚜껑,문짝,낫과괭이로무장하며끝까지맞섰다.동학의병전쟁은군사적승패를넘어,한민족이자신의존엄을지키기위해마지막까지포기하지않은인간적항쟁의기록이다.지도자들은모두참혹한최후를맞았지만,그들의죽음은시대가감당할수없었던인간존엄의진리를확인하는행위였다.

동학의정신이20세기-21세기한국사회에남긴유산

동학은19세기말의운동으로끝나지않았다.그정신은천도교로이어지고,1919년3·1운동의중심에서며,한국근현대사의밑바닥에서조용히흐르는‘정신의주류’가되었다.

3·1운동의독립선언서에는동학의인간관이분명히나타나있다.민족의독립은특정계층의권리회복이아니라,하늘을지닌각개인의존엄을세계앞에천명하는사건이었다.애국계몽운동,어린이인권운동,지역교육운동,농촌계몽역시모두동학의인간중심사상이사회운동으로확장된흐름이다.

해방후민주주의의발전과정에서도동학의정신은“백성이정치의근본”이라는원리로계속작용했다.아래로부터의혁명,시민의참여,공동체적연대는동학의인간학이사회적층위로확장된결과였다.21세기에들어동학은생태·평화·공동체운동의중요한사상적자원으로다시조명되고있다.인간과자연의일체성,존재상호성,경물(敬物)의윤리등은현대문명전환의핵심과맞닿아있다.

동학166년을‘하나의인간이야기’로재구성한최초의작업

『모두가하늘이었다』는수운-해월-의암-동학농민군으로이어지는동학의전역사를하나의흐름,하나의정신,하나의인간이야기로재구성했다는점에서탁월한가치를지닌다.동학의역사·사상·사람·운동·현장을각각분리해다루던기존서술과달리,이책은동학의탄생-실천-혁명-항쟁-계승-현대적의미까지를관통하여보여준다.

이책은동학을단지종교적사건으로보지않고,한시대의인간이자신안의하늘을발견하고,그하늘을삶에서실천하며,공동체와나라를위해기어이현실로바꾸려했던인간개벽의역사로그린다.또한여시바윗골,용담정,은적암,보은북실,황토현,우금티,백화산등의실제지명을통해독자가동학을‘읽는’것이아니라‘현장에서체험하는’역사로재구현한점도눈에띈다.

무엇보다이책은166년의시간을흐르는하나의질문을우리에게던진다.
“우리는어떻게살아야하는가?인간은무엇으로존엄한가?하늘은어디에있는가?”
수운의깨달음,해월의실천,전봉준의결단,이름없는농민들의항쟁,의병들의최후는이질문앞에서분명한길을보여준다.하늘은멀리있지않으며,인간은그하늘을현세에서완성해야하는존재라는것.

이책은그길을다시밝히는책이며,동학을오늘의독자에게새롭게건네는21세기개벽의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