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은 별보다 많다

우리의 이름은 별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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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리고 언젠가는 별보다 많은 이름이
옆 우주로 흘러 들어갈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한국 SF의 창연한 확장, 김창규의 우주
1993년 《창작기계》에 〈그들의 고향은 지옥이었다〉로 데뷔, 지난 30년간 50여 편의 중단편을 각종 지면에 발표하며 한국 SF의 기둥으로 활약해 온 김창규 작가의 신작 소설집. 김창규는 한국 SF 어워드에서 세 차례의 대상을 포함한 4회 연속 본상 수상이라는 신기원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뉴로맨서》, 《여름으로 가는 문》 등 수많은 해외 SF를 우리말로 옮겨 소개하며 한국 SF의 저변을 넓혀 왔다.
저자

김창규

SF작가이자번역가.동국대학교전자공학과를졸업했으며2005년「별상」으로제2회과학기술창작문예중편부문에당선되며데뷔했다.이후꾸준히수준높은중단편을계속발표하며한국SF를대표하는작가로성장했다.2016년수상작들을모은소설집『우리가추방된세계』를펴냈고,장편소설『태왕사신기』가있다.옮긴책으로『이중도시』,『유리감옥』,『영원의끝』,『뉴로맨서』등다수가있다.20...

목차

자살자의시간좌표_7
제3_19
고리_51
소행성대의아이들_87
복원_113
벗_173
바이러스들_203
양자의아이들_211
언데드_231
목련과엔트로피와다람쥐_283
아케리_309
우리의이름은별보다많다_339

작가의말_359
수록지면_363
작품연보_364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소설을쓸때면바람이전혀들어가지않은풍선을먼저떠올린다.쪼그라든풍선은매력적이지않으므로바람을불어넣기시작한다.하지만쉬운일이아니다.적어도풍선이놓인고도의대기압을이기고풍선의탄력을능가할내압이발생할만큼많은기체를불어넣어야한다.그런데소설이라는이름의풍선은어느정도부풀다가현실의그것과다르게움직인다.현실에서일정량이상의기체가들어간풍선은알아서내압을분배한다.반면에소설의내압은스스로제자리를찾아가지않는다.온갖구성요소를주도면밀하게구석구석밀어넣어야기하학적인아름다움이만들어진다.

SF와판타지의경우풍선을만드는자와대기압의싸움이더치열하다.작품속세계전부,또는상당부분을새로만들어야하기때문이다.작품속세계란결국작품에전반적으로내포된존재와움직임의규칙모음이다.이규칙을편의상작품의‘내규’라고하자.작품속세계,그러니까작품의내규는물리나기술이나생태계일수도있고,제도나이념이나권력의먹이사슬이나상황이나거대한편견덩어리일수도있다.예를들어특이점에도달한인공지능이존재하는세계와그렇지않은세계는서로다른내규를갖는다.작가는독자가현실에서겪어봤거나겪고있는세상의내규를거의그대로소설에도입할수도있고,이질적이거나새로운내규를제시할수도있다.SF와판타지는후자에무게를더싣는장르이다.현실이라는든든한조력자와일부러거리를두고새로만들어가는내규는이가빠진톱니바퀴들을이어서만든기계와같다.‘앞뒤가맞지않는다’는의심과회의의대기압때문에쪼그라들지않도록,작가는불필요한부분을가리고필요한부분에정성을들여풍선이고루부풀도록안간힘을써야한다.

그리고인물과사건은세계와분리될수없다.다른세계사람은달리생각하고다른일을벌일수있다.그러면서우리와공통점을가질수도있다.독자가낯설다고밀어내지않고자연스럽게품어호응할만큼다르면서또같은이야기를만들기위해많은작가가SF와판타지를쓰고있을것이다.다른작가들의속내를짐작하는게오만한일이라면,적어도이책에담긴글들은그런생각으로노력한한작가의결과물이라고말하고싶다.
―2023년1월,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