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숲이 된다 : 숲 재생, 생명경제와 공동체의 살림

우리는 다시 숲이 된다 : 숲 재생, 생명경제와 공동체의 살림

$15.00
저자

후지이요시히로

저자:후지이요시히로
1978년생.고등학교2학년때이사회가멸망할것이라직관하고,대안적인삶을살기시작했다.2009년에100일동안한국을도보로일주하며국가를초월한환경·평화운동의가능성을느꼈다.2010년한국과가까운후쿠오카현이토시마시로이주하여,동료들과함께‘숲의재생과아시아교류’를핵심으로한순환형공동체만들기에힘쓰고있다.

역자:김현우
“내일과다음생중무엇이먼저올지모른다”는마음으로,지금이땅에서실현가능한생태적삶의원형을재연결하고공동창조하는일에집중하고있다.한국의생태운동현장과일본의로컬커뮤니티를연결하며,국경을넘어생명과평화가흐르는동아시아네트워크를일구어왔다.후지이요시히로와는‘워크나인’순례길(2009)에서만난오랜도반(道伴)이다.NPO법인‘이토나미’(2012)를함께만든데이어,최근에는합동회사〈아류〉를공동설립하여동아시아의새로운문명의흐름을도모하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출간에부쳐:숲의경계를넘어,동학과아류(亞流)
들어가며

제1장두개의세계
1.멸망해가는세계와태어나는세계
히스토리1:돌의마음을찍다
2.민주주의의미래:다수결과합의형성
하지만정말그래야만할까요?
히스토리2:길거리에서커피를팔다
3.‘TWOLOOPS’의다리를거꾸로건너다
용의모델
히스토리3:한국을한바퀴걷다

제2장숲이인류를구한다
1.숲과의만남
히스토리4:시의회의원에출마하다
2.자본주의에서‘숲본주의(森本主義)’로
3.민주주의에서‘숲주주의(森主主義)’로
다양성
지속가능성
자연성
주체성
4.하류의식에서상류의식으로
5.숲의사상이인류를구한다

제3장1000년뒤의세계를위해
1.태어나기전에도나는있었다
2.1000년후의세계를위한배움
3.1000년후의세계를위한로컬커뮤니티와네트워크

제4장우리는어떻게살아갈것인가
사례1:NPO법인이토나미
사례2:이토시마푸드포레스트
사례3:커먼즈빌리지
사례4:일반사단법인커먼포레스트재팬
사례5:지역화폐이토모

부록:1.한일합동회사〈아류(亞流)〉의설립과활동
2.이토시마신화순례
3.질문으로다시읽기

맺으며
역자후기
발문

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붕괴,불평등과공동체의해체,민주주의의양극화는오늘날서로다른분야의문제처럼논의된다.하지만『우리는다시숲이된다』는과연이위기들이각각따로존재하는지되묻는다.이책은위기의원인을“환경정책부족”이나“제도개혁지연”보다더근본적으로,인간과자연,경제와생명,개인과공동체를분리해생각하게만든문명의사고방식자체가복합위기의밑바닥에놓여있다고진단한다.

이책의핵심메시지는분명하다.우리는숲의바깥에서숲을보호하는존재로스스로를오인해서는안된다.인간은숲을대상으로두고이용하고관리하는위치에서벗어나,숲의일부로살아가는방식-다시말해순환과관계를닮아가는방식-을회복해야한다.이때“우리가숲이된다”는표현은인간이자연으로되돌아가거나문명이전으로회귀하자는뜻이아니라인간의삶과사회,경제의작동방식이숲의관계망과순환논리를닮도록다시설계해야한다는요청에가깝다.숲이훼손되면인간에게필요한생존조건이무너지고,그무너짐은다시인간의소외와불안,공동체의붕괴로되돌아온다.이책은바로이악순환을끊기위해“자연을외부의자원으로만바라보는의식”과그의식을증폭시키는“경제·정치의구조”가함께바뀌어야한다고말한다.

특히이책은이론에현실을끼워맞추는방식이아니라,저자의삶과실천에서출발하는질문의확장을통해설득력을얻고있다.원서의‘들어가며’에서소개되는유기농카페바닥이야기에는책전체의사고방식이압축되어있다.숲에서베어온간벌재라도규격에맞지않으면버리는것이효율적인현대산업사회의기준이라면,저자는그재료를최대한살려쓰는방식을선택한다.판재의폭이제각각이라는사실은흠이아니라숲의다양성과시간의흔적이된다.숲은표준화와상품성의언어로는다설명되지않는존재들의관계로이루어진다.그래서이책이제안하는문명전환의출발점역시“표준에맞지않는것을폐기하지않는태도”같은감각의전환에서부터시작된다.

