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지 않고 뭣하느냐 (#코믹#호러#SF소설집)

도망치지 않고 뭣하느냐 (#코믹#호러#SF소설집)

$15.09
Description
“처음이 이 정도면, 그 다음은 대체 얼마나 대단할까?”
김주영 작가와 90년대생 신인작가 세 명이 10주간의 멘토링을 통해 완성한
3편의 코믹&호러 SF 중편, 그리고 김주영의 신작 단편까지!

멈추지 말고 이 일에 인생을 낭비하기를 바란다.
- 김보영, SF 작가

처음이 이 정도면, 그 다음은 대체 얼마나 대단할까?
- 윤홍기, 시나리오 작가
저자

김주영

푸른점
90년대후반,옴니버스장편소설《나호이야기》를연재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열번째세계》로황금드래곤문학상장편부문을수상했으며,장편SF스릴러《시간망명자》로제4회SF어워드장편부문대상을수상한바있다.《시간망명자》는2017부산문화재단우수도서선정,2017부산국제영화제아시아필름마켓〈북투필름〉피칭작선정과함께한국장편SF로는처음으로중국최대SF출판사인〈과환세계〉에서중국어로번역되어출간되었다.
작품의길이와장르에구애받지않는방대한작품세계를펼치며꾸준히새롭고도전적인시도를멈추지않는작가로서,장편《그의이름은나호라한다》,《이카루즈》,《여우와둔갑설계도》,《공포의과학탐정단》,《완벽한생존》,단편집《보름달징크스》,《이밤의끝은아마도》등을출간하였으며,참여한공동작품집으로는《U-robot》,《전쟁은끝났어요》,《아직은끝이아니야》,《별별사이》,《끝내비명은》등이있다.
환상문학웹진거울의편집위원으로독자우수단편심사위원을다년간역임했으며,2017년에는‘한중SF문화교류프로젝트’를담당한바있다.

목차

01_스타헬스와함께라면_이정인_7
02_그랜마-스타_이현섭_95
03_이름없는목소리_김주영_185
04_바로지금마지막_이채하_251

출판사 서평

아무리위대한작가더라도데뷔작은단한번밖에쓸수없다

요근래한국SF출판시장은장마철같다.자고일어나면죽순새싹처럼유망한신인이불쑥불쑥곳곳에튀어나와있으니말이다.이신인들이돋아나는토양또한다양하다.오랜이력을자랑하는공학박사나신참내기영화시나리오작가가SF소설을써서화려하게데뷔하는일이곳곳에서벌어지고있다.SF문화가폭우처럼쏟아지니,다양한영역에감춰져있던인재들이새로운경험을양분삼아세상바깥에그재주를당당히내보이는요즘이다.
그리고이러한풍토에일조를하였던아작과카카오페이지가함께하는SF소설신인작가멘토링이올해로2회차가되었다.프로토타입으로진행되었던아작과안전가옥의멘토링까지포함하면벌써세번째다.신인작가들의지속적인발굴을위한이야심찬프로젝트는이번에도기대를넘어서는깜짝놀랄만큼멋진성과물을낳았다.김주영과김창규그리고천선란세작가가멘토가되어신인작가들이중편SF소설을완성하도록돕고멘토와멘티의작품을각각모은《저기인간의적이있다》와《도망치지않고뭣하느냐》그리고《저는가지않을거예요》의세권이바로그것이다.

