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설계사

개의 설계사

$16.80
Description
마침내 당도한 한국 SF의 단단한 미래!

2022년 데뷔작 《다이브》로 독자를 이미 사로잡았고,
2023년 문윤성 SF 문학상과 박지리 문학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단숨에 한국 SF의 기대주로 떠오른 작가 단요의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
작가가 요약한 시놉시스를 토대로 작품을 소개하자면, 슈퍼스타 소녀가 기르는 로봇 개가 있고, 그 로봇 개의 인공지능을 슈퍼스타에 맞춰 설계한 설계사가 있다. 설계사의 동생은 쥐를 닮았는데 설계사를 감정적으로 학대한다. 한편 슈퍼스타의 전 애인은 자살한 상태인데 그 죽음에는 로봇 개와 설계사가 얽혀 있다. 각자의 필요와 욕망이 교집합처럼 모여서 이들을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여러 대화가 오가면서 전 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일종의 심리 미스터리’라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지만, 줄거리로 차마 모두 설명할 수 없는 소설이 가끔 있는데 이 소설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초엽 작가의 심사평대로, 매끈하고 탄탄한 문장은 읽는 이들을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인다. 사실 설명할 수 없기로는 작품보다 단요 작가 자신이 더 그러하다. 당선작 원고가 680매 정도였는데, 작가의 말을 부탁하니 240매에 달하는 학술 에세이가 당도했다. 네 꼭지 에세이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a. 인공지능의 의식과 사회에 대하여
b. 대규모 언어 모델의 실수에 대하여
c. 윤리와 타산과 인식에 대하여
d. 존재하지 않았던 정신에 대하여

작가가 수상 인터뷰를 통해 “그렇게 써도 된다”는 확답을 얻은 듯해 기뻤다고 소감을 밝힌 마당에, 작가가 쓰고 싶어 하는 글을 편집부에서 거절할 수는 없었다. 엮고 보니 작가의 의견대로 시의적절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곱씹을 수 있었다. ‘도보시오’라는 이름으로 붙은 부록은 하여 문윤성 SF 문학상 공모 시에는 없었던 글임을 미리 밝힌다.

소설만 읽으셔도 좋다. 부록까지 읽으시면 정말 좋다. 그리고 마침내 당도한 한국 SF의 단단한 미래를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게 되실 것이다.
수상내역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
저자

단요

사람한명과함께강원도에서살고있다.사람이사람이라서생기는이야기들을즐겨쓴다.2022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해청소년성장소설『다이브』와『마녀가되는주문』,금융소설『인버스』를썼다.『개의설계사』는2023문윤성SF문학상장편부문대상수상작이고,같은해〈세계는이렇게바뀐다〉로3회박지리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Intro―9

01―개_15
02―소녀_61
03―개와소녀_173
04―소녀의개_221

도보시오―241
a.인공지능의의식과사회에대하여_244
b.대규모언어모델의실수에대하여_270
c.윤리와타산과인식에대하여_296
d.존재하지않았던정신에대하여_311
e.이스터에그와고마운사람들에대하여_328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그렇게써도된다”는확답

우선한국SF에대한이야기부터하겠습니다.제가느끼기에는세개의테마가벤다이어그램처럼겹친채최신한국SF의주류영토를이룬듯합니다.하나는연대와다정함,공감,선의,환대,돌봄,다양성,소수자등각광받는진보적수사가휴머니즘과어우러지는영역입니다.둘째는SF의도구를알레고리로사용하여지금여기의문제를직설적으로말하는,‘참여SF’라고칭할법한영역입니다.셋째는관료제나대학원생이나직장인이중심축으로등장하고,일상적인한국인의삶에약간의트위스트를주는방식으로소소한감정의진폭을자아내는영역입니다.셋째에대해서는‘일상사회파’혹은‘관료제/사회드라마’같은이름을붙이고싶은데,자의적인분류와작명이니까깊이다루진않겠습니다.

하여간벤다이어그램바깥에서뉴웨이브나황금기스타일을구사하는작품도있지만,대중적인호응을얻거나문학상등을통해스포트라이트를얻는작품들은대체로저범주에속하는경향이있습니다.그런데개인적으로는그정서가거의와닿지않았고,겪어온삶또한거기에서제시하는것과는큰차이가있었습니다.다소혼란을느꼈지요.“내현실인식과세계관이잘못된것인가?독자에게소구하기위해서는이런것을이런방식으로다뤄야하는것인가?”그래서거기에부합하는글을써보기도했는데결국엔저자신에게솔직해지는것이가장낫다는결론에이르게되었습니다.그런의미에서이번수상은“그렇게써도된다”는확답으로느껴지기도합니다.
*
움베르토에코가쓴칼럼이하나있습니다.〈유명인을만났을때반응하는방법〉이라는제목으로,한국에도번역되어있지요.내용은사람들이친분없는유명인을마주칠때얼마나무례해지느냐에대한것인데,사실유명세라는단어에서알수있다시피알려진다는건언제나좋은일은아닙니다.호감에기반한관심조차나쁜방향으로작용할때가많습니다.

요컨대저는애정과호감이반드시선하거나좋은감정이라고생각하지않습니다.부끄러움을모르는명분이라는면에서는더욱나쁜것같기도합니다.예컨대사람은자신이타인에게호의와애정을표현하는것이그자체로은혜라고,혹은일종의청구권이라고여기는경향이있습니다.“내가너를이렇게좋아해서이만큼힘드므로나는네게이정도는요구할수있다”와같은태도는꽤흔하지요.한편으로는“내가이렇게널좋아했는데나를실망시켜?”와같은기묘한권리의식이있고,좋아함의형상에맞추어상대를좌지우지하려는경향까지나타나기도합니다.그리고그과정에서아주당당하게도,호감과선의를근거로제시합니다.

물론이런일에대해서는뒤틀린애정이나어그러진사랑이라는수사가적용되긴하는데,그런식으로우회로를만들면세상에잘못된감정이란없을겁니다.분노같은것조차도그렇습니다.의분이라는단어에서알수있다시피분노는의로운행동의동기이자연료가되고해방운동에강력한동력을제공하니까요.생산성에도도움이되고요.그러니까홧김에사람을죽인일에잘못된분노라는라벨링을붙이면어떨까요?솔직히말장난처럼들립니다.뒤틀린애정이라는수사학도마찬가지지요.

따라서여러가지동기가있습니다만,결국엔소설을통해감정과애정의본질적인징그러움이윤리와어떻게뒤엉키는지를그려내고싶었던것같습니다.이때방점의상당부분이윤리에찍혀있기때문에,소설의테마는감정의윤리,영원한타자의윤리라고도할수있겠습니다.

―단요,제3회문윤성SF문학상수상인터뷰중에서

추천사

매끈하고탄탄한문장,독자를단숨에이야기속으로끌어들이는능력이모든응모작중에서단연눈에띄었다.인공지능설계사라는소재는그간SF장르에서자주다뤄진소재인터라새로운방식으로다루기쉽지않은데도,진부함의함정에빠지지않고작가만의고유한이야기로써내는힘이뛰어났다.
_김초엽,소설가

미래의이야기지만현재의땅에도딱붙어있는이야기다.
_민규동,영화감독

신세기의엔터테인먼트와우울에대한이야기를감정형인공지능이라는소재와엮어낸소설이다.감정과관계를탐사하는이야기는종종현실을비추어내는듯위태롭다.기술의끝에서인간이추구하는것과끝내얻기어려울것이무엇인지에대한작가의탐색을응원한다.
_이다혜,〈씨네?21〉기자·작가