이책이특히강조하는것은환경위기란단지자연을복구하면해결되는문제가아니라는점이다.자연은스스로환경문제를일으키지않는다.기후위기와생물다양성붕괴는인간이자연을분리된대상으로바라보고,이용가능한자원으로취급해온결과다.그렇다면훼손된자연을‘조금’되살리는것만으로는충분하지않다.인간의욕망과의식이형성되는방식,그욕망을확대재생산하는경제와정치의구조가함께바뀌어야한다.더나아가자연과인간의관계를단순한상호의존으로만설명하지도않는다.인간은숲과물,흙과공기,미생물의순환속에서만존재할수있는생태계의일부다.자연을파괴한다는것은외부환경을손상시키는일이아니라,자기존재의기반을허무는일이다.이관점에서환경보호는선의나희생이아니라확장된자기자신을돌보는행위가된다.

이러한인식은커먼즈(공유지)이해에서도드러난다.저자에게커먼즈는단지“모두의것이니모두가함께관리해야한다.”는윤리수준에그치지않는다.그것은인간이자신도숲이고물이고흙이라는감각-즉공동의생존기반을분리하지않는세계관-을받아들이는일이다.숲과산,물과흙을돌보는행위는타인을위해나를희생하는제스처가아니라더큰자기자신을보살피는행동이된다.문화와공동체를유지하는일도같은맥락에서이해된다.다시말해이책은환경담론을“착한행동”의문제로축소하지않고,공동의삶의구조를재구성하려는문제로확장한다.

그중심에저자의독창적제안인‘숲본주의(森本主義)’와‘숲주주의(森主主義)’가있다.숲본주의는자본주의가자본과금융의증식을경제의중심에두는것과대비하여,생명을낳고유지하는숲과생태계를경제의근본으로삼자는발상이다.돈은물과공기,흙과미생물같은생존조건을‘배분’하기위한수단일뿐생명자체를만들어내지못한다.따라서경제의성과는돈의증가가아니라생명의증가로판단되어야한다.다만이제안은현재의경제를단숨에폐기하고완전히다른체제로옮기자는선언만은아니다.기존경제안에서생명을늘리는흐름을만들고,그밀도를조금씩높이는전환전략을강조한다.지역화폐‘이토모’같은실험은“어떤화폐를쓰느냐”보다“경제활동이생명과지역을살리는방향으로흐르느냐”를더본질적기준으로둔다.

숲주주의는현대민주주의의한계를넘어서는논의와연결된다.다수결중심민주주의는의사결정을빠르게할수있지만,다수의욕망을표준으로만들고소수와새로운가능성을배제하기쉽다.정치가갈등을조율하기보다승자와패자를가르는경쟁으로굳어질때민주주의는오히려재생산의장치가된다.저자는이를합의형민주주의로보완하고,더나아가그원리를생태계의관점에서확장한다.숲주주의란인간이자신을숲과생태계의일부로인식하고생존기반전체를고려하며사회를운영하는방식이다.여기서핵심은인간아닌존재가직접투표할수는없더라도,인간이자신을생태계의일부로자각하는순간정치의시야가자연스럽게단기적이해관계를넘어선다는점이다.다양성은관용의문제가아니라사회의창조성과생존력을좌우하는조건이되고,지속가능성은‘유지’에머물지않고생명의‘재생’을요구하는방향으로나아간다.

이책이지속가능성을비판하는방식도흥미롭다.지속가능성은소비를줄이고체제를덜파괴적으로유지하는수준에머물수있다.하지만자연의재생능력이약화된상태에서는절약만으로는부족하다.그래서저자는원금과이자의비유를든다.자연이한해동안새로만들어내는자원의범위안에서살아가는것이진정한지속가능이라면,현재의문명은이자를넘어원금까지소진하고있다.그러니미래를보장하려면절약의윤리만이아니라숲과생물다양성이라는원금을회복해야한다.이지점에서이책은‘재생의사회’를제안한다.인간의활동이생명을줄이는방향이아니라생태계의회복력을높이는방향으로작동해야한다는것이다.

그리고이모든논의의바닥에는시간의문제,즉우리가무엇을미래라고부르는지,어떤시간단위로선택을판단하는지에대한성찰이놓여있다.경제는분기별실적에,정치는다음선거에,개인은즉각적인성과에매달리기쉽다.그러나숲은인간에게다른시간의척도를요구한다.오늘심은나무와회복한토양은백년,천년뒤다른생명의삶을지탱할수있다.숲을가꾸는행위는완성된결과를당장눈앞에서보지못할수도있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자신의생애를넘어서는시간속에참여하는기쁨이있다.이책이말하는천년의시야는미래를정확히예측하자는논리가아니라,불확실성속에서도생명을지키는방향을선택하자는역설이다.