기술의발전으로인한사회의발전과인간의소외,《저기인간의적이있다》

천선란작가가멘토가되어중심을잡은《저기인간의적이있다》는기술의발전으로인한사회의발전과그로인한인간의소외를다룬네편의작품들로구성되어있다.각작품들은때로는코믹하고때로는장엄한방식으로기술문명의이면을다룬다.
이민섭작가의〈펀치머신〉은사이보그와로봇기술이발전하여자본계층이로봇을통해부를축적하고또구형로봇을독립시켜자유로봇의지위를주는것으로노동시장이붕괴된세계를배경으로한다.사이보그가된이후직장을찾지못해한국네오러다이트운동본부에가입한구직자희영이배터리가고장나기직전의구형자유로봇,우루미의신분을빌려로봇으로위장한채노동시장에뛰어들며일어나는해프닝을유머와휴머니즘을담아묘사했다.영단어‘apologize’에서따온회사,“아폴로의미안합니다!죄송합니다!아폴로입니다!”와같은사내구호나네오나치와러다이트운동의결합으로보이는한국네오러다이트운동본부와같은설정등은장르적인과장을통해씁쓸한현실풍자를달성한다.
유목연작가의〈더블살인〉은인간들이신경세포연결망을그대로복제한인공지능커넥톰에의해움직이는로봇,‘더블’에게경험하고싶지않은상황을대리하게하는사회를배경으로한다.그리고이더블이연루된살인사건이벌어지며체스판의묘수풀이와같은미스터리가펼쳐진다.친숙한미스터리의공식에완벽히복제된인공지능에대한설정을더함으로써변주또한더해보다예측하기어렵고흥미진진한전개를보장한다.
천선란작가의〈푸른점〉은인류가자원채취를위해수소폭탄으로해저굴을뚫다화산폭발이일어나멸망을앞둔아포칼립스를배경으로한다.태양계를떠나새로운개척지를준비하는선발대중가장마지막방주인사루트호의선장시에라는어린시절어머니의꿈을꾸며인류의과거와미래를직시한다.천선란작가다운,처연하면서도결연하게세상을마주하는태도가매혹적이다.
강다연작가의〈공룡이잠든도시〉는공룡큐브라고하는상상적인물건에서출발하는SF다.공룡큐브는얼음동굴에서캐낼수있는,작은공룡이들어있는조각이다.그리고부유층은이큐브에서공룡을적출하고거대하게성장시켜반려동물로삼는다.얼음동굴을탐험하며공룡큐브를캐던태주는가정부일을시작하며부유한집안의딸유미를만나고반려공룡을눈앞에서직접확인할기회를갖게된다.얼음동굴안의공룡큐브를채굴하는광부들과빈부격차가극단적으로커진미래세계의도시를활보하는공룡들의모습은어딘가동화적이면서도또디스토피아적인분위기를제시한다.


데이터를통한로맨틱한소통,《도망치지않고뭣하느냐》

김주영작가가멘토를맡아멘티를이끈《도망치지않고뭣하느냐》에는위트있으면서도어딘가로맨틱한네편의작품들이수록되어있다.또한외계인과의조우나가상현실세계그리고기억조작등의다양한소재를다루면서도데이터를통한소통이라는공통된테마로묶였기도하다.
이정인작가의〈스타헬스와함께라면〉은웃음기가득하게귀여운청소년성장담이다.교내괴롭힘을받는찬혁은상황을바꿔보기위해스타헬스라는수상쩍은헬스장에가입하고,그헬스장에서운동법에대해오지랖을부리는유성아저씨와정체불명의전학생인진아,이두사람과가까워지며투팽행성외계인의침략으로부터지구를지키는일에동참하게된다.스타헬스장은러닝머신을뛰어발생하는에너지를동력원삼아우주를비행하며지구를지키는우주선이었던것이다.이작품은코믹한설정이더해지기는했으나그분위기는결코가볍기만하지는않다.찬혁이유성과진아를만나모험을겪는과정은한아이가성장을이루기위해밟아나가야하는진중하고결연한선택의반복이기도한것이다.
이현섭작가의〈그랜마-스타〉는국회의원사위의선거홍보를위해딸부부와함께살게된금순이가상현실게임누벨판타지를플레이하며일어나는해프닝을다루고있다.금순은누벨판타지의숨겨진클래스인기사단장으로전직하며어릴적익힌검도기술을마음껏뽐내게되고,누벨판타지의모든길드들의영입대상0순위에올라새로운삶을살게된다.게임판타지장르의클리셰와노인문제를유쾌하게결부시킨작품이다.집안의천덕꾸러기가우연한계기로대모험을겪은뒤금의환향한다는기본적인구조를차용하면서도금순이라고하는여성노인인물의매력을한껏발휘해이야기를힘있게끌고나간다.
김주영작가의〈이름없는목소리〉는기억을잃은여성,주란이자신의과거를추적하는미스테리스릴러다.보조해마를통해기억을컨트롤하는기억센터와거리의부랑자-빌리지들이엮인거대한음모가미로처럼펼쳐진다.무엇이진실이고누가거짓말을하고있는지가늠하기어려운,다음전개를가늠할수없는상황속에서궁금증은꼬리의꼬리를물고이어지는것이다.
이채하작가의〈바로지금마지막〉은지구종말이머지않은,미지의바이러스와온열질환으로외출이금지된세계를무대로하는외계인과지구인사이의로맨스다.주인공정윤은캡슐집에고립되어인터넷방송크리에이터에게고용되어하루하루를보내던와중,같은직장의자막팀막내민영이정윤의집바로옆에서정체불명의커다란쇠공을망치로두들기는모습을발견한다.민영은막무가내로정윤의집에들어와동거를요구하고,준영의삶에커다란파문을일으킨다.당돌하면서도유쾌한민영과정윤의티키타카는일반적인로맨스의커플들이아웅다웅하는모습에SF라는소재를더해,보다즐겁게지켜볼수있다.

