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심해의 정원

[POD] 심해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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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구나 마음 한 편 깊은 심해에 기억을 숨겨두곤 한다. 심해는 햇빛이 거의 닿지 않아 칠흑같이 어둡고, 워낙 넓고 방대해서 뭘 숨겨두기에는 제격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너무 어둡고 넓어 내가 뭘 숨겨 두었는지 그대로 잊어버리는 일도 빈번하다. 잘 들여다보지도 않는 탓에 마음속 깊은 심해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마음의 주인도 알 길이 없다.

우리는 심해 속 숨겨둔 기억을 꺼내 보려고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기억 속에는 사랑의 아픔과, 마음속 불안감, 혼란스러운 그때의 상황들, 어리숙했던 내 자신, 잘못된 사랑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숨겨두는 건 쉽지만 꺼내 보는 것은 더욱 큰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햇빛 한 가닥 들어오지 않는 곳이지만, 우리들이 탐험했던 심해 깊은 곳 안쪽에서는 꽃이 피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어여쁜 꽃들이 모여 어느새 오색찬란한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심해의 정원이었다.

마침내 불안과 현실을 타협했을 때 노란 민들레 꽃 한 송이가 예쁘게 피어올랐다.
불안하면 뭐 어떤가요?

어지럽던 마음의 방향성을 확신했을 때 붉은 튤립 한 송이가 피었다.
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사랑의 아픔 속에서 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나자, 하늘과 닮은 수국 한 송이가 피었다.
어쩌면 자존감이 전부일 수도

잘못된 사랑 표현 방식을 깨닫고 눈물로 참회하니 물망초 한 송이가 피었다.
사설탐정 선록

어른이 되고 비로소 난독증을 깨달았을 때 가시가 잔뜩 박힌 장미 한 송이가 피었다.
나는 몸치 음치가 아닌 ‘문치’

혼란스러움을 이겨내고 건강한 나의 정체성을 되찾았을 때 수선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행복의 재초점

우리들이 꺼내온 심해의 이야기가 모든 이의 심해에 아름다운 정원을 꽃 피우길 바라며…
저자

이아영,송선경,원주연,정안(正安),박다라,우윤서

이아영
나는겨울의딸이자,여름의아내이고,봄의엄마입니다.
한때내계절의전부는겨울이었고,어른이되곤여름을만나태양처럼뜨겁게사랑했습니다.그리고따사롭게꽃이피던어느봄날에,새봄을만났습니다.봄은여태내가사랑했던모든계절들과달랐습니다.그저어여쁘고사랑스러웠습니다.나의계절이뭐였는지잊어버릴만큼요.
나는가을입니다.가을의짙은색이어느새잔뜩옅어져나의계절을되찾고자펜을들었습니다.이제가을도제법사랑해보려고요.가을은때로는쓸쓸하고외로운이야기를,또어떤날은포근하고사랑스러운이야기를그립니다.

송선경
작가가되라는엄마말안듣고IT의길로갔습니다.내자리를찾지못하고방황하던중마지막으로들어간회사에서남편을만났습니다.매콤달콤했던러브스토리를어떤형태로든남기고싶었고,그래서글을쓰기시작했습니다.말안듣던그아이는어른이되어작가를꿈꿉니다.

원주연
내게‘난독증’이있음을모르고반백년을살았다.공부를못해도,책을안읽어도상상력은풍부했다.플루트를전공했지만,지금은그림을그리고있다.누구의발자취보다내발로밟고두드리는것을더좋아한다.창작의기쁨에‘난독증’을얹으니천재가된기분이다.레오나르도다빈치,파블로피카소도난독증을앓았다고하니엄청나게위로가된다.

정안(正安)
말잘듣는모범생으로16년,성실한회사원으로약13년도합30여년을정해진틀에맞춰살아왔다.대학만잘가고취직만잘하면탄탄대로일것같았던예상과달리회사생활을통해얻은건불안장애였다.금방지나갈것만같았던불안장애와함께한지8년,평생이렇게는살수없다는생각에휴직을결심했다.불안을겪는이세상모든직장인을응원하고자글을썼다.

박다라
8년차인사담당자입니다.사람들에게기운북돋는말을전하는걸좋아하고,상대방이좋아하는걸틈틈이기억해놨다가갑자기짜잔-하며선물하기도합니다.워낙기록하는것자체를좋아해서종종손편지를써서전하기도하고,블로그에한달단위로그날의사진과함께감정을남기고있습니다.소소한행복을즐기고,하루의운세는어떤지확인하기위해자주바나프레소에갑니다.그리고이제는고마운사람들을위해그들의행복과안녕을바라며글을쓰기시작했습니다.

우윤서
이것저것경험하는걸좋아하는사람.‘굳이’라는말을자주쓴다.굳이어떤걸해보지않으려고도하지만,굳이어떤일에도전하는걸즐긴다.누군가에게마음을주면그마음이오래간다.대상이사람이든동물이든.내바운더리에들어온존재면누구보다도아낀다.표현이부족할지는몰라도그마음만큼은누구보다크고깊다.
앞으로도그런존재들과여생을함께하고싶다.그게행복이라고생각한다.

목차

들어가며·4

이아영_사설탐정선록<새벽에일어난비극>·9

송선경_이비행기에서내리면·45

원주연_나는몸치음치가아닌‘문치’·73

정안(正安)_불안하면뭐어떤가요?·93

박다라_행복의재초점·115

우윤서_어쩌면자존감이전부일수도·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