마지막으로『우리는다시숲이된다』는한국어판에서동학과의대화를확장한다.동학은인간과자연을분리하지않고,모든존재를존중하며,삶의현장에서새로운세상을열어가려는생명사상의자원을제공한다.그래서“우리는다시숲이된다”는제목은인간이숲을관리하거나구하는주체라는위치에서내려와,자신도숲과분리될수없는생명임을자각하는과정을뜻한다는점에서동학의정신과맞닿는다.이책은일본의숲재생과지역경제실험이한국동학의생명사상과대화할수있다는가능성을보여준다.즉숲본주의와숲주주의가특정지역의실천에서출발해동아시아의역사적화해와평화의문제로까지확장될수있다는전망을제시한다.

저자는자신을연구자가아니라실천가로밝힌다.따라서이책은“완성된설계도”라기보다방향을제시하는나침반에가깝고,이미시작된현장을보여주는입문서에가깝다.숲의원리를사회의언어로번역하고,다른실천들과연결하는능력,바로그점이이책의강점이다.생태와경제,민주주의와커먼즈,개인의행복과지역공동체,장기적시간과미래세대,한일관계와동학을하나의생명문명이라는지평에서다시연결한다.그결과이책은단순한환경서가아니라,경제와민주주의를다시생각하게만드는사회사상서이며,개인의삶을천년의미래와연결하는실천철학서가된다.

결론은선명하다.숲은하나의중심이모든것을지배하는질서가아니라서로다른존재들이각자의자리에서살아가면서다른존재의삶을가능하게하는관계망이다.죽은나무는흙이되고,흙은새로운생명을낳는다.어느한존재의끝은다른존재의시작이된다.저자가숲에서발견한문명의원리도바로이순환과상생에있다.그리고그순환과상생을우리사회의방식으로번역할때,우리는생명을덜어내는문명이아니라함께되살아나는문명을만들수있다.『우리는다시숲이된다』는바로그전환의가능성을,거창한구호가아니라‘이미벌어지고있는실천들’과‘나침반같은방향’으로독자에게건넨다.


책속으로

지금까지우리가훼손해온세계속에서,그훼손된세계와함께걸으며,세계와더불어우리자신도조금씩다시살아나야합니다.저는그과정의끝자락에새로운세계가있다고생각합니다.재생의과정속에기쁨이있고행복이있으며,바로그재생의과정속에다음세계의씨앗이들어있다고믿습니다.우리눈앞에는두개의세계가펼쳐져있는것처럼보입니다.멸망해가는세계와새롭게태어나려는세계,다수결의세계와합의의세계,환경파괴의세계와환경재생의세계가그것입니다.
---p.53

이책의제목인‘우리는다시숲이된다’는,제가숲에들어가온몸으로체감했던느낌에서나온말이며,지금도숲과함께하는활동속에서가장소중하게붙들고있는생각입니다.처음저는숲이황폐해졌으니다시살려야한다고생각하며숲으로들어갔습니다.그러나숲안에서마주한것은전혀다른진실이었습니다.그곳에는이미생명의질서가살아있었고,인간의지혜를넘어서는힘이깃들어있었습니다.그런숲앞에서‘인간이숲을재생시킨다’고말하는것자체가얼마나오만한일인지깨닫게되었습니다.오히려문제를만들어낸쪽은숲이아니라인간이며,진정으로재생되어야할것은바로우리자신이었습니다.
---p.85

숲본주의는‘경제와사회의풍요’,‘인간의행복’,‘자연과생명의풍요’를모두충족한다고말씀드렸는데,여기서가장중요한점은그시작점이바로‘자연과생명의풍요’에있다는것입니다.우리스스로가숲과같은마음이되면자연의풍요로움이곧인간의행복으로이어집니다.그러면자연과생명을살리는상품과서비스를찾게되고,결과적으로경제와행복,자연의풍요가모두채워지는선순환이일어납니다.
---p.137

저에게한국도보순례는‘사죄(참회)’가가장큰주제였습니다.과거식민지배를자행한국가에서태어난이로서역사를정면으로마주하고,한국이웃들에게안긴상처와슬픔을외면하지않으며,이에대해반성하고다시는전쟁을일으키지않겠다고다짐하는것.그리고그것을미래사회의주춧돌로삼는것이제순례의목적이었습니다.
---p.183

이제다가올새로운시대에는어느특정한한사람이영험한샤먼이되는것이아닙니다.우리모두가스스로영적인샤먼이며,거대한하늘이자,푸른숲이며,맑은샘물입니다.우리가딛고선모든자리가거룩한성지이며,우리가마주하는모든순간이바위문입니다.
지금내가살아가는바로그자리에서대자연을공경하는마음을품고,숲과대지를소중히여기며간절히기도한다면,바로그곳에서부터굳게닫힌바위문이열리고온우주가깨어나며생명의통합과위대한재생이시작될것입니다.우리함께,마음의바위문을활짝열어젖힙시다!
---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