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우리는 주행 중
Description
내 삶은 남들과는 다른 삶이었겠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기꺼이 내 삶의 흔적, 깨달음을 남기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받아들였다.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쓸 내용이 너무 많으면 어떻게 하지?’하는 쓸데없는 염려를 했다. 하지만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서는 검정 테두리 속, 네모난 모니터 안의 하얀색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 한참을 보다가 컴퓨터를 끄고 나를 합리화했다.

‘아, 나한테는 컴퓨터로 글을 쓴다는 게 어색해서 그럴 거야.’

종이와 펜을 챙겨 들고 침대에 최대한 편한 자세로 등을 기대고 앉아서 또 한참을 종이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제는 댈 핑계도 없었고 조용히 종이를 내려놓았다. 그렇게 며칠, 몇 달, 몇 년이 지났다. 인고의 시간은 진즉에 지났고 무감각의 시각이 도래했다. 밥 먹고 양치하듯 수시로 ‘쓸 거야’를 되뇌고 주변에 널리 알렸으나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늦게나마 무감각의 시대를 극복해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글을 시작하는 첫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글쓰기 프로젝트에서 어쩌면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을지도 모를 나와 같은 목적을 가진 9명의 ‘동료’를 만났다.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내 악필을 섬세하게 다듬어줄 선생님도 만났다. (현해원 선생님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온라인상이긴 했지만 매주 만나며 선생님의 도움으로 미약하나마 필력을 키울 수 있었고, 아홉 동료의 아홉 가지 삶의 단편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각기 다른 삶이었다. 소소했지만 담백했고, 평범했지만 특별했다. 특별하다고 느꼈던 내 것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주제도, 문체도, 각자의 삶도 모두 달랐지만, 특정 시간, 사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이를 오히려 자양분 삶아 계속 나아갔으며, 지금도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같았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도 아직은 잘 모른다.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한참을 걷고 나서야 잘못 왔음을 깨닫고 낙담하고,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쉰 후 다시금 길을 걷겠다. 앞만 보고 오느라 보지 못했던 높고 푸른 하늘을 볼 것이며,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을 보고 향을 맡겠다.

내가 놓쳤던 광경, 내음, 소리까지 모두 하나하나 느끼며 걷겠다. 비록 멀리 돌아갈지라도 멈추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겠다. 인생의 길 위에서 계속 주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주행하고 있을 나와 우리 9명의 팀원,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바란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지 네(내)가 걷는 그 길이 너(나)에게는 꽃길이기를…”
저자

박상준,송화,이지수,김상현,보리수,김인식,홍지영,김라윤,김열음

박상준
평범한직장인이고가장이며,가족을사랑하는것만큼나자신도사랑하며살고있다.
몸과마음을항상움직이며멈추지않는도전맨으로살고자한다.
누군가에게는나무그늘아래처럼편안한휴식처가되는삶을살고싶다.

송화
집밥과초콜릿.서로의조합은부자연스럽지만,이조합을사랑하는유별난청년입니다.

이지수
어렸을때부터회장,학생회를도맡아했다.성실한성격이며완벽주의다.계획적이고추진력이빠르다.키가커서곧잘달렸으나,달리기할때면앞만보고달리는사람이라가끔넘어지고는했다.‘흔들리지않고피는꽃은없다.’라는말을좋아한다.

김상현
사람이좋아서,그좋아하는사람들의마음이조금은편안해졌으면,그들의삶이조금은‘괜찮아’졌으면하는마음에13년째마음전문가(임상심리사,인지행동치료사,범죄심리사)로활동하고있다.네이버지식인에서‘해말근이쓴’이라는이름으로‘정신의학’,‘심리학’관련질문에일반인들도최대한이해하기쉬운답변을달고있다.현재지식in등급이[식물신]이며곧[바람신]으로진급(?)할예정이다.

보리수
일상에서흔히겪을수있는일들을소재로다양한감정과심리를표현하고비슷한시대를살아가는독자에게공감과위로의메시지를던집니다.

김인식
글쓴이는7년전,22년동안일했던은행을그만두고보험설계사,고객센터상담원,텔레마케터를거쳐현재경비원으로일하고있다.마음의상처가깊어자아존중감을잃었었다.지금은치유를위하여신문기사와수필을쓴다.가장좋아하는사람은아내와아들이고,가장좋아하는음식은된장찌개이다.

홍지영
언제나제가살아있음에스스로공헌을합니다.
글이란,그저힘이되거나,행복을얻거나,깨달음을주거나,아끼는애장품이되는정도가아닐까,점점형상을잃어가는우리들의삶속에내가원하는사랑을만들어가며나눠주는글쓰는사람,홍지영.

김라윤
돈키호테이거나잔다르크이거나여전히위험천진난만한철없는휴먼입니다.아마도과거에는기백이넘치는고구려인이었을거란믿음이있습니다.어른도성인도인간도사람도전부다되려면아직멀은거같아서그냥휴먼이라말하고싶습니다.또한사랑도사람도여전히아프면서또여전히궁금하고어쩔줄모르는우먼입니다.

김열음
제이름은김나희입니다.피아노연주회에준비를하며생긴일을썼습니다.많이부족하지만잘봐주세요.

목차

들어가며·4

박상준_그래난아직잘살고있다.·9

송화_석잔에넘긴뜨뜻한효도·41

이지수_나의건강한완주를위하여·53

김상현_상현달·71

보리수_세번의서울여행·91

김인식_나의치유이야기·117

홍지영_사랑여행기·133

김라윤_그래도경주하자·157

김열음_음악·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