SF적세계관이선명하고도생동감이넘치게묘사된《저는가지않을거예요》

김창규작가가멘토링을진행한《저는가지않을거예요》는SF적세계관이선명하고도생동감이넘치게묘사된작품넷이수록되어있다.작품에서다뤄지는모든것이미세먼지에묻혀버린포스트아포칼립스적풍경이나외계행성의산성호수와같은환상적인광경그리고얼어붙은행성의수용소와같은극한의환경은그자체만으로도SF라는장르가제공할수있는묘미가무엇인지를보여준다.
이시도작가의〈우리가행복을찾는사이〉는소형포집기와방독면없이는살수없는,짙은먼지로가득한세상에서살아남고자하는시연과재건의모험담이다.미세먼지와광신도를피해황폐화된서울을가로지르며‘행복’을찾고자하는두사람의여정은한국식포스트아포칼립스의모범적인조합이란무엇인지또한제시한다.이작품을보노라면서울은멸망한이후의모습도아름다운도시라는사실을깨달을수있을것이다.
이작연작가의〈컬러리스트〉는토착종족사이의분쟁으로흑색경보가내려진네드칼행성을배경으로한다.인간들의군대는네드칼행성의토착종족이색을감지하지못하는점에착안,민간인컬러리스트서이진에게인간들끼리만알아볼수있는신호로사용하기위한조색작업을요청한다.네드칼행성을떠나고싶지않던서이진은군대의요청을승낙하나,그과정에서어딘가찜찜한상황을계속해서마주하게된다.지구와는완전히다른생태계를배경으로SF적상상력과아름다운자연환경에대한묘사를결합시킨,반드시추천하고픈수작이다.
김창규작가의〈빌드넘버그린〉은인공지능과자유의지에대한SF적성찰이담긴단편이다.기술문명이발달한미래,주인공현수는프로그램‘미니’에게자유에대해검색하라고반복적으로명령하며자유란무엇인지에대해고민한다.인공지능의예측에따르면그는앞으로살날이27일남은시한부인생이었다.그런그에게미니를출시한인브레인의계열사,블랙메모리엄의직원소정이찾아와흥미로운거래를하나제안한다.인공지능기술발전이한계에부딪힌현재상황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시한부인생을살고있는현수의두뇌패턴의일부를인공지능에삽입할수있겠느냐는것이었다.현수는그제안을받아들이면서이전과는다른각도에서삶을바라보게된다.자유라는개념에대한김창규식의정의내림이인상깊다.
차물들작가의〈얼어붙은이별을발아래에두면〉은인류연합정부가통치하는먼미래를다루고있다.주인공줄리엣은클론사이에서태어난인간이나이는법적으로용인되지않기에제대로된권리를보장받지못하는상황에서제37공역주둔함대소속상급장교안톤요하네스대위를살해한혐의로재판을받아얼어붙은행성,에다의정치범수용소에갇히게된다.줄리엣은노역으로설인을사냥하며이행성에서빠져나갈방법을고민한다.얼음행성에대한묘사와살아남기위해투쟁하는등장인물들의갈등은스페이스오페라에서만볼수있는장관이다.

아무리위대한작가더라도데뷔작은단한번밖에쓸수없다.그런점에서신인작가의첫번째책은작가에게나독자에게나긴장되는경험이다.때문인지,많은작가들의데뷔작은그들이이후완성할차기작들에비하면어딘가장황하고거친면이있기마련이다.《저기인간의적이있다》와《도망치지않고뭣하느냐》그리고《저는가지않을거예요》의세권역시마찬가지일것이다.하지만이는단점이아닌장점이다.앞서말했듯,이렇게길들여지지않은시기의날뛰는에너지는그어떤작가더라도그의작가인생에서단한번,바로데뷔작에만담을수있는희귀자원이기때문이다.

-홍지운,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