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의식탁혁명!먹거리로읽는문명전환의길!!
바야흐로먹방의시대다!
TV를틀어도,유튜브를열어도,SNS를넘겨도음식이야기로가득하다.유명맛집을찾아다니는프로그램은물론이고,혼자서엄청난양의음식을먹는먹방콘텐츠까지끊임없이쏟아진다.우리는어느시대보다음식에많은관심을기울이고,어느시대보다풍요로운먹거리환경속에살고있다.
그런데우리는그관심속에서도정작왜그것을먹는지,그음식이어디에서왔는지,그리고그것이어떤세상을만들고있는지에대해서는좀처럼묻지않는다.우리는음식을먹고있는것일까,아니면세상을먹고있는것일까?『채식,공존의밥상』은바로그질문에서시작한다.
이책은채식을권하지만,채식만을말하는책은아니다.채식이라는주제를통해인간과자연,동물과사회,건강과기후위기,그리고미래문명의방향까지함께성찰하는생태인문서이자생활철학서이다.무엇보다채식을하나의정답으로강요하기보다,우리가매일마주하는밥상을다시바라보게만든다.
오늘날우리의식탁은그어느때보다풍요롭다.스마트폰만열면원하는음식을언제든주문할수있고,계절과국경을넘어수많은식재료가식탁에오른다.그러나그풍요의이면에는또다른현실이존재한다.지구한편에서는여전히수많은사람들이굶주리고,다른한편에서는과잉소비와비만이심각한사회문제가되고있다.공장식축산과동물학대,식량위기와기후위기,생물다양성감소와토양황폐화역시우리의먹거리와깊이연결되어있다.
한쪽에서는굶주림으로고통받고,다른한쪽에서는과잉섭취로병들어간다.인간이더많이먹기위해만들어낸산업적식량체계는오히려인간과지구의건강을동시에위협하고있다.
저자들은이러한현실을외면하지않는다.먹거리는더이상개인의취향이나건강만의문제가아니다.무엇을먹는가는어떤농업을지지하는가의문제이며,어떤경제를선택하는가의문제이고,어떤생명관을지니고살아가는가의문제이다.그래서이책은거듭강조한다.
“우리는우리가먹는방식으로세상을만든다.”
이책의가장큰미덕은채식을식단의문제에서문명의문제로확장시킨다는점이다.많은사람들이채식을건강의문제로이해한다.실제로채식은건강에도움이될수있다.그러나저자들은거기서멈추지않는다.채식을인간과자연의관계를다시설정하는일,생명과생명의연결을회복하는일로바라본다.한그릇의밥에는흙과물,햇빛과씨앗이들어있다.농부의노동과지역사회의시간이들어있다.고기한점에도목초지와숲,사료와물,수많은생명의관계가얽혀있다.그런의미에서우리는단순히음식을먹는것이아니다.
“우리는음식을먹는것이아니라세상을먹고있다.”
이한문장은이책전체를관통하는핵심메시지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리고이책의또다른강점은채식을둘러싼오해를차분하게풀어낸다는점이다.많은사람들은채식을이야기하면먼저단백질부족이나영양불균형을떠올린다.그러나저자들은채식의역사와영양학,인간의신체구조와전통식생활,콩과통곡물중심의식문화,공장식축산과기후위기의관계등을쉽고설득력있게설명한다.특히인상적인것은채식을새로운유행이나특별한생활양식으로바라보지않는다는점이다.오히려우리가잃어버린밥상,잃어버린삶의방식을회복하는과정으로이해한다.그래서이책은또하나의의미있는전환을제안한다.
채식은결핍이아니라새로운풍요의발견이다.
채식은무엇을포기하는삶이아니다.자연의리듬을회복하는삶이며,생명의순환을이해하는삶이다.더많이소비하는풍요가아니라더깊게관계맺는풍요를배우는과정이다.저자들은또한먹거리가몸뿐아니라마음도바꾼다고말한다.식습관은건강은물론정서와집중력,삶의태도에까지영향을미친다.무엇을먹느냐는결국어떤가치관을선택하고어떤세상을지지할것인가의문제라고설명한다.
공장식축산은왜문제인가?기후위기와육식은어떤관계가있는가?왜한끼의육식이여러사람의식량과연결되는가?왜로컬푸드와종자주권,슬로우푸드와공동체밥상이중요한가?이질문들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어느새채식을단순한식단의문제가아니라생명과평화,공존과지속가능성의문제로바라보게된다.
그리고이책은우리에게또하나의발상전환을요구한다.한끼의식사는건강의문제가아니라문명의문제다.우리가무엇을먹느냐는단순히몸을유지하는차원을넘어어떤사회를만들고어떤미래를선택할것인가와연결된다.기후위기시대에식탁은더이상사적인공간만이아니다.그것은생태와경제,농업과공동체,현재와미래가만나는가장일상적인정치의공간이기도하다.
무엇보다이책은채식을정답으로강요하지않는다.고기를완전히끊지못해도괜찮고,당장비건이되지않아도괜찮다.중요한것은완벽함이아니라방향이다.일주일에하루,한끼의식사부터시작할수있는작은변화가결국건강한몸과건강한사회,지속가능한미래로이어질수있다고말한다.그래서이책은독자를죄책감으로몰아가는것이아니라용기를주는책이다.채식은금욕이아니라배려이며,의무가아니라선택이다.그리고그선택은생각보다어렵지않다.
더욱뜻깊은것은이책이고(故)신승철선생의마지막문제의식을담은유작이라는점이다.『탄소자본주의』를통해기후위기시대의새로운사회를모색했던그의사유는이책에서가장일상적인공간인밥상으로내려온다.그리고김인원저자는학교와지역사회,생활현장에서만난수많은사람들의경험을통해그사유를살아있는이야기로완성한다.
기후위기와생태위기의시대
우리는거대한해결책을찾느라가장가까운곳을놓치고있는지도모른다.어쩌면변화는국회에서시작되지않는다.회의실에서시작되지도않는다.변화는부엌에서시작된다.식탁에서시작된다.오늘저녁메뉴를고민하는순간부터시작된다.이책은채식에관한책이면서동시에인간에관한책이고,생명에관한책이며,미래에관한책이다.더정확히말하면,우리가어떤세상에서살아가기를원하는가를묻는책이다.
이책을덮고나면독자는아마같은질문앞에서게될것이다.
“나는오늘무엇을먹을것인가?”
그리고그질문은결국이렇게바뀔것이다.
“나는어떤세상에서살아가